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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24.07.09 甲辰 - 大暑 1
  8. 2024.07.08 甲辰 - 小暑
  9. 2024.07.03 나의 봄은
  10. 2024.07.02 甲辰 - 夏至

甲辰 - 大暑⸻VII

2024. 7. 17. 08:31 from 六十干支

 

大暑의 日常

 

안개의 기습에 얼룩진 새벽은 혼조에 빠지고 아침을 표류하는 루시다의 여명으로 노곤한 삶은 비몽사몽간 깨어났으며, 하늘을 관통하는 권운과 일조에 출영나온 고적운이 색다른 새날을 기약한다. 계절의 혈관에 여름이 채워지고, 온아우미하던 한나절 뒤 새파란 무더위가 한 여름밤의 환상을 기대한다. 그리도 격한 날숨을 토해내는 태양은 뜨거운 열기로 대지를 끌어 당기고, 그러한 야생은 짙은 녹음으로 무성하기만 한 하오下午. 질서 있는 평화에 다시금 들썩이는 혼돈이 스며들고, 헝크러진 무상한 일상에 삶은 또 한 번 곧게 뻗은 희열과 환희를 거칠게 쫓아간다. 혼란조차 사치스런 덧없음에 틈바귀로 비춰오는 볕뉘로 생기 없는 시선은 미혹되고, 쇼윈도에 투영되는 겸연쩍은 초라함에 삶은 살아 있음을 그토록 조롱한다. 그리고 우린 쏘다녔지, 터진 주머니에 손 집어넣고 짤막한 티는 관념적이게 되었지. 우리의 단벌 바지에는 커다란 구멍이 났었지, 한발을 가슴 가까이 올린 채 터진 운동화의 끈을 가야금 타듯 잡아당기면서! 나의 방랑 생활 오마주 

 

사슬 맬 수 없는 영원한 정신, 자유여! 너는 지하 감옥에서도 환히 밝도다. 그곳에서 네가 머물 곳은 뜨거운 열정, 사랑만이 속박할 수 있는 열정이어라. 시온⸻너의 감옥은 성스러운 곳. 너의 슬픈 바닥은 제단. 바로 그이의 발자국이 닳아 너의 찬 포석이 잔디인 양 자국이 날 때까지. 보니바루가 밟았다. 누구도 이 흔적을 지우지 말라. 그것들은 폭군으로부터 신에게까지 호소하나니. 바이런

 

“인생은 빈 술잔, 카펫 깔지 않은 층계, 사월은 천치와 같이 중얼거리고 꽃 뿌리며 온다. 피천득

↘ 봄이 언제나 한결같이 아름답다고? 확실해? 

아침에 눈을 뜨면 세상은 나비 한 마리로 내게 날아온다. 내가 삶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너에 대한 그리움 때문. 지구가 나비 한 마리를 감추고 있듯이 세상이 내게서 너를 감추고 있기 때문. 류시화

↘ 그리도 추앙하던 지나간 봄날에게 미련보다는 환멸을 느낀다면?

내가 인제 나비같이 죽겠기로 나비같이 날라 왔다. 검정 비단 네 옷 가에 앉았다가 창窓 훤 하니 날라 간다. 정지용

가을에는 겸허한 모국어로 기도하라는 말이야?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김현승

휴가로부터의 피서가 끝나면 자유로이 바캉스vacancy를 떠날 수 있다는 거지? 

“글쎄요. 정말 사랑한다면 그런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외형적인 집은 문제가 안된다고 봐요.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서로의 마음이 제일 좋은 집이 잖아요. 겨울연가

↘ 말복末伏같은 너의 일구一句에 구씨는 이열치열以熱治熱로 굴복된다. 확실히, 伏날이 왔다. 

눈이 날린다, 눈이 날린다, 온 누리에 끝없이 눈이 내린다. 촛불이 타오른다. 책상 위에서 촛불이 타오른다. 눈보라가 유리창에 부딪쳐 활과 화살 무늬를 새긴다. 닥터 지바고

가난한 네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겨울밤에 푹♪ 푹♪ 눈雪이 나리겠군. 사랑할 수 없는 이유가 있을까, 이렇게 눈目앞에 있는데도. 확실히 눈은 푹♪ 푹♪ 날리고 너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나 마시겠지. 눈淚이 푹 푹 쌓이는 밤, 은빛 당나귀 플라테로와 너산골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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甲辰 - 大暑⸻VI

2024. 7. 16. 08:34 from 六十干支

 

치유를 위한 독서, Part VII

“운명이 레몬을 주었다면 그것으로 레몬에이드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라. 데일리 카네기

월요일 좋아 월요일 좋아. 오늘은 월요일 오늘은 월요일. 오, 좋아. 월요일 좋아. 스폰지 밥

↘ “화요일, 아직 어두운 아침. 난 네가 누구인지 알아내고 있었지. 난 너의 사진을 찍었어. 너가 자고 있는 동안, 내가 방안을 돌아다니면서 찍은. 미쉘 브랜치

↘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 그녀에게 안겨주고파. 흰옷을 입은 천사와 같이 아름다운 그녀에게 주고싶네. 다섯손가락

↘ “평범한 목요일 밤, 널 데려갈게 어디든. 일주일 중에 네가 제일 지쳐 있을 오늘. 어반자카피

↘ “월요일엔 아마 바쁘지 않을까. 화요일도 성급해 보이지 안 그래. 수요일은 뭔가 어정쩡한 느낌. 목요일은 그냥 내가 왠지 싫어. 우 이번 주 금요일. 우 금요일에 시간 어때요. 아이유

↘ “토요일 저녁일까. 내가 그녀를 처음 봤던 그 순간에도 까만치마를 입고 그녀는 말이 없지. 항상 내 앞을 그냥 스쳐지나갈 뿐인걸. 김현철

↘ “비가 오고있는 일요일 아침, 이불 속에서 살을 맞대죠. 잊을 수 없는 이 순간을 구름이 뒤덮네요. 당신은 나와 맞출려고 몸을 비틀죠. 마룬 파이브

화요일의 당신월요일의 당신이 만듭니다. 월요일의 당신은 스폰지 밥의 노래를 열창하셨습니까? 화요일의 당신이 노력한다면 수요일의 당신은 근사한 장미꽃을 횐옷을 입은 천사에게 건네줄 것입니다. 그럼 아마도 「목요일의 남자」는 그녀와 함께 Garfield Park으로 피크닉을 떠날 것입니다. 어쩌면 금요일의 당신은 마냥 그녀의 연락을 기다릴지도 모릅니다. 아니라면 토요일의 당신은 까만치마를 입은 그녀가 당신 앞을 스쳐지나가길 그저 바라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일요일 아침에 눈을 뜬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당신의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고, 당신의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러지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로 당신은 아직 고독한 항해를 떠나지 않았고, 이타카로 귀환하지 못한 당신의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여인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당신의 탱고는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어린왕자의 소행성은 아직 발견 되지 않은 소행운小幸运입니다. 진정한 여행

↘ 앞으로 다가올 8년을 신경 쓰기보다는 코앞의 8일에 더 집중하는 삶을 살기를 바란다. 게리 베이너척

 

무엇이 법인가? 마음이 법이다. 임제의현
 가언명령은 만약 행복해지려면 ... 9시부터 6시까지 일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언명령은 행복한가 어떤가에 관계없이 무조건으로 반드시 절대적으로 9시부터 6시까지 일해야 한다고 명령한다. 여기서 당신은 왜,라고 질문한 적이 있는가. 간단하다. 우리의 별은 오묘한 우주의 법칙에 따라 오차없이 정확하게 자전과 공전을 하기에 칸트에게는 놀라움과 두려움을 주었던 필연의 법칙밤하늘에 빛나는 별, 그리고 그의 마음 속 도리道理와 이치理致를 실천하기에 앞서 각성을 위한 세로토닉과 망각을 위한 멜라토닌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로크의 설명처럼 법이 국민의 복지 이외에 그 무엇도 목적을 삼아서는 안 되는 이유란 헤겔이 토로했듯이 법이 머리 위 태양처럼 모든 국민의 복지를 공평하게 조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이 언급하듯이, 애초에 삶에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이유다.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고, 야근해야 되면 투덜거리지 말고 비타민 B군, 포도당, 그리고 트립토판을 복용하면 된다. 법은 투쟁이고 대립하는 것들 사이의 논쟁이라는 헤라클레이토스 어려운 해석보다는 당신이 먹고 싶은 케이크를 떠올려 보자. 의금하영衣錦何榮 포관하비抱關何卑, 즉 “비단옷 입는다고 영광될 게 뭐며, 문지기 노릇 한다고 비천할 게 뭔가?” 우리가 중요시 여겨야 하는 것은 사단事端이 아닌 사단四端의
수오지심羞惡之心이다. 즉 의롭지 못함을 부끄러워 하고, 착하지 못함을 미워하는 마음이다. 맹자가 설파하는 부끄러움이 없으면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는 말은 인의예지를 갖추어 부끄러운 마음이 없었음을 부끄러워하면 결국 부끄러운 일이 없게 될 것을 의미한다. 맹자 가라사대, 앙불괴어천得天下英才 부부작어인而敎育之 이락야三樂也, 즉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고 땅을 굽어봐도 거리낌이 없음이 둘째 즐거움이라 하였다. 

 

인생의 전반을 망쳐도 후반은 전반에 망친 것을 반성하며 망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라. 클라렌스 다로우
브런치를 못 챙겨 먹었다고 오후에 짜장면 곱배기를 시켜 먹으라는 뜻이 아니다. 전반전의 실패를 거울감아 미래의 한계와 가능성을 탐색하고 결핍된 부분을 보충하라는 의미다. 거듭 당부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를 교훈삼아 연장전에서 야식을 시키는 것은 엄연한 반칙이다. 먹어봤자 니가 아는 그맛. 

