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나려, 슬픈것처럼 창 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우에 덮인다. 방안을 돌아다 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정이 하얗다. 방안에까지 눈이 나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처럼 홀홀이 가는 것이냐, 떠나기 전에 일러둘 말이 있던것을 편지를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밑, 너는 내 마음 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냐. 네 쪼고만 발자욱을 눈이 자꼬 나려 덮어 따라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국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국을 찾아 나서면 일년 열두 달 하냥 내 마음에는 눈이 나리리라. 눈 오는 지도」, 윤동주

눈이 내린다. 새하얀 눈이 고요에 잠긴 새까만 대지를 쉴 새 없이 두들기고, 하염없이 쏟아지는 첫눈은 꺼져가던 낡은 기억의 방아쇠를 완고히 잡아 당긴다. 휑하니 찰나를 가르며 허공을 긋는 눈꽃의 배회, 가로수가 쏟아내는 빛에 반사되어 쉴 틈 없이 반짝이는 백설의 기별, 또 모진 눈보라를 결연히 수용하는 어둠의 정적이 쉬이 깊은 침묵으로부터 빗여낸 은밀한 옛 자취의 편린들, 및 지긋히 반짝이며 투명한 빛의 실루엣을 수직으로 쏟아가는 일월의 경적은 이제는 덧없이 표류하는 빛바랜 순간들의 궤적과 일촉즉발의 위태로운 지난 삼동의 표상을 가만가만 지면에 띄우며 분만한 일상의 초상을 비루하게 몰아친다. 포효하는 밤하늘 별빛들 아래 거리마다 울려 퍼지는 은종소리는 못다 한 님과의 시간을 조롱하는 듯 매서운 바람에 휘청거리며 골목 사이사이를 이리저리 휘젓고, 식어가는 대지의 숨결을 가로챈 한기는 무료하고도 을씨년스런 적막한 거리를 버젓이 누비며 멍울진 아득한 회상을 허무하고도 맹랑히 쳇바퀴 돌게 만든다. 

보여주겠다. 분지의 벌판 끝에 서 있는 눈사람 같은 자세를 보여주겠다. 귀 기울여 줄 것, 누가 와서 이 쓸쓸함을 지적해다오. 저무는 황혼으로 내 사랑을 죄다 보여주겠다. 겨울, 저무는 황혼의 아름다움」,  이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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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리며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홀로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이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 지나 마른 나무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 같이. 「가을의 기도」, 김현승”

그대의 반짝이는 두 눈에 담긴 분주한 동녘은 지금쯤 온갖 수려함으로 가득찬 눈부신 자연의 계절일 것이고, 따사로운 소추의 햇살이 내려찌는 그대의 널따란 두 어깨 위에는 계절의 틈바구니에서 피어오른 아련함과 터울거리는 화창함이 기적처럼 들썩일 것이고, 소박한 햇살이 어루만지는 그대의 두 다리를 인도하는 그 아기자기한 골목에는 계절의 넋을 다스리는 오색의 단풍들이 하얀 억새 사이를 말없이 소용돌이치고 있을 것이다. 낯익은 그대의 얼굴, 어색하기만한 너의 이름, 듣고 싶은 당신의 목소리가 떠오르면 공손한 건들마 한 자락이 들녘에 하늘거리며 애수를 자아내는 노란 들판을 넘나들고, 천고마비의 계절이 그리움과 함께 황금빛 물결을 이루면 다가오는 깊은 가을은 기별없는 낙엽이 오롯이 절정에 이르를 것이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읍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별 헤는 밤」, 윤동주”

풍요로운 계절이 찾아오면 곱게 물들은 오색의 낙엽들이 갓맑은 하늘아래 제각기 자신만의 용모와 자태를 뽐내기 여념없고, 황금벌판을 흩날리는 코스모스가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청초한 가을의 완연함을 도드라지게 한다. 쑥부쟁이 꽃피고 구절초가 열매를 맺으면 풍요와 빈곤이 공존하는 이 계절이 어느덧 무르익어 때를 기다리던 철새가 창공을 가르고 분주해진 농부는 추수를 위해 숨 쉴 새 없이 논밭을 오고간다. 남겨진 가을 한 칸, 몰래 타들어가는 붉은 노을처럼 잔잔한 애수에 젖어 나 영원을 향한 그리움을 채워가고, 조용히 대지에 내려앉아 새날을 기다리는 낙엽들은 어둠이 파고든 애초로운 가로등 거리를 배회하며 가을의 끝자락에서 적막과 쓸쓸함을 나지막히 속삭여 온다.

 


“인생을 살되 젊거나 늙거나 저 참나무처럼 봄엔 눈부신 황금빛으로, 여름엔 무성하지만 가을이 찾아오면 색깔이 은근한 빛을 가진 황금빛으로 다시, 마침내 나뭇잎이 다 떨어진 그 때 보라 벌거벗은 줄기와 가지 적나라한 그 힘. 「참나무」, 알프레드 테니슨”

조용히 사색하는 오후, 사뿐 내리비치는 낙조가 파스텔 빛깔의 사물들을 빗어내어 더없이 눈부신 계절의 위용을 들어내며 가을향기가 물씬한 한 폭의 그림같은 단풍길을 열어준다. 일엽지추, 한가득 쌓인 낙엽을 자박자박 쓸어 밟으며 거리를 나설때면 어디선가 울어대는 귀뚜라미가 계절의 시작을 알리고, 등화가친, 귀가하지 않고 선선한 마을 어귀에서 친구들과 시끄럽게 장난치는 꼬마 또한 계절의 묘미에 한껏 동화된다. 돌담길 옆 기울어진 단풍나무 가지아래 연인들의 춘화추월 랑데부, ‘봄에는 꽃이고 가을에는 달’이라 어스름한 달빛아래 월하정인 달맞이 놀이 가는구나. 

