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tlemen, what is reconciliation?
“끈끈한 우정이 어느 순간에 완전히 맺어지는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거대한 배에 물이 한 방울 한 방울 스며들다가 마침내 마지막 한 방울이 더해짐으로써 가라앉기 시작한다. 마찬가지로 우정이라는 것도 서로 주고받는 친절함이 계속된 끝에 어느 순간엔가 두 사람의 가슴이 하나로 만나는 것이다. 새뮤얼 존슨의 생애, 제임스 보스웰”
“신념의 바다는 한때 이 지구상에 충만했다. 모든 해안을 둘러쌌다. 그러나 지금은 움츠러든 비탄의 울부짖음, 구차하게 이어 나가는 흔적의 힘겨운 호흡, 밤바람 끝없이 황량한 해안에서 온통 벌겨벗겨진 을씨년스러운 세상에. 도버 해안, 메튜 아놀드”
거대한 강들과 어느 이름모를 강들과 그렇고도 그리한 사소하고도 온갓 새로우며, 고유하고도 눈부시던 우리들의 강들의 영원이자 기적같던 어제의 잔향을 지우려는 깊고 습한 새벽 안개의 춤사위가 우리에게 주어진 새날에 살며시 고개를 내밀어 하루의 시작에서 잔잔한 감명으로 요동친다. 어김없이 일출이 떠오른 우리의 새로운 아침을 새하얀 백지에 채우려는 이 길고도 오래된 강이 오늘도 어제처럼 또 한번 바다를 그리고, 언제라도 아름다움과 뜻밖의 현란함으로 우리를 유혹하여 검푸른 파도와 반짝이는 해변에 유년의 추억이 가득한 모래성을 장식하여 또 한차례 혼란스러운 너와 나의 미흡하고 부질없는 영혼을 저멀리 희미한 수평선의 푸르름으로 다시금 인도할 것인가. 나는 거듭되는 바다의 간절한 외마디에 비명같이 날카로운 너의 오늘이 파도 끝 지평선에 어김없이 가닿기를 바라며 나를 오늘도 그곳으로 처절히 내던져 본다.
“아 사랑이여. 우리를 진실되게 하라. 우리 서로를! 세상을. 우리 앞에 놓인 환상의 거짓은, 현란한 아름다움은, 새로움은, 진실로 아무런 기쁨도, 사랑도, 은총도, 확신도, 평화도. 그리고 고통을 막는 방패도 아닐지니. 우리는 지금 이 어두컴컴한 대지에서, 저항과 탈출의 혼란에서 무지와 맹목의 전쟁터에서, 이 기나긴 밤에......”
치유를 위한 독서
“우리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들과 같기 때문에 고대인들보다 더 많이 그리고 더 멀리 볼 수 있다. 베르나르 사르트르”
↘ “우리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있는 난쟁이들과 같기 때문에 거인보다 더 많이, 그리고 더 멀리 있는 사물을 볼 수 있지만 이는 우리 시력이 좋기 때문도 아니고, 우리 신체가 뛰어나기 때문도 아닌, 거인의 거대한 몸집이 우리를 들어 올려 높은 위치에 싣고 있기 때문이다. 디에고 데 에스텔라”
↘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는 거인 자신보다 더 멀리 볼 수 있다. 로버트 버튼”
↘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는 거인보다 더 멀리 본다. 허버트”
↘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라. 뉴턴”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거야. 셰익스피어”
↘ 왜 그렇게 생각하지? 과정 따윈 중요하지 않던 우리는 설계자가 아닌 피조물이여서? 빛의 제곱을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까, 「중력과 은총」없이. 태양이 오늘도 시간을 태워버린다고? 시간이란 그저 빛의 이동일까, 아니면 빛이 있으므로 존재하는 것일까. 중요한 건 시간이란 상대적이라는 점이지.
“모든 사랑은 명장면이다, 지나쳤어도 지켜냈어도. 응용일기, 김용성”
↘ 나의 봄은 명장면이였을까, 지나쳤고 지켜내지 못했어도. 나에게 봄이 필요했을까, 「침묵의 봄」이 모두에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다가왔다면.