나는 어린애처럼 그릴 수 있게 되는 데 50년이 걸렸다. 피카소 나는 파스타를 먹으며 50 파운드가 쪘고, 당신을 만나기 위해 50 파운드를 뺐다. 여기에는 공통 법칙이 있다. 꾸준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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甲辰 - 大暑⸻V

2024. 7. 15. 07:56 from 六十干支

 

치유를 위한 독서, Part VI

“비관주의자는 ‘나는 그것을 볼 때 믿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낙관주의자는 ‘믿을 때 나는 그것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로버트 슐러”
↘ 간혹 냉정한 비관주의도 필요하지. 하지만 진정한 이성주의적 사고란 열정적인 낙관주의를 포함시켜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낸다는 사실을 기억해. “나는 뭐라고 해야 할까. 어떻게 구멍 난 마음이 메워질까. 나는 과거를 되살리지 않고 미래에 대해 기대만 할 것이 아니라 현재를 울려 퍼지게 해야 한다. 僕は過去をどんな風に心の穴を塞げばいいのか。よみがえらせるのではなく 未?に期待するだけではなく 現在を響かせなければならない。「냉정과 열정사이」”

 

아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 바로 그것이 아는 것이다. 공자
↘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은 “네가 튀폰Typon보다 더 끔찍하고 사나운 짐승인지, 아니면 오만하지 않은 명(命)과 신성을 타고난 온유하고 온전한 피조물인지 알아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아폴론 신전 현관 기둥에 써놓은 NOSCE TE IPSUM,은 네가 여러 개의 겹으로 된 얼굴과 뱀의 꼬리를 가진 거대한 태풍Typhoon인지, 아니면 겸허한 숨결을 지닌, 고결하고 거룩하며 부드럽고 옳바른 피조물인지 확인하라는 의미다. 

 

“화살이 과녁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활 쏘는 이가 과녁으로 화살을 보내는 것이다. 이성계”
↘ 피렌체 두오모는 연인들의 성지라서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곳이라지. 거기를 찾으면 서풍의 신 제피로스와 계절의 여신 호라이가 「비너스의 탄생」을 반겨주지. 에로스(큐피드)의 어머니였던 아프로테디(비너스)는 그에게 황금화살로 프시케의 심장을 쏘라고 명령하게 돼. 프시케는 그리스어로 나비, 또는 영혼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에로스는 두 개의 화살을 가지고 다녔는데, 황금화살은 처음 마주친 이와 사랑에 빠지게 하는 반면, 납 화살은 상대를 증오하게 만들어. 하지만 중요한 건 ‘날개 있고 눈 없으니 무턱대고 서두르는’ 큐피트의 화살이 아니라 빌헬름 텔의 화살이라는 거야. 응, 삶에서 앎으로, ‘너는 나비인가’. 아 참, 큐피드는 나비와 사랑에 빠져. 앨리스, 이즈음 당신은 내가 어떤 화살을 지니고 있는지 무척 궁금할거야.   

 

내가 너의 이름 불러주기 전에는 너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너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줄 이유는 없어. 다만 애절한 묵가墨子의 불평등한 박애, 불공평한 겸애, 그리고 무엇이 그리도 되고 싶은 당신을 그래도 사랑하라면 난 모종삽과 화분을 구입해야겠지. 그리하여 세상 그 모든 꽃은 그렇게 다 흔들리면서 피고, 나는 꽃에게 아침식사Break⸻Fast를, 또 바람막이와 유리 덮개를 씌워 주다가는 로댕과 릴케의 정원으로 자유로운vacance 피서를 떠나겠지.  

 

삶은 어쩔 수 없는 부조리함을 마주하며 끊임없이 투쟁과 사투를 벌인다. 그리고 이는 계속 반복되고 순환되며 그 안에서 우리는 점차 무기력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알베르 카뮈
↘ 은 온전하지도, 그렇다고 완전하지도 않아. 은 사석死石도 아니고, 그렇다고 살아있는 상태도 아니야. 어쨌든 은 두 눈이 없는 상태인 미생未生이고, 모순不條理과 끊임없이 사투를 벌이는 이라는 임무를 완수해야 돼. 응, 사랑으론 안 돼. 나비를 추앙해. 확실해. 거두절미하고 다시 봄이 오면 당신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거야. 

 

모순은 모든 운동과 생명의 뿌리다. 프리드리히 헤겔
우리는 모순덩어리야, 으로 환생되기 전까지. 그런 모순은 우리를 움직이게 만들고, 호흡과 숨결과 들숨과 날숨의 근본이지. 성공을 위한 알레그리시모Allegrissimo한 리듬은 우리를 몹시 숨가쁘게 해. 화려하고 현란한 춤사위에서 벗어나 행복을 위한 아다지오Adagio라든지 안단테Andante, 혹은 아드 리비툼ad libitum은 어때?

알레그리시모: 매우 빠르게
아다지오: 침착하게 느리게
안단테: 천천히 걷는 빠르기로
아드 리비툼: 자유롭게

 

내 자신에게 먼저 상냥하고 친절하게 대한다. 다시 말해 남 보다 나를 먼저 배려하라,는 말의 의미란.  
 이기주의의 탈을 쓴 이타주의자가 되자는 말이야. 번아웃 증후군, 즉 정신적 탈진은 모든 이타주의자에게 찾아와. 우선 당신의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성격이 바뀌고, 성격이 바뀌면 당신은 그래도 사랑할 수 있게 되지. 맞아, 침착하게 느리게, 천천히 걷는 빠르기로, 자유롭지 않을 자유가 없는 우리가 금번엔 자유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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甲辰 - 大暑⸻IV

2024. 7. 14. 11:44 from 六十干支

 

치유를 위한 독서, Part V

“세상을 미워할 줄 모르면서 세상을 사랑하려는 사람이 있다. 세상을 사랑할 줄 모르면서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이 있듯이. 「사랑의 기억, 변증법」”
↘ 나의 세상은 너. 그런 널 새것으로 바꿔야 한다면 난 애상에 가득 찰까, 그렇게 너의 기억은 나의 망각 뒤에 각성되어.

 

그 작별의 봄날은 물론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겨울 동안 얼었던 모든 것이 부드럽게 녹을 때 더 차갑게 꽁꽁 얼었던 마지막 손. 태양은 여전히 찬연하고 꽃들은 흐드러졌었다. 허적이며 거리를 걸을 때 빛나는 햇살과 흐드러지는 꽃들의 야유를 나는 분명 저주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중에야 나는 알게 되었다. 기뻐도 슬퍼도 자연은 하나의 표현밖에는 모르고 있다는걸. 그래서 그날 햇빛도 꽃들도 너무 슬퍼서 그렇게 미친 듯이 더 아름다워졌다는 걸. 「사랑의 기억, 야유」”

↘ 복날(伏날)은 간다

 

사랑은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거야. 그래서 날개 달린 큐피드를 장님으로 그려 놨지. 게다가 사랑 신의 마음은 판단력도 전혀 없어, 날개 있고 눈 없으니 무턱대고 서두르지. 그러니까 사랑을 어린애라 하잖아. 선택할 때 그 애는 너무 자주 속으니까. 짖궃은 소년들이 재미로 거짓맹세 하듯이 어린 꼬마 사랑 신은 도처에서 위증해. 한 여름 밤의 꿈」”
↘ 라면 먹고 갈래요? 사랑은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사랑에 따라 죄명이 바뀝니다.’⸻날아라 수제김밥!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불면. 불면은 가짜 위안을 절제하는 칼이다. 내 것 아닌 희망을 도려내는 수술의 시간. 잠들지 않으려는 꿈들의 반란. 「사랑의 기억, 꿈의 반란」”

네가 나비인가. 

 

태초에 요리가 있었다. 
사랑이 기술인 것과 마찬가지로 허기도 기술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허기는 최고의 진리이자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이다. 행복의 필수 요건이기에 모든 사람이 갈망한다. 허기에 흠뻑 취해 사는 사람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은 배부르게 산다. 안타까운 일이다.

 음식에 대한 사랑처럼 진실된 사랑은 없다. 조지 버나드 쇼

 사랑은 언제나 오래참고......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 허기도 흔적을 남긴다.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
그대에게 맛없는 음식은 허기라는 기술의 부제다.

허기져서 허기를 잃는 것은 전혀 허기지지 않는 것보다 낫다. 알프레드 테니슨  
허기로 행해진 일은 언제나 선 악을 초월한다. 프레드리히 니체 
허기에 의한 상처는 더 많이 먹음으로써 치유된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 
허기에 대한 백 번의 연설도, 단 한 번의 허기진 행동에 미치지 못한다. 어린 왕자 

 

사랑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존재에 대한 사랑to be, 다른 하나는 소유에 대한 사랑to have. 소유에 대한 사랑은 그 사람의 가질 수 있는 것들을 사랑한다. 그 사람의 자본, 그 사람의 지식, 그 사람의 신체 등등. 존재에 대한 사랑은 그 사람의 가질 수 없는 것들 앞에서 불타오른다. 그 사람의 냄새, 그 사람의 표정, 그 사람의 몸짓, 그 사람의 목소리, 그 사람의 우울, 아픔, 히스테리까지. 「사랑의 기억, 두 사랑」”

스토리지Storage(가족의 사랑)라면
 에로스Eros(로맨틱한 사랑)갈비
 필리아Philia(자기 사랑)떡볶이
 아가페Agape(조건 없는 사랑)김밥
 루드스Ludus(장난스런 사랑)초콜릿
 마니아Mania(집착하는 사랑)캐비어
 프라그마Pragma(지속적인 사랑)된장국
 플라토닉Platonic(정신적인)자식들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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甲辰 - 大暑⸻III

2024. 7. 13. 09:52 from 六十干支

 

치유를 위한 독서, Part IV

 

삶은 당신에게 이미 주고자 하는 걸 모두 주었다. 마치 바다처럼. 모든 삶은 흐른다

↘ 파도를 배우고 소금물을 머금고 ‘숨죽이는 것’, 들숨과 날숨과 한숨과 「숨결이 바람이 되는 것

 

스카이Skye 섬, 프랑슈가렌Franche Garenne 섬, 코르세르Corsaires 섬, 세르팡Sepents 섬, 앙티포드Antipodes 섬, 코르푸Corfou 섬, 엘바Elba 섬, 그리고 제주Jeju. 
↘ 제주를 벗어난 그대의 백일천하가 끝나도 그대가 여전히 내 사전에 남기를. 

 

어제 이야기는 아무 의미가 없어요. 왜냐하면 지금의 난 어제의 내가 아니거든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오늘의 당신은 행복으로 정했나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자주 절망하고 가끔 행복하라. 쇼펜하우어” 결국 그대는 빈 약병에 탄 채로 당신의 소금물에 휩쓸려 열쇠없이 문을 통과합니다.

 

“바다는 거칠 것 없는 자유를 이야기한다. 경계도 장애물도 없는 무한의 자유다.모든 삶은 흐른다

↘ 샌디마운트 해변 배회한 후, 돼지국밥으로 Break⸻Fast를 하고 찜질방에 들렸다가 친구들과 결혼식에 참여한 뒤, 평생직장인 학교로 가는 것을 말한다. 

 

모히또에 가서 몰디브나 한잔 할까요?
↘ 히말라야에서 핑크솔트를 구입하고 유우니 소금사막을 지나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수영을 배운다면 자아에서 벗어난 당신은 그라나다에 방문할 자격을 얻습니다. 

 

세바스찬이 말했어요. “공주님, 제 말 좀 들으세요. 인간 세상은 엉망진창이에요. 바다 밑 세상 삶이 육지의 그 어느 것보다도 더 낫다구요!”
↘ 차라리 매리 맵스 닷지의 이야기가 더 현실적입니다. Break⸻Fast 후,「삶으로 다시 떠오르십시오」. 포세이돈과 가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카리브디스가 되지는 마십시오. 

 

복날(伏날)이라 설문대할망의 경야에 쓸 백숙을 끊여야 합니다. 
↘ 가마솥에 빠져 죽지 않는다면 추락墜落을 들을 수 있습니다. 바바번개개가라노가미나리리우우뢰콘부천천둥둥너론투뇌뇌천오바아호나나운스카운벼벼락락후후던우우락누크!

 

휘청이는 배에서 마지막으로 의지할 수 있는 건 커다란 닻뿐이다. 성스러운 닻 혹은 자비의 닻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배에서 가장 무거운 것도 바로 닻이다. 우리에게 각자 자신만의 커다란 닻이 있다. 마음속에 몰아칠 때 고통을 가라않혀주고 쉴 수 있게 해주는 커다란 닻이다. 이 같은 커다란 닻이 있기에 휴식이라는 은총을 받을 수 있다. 모세오경에서는 커다란 닻을 레헴rehem이라고 한다. 레헴은 신의 마음, 신의 자비, 인간을 용서하고 위로하는 신의 따뜻한 애정을 뜻한다.
↘ 닻이 없다는 것은 허무와 절망을 의미한다. 파이이야기의 리처드 파커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스파이더맨이 아니다. 우리가 함께한 바다에 표류했다면 바다를 닮은 태미의 닻을 올렸을까. 

 

 

당신은 살아야 해. 약속해, 절대로 죽지 않겠다고.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Promise me you'll survive that you won't give up, no matter what happens, no matter how hope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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甲辰 - 大暑⸻II

2024. 7. 12. 06:07 from 六十干支

 

치유를 위한 독서, Part III

“먼저 자신을 채우십시오. 그런 뒤에야 다른 이들에게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

↘ 넌 그렇게 허기를 채우고, 넌 그토록 바다를 느끼고, 넌 그만큼 눈물을 머금다. Salt & Pepper 

“아픔이 느껴질 때까지...... 사랑하십시오. 마더 테레사”

화분을 구입해야할 시간이다. 

 

모든 삶은 흐르고, 바다는 중력과 은총을 바란다. 
↘ ‘노인은 바다에서는 그 누구도 결코 외롭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 
‘바다는 결코 비에 젖지 않거든’. 하지만 흐르는 달빛에 떨림과 울림과 건들거리는 파도가 실재하지. ‘포효와 비명’이란 ‘1. 바다의 작은 파도’, ‘2. 큰 파도’, ‘5. 아버지의 서글픈 그물’, ‘40. 포효하는 소리’, ‘50. 비명 소리’, ‘60. 부서지는 소리’와도 같은 반향하는 바다의 심장음이지. 그리고 ‘바다를 자신의 농장처럼 경작하는 낸터컷 사람들처럼 배게 바로 밑을 바다코끼리와 고래가 떼를 지어 지나가도록’ 우리는 심야의 망망대해로 고독을 띠워야 하겠지. 

↘ ‘달빛이 흐르는 아주 넓은 강’과 두 표류자들이 ‘찾아 헤매던 무지개의 끝’을 이제는 잊으라는 말이야? ‘우리가 죽어갈 바다의 물보라, 으르렁대는 무한한 그곳에서 정령 우리는 신이 되어 솟아올라’야만 하는 건가. 

 

인용: 모든 삶은 흐른다, 노인과 바다, 일포스티노, 모비딕」, 티파니에서 아침을 

“바다는 조롱하듯 그의 필멸의 육체만 물 위에 띄웠고, 불멸의 영혼은 익사시키고 만 것이다. 하지만 완전히 익사시키지는 않았다. 영혼은 산 채로 놀랄 만큼 깊은 곳까지 끌고 내려갔다. 거기서는 왜곡되지 않은 원초적 세계의 낯선 형상들이 그의 생기 없는 눈앞을 미끄러지듯 이리저리 오가고 있었다. 모비딕

호-라이 숨비소리는 퓌라와 데우칼리온을 다시 대홍수로 익사시킬 것이 분명하지. 

 

파도의 주인이 아니면 어떤가. 파도를 지배하는 주인은 아니어도 당당히 항해할 수 있다. 모든 삶은 흐른다

바다는 불온 서적이야. 고혹적인 세이렌의 노랫소리나 키르케의 키케온 역시 파도의 저주야. 

 

무인도, “진정한 고독이란 무엇인가. 모든 삶은 흐른다

방드르디를 뒤집어 쓴다면 파리대왕이라든지 파피용의 프렌치 기아나 섬의 고독을 묘사할 수 있겠지. 사실 쇼펜하우어는 염세주의자가 아니라 삶의 무가치성을, 모두는 희로애락에서 오늘도 조금씩 죽어가고 있다고 토로하지. 그렇다고 니힐리즘에 빠져 허우적거릴 필요는 없어. 거대한 가르강튀아가 엄청난 조수潮水를 준비하고 있거든. Friday, or, The Other Island, 그냥 금요일에 만나. Happy Fri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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甲辰 - 大暑

2024. 7. 9. 13:43 from 六十干支

 

치유를 위한 독서, Part II

 

관계를 끊을 때는 철저하게, 후환을 남기지 않는다. 주변에 관련된 무리마저 손절한다. 혹시라도 제삼자가 애써 화해시키려 할 것을 짐작하고 아예 빌미를 주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무리가 제대로 유지되려면 둘 중의 한 명은 어차피 그 무리에서 나와야 하므로 여러모로 속 시끄러울 일을 만들지 않겠다 생각해 완전히 단절하는 것이다. 관계를 끊기 전에 이 모든 것에 예정되어 있었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이평” 
프리츠 크라이슬러가 알려주는 사랑Liebesfreud의 기쁨이 있으므로 사랑의 슬픔Liebeslied도 존재한다. 하지만 일상이 눈물인 사람과의 관계는 철저히 단절시킨다. 

다른 일에 집중한다, 가뜩이나 스트레스 받을 일도 많은데, 왜 인간관계까지 고통스러워야 할까. 회사에서, 일터에서 감정 소모가 심했으니 그밖의 일은 될 대로 되라 한다. 맞지 않은 사람과 구태여 잘 지낼 필요 없다. 기대치와 실망감을 좀 낮추기만 하면 주변에 멀쩡한 사람은 많고도 많다. 내 감정을 깔끔한 상태로 돌보면서 정신을 맑게 유지한 채 새 행복을 찾는 것이 훨씬 이롭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이평” 
타자의 도움과 손길을 필요로 하는 대상은 세상에 차고 넘친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거나 안하무인과 타협할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세상엔 나와는 맞지 않는 좋은 사람, 혹 자신과 상극인 나름 개성있는 멋진 사람도 존재한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은 내 문제다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데 나의 소중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자. 그 에너지를 나에게로 가져와 나를 더 아껴주고 다독여주는 데 쓰자.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이평” 

 

‘불행 배틀’을 하지 않는다, “네가 하는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야. 나 때는 더 힘들었어.”, “결혼도 안 한 네가 무슨 걱정이 있겠니.”
↘ 꼰대형이나 꼰대친구가 되지말자. 세상의 모든 고민과 불행들을 겪은 충고충도 되지말자. 하지만 ‘고슴도치 딜레마’로 함께 고민하는, 상대에게 ‘긍정적인 기운을 건네는 사람’이 되자. 허울뿐인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오지랖은 졸리니까 커피산다,에 쓴다. 

 

소통이 불가능한 사람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
↘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산타클로스를 믿지 않는 사람은 더이상 고쳐쓰지 않는다. 

 

비밀은 나누지 않을수록 좋다, 지인에게 어려움을 털어놓는 것은 나를 밟아주세요. 잡아먹어주세요와 같다. 자격지심이 심하거나 피해의식이 가득한 사람을 만나면 더 가관이다. 그래도 내가 낫네. 불쌍한 자식이라며 쾌재를 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이평” 
↘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세 가지가 있다. 바로 정답, 공짜, 그리고 비밀이다. 즉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중 하나가 비밀이다. 

 

마가렛, 슬퍼하고 있니, 낙엽 지는 금빛 숲을 보고? 마치 사람의 일처럼, 네 신선한 생각으로 나무잎을 걱정해 줄 수 있겠니? 아! 마음이 늙어갈수록 그러한 광경도 냉담하게 되어 점차 탄식조차 하지 않은 게야. 부서진 낙엽들로 어둠의 세계로 누워 있다 해도. 넌 슬퍼하겠지. 그 이유도 알겠지. 아이야, 이름이야 상관 없다. 고난의 봄이란 다 한가지인 것을. 말이나 지성으로는 가슴으로 들리는 것을 표현 할 수 없는 법, 유령이라면 모를까... 그건 총명한 사람의 몫이지. 그건 마가렛 네가 슬퍼하는 까닭인 거야. 한 아이에게, 홉킨스

↘ 갖혀버린 봄과 한 여름의 환멸 가운데 절망으로 표류하는 절묘한 춘추의 아브라카다브라. 코모레비こもれび 사이로 쏟아지는 계절의 비명에 두 눈이 휘둥그래해진 아담은 프로방스로 향해야 하나. 