“누군가를 사랑하면 다 써야 하는 몫이 있는가 봐. 우리는 사랑하면서도 그 마음을 아끼고, 덜 표현하고 당연히 알겠거니 하며 남겨두곤 하지. 그 마음이 고스란히 이별 뒤에 찾아와 남은 만큼의 사랑을 혼자 하게 만드는 것 같아.”
↘ “이별이 왜 힘든지 알았어. 사랑을 하는동안 다 쓰지 않고 남겨두어서 남은 사랑을 다 쓰느라 그랬던거야. #혼자서”
“나한테 바라는 거 없어?”
↘ “너는 나에게 추억이 되지 마라. #님아”
“왜 이렇게 술을 마셔. 그런다고 잊어지냐?”
↘ “잊으려고 마시는 거 아냐. #잊혀져서 마시는 거야”
“혼자 있으면 혼자여서 좋고 둘이 살면 둘이 살아서 좋고 애가 있으면 애가 있어서 좋고 애가 없으면 없어서 좋습니다. 법륜”
↘ 사랑하는 것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 어떻게 이런 사랑까지 해야하는 건지 막막하기도 하다. 자기 자신도 모르는 상대에게 낭설과도 같은 「사랑의 기술」을 설명해야 한다는 사실이. 그리하여 사람이 사람을 미워하는 게 얼마나 힘들고 무거운 일인지 경험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이, 미워하는 마음이 얼마나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일인지 조차. 그리하여 적당히 힘든 날, 눈물을 포기한 어떤 하루에 떠오르는 용서가 결국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우리의 시간의 공간 속 사랑을 포기하게 만든다는 것조차 알려줘야 한다는 사실을. 그래도 사랑하라,는 말을 아직 사랑하지 못하는 한 여름 밤의 빈칸에서. #한 여름 밤 꿈의 부재
“널 위해 내가 얘기 하나 해 줄까? 잠깐 앉아서 쉬자. 비극 중의 비극이지. 아주 옛날에 국왕이 연회를 열었는데 국내의 미인들은 전부 초대를 받았지. 그런데 국왕의 호위병사가 공주가 지나가는 걸 보았어. 미인 중 공주가 제일 예뻤고 병사는 사랑에 빠지고 말았지. 하지만 공주와 일개 병사의 신분 차이는 엄청났지. 어느 날 드디어 병사는 공주에게 말을 걸었어. 공주없는 삶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야. 공주는 병사의 말에 깊은 감동을 받았어. 공주는 병사에게 말했지. 그대가 100일 밤낮을 내 발코니 밑에서 기다린다면 기꺼이 그대에게 시집을 가겠어요. 병사는 쏜살같이 공주의 발코니 밑으로 달려갔어. 하루, 이틀, 10일, 20일이 지났지. 공주는 창문으로 줄곧 봤는데 병사는 꿈쩍도 안 했어.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눈이 오나 변함이 없었지. 새가 똥을 싸도 벌한테 쏘여도 움직이지 않았어. 그리고... 90일이 지나자 병사는 전신이 마비되고 탈진상태에 이르렀어. 눈물만 흘릴 뿐이었지. 눈물을 억제할 힘도 잠을 잘 힘도 없었던 거야. 공주는 줄곧 지켜보았어. 드디어 99일째 밤 병사는 일어서서 의자를 들고 가버렸어.”
↘ “마지막 밤에요?”
“그래, 마지막 밤에. 이유는 나도 모르니 묻지 마라. 네가 이유를 알게 되면 가르쳐 주렴.”
↘ 그가 물었지, 사랑은 어떻게 충전하는 거냐고. 그래서 알려주었지, 슬픔의 공간을 채우던 행복이라는 추억의 장소라면 가능하다고. 그러다가 가슴에 물기가 사라지는 그런 날부터는 화분을 키우고 빛바랜 헌책의 벤즈알데히드와 번져버린 문자로 나를 중독시켜 버린다고. 바다를 찾는다면 소금에도 중독될거라고.
그대는 앎이고, 나에게는 아름다운 이론이 필요하지. 미의 이론이란 심미적인 어떤 것, 아마도 당신이 존재하는 삶을 사랑하는 것을 말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