“내가 좋아하는 계절은 봄이다⸻가을이 올 때까지. 그 다음으로 좋아하는 계절은 가을이다. 변화의 계절들. 일어나라고, 매일의 질주하는 모든 순간이 언제나 마지막 순간임을, 마지막 시간임을, 내가 정확한 호흡을 할, 혹은 구름이 특별한 파란색의 하늘을 가로질러 휙휙 지나가는 모습을 지켜볼 유일한 순간임을 잊지 말고 기억하라고 나에게 말해주는 계절들. 필멸의 존재인 인간이 이런 상기물들을 필요로 한다는 건 얼마나 어리석은지, 그러나, 오, 세상이 찻종 모양의 손을 내밀고 가까이 기대. 이걸봐,라고 말할 때 주목하는 건 얼마나 더 쉬운지. 그 나뭇잎은 결코 그 그늘과 똑같은 진홍색 그늘이 되지 않을 것이다. 창문 바로 너머의 화살나무 속 그 어린 새들은 결코 대머리나 장님이 되지 않을 것이다.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것은 결코 그 상태에 오래 머물지 못한다. 우리가 작별 인사를 할 때마다, 마거릿 렌클

 저 멀리 바람살을 타고와 겨울을 품은 은종소리가 너의 귓가에 맑게 울려 퍼지고, 외토리마냥 텅 빈 하늘을 감도는 구름 한 조각 그리운 님을 흐놀아 너를 정념에 벅차오르게 만들며, 태양의 열기를 품은 광활한 대기 켜켜이 쌓인 눈 위에 아름답고 찬란한 빛을 수놓아 외로운 너를 차분히 빛내준다. 도담도담 나비를 꿈꾸는 봄은 이제야 기지개를 펴 나풀나풀 들꽃으로 너에게 다정한 인사나누고, 자박자박 소소리바람에 동여맨 옷깃 사이로 내려앉은 햇살은 두근두근 너를 포근하게 덮어주어 계절의 한산함을 달랬으며, 소곤소곤 봄날의 환영은 너에게로 아장아장 새로운 계절의 징검다리를 이어준다. 고요하던 너의 마음 플로라의 향기에 취해 새로운 계절을 욕망하고, 입춘에 입맞춘 호라이 봄을 동경하던 너에게 구름과 바람의 향기를 둘러 그대를 아프로디테로 환생시킨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방전된 베터리를 충전해야 한다. 눈을 감고 잡념과 딴짓을 하고 싶은 욕구를 의식적으로 떨쳐내야 한다. 이를테면 다음의 방법도 추천한다.

나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누워 있는 감자다. 혹은, 나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아이폰이었습니다.” 혹은 나를 비행기 모드로 전환한다. 

 

강은 물과 물고기의 물길에 생기를 주는 원천이 아니다. 그 순간 그것은 지면을 걷고 공기를 호흡하는 생물 전체를 삼킬 수 있는 요동치는 격분이 아니다. 강은 다른 무엇과도 다른 그저 강 자체일 뿐이다. 강은 우리가 여기에 살기 훨씬 오래전부터 여기에 있었고, 우리가 사라진 뒤에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강은 우리의 흔적을 전부 지울 것이다⸻악의 없이, 심지어 인식하지도 않고. 그리고 우리가 땅속으로 사라지고 우리의 모든 구조가 무너져 먼지가 될 때, 강은 다시 빛과 물과 하늘이 나무 사이에서 서로를 발견하는 장소가 될 것이다. 우리가 작별 인사를 할 때마다, 마거릿 렌클
 인도 사람들은 인도를 어머니 바라뜨라고 부르며 어머니의 젖줄을 갠지스 강이라고 설명한다. 그들에게 갠지스 강은 자신들의 죄와 오염, 불길한 징조, 그리고 질병 등을 정화시켜주는 대상이다. 그러한 그들의 강과 우리의 강 또한 바다로 고독한 향해를 떠난다. 

 

수직이고 평평하고 정사각형인 것은 하나도 없다. 사랑노래: 나 그리고 그대, 앨런 듀건
 이 계절에서 수직이고 평평하고 정사각형인 것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거듭되는 떨리는 날숨과 절박하고 탐욕스러운 들숨 사이에 공허한 공백과 뜨거운 바람과 창백한 일몰이, 자조 섞인 원망의 짙은 낯꽃이 습한 빈공간을 떠돌 뿐이였다. 

“너는 피부처럼 비통함에 둘러싸여 있다. 가는 곳마다 옷 밑에 비통함을 받쳐 입는다. 너는 모든 것을 비통함을 통해 본다. 마치 눈앞에 둔 필름처럼. 그것은 고통이라는 천으로 거칠게 짜인 이너 셔츠가 아니다. 그건 너, 너라는 존재, 너라는 형체에서 서로에게 매달려 있는 세포들, 세상에서 너의 일을 하는 근육들이다. 그리고 그것도 너의 다른 피부처럼, 너의 다른 눈처럼, 너의 다른 근육처럼 시간 맞쳐 변할 것이다. 너무도 천천히 변할 것이고, 심지어 너는 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보지 못할 것이다. 네가 아무리 세심하게 살펴도, 걱정스러운 손가락으로 아무리 쿡쿡 찔러도, 너는 그것이 변하는 모습을 보지 못할 것이다. 시간은 너를 요구한다. 너의 배가 물렁해지고, 머리카락이 희끗해지고, 손등의 피부는 할머니의 그것처럼 느슨해진다. 너의 비통함의 피부도 느슨해지고, 물렁해지고, 너의 날카로운 부분을 용서하고, 너의 딱딱한 뼈를 가릴 것이다. 너는 새로운 형태로 깨어날 것이다. 예전의 너로 깨어날 것이다. 내 말은, 시간이 예전의 너에게 새로운 형태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내말은, 너는 나이가 들었고, 비통할 일이 없고, 새로워졌고, 쇠락했다는 뜻이다. 너는 둘 다이다. 항상 둘 다일 것이다. 두려워할 건 아무것도 없다. 두려워할 것이 전혀 없다. 봄 속으로 걸어 나가라, 그리고 보아라. 새들이 합창으로 너를 반긴다. 꽃들이 얼굴을 돌려 너를 바라본다. 그늘 속에서는 여전히 축축한 작년의 마지막 나뭇잎들이 고약한 냄새 그리고 희미한 가을의 냄새를 풍긴다.우리가 작별 인사를 할 때마다, 마거릿 렌클
 
그대의 반짝이는 두 눈에 담긴 분주한 동녘은 지금쯤 온갖 수려함으로 가득찬 눈부신 자연의 계절일 것이고, 따사로운 소추의 햇살이 내려찌는 그대의 널따란 두 어깨 위에는 계절의 틈바구니에서 피어오른 아련함과 터울거리는 화창함이 기적처럼 들썩일 것이고, 소박한 햇살이 어루만지는 그대의 두 다리를 인도하는 그 아기자기한 골목에는 계절의 넋을 다스리는 오색의 단풍들이 하얀 억새 사이를 말없이 소용돌이치고 있을 것이다. 낯익은 그대의 얼굴, 어색하기만한 너의 이름, 듣고 싶은 당신의 목소리가 떠오르면 공손한 건들마 한 자락이 들녘에 하늘거리며 애수를 자아내는 노란 들판을 넘나들고, 천고마비의 계절이 그리움과 함께 황금빛 물결을 이루면 다가오는 깊은 가을은 기별없는 낙엽이 오롯이 절정에 이르를 것이다. 

아직 할 일이 너무 많다. 그 모든 것이 찬미한다. 데렉 월컷

 

오 나의 어린 연인들이여, 나 그대들을 이토록 증오하니! 그대들의 추한 젖가슴을 가시덤블에 감추라! 나의 어린 연인들 랭보

 인간은 불을 훔친 도둑, 모든 감각의 교란, 너는 즉자고, 지옥을 경험하는 나는 타자다.

젊은 영광에게브뤼셀·런던·파리·지바·아프리카를 떠돌며 그는 도주의 삶을 살았고, 시에 폭격을 가했다. 그 결과 폭발물 같은 시집 두 권과 떠들썩한 침묵을 남기고, 도화선 같은 삶을 살고는, 다리 하나를 잃고 목이 멘 채 서른일곱살에 죽는다. 랭보와 함께하는 여름」, 실뱅 테송

 그러므로 모든 사랑은 비애悲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땅속으로 갈 테니, 넌 햇빛 속을 걸어라.

 

몸짓을 대신하는 경련, 말을 대신하는 비명, 발성되지 않는 언어까지 밀어붙인 담론의 거부... 풍요로운 착각 귀스타브 타봉
 바다를 대신하는 눈물...
보이지 않는 광채와 지각할 수 없는 희열로의 무분별하고 무한한 도약, 그리고 각각의 악덕을 위한 그 불안한 비밀들.
 나는 공짜정답을 말한다권태로운 저녁 나는 나의 다정한 연인 고통을 사랑하고 허세를 부리며 가짜 휴식을 누리고 그를 위해 라면을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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甲辰 - 小暑

2024. 7. 8. 02:25 from 六十干支


Gentlemen, what is reconciliation?

 
“끈끈한 우정이 어느 순간에 완전히 맺어지는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거대한 배에 물이 한 방울 한 방울 스며들다가 마침내 마지막 한 방울이 더해짐으로써 가라앉기 시작한다. 마찬가지로 우정이라는 것도 서로 주고받는 친절함이 계속된 끝에 어느 순간엔가 두 사람의 가슴이 하나로 만나는 것이다. 새뮤얼 존슨의 생애, 제임스 보스웰” 
 

“신념의 바다는 한때 이 지구상에 충만했다. 모든 해안을 둘러쌌다. 그러나 지금은 움츠러든 비탄의 울부짖음, 구차하게 이어 나가는 흔적의 힘겨운 호흡, 밤바람 끝없이 황량한 해안에서 온통 벌겨벗겨진 을씨년스러운 세상에. 도버 해안, 메튜 아놀드” 

 
거대한 강들과 어느 이름모를 강들과 그렇고도 그리한 사소하고도 온갓 새로우며, 고유하고도 눈부시던 우리들의 강들의 영원이자 기적같던 어제의 잔향을 지우려는 깊고 습한 새벽 안개의 춤사위가 우리에게 주어진 새날에 살며시 고개를 내밀어 하루의 시작에서 잔잔한 감명으로 요동친다. 어김없이 일출이 떠오른 우리의 새로운 아침을 새하얀 백지에 채우려는 이 길고도 오래된 강이 오늘도 어제처럼 또 한번 바다를 그리고, 언제라도 아름다움과 뜻밖의 현란함으로 우리를 유혹하여 검푸른 파도와 반짝이는 해변에 유년의 추억이 가득한 모래성을 장식하여 또 한차례 혼란스러운 너와 나의 미흡하고 부질없는 영혼을 저멀리 희미한 수평선의 푸르름으로 다시금 인도할 것인가. 나는 거듭되는 바다의 간절한 외마디에 비명같이 날카로운 너의 오늘이 파도 끝 지평선에 어김없이 가닿기를 바라며 나를 오늘도 그곳으로 처절히 내던져 본다.
 
“아 사랑이여. 우리를 진실되게 하라. 우리 서로를! 세상을. 우리 앞에 놓인 환상의 거짓은, 현란한 아름다움은, 새로움은, 진실로 아무런 기쁨도, 사랑도, 은총도, 확신도, 평화도. 그리고 고통을 막는 방패도 아닐지니. 우리는 지금 이 어두컴컴한 대지에서, 저항과 탈출의 혼란에서 무지와 맹목의 전쟁터에서, 이 기나긴 밤에......” 

 

 

치유를 위한 독서 

 

우리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들과 같기 때문에 고대인들보다 더 많이 그리고 더 멀리 볼 수 있다. 베르나르 사르트르

 우리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있는 난쟁이들과 같기 때문에 거인보다 더 많이, 그리고 더 멀리 있는 사물을 볼 수 있지만 이는 우리 시력이 좋기 때문도 아니고, 우리 신체가 뛰어나기 때문도 아닌, 거인의 거대한 몸집이 우리를 들어 올려 높은 위치에 싣고 있기 때문이다. 디에고 데 에스텔라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는 거인 자신보다 더 멀리 볼 수 있다. 로버트 버튼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는 거인보다 더 멀리 본다. 허버트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라. 뉴턴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거야. 셰익스피어
왜 그렇게 생각하지? 과정 따윈 중요하지 않던 우리는 설계자가 아닌 피조물이여서? 빛의 제곱을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까, 중력과 은총없이. 태양이 오늘도 시간을 태워버린다고? 시간이란 그저 빛의 이동일까, 아니면 빛이 있으므로 존재하는 것일까. 중요한 건 시간이란 상대적이라는 점이지. 

모든 사랑은 명장면이다, 지나쳤어도 지켜냈어도. 응용일기, 김용성
 나의 봄은 명장면이였을까, 지나쳤고 지켜내지 못했어도. 나에게 봄이 필요했을까, 침묵의 봄」이 모두에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다가왔다면.

 

누군가를 사랑하면 다 써야 하는 몫이 있는가 봐. 우리는 사랑하면서도 그 마음을 아끼고, 덜 표현하고 당연히 알겠거니 하며 남겨두곤 하지. 그 마음이 고스란히 이별 뒤에 찾아와 남은 만큼의 사랑을 혼자 하게 만드는 것 같아.

 이별이 왜 힘든지 알았어. 사랑을 하는동안 다 쓰지 않고 남겨두어서 남은 사랑을 다 쓰느라 그랬던거야. #혼자서

 

“나한테 바라는 거 없어?

 “너는 나에게 추억이 되지 마라. #님아

 

왜 이렇게 술을 마셔. 그런다고 잊어지냐?
 잊으려고 마시는 거 아냐. #잊혀져서 마시는 거야

 

혼자 있으면 혼자여서 좋고 둘이 살면 둘이 살아서 좋고 애가 있으면 애가 있어서 좋고 애가 없으면 없어서 좋습니다. 법륜
사랑하는 것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 어떻게 이런 사랑까지 해야하는 건지 막막하기도 하다. 자기 자신도 모르는 상대에게 낭설과도 같은 사랑의 기술을 설명해야 한다는 사실이. 그리하여 사람이 사람을 미워하는 게 얼마나 힘들고 무거운 일인지 경험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이, 미워하는 마음이 얼마나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일인지 조차. 그리하여 적당히 힘든 날, 눈물을 포기한 어떤 하루에 떠오르는 용서가 결국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우리의 시간의 공간 속 사랑을 포기하게 만든다는 것조차 알려줘야 한다는 사실을. 그래도 사랑하라,는 말을 아직 사랑하지 못하는 한 여름 밤의 빈칸에서. #한 여름 밤 꿈의 부재

 

널 위해 내가 얘기 하나 해 줄까? 잠깐 앉아서 쉬자. 비극 중의 비극이지. 아주 옛날에 국왕이 연회를 열었는데 국내의 미인들은 전부 초대를 받았지. 그런데 국왕의 호위병사가 공주가 지나가는 걸 보았어. 미인 중 공주가 제일 예뻤고 병사는 사랑에 빠지고 말았지. 하지만 공주와 일개 병사의 신분 차이는 엄청났지. 어느 날 드디어 병사는 공주에게 말을 걸었어. 공주없는 삶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야. 공주는 병사의 말에 깊은 감동을 받았어. 공주는 병사에게 말했지. 그대가 100일 밤낮을 내 발코니 밑에서 기다린다면 기꺼이 그대에게 시집을 가겠어요. 병사는 쏜살같이 공주의 발코니 밑으로 달려갔어. 하루, 이틀, 10일, 20일이 지났지. 공주는 창문으로 줄곧 봤는데 병사는 꿈쩍도 안 했어.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눈이 오나 변함이 없었지. 새가 똥을 싸도 벌한테 쏘여도 움직이지 않았어. 그리고... 90일이 지나자 병사는 전신이 마비되고 탈진상태에 이르렀어. 눈물만 흘릴 뿐이었지. 눈물을 억제할 힘도 잠을 잘 힘도 없었던 거야. 공주는 줄곧 지켜보았어. 드디어 99일째 밤 병사는 일어서서 의자를 들고 가버렸어.

 마지막 밤에요?

그래, 마지막 밤에. 이유는 나도 모르니 묻지 마라. 네가 이유를 알게 되면 가르쳐 주렴.
 그가 물었지, 사랑은 어떻게 충전하는 거냐고. 그래서 알려주었지, 슬픔의 공간을 채우던 행복이라는 추억의 장소라면 가능하다고. 그러다가 가슴에 물기가 사라지는 그런 날부터는 화분을 키우고 빛바랜 헌책의 벤즈알데히드와 번져버린 문자로 나를 중독시켜 버린다고. 바다를 찾는다면 소금에도 중독될거라고.  

 

 

그대는 앎이고, 나에게는 아름다운 이론이 필요하지. 미의 이론이란 심미적인 어떤 것, 아마도 당신이 존재하는 삶을 사랑하는 것을 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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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efresher :

나의 봄은

2024. 7. 3. 21:41 from 旅行

 

안녕 박은빈 씨, 나는 시간여행자입니다. 

다음은 한용운이 논개에게 쓴 시상이야. “가냘픈 그대의 마음은 비록 침착하였지만 떨리는 것보다도 더욱 무서웠다. 아름답고 무독한 그대의 눈은 비록 웃었지만 우는 것보다도 더욱 슬펐다. 붉은 듯하다가 푸르고 푸른 듯하다가 희어지며 가늘게 떨리는 그대의 입술은 웃음의 조운이야, 울음의 모우이야, 새벽달의 비밀이냐, 이슬꽃의 상징이냐. 빠비같은 그대의 손에 꺾기우지 못한 낙화대에 남은 꽃은 부끄럼에 취하여 얼굴이 붉었다. 옥 같은 그대의 발꿈치에 밣힌 강 언덕의 묵은 이끼는 교긍에 넘쳐서 푸른 사롱으로 자기의 제명을 가리었다.”

한용운이 말하는 논개는 우리내 지난 세월의 흐름 가운데 갑작스럽게 떠오르는 추념을 겨눈 빛바랜 환영이 빗어낸 꽃다운 열락과 앳된 환희의 아른거림일까. 그렇다면 그의 기미선언은 계묘를 맞이하는 우리에게는 어쩌면 어떤 결의와도 같을 것이고, 도약을 위한 어떤 선언과도 같다 그대로 풀이해보고, 대의를 위한 어떤 차분한 외침이거나 괜스레 끓어오르는 박애를 마음 한편에 새기기위한 어떤 이름모를 순명이자 서글픈 명령과도 같으며, 또 자유를 위한 외침 또는 무엇에 대한 내실을 위해 어제의 시간을 회고하는 숭고한 주문과도 같은 어떤 것이 아닐까 싶다. 어떤 우리의 순간들은 교긍에 넘쳐서 아침의 서광이라는 푸른 사롱으로 그늘진 우리의 부끄러운 제명을 가리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마음도 한편으론 들어. 

이진아가 부른 ‘시간아 천천히’라는 노래가 있어. (미드나잇 우버 딜리버리는 언제쯤 들을 수 있을까.) “너와 손을 잡고 걸어갈 때면 나는 항상 노랠 부르지 (랄라라). 이상하게도 너와 있을 때면 시간이 도망 가 버리네. 시간아 잠시 동안만 멈춰줄래. 너는 너무 빨리 가는 것 같아. 조금만 아주 조금만 천천히 가주겠니.” ‘나는 누구와 걸어온 걸까’하고 모두가 질문해보는 새해가 어느세 밝았는 걸. 한동안 인파에 파묻혀 거리를 한없이 배회하던 나는 과연 누구에게 멈춰달라는 신호를 보냈을까 생각하게되는 최근 며칠이였어. 빨강, 노랑, 파랑 불빛들을 번쩍이는 신호등을 이리저리 피해가며 목적없는 목적지를 향해 끝없이 운전하기도 하면서, 또 새하얀 눈꽃들을 모질게 휘날리던 깔깔하고 억샌 골목들을 생각 없이 돌기도 했으며, 그렇게 무의식 속 수많은 계단들을 오르고 내리며 바쁘게 보내왔던 하루들이 하나둘 차근차근 광음에 쌓여 가더니, 어느 틈에 달력의 마지막 장은 펄럭이며 추락하는 낙옆처럼 우리로부터 떨어져 나가버리고 세월은 우리에게 새하얀 백지를 내밀며 새출발을 요구하는 그런 새해의 어느날이 우리에게 거짓말처럼 밝아 버렸어. 이처럼 청렴한 매화꽃 마냥 총총걸음으로 당신에게 다가온 새해가 새로운 의미를 당신의 새날들에 기적처럼 부여하고, 또 스쳐버린 세월의 흔적들은 당신의 새날들에 눈부신 도구들로 거듭나 새로운 이적들을 당신의 앞날에 은밀히 일구어내길 넌지시 빌어본다.    

지속되는 전쟁과 코로나 때문에 금리가 오르고 인플레이션이 찾아와 우리 모두는 예측할 수 없는 어두운 현실을 걷고 있는 것 같다. 윤동주 시인의 말처럼 태양과 별을 사모하는 우리들은 이 어두운 밤에 눈 감고 가진 바 씨앗을 뿌리며 묵묵히 도달해야할 목표를 향하지만, 발부리에 돌이 채이면 정신을 가다듬고 감았던 눈을 와짝 떠야만 할 것 같다. 그럼 그의 표현처럼 봄이 우리 혈관속에 시내처럼 흘러 시내 차가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마냥 삼동을 참아온 우리에게 곧 풀포기처럼 피어나 이랑에 찾아온 즐거운 종달새가 즐겁게 솟치는 봄의 아기자기하고도 소박한 모습을 관철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나의 시간에 스코올squall과 같은 슬픔이 있다. 붉은 지붕 밑으로 향수가 광선을 따라가고, 한없이 아름다운 계절이 운하의 물결에 씻겨갔다.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지나간 날의 동화를 운율에 맞춰 거리에 화액花液을 뿌리자. 따뜻한 풀잎은 젊은 너의 탄력같이 밤을 지구 밖으로 끌고 간다. 지금 그곳에는 코코아의 시장이 있고 과실처럼 기억만을 아는 너의 음향이 들린다. 소년들은 뒷골목을 지나 교회에 몸을 감춘다. 아세틸렌 냄새는 내가 가는 곳마다 음영같이 따른다. 거리는 매일 맥박을 닮아갔다. 베링해안 같은 나의 마을이 떨어지는 꽃을 그리워한다. 황혼처럼 장식한 여인들은 언덕을 지나 바다로 가는 거리를 순백한 식장으로 만든다. 전장의 수목 같은 나의 가슴은 베고니아를 끼어안고 기류 속을 나온다. 망원경으로 보던 천만의 미소를 회색 외투에 싸아, 얼은 크리스마스 밤길로 걸어보내자.”

아마 우리의 시간에도 슬픔이 있을까. 그렇게 우리의 아름다운 계절이 세월이라는 물결에 씻겨 나가고, 그런 우리는 옛 동화를 추억하며 우리의 앞날에 화액을 뿌리고 달콤한 옛 사랑의 음향들을 되뇌이며 환희와 희열이 넘처나던 순백의 유년을 그리워하는 것일까. 우리는 사시사철 푸른 베고니아를 끼어안고 모진 스코올과 험한 기류를 벗어나 천만의 미소가 반기는 기쁨의 크리스마스를 향해야 할 것도 같다.  

일본에서 조금 북쪽에 위치한 베링해협 캄차카 반도를 ‘화염과 얼음의 대지’라고 부르는데, 여기에는 160개의 화산과 29의 활화산이 있어. 하지만 일년의 반 이상이 눈에 덮혀 있고 한여름에는 20도를 육박하는 온도 때문에 화염과 얼음이 공존하는 대지라고 부르는 듯해. 캄차카를 상징하는 아바차 산에는 곰과 여우와 같은 수많은 야생들이 도생하고 있고, 무트노브스키 산에는 아직까지 활동 중인 활화산으로 넒은 툰드라 초지와 쉴틈없이 끓고 있는 물이 자리하고 있다고 해. 배링해에 속해있는 아바차 만도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곳이라고 하는데, 경관이 매우 빼어나다고들 말하네. 활화산 지대에는 야생의 꽃들이 많이 피어난다고 하는데, 시인께서 말씀하신 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북방계식물로는 눈잣나무, 덤불오리나무, 가는잎백산차, 사솔송, 담자리꽃나무, 매자잎버들, 시로미, 암매, 함경딸기, 홍월귤 등이 이곳에서 자라난다고 해.

“겨울이 가면 먼 산에 아지랑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기다림에 지친 꽃 가슴 잔설 녹아 습한 길을 돌아서 다물었던 말문 터트리듯 봄은 오는 거지. 살얼음 얼어 있던 겨울 강가엔 굳었던 마음 녹여주듯 봄 나비 떼 훨훨 춤을 추고 어린 강물 끝내 하얗게 젖은 그리움 토해내겠지. 푸드덕 깃을 치며 날아오르는 산새, 따사로운 햇살에 한껏 목청을 높이면, 순한 바람처럼 봄은 다시 오는 거지. 그렇게 나도 몰래 찾아오는 거지.”

멀리서 수줍은 봄이 색색으로 아롱진 색동옷을 차려입고 총총걸음으로 계절의 문을 두두리는 소리를 들어봐. 오랜 기다림은 잔설처럼 녹아내리고, 습한 땅을 딪고 일어선 푸르름이 곧 계절의 목전을 두두리는 청신한 봄과 함께 훈훈한 흙내와 향긋한 꽃향기를 몰고와 당신의 일상을 여유롭게 밝혀줄거야. 산록이 신록에 물들고 지천이 하얀 희망을 지천에 쏟아낼 때까지만 우리 조금 더 힘을 내어 푸드덕 깃을 치며 다시한번 내일로 도약해 보자. 

“돌담에 속삭이는 햇살같이, 풀 아래 웃음 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 같이, 시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실 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돌담에 속삭이는 햇살이 아침이슬이 스쳐간 한산한 창가를 비출까 싶다가도, 모란이 피고 지고 소멸하는 김영란 시인의 ‘찬란한 슬픔의 봄’ 또한 우리를 홀연 찾을까 두근두근 설레이기도 하고, 이런 찰나의 기우가 애달픈 봄의 연가를 혼자 흥얼거리게 만드는 어떤 나른한 오후에 찾아와서 일까도 싶은, 또 그렇게 바다같은 하늘을 우러르고 싶고도 한편으로는 망설여지기도 하는 그런 날이다. 그래도 우리는 모란이 피기까지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고, 그렇게 봄이 오고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리는 날, 우리는 비로서 봄을 여위고 봄을 슬퍼하고 또 봄을 떠나보내야하는 격양된 슬픔에 눈물을 뚝뚝 떨어트리고 말 것도 같다. 하지만 우리는 그 모란이 피기까지는, 기쁨이 슬픔으로 환희가 애수로 흐뭇함이 서러움으로 번복되기까지 잠시라도 찬란한 슬픔의 봄을 기다려보는 거야, 모란의 향에 나비가 춤추는 그때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서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지란지교를 꿈꾸며

이런 말이 있어. 파도는 죽어서도 다시 바다였고, 눈은 녹으면 봄이 된다고. 또 추억은 현실을 누추하게 관통하지만, 기억은 추억으로 죽어가면서 정작 화려해진다고.

도종환 시인의 말처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며,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겠어. 그 어떤 아름다움도, 그 어떤 빛남도, 그 어떤 맑음도 바람과 비와 폭풍우를 견디어 내며 그 은은한 향기를 피워내므로, 우리는 유행가의 가사처럼 무상한 오늘을 빈틈없이 사랑하고 모호한 내일을 쉴 틈 없이 그리워 하는 것이 옳을 거야. 틱낫한의 말처럼 우리는 우리의 자신이 되어 무엇을 무리하게 추구하지 않고 삶의 희비애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며 그저 존재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당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당신이 이렇게 살아가길 바랄거야. “여기 사람이 살고 있어. 나 여기 숨쉬고 있어. ……여기도, 여기에도, 나는 여기서 밥 먹고 잠자며 살아가고 있어. 나도, 나도……. 여수의 사랑”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에 보면 ‘여자든 남자든 그런 대부분의 인간들은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전구와 같다’고 비교해. 우리 누구든 전기만 들어오면 찬연한 그 빛을 발하고, 그건 빛을 잃은 어떤 전구보다도 아름답고 눈부실 거라고. 아마도 여기서 말하는 전기란 덧없는 인생 가운데 드높게 대기를 휘감으며 하늘을 향해 잔잔히 피어나는 사랑을 말할 거야. 이에 ‘사랑한다고 말하려 했으나 전해줄 바람조차 숨어버렸다’면 그 사랑이 굽이굽이 흘러 목적지에 도달하도록 기다림의 미학을 펼쳐보는 것은 어떨까. 내가 당신에게 읽어주려던 ‘치유하는 책 읽기’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어. “이제 나는 누군가에게 사랑이 또 온다고 말해 줄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가슴에 물기가 사라진 나이가 되었다는 뜻과 같다.”

어떤 하피스가 말하길, “행복이 당신의 이름을 들은 이후로, 행복은 당신을 찾으려고 거리를 뛰어다니고 있다”니, 어서 빨리 이불을 개고 서둘러 하루를 시작해야 겠어. 커피한잔을 마셨더니 어제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가며 화려한 추억의 전구들이 새날을 형형하게 밝혀주는 것 같다.

폭설주의보 발령! 친절은 눈과 같아 모든 것을 덮어 아름답게 할까? 

소유하지 않으나 소유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적어본 글이 있어. https://dissertations.tistory.com/14

언젠가 나는 울타리 하나를 만들어 거기에 ‘우리’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시를 적었어. 그리고 내가 가장 고통스러웠을 때 나를 위로해준 그 사람(우리의 딸들)을 위해서 해바라기 한 다발을 샀지. 그건 사랑도 아니고, 그건 동경도 아니며, 그건 우정도 아니야. 궁핍한 영혼들의 비명, 상실된 번민과 짓물은 고독, 그 가운데 먼지처럼 솟아오른 염세적인 공기를 거리낌없이 들이 마시는 한없이 목마른 우리들에게, 또 감정의 기복에 쉴새없이 시달리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활력이 되고자 써내려간 몽환적인 일탈의 흔적들이라 설명해야 할까.

https://dissertations.tistory.com/12
https://dissertations.tistory.com/16
https://dissertations.tistory.com/19
https://dissertations.tistory.com/20

“그 나이였다. 시가 나를 찾아왔다. 모른다.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 겨울에서인지 강에서 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다. 아니다.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말도 아니었으며 침묵도 아니었다.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였다. 파블로 네루다”

살아가면서 왜 억울한 일이 없겠으며, 생을 견디어 나가며 왜 그 흔한 비애를 느끼지 못하겠어. 그럴 때마다 스스로를 진정시키기 위해 내가 마음 속으로 외치는 주문이 하나 있어. ‘그래, 지구는 돌지 않아.’ 그리고 어린왕자 마냥 북극성으로 날아가 꽃과 함께 외롭게 남겨진 자신을 한껏 위로해 보는거야, 아주 잠시 동안만. 칼릴 지브란이 이런 말을 했어. “「그대의 적을 사랑하라」고 나의 적이 나에게 말했다. 그리고 나는 그의 말대로 나 자신을 사랑했다.” ‘밤의 장막 뒤에 미소짓는 새벽’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를 실소하게 만드는 것은 아마도 무대 뒤에 미소짓는 오즈의 마법사 일거야.

“그대가 기쁠 때, 그대 가슴을 깊이 들여다 보라. 그러면 알게 되리라. 그대에게 슬픔을 주었던 바로 그것이 그대에게 기쁨을 주고 있음을.. 그대가 슬플 때도 가슴 속을 들여다 보라. 그러면 알게 되리라. 그대에게 기쁨을 주었던 바로 그것 때문에 그대가 지금 울고 있음을.. 그대의 기쁨은 가면을 벗은 그대의 슬픔”

오전에는 오바마의 ‘약속의 땅’을 읽어봤어. 그는 농구를 즐기고 맥주를 사랑하며 하와이식의 느린 걸음을 걷는 이상주의자가 분명해. 그는 하와이 해변에서 돌고래가 뛰어노는 것을 좋아하고, 또 그는 모비 딕에서 나오는 향유고래들이 하와이 해변에서 상대와 잡담을 나누는 것에 무척 귀기울이는 사람임은 분명해. 고래 얘기를 하다보니 이상한 우영우 변호사의 명대사가 떠오른다. “죽일 마음이었다면 살인 미수죄. 다치게 할 마음이었다면 상해죄. 좀 때려 줄 마음이었다면 폭행 치상죄. 그냥 실수였다면 과실 치상죄입니다. 법은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마음에 따라 죄명이 바뀝니다.”

라면먹고 가실래요 

기회가 되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찾아가봐. 

“그리고 사랑은 어떻게 그대를 찾아왔던가? 빛나는 태양처럼 찾아 왔던가, 아니면 우수수 지는 꽃잎처럼 찾아 왔던가? 아니면 하나의 기도처럼 찾아 왔던가? 말해다오. 반짝이며 행복이 하늘에서 풀려 나와 날개를 접고 마냥 흔들리며, 꽃처럼 피어나는 내 영혼에 커다랗게 걸려 있었더니라. 사랑은 어떻게”

 


박은빈 씨, 어쩌다 제 불찰로 인해 당신이 지금껏 읽어본 시집보다 더 많은 시집에 싸인을 남기게 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이 반드시 읽어야 자료를 위에 정리해 보았습니다. 일기장을 제외한 나머지 책들은 반드시 그 책들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체없이 기증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위 내용을 확인해야하는 청자는 앞으로 그 누구에게나 적용 가능할 것입니다. 이에 이 글들이 당신의 심금을 울리고, 당신의 폐부를 찌르고, 당신의 치유에 적합한 소금물을 제공해주길 잠시나마 바래봅니다. 부디 행복하시고 다시는 서로를 만날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상과 외모에 휘둘리는 당신은 제 딸들에게 불행한 미래를 가져올 존재일 뿐입니다. 적어도 10톤의 눈물을 흘린 후 절 찾으신다면 스프를 버리고 바다소금으로 한강라면을 끓여 드리지요. Shearton의 동상과 Hilton의 유닉한 수백마리의 미운오리들을 보셨겠지요? 그래서 지금 카우보이Abel들이 좀처럼 진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수만명, 아니면 그보다 더 많은 지성들이 하루가 멀다 매일같이 자정과 이른 새벽을 오가며 쏟아지는 피로를 뒤로 소중하고 비옥한 자신의 정원에 수만개의 장미나무를 심던 수고를 혹시 알고 계셨습니까? 지붕을 뜯고 벽을 허물고 페인트를 칠하고 새정원에 구덩이를 파던 수많은 지성들의 얼굴들을 혹시 마주할 기회가 있었나요? 스치듯 그곳을 지나치던 당신이 이제는 기억조차 못하는 그 한 순간을 위해 자신의 소중한 소유물을 창고에 쑤셔넣던 그들의 간절한 눈동자를 혹시 보셨나요? 슬픔에 뒤틀린 위장으로 미칠듯이 쏟아지는 복잡한 감정의 기복과 식도를 수차례 오가는 뜨거운 눈물을 혹시 애써 삼켜 보신 적이 있을까요, 아니면 기름진 위장을 치료하고 무대에서 지친 하루를 치유할 달콤한 포도주를 바라셨나요? 디바는 책읽어주는 홈리스와는 어울리지 않지만, 그는 카우보이나 한국의 사소한 부조리 쯤은 언제든 꼬집을 수 있습니다. 상대의 부조리를 묵언하지 않는 자는 그들을 사랑하는 자 입니다. 예수가 그렇습니다. 영화 노트북을 보셨습니까? 노아와 앨리가 다툽니다. 노아가 앨리에게 설명합니다. 이렇게 다투고 치고박고 사는게 ‘우리’의 일상이라고, 그게 우리가 사는 방식인데 어떻게 하냐고. 노아는 설계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앨리는 그림을 그립니다. 그림의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One Fine Day in Granada. 당신에게 부와 명예가 보이셨다면 정상입니다. 네, 아마도 그랬을 거라는 생각이 이제는 명확해 집니다. 전 그날밤 정신없이 그라나다를 돌아다니며 쏟아지려는 눈물을 참느라 정말 고생했습니다. 언젠가 많은 세월이 흘러 그대가 정원에 장미나무를 심는 날이면 그 날 우리를 찾은 엄청난 충격과 놀라운 감격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리라 기대해 봅니다. 아니라면 차라리 사과나무라도 심으십시오, 저와 그들의 고뇌에 짓눌린 시간들과 또 애상에 젖은 우리의 주옥같던 하루의 수고를 기리기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그대에게 꿈같이 펼쳐진 몇달동안의 거대한 환상의 나날들이 언제 다시 그대를 찾을지는 기약해 드릴 수 없습니다. 헐리우드에서 수많은 스타들이 자신들의 중요한 스케줄을 포기하고 당신을 만나준 노고와 열정, 미안함과 안타까움, 안스러움과 복잡미묘한 사랑과 슬픔의 감정들 또한 잊지말고 기억하십시오. 왜 그랜슬램조차 초월한 대스타들이 당신같은 무명의 사회초년생을 기꺼이 만나주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십시오. 오랜세월 그들의 기피대상이자 증오의 대상이 누구였는지 떠올려 보신다면 생각보다 쉽게 결론에 이를 것입니다. 어쩌면 그대조차 대자적 시선의 주인공이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대종상은 대단한 상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반짝이는 트로피는 세상에 수없이 많지요. 당신이 바라는 것이 ‘대종상의 은빈’, 아니면 ‘영원한 디바 은빈, 알고보니 우리의 디바는 대종상도 받았구나’ 입니까? 자다 일어난 플라톤에게 트로피는 반짝이는 귀걸이겠지요. 왜 헐리우드였는지 아직도 모르시겠지요? 헐리우드는 크리스마스 장식에 사용된답니다. 제가 크리스마스에 연관된 세계문학까지 추천도서로 제주에서 사드렸는데 아직도 모르신다니 큰 실망입니다. 네, 제주에도 헐리우드가 자랍니다, 사진으로 자세히 설명해 드렸다시피. 늘 기억하십시오, 수많은 지성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저의 끝없는 한숨들이 만든 지상최고의 축복의 순간들이 그대에게 제약없이 봄비처럼 쏟아졌던 그 찬란한 수많은 날들을. 알고 계십시오, 그대로 인해 서로의 눈빛을 확인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릴 기회조차 없었다는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반드시 오랫동안 숙고하십시오. 그래서 당신의 삶이 금서와 같은 지독한 슬픔과 고독에 빠진다면 만성빈혈에 허덕이던 우리의 기수들이 고혈을 짜내며 힘겹게 젂어놓은 세계문학을 펼치십시오. 그대가 테스를 읽고, 그대가 제2의 성을 읽고, 그대가 제인에어를 읽고, 그대가 안네의 일기를 쓰고, 그대가 마침내 하녀이야기를 접한 후 버림받은 소행성 철학자의 장미나무를 심던 지성들의 뜨거운 눈물을 마침내 흘릴 수 있다면 부디 하바나로 찾아오십시오. 생에 처음 먹어보는 진귀한 파스타를 만들어 드리지요. 그리고 열심히 사십시오, 그것이 수백만명의 소중한 시간과 세월을 물거품으로 만든 당신의 몫입니다. 쉴새없이 스스로를 달련하고 가꾸어 당신이 꿈꿔온 세상을 해방일기에 적으십시오. 당신에게 불평은 엄청난 사치임을 잊지 마십시오. 정해진 답 아래 어린 그대를 모두는 무척이지 안타까워 했으나, 정답은 삶因緣을 대하는 우리의 행동이였음을 기억하십시오. 참으로 무더운 날 당신을 위해 두터운 인형 의상을 뒤집어쓰고 창피를 무릅쓴채 당신과 함께 땀을 흘리며 조국을 응원하던 당신의 사랑을 늘 존경하고 언제나 그에게 감사해하고 목숨을 걸어 평생 그를 아껴 주어야 하는 것은 부탁이 아닌 당신에게 주어진 당연한 의무임을 늘 상기하십시오. 아주 아주 먼 훗날 시인의 거울을 들여다보며 스스로가 너무나도 부끄러울 때 그대는 진정 사랑이 뭔지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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甲辰 - 夏至

2024. 7. 2. 01:41 from 六十干支

 

만지면 끝이 바스러질 듯한 판본, 훼손된 표지를 두꺼운 종이로 수선한 판본, 때로는 아예 새로 인쇄한 판본까지 정렬되어 있다. 저 초시간적인 책장에서 독자를 기다리는 책들의 운명이란 이런 것이다. 대출자가 없을 때는 코마 상태로 기거하다가 누군가 나타나 잡으면 아무리 오랜된 책이라도 일순간 생명력을 부여받는다. 영원한 망각의 물결에 도도히 합류했으면서도 부활의 가능성이 충만한 상태로 선택을 기다리는 위대한 언어적 창조물의 가치를 알아보는 독자는 소수이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남루하지만 기름진 문장들, 한때 어두웠지만 그 어떤 신간보다 대낮처럼 정직한 얼굴을 하고 있는 종이 뭉치들을 더듬으면서 나는 이 책들이야말로 나를 현실에서 꺼내줄 영혼의 도르래라고 생각했던 것도 같다. 미래의 독자가 망각하지 않는 오래된 책은 일종의 녹이 슨 작살이다. 복잡한 의미와 뒤엉킨 문장으로 적힌 글들은 한때 한 세대를 주도하는 물성으로 존재하다가 어느덧 커튼 뒤로의 퇴장을 명 받았지만 보이지 않는 휘장 뒤의 묵언 속에서 빛으로 가득한 책은 분명히 있었다. 굳어버린 빵 조각 같은 종합자료실 책의 문장을 하나씩 발라내 음미하면 그것은 최고의 풍미를 자랑하곤 했다. 오래된 책을 정기적으로 펼쳐 읽는 행위는 생의 곁길로 빠지면서 즐기는 잠깐의 군것질이 아니라 정신의 식탁에서 기꺼운 마음으로 즐기는 정찬의 의례에 가까웠다. 묵은내가 폐부 끝까지 전해지는 도서관을 에어포켓 삼아 숨 쉬어보는 몽상을 거듭한 나는 수은을 삼키고 불가사의하지만 흡족한 미소를 짓는 표정으로 귀가하곤 했다. 일회적이지 않고 영원성을 간직한 책들을 내 안에 꾹꾹 눌러 담고 나오는 날의 노을빛은 아름다웠다. 생활인으로서, 한 명의 독자로서 그것은 내가 일상을 살아가는 방식이었다. 책은 누군가의 삶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 금서는 세상이 온통 뿌연 때에 뜻밖의 색조를 띠며 세상의 불온함을 고발하는 초월적 문장의 합이었다. 그 책들은 한 시대와 불화했다. 금서라는 나침반이 가리키는 불화의 방향은 소수의 권력자가 탈취한 이념이었다. 금서의 작가들은 복종하지 않음으로써 세계와 독자에게 자유를 선물하고자 했다. 독자는 문장으로 적힌 지옥의 창문을 열어보면서 자유의 물결 속에 자신을 위치시킬 수 있다. 편협한 생각, 작가에 대한 권능자의 질투와 조바심이 금서를 만든다. 금서의 작가는 현실의 경계를 넘어서고자 힘썼던 초극적인 존재들이다. 그들은 안전하지 못한 책으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었다. 금서를 읽으며 여행하는 일은 곤경에 처했던 책들의 광휘 가득한 복권이다. 금서를 선택하여 읽는다는 것은 잊힐 뻔했던 인류의 가치와 미래 지향적인 진의를 제자리에 위치시키는 독자적 행위다. 독자는 망각의 물결에서 의식적으로 책의 불온함을 제거해준다. 이 위대한 일은 독자만이 해낼 수 있는 과업이다. 나쁜책

 

우리는 죽는다. 그것이 인생의 의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언어를 사용한다. 그것이 우리 삶의 척도가 될 수 있다. 토니 모리슨

 

낙관주의는 인류의 아편이다! 농담, 밀란 쿤데라” 

 

내 독서는 딱히 읽는 행위라고 말할 수 없다. 나는 근사한 문장을 통째로 쪼아 사탕처럼 빨아먹고, 작은 잔에 든 리큐어처럼 홀짝대며 음미한다. 사상이 내 안에 알코올처럼 녹아들 때까지. 문장은 천천히 스며들어 나의 뇌와 심장을 적실 뿐 아니라 혈관 깊숙이 모세혈관까지 비집고 들어온다. 너무 시끄러운 고독” 

 

 

Lecture 7-Eleven

 

나는 운명론을 말하고 있어. 

↘ 그래, 설계자가 제공한 자유의지란 양자학의 확률을 설명하지. 

 

그럼 최후의 심판은? 

↘ 시작은 사과라고 말했지? 그게 황금사과이면 어떻고, 혹 세잔의 사과라든지 또는 빌헬름 텔의 사과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거지? 

↘ 내가 오렌지 주스를 사마시기 위해 자판기에 지폐를 넣었어. 하지만 콜라가 나왔어. 

 

그럼 자판기를 설계한 사람의 실수라고 보아야 하나, 아니면 자판기를 관리하는 직원의 실수일까. 

↘ 자판기는 설계자의 작품이 아니야. 설계자는 우리가 레고놀이를 할 수 있게 Periodic Table을 선사해 주었지. 

 

설계자의 자연은 완벽하다는 말인가. 

↘ 가죽웃을 입은 우리는 씨앗을 대지에 뿌렸어. 하지만 설계자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어. 아담의 첫 피조물 아벨의 저주없이는 술과 식초가 너무 빨리 등장한다는 걸 말이지. 문제는 이후 인류가 너무 향신료에 빠져 가인처럼 신성한 대지를 피로 물들이고 있었다는 점이야. 그래, 상한 고기를 보존하기 위한 향신료는 농사에 지친 가인의 업業이라 볼 수도 있어. Periodic Table을 확장할 수 있는 물질들은 아마도 우유길에 차고 넘치겠지. 오르트 구름을 넘어서 평행세계를 꿈꾸는 칼 세이건의 보이져는 향신료에 미쳐 Starwar나 떠올리는 인류를 비웃고 있을지 모르지. 벌거벗은 가르공튀아가 되어버린 우리는 더이상 거인의 어깨에 올라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려고 하지 않지.  

 

불신과 구원을 어떻게 해석하지? 

↘ 설계자는 이렇게 물어올거야. 너의 결과는 오렌지였는데 왜 자몽으로 나왔니,하고 말이야. 그리고 ‘너’의 성장과정을 살피며 추가적인 설명을 하시겠지. 여기서 ‘넌’ 이같은 mineral이나 nutrition을 섭취하면 않됐어. 하지만 나는 너에게 자유의지란 특별한 선물을 주었지. 

 

우리에게 술이 필요할까. 

↘ 사실 술은 설계자의 축복이였어. 지속되는 각성상태에 지친 피조물이 풍년을 통해 얻은 술로 수면과 같은 망각에 빠져 괴로움으로 인한 죽음을 모면하는 것이라 보면 돼. 술에 취한 노아를 생각해 봐. 

 

성性에 대해서 우리 과감하게 토론해 볼 수 있을까. 

↘ 성에서 쾌락을 제거해 버린다면 그건 자손을 남기기 위한 일종의 노동으로 전략할 뿐이야.  

 

그렇다면 왜 부끄러움이 존재하지? 

↘ 샤워를 마친 후 스스로를 전신거울에 비추면 어색하고도 창피하지 않나? 창피하다, 부끄럽다,라는 사실을 인지함에는 우리의 ‘삶'이 ‘앎’을 향하고 있다는 증거지. 에덴의 ‘삶’엔 우물을 들여다보며 부끄러워하는 윤동주가 없어. 에덴의 동쪽과는 다른 ‘삶’이지. 낙원에는 가죽옷이 없지만 실낙원에는 가죽옷이 존재해. ‘가죽옷’이란 ‘피’와 ‘죽음’을 의미해. ‘앎’에 도달하기 위해 ‘삶’은 ‘죽음’을 관통해야 돼. 예수가 예수로 정의된 순간이 바로 오후 3시라는 점을 기억해. 그래, 너는 너라는 ‘삶’이야. 너를 타인이 정의하기 위해서 너는 ‘죽음’을 경험해야 돼. 그럼 ‘넌’ 결국 너라는 ‘앎’으로 완성되고 정의되는 거지. 네가 홍길동이 되고, 네가 로빈후드가 되려면 말초적인 본능을 낮추고 긍지와 희망의 자세로 후세의 귓감이 되어야 돼. 자연법을 빼고 일인층의 정의란 성립되지 않지. 그래서 무리에서 쫓겨난 외로운 사자는 정의롭지 않아. 사자를 공격하는 하이에나 무리에게 정의는 공존하지. 설계자의 자연법을 들여다 볼까. 설계자는 그의 열정과 수고가 담긴 피조물을 범하여 ‘피’와 ‘가죽옷’을 인류에게 제공했어. 하지만 정작 최초의 낙원에는 ‘선악과를 건들지 말라’,라는 단 하나만의 자연법만이 존재하지. 외롭던 아담(삶)에게 선악(앎), 즉 바른 것바르지 않은 것이 필요했을까. 설계자의 깊은 섭리란···

 

성장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성性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할 수 있을까. 

↘ 카프카의 ‘변신’은 너무 조신해. 차라리 수음으로 자신의 슬픔과 고통을 토로하는 포트노이가 솔직하다고 봐. 포트노이는 눈으로 이성을 탐하는 것, 즉 상대를 만지는 간음보다는 죄의식 속 수음이라는 쾌를 선택한 거야. 포트노이Portnoy는 프랑스의 오래된 성으로, ‘검은 문’을 뜻하는 프랑스어 ‘porte noir에 어원을 둔다고 합니다. 설계자는 우리의 왕성한 호기심을 위해 레고놀이를 우주 곳곳에 비밀리 숨겨 놓으셨지. 그래서 우리는 매일같이 레고 법을 만들어야 해. 단, 레고 십계명을 지키면서. 그러한 우리의 ‘삶’은 ‘앎’을 남기고 초신성으로 빛나는 거야. 성은 오감의 완성이야. 따라서 성은 사랑이라는 조건을 통해 오감을 100% 충족시킬 수 있지. (시각 87%, 청각 7%, 촉각 3%, 후각 2%, 미각 1%: 바다란···’) 그리하여 우리는 초인으로써 ‘나를 상대에게 기투하여’ 다이아몬드를 품은 초신성에 도달하는 것. 즉 성으로 육감을 확인하고 정반합을 실천하는 거지. 말하자면 테제와 안티테제가 성이라는 갈등을 통해 진테제로 초월되어 ‘정신’을 남긴다는 말이야. 남성이 테제냐, 여성이 반테제냐 따위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테지. 오감 중 가장 강력한 시각은 권력을 의미하지. 주체인 대자의 비밀스러운 시선이 객체인 즉자, 즉 터부시하는 타자의 치부를 목격하면서 지옥을 경험하게 되는 거야. 관객이 관중과 다른 점은 화자와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지. 밝은 방에서 카메라 루시아Lucida를 사용하려 했지만, 결국 닫힌 방에서 카메라 옵스큐라obscura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어. 율리시스가 바다Il Mare에 남겨진 이유로는 충분하다고 볼 수 있지. 그래, 철학이 어려우면 ‘삶’이 어려워져. 플라톤이면 족하고, 아리스토텔리스의 과학이면 충분해. 그럼 우리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다다른, 그가 가닿은 설계자의 레고놀이를 완성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 2차 향신료 전쟁 후 ‘열락과 신열의 들뜬’ 인류에게 남겨진 건 오직 허무주의 뿐이야. 결국 마약이 즐비했고, 아무도 설명할 수 없는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가 유행처럼 번지지. 피카소의 규비즘이나 색의 마법사 샤갈의 작품과는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몇천년 동안 매일저녁 낙조를 관조하면서 장방정식을 잘못 풀어내고 겨우 윤년을 더해 가까스로 그레고리력 시간을 정의한 인류가 과연 무의미하고도 허무한 슈퍼노바 공식을 완성하였다하여 허수시간을 이해할 수 있다거나 그리하여 과연 그것을 ‘삶에 적용할 수 있을까. 

 

자유가 무엇인가를 의미한다면 그것은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지 않는 것을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조지 오웰” 

↘ 내가 쓰고 싶은 것, 내가 써야하는 것, 그리고 내가 쓸 수 없는 것들을 제외하면 너에겐 결국 슬픔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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