일엽지추一葉知秋: 하나의 나뭇잎을 보고 가을이 옴을 안다는 뜻으로, 조그마한 일을 가지고 장차 올 일을 미리 짐작함.
등화가친燈火可親: 등불을 가까이할 만하다는 뜻으로, 서늘한 가을밤은 등불을 가까이 하여 글 읽기에 좋음을 이르는 말. 
춘화추월春花秋月: 봄철의 꽃과 가을철의 달이라는 뜻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이르는 말.
월하정인月下情人: 달빛이 침침한 한밤중에, 두 사람의 마음은 두 사람만이 안다. “月沈沈夜三更 兩人心事兩人知. 「月下情人」, 신윤복”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얹으시고 들녘엔 바람을 풀어 놓아 주소서.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명하소서. 이틀만 더 남국의 날을 베푸시어 과일들의 완성을 재촉하시고, 독한 포도주에는 마지막 단 맛이 스미게 하소서.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혼자인 사람은 그렇게 오래 남아 깨어서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이며, 낙엽이 흩날리는 날에는 가로수들 사이로 이리저리 불안스레 헤매일 것입니다. 「가을의 시」, R.M. 릴케”

맑고 높은 만추의 하늘아래 열매들이 무르익는 결실의 계절이 찾아와 무료한 일상을 두두리면, 온통 웃긋불긋한 단풍으로 물들은 산천과 시원한 바람에 선선해진 거리가 모두를 억누를 수 없는 방랑벽에 들뜨게 만든다. 붉은 빛의 낙엽수림과 오렌지색 사탕단풍으로 덮인 산야는 바람에 나부끼어 흩날리는 낙엽들로 수려한 산색을 지천에 알리고, 여기저기 가을소풍 나온 야생들은 짙게 물들어가는 풍경을 뒤로 깊은 사색에 빠져든다. 가을햇살이 쏟아지는 조용하고 호젓한 산길을 따라 걷다보면 나무마다 매달린 단단한 과육의 야생열매가 오색빛을 띠며 모두를 유혹하고, 다가올 계절을 분주히 준비하는 동물들은 둥지를 단열하고 영글은 곡식들을 수확하기에 여념이 없다. 곧 덧 없이 사라져 버릴 이 분주하고도 아름다운 계절, 아쉬움과 희열이 교차하는 어느 차분한 오후가 찾아오면 나 말없이 떠나간 님을 떠올리며 이 가을을 담아 겸허한 마음으로 또박또박 한장의 편지를 적으리라. 

 


“Ⅰ. 머잖아 우리는 차가운 어둠 속에 잠기리니, 잘 가라, 너도 나도 짧았던 우리 여름철의 눈부신 햇빛이여! 나는 벌써 들노라, 처량한 소리 높이 울리며 안마당 돌바닥에 떨어지는 나무소리를. 분노와 증오, 떨림과 두려움, 힘겹고 강요된 고역, 이 모든 겨울이 이제 내 존재 속으로 되돌아오니, 나의 심장, 극지의 지옥 비추는 태양처럼, 한낱 얼어붙은 덩어리에 지나지 않으리라. 나는 듣는다, 몸을 떨며 장작개비 떨어지는 소리를, 교수대 세우는 소리도 이토록 더 육중하지는 않으리. 내 정신은 지칠 줄 모르는 육중한 소리가 나는 망치에 허물어지는 저 탑과 같구나. 나는 몸이 뒤흔들린다. 이 단조로운 울림 소리에, 어디선가 급히 관에 못질 하는 소리를 듣는 듯하다. 누구를 위함인가? ㅡ 아 어제는 여름, 이제는 가을이 왔구나! 저 신비로운 소리는 출발처럼 울린다. Ⅱ. 나는 사랑하노라, 갸름한 당신 눈에 비치는 푸르스름한 빛을. 정다운 미인이여, 하지만 오늘 내게는 모든 것이 슬프고, 아무 것도, 당신의 사랑도 규방도, 난로도 바다 위에 반짝이는 태양만은 못하다. 그렇지만 사랑해 다오, 다정한 사람이여! 어머니가 되어 다오, 내 비록 은혜를 모르고, 심술궂은 놈이라도. 애인이라도 좋고 누이라도 좋고, 해맑은 가을볕이건 저무는 햇볕이건 그 덧없는 다사로움이 되어 다오. 인생은 덧 없고 허기진 무덤만 기다리나니, 아! 당신의 무릎 위에 내 이마를 올려놓고, 따가운 흰 여름을 그리워하며, 만추의 따스한 노란 햇살을 맛보게 하여 다오! 「가을의 노래」, 보들레르”

찬란했던 우리의 여름은 가고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수확의 계절이 돌아왔으니, 황금마차 탄 하데스가 찾아와 데메테르의 슬픔이 시작되기 전 들판에 부는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천사의 미소같이 맑은 가을하늘 아래 수확의 기쁨 누려보리라. 들녘에는 황금물결이 일렁이고 들판에는 가을걷이가 한창인 농부가 눈코 뜰 새 없이 움직이며 입가에 미소를 띠운채 콧노래 흥얼거리니, 벌판에 서리가 내리고 페르세포네가 긴 여행을 떠나기 전 서둘러 오색의 화려함으로 유혹하는 들과 산으로 단풍놀이 떠나보리라. 포근한 가을 햇살 한줌이 창가에 속살거리고 시원한 바람 한줄기가 이 가을의 화창함을 노래하니, 나 겸손하고도 부유한 마음으로 지난 여름의 추억과 이 가을의 향기를 당신에게 적어 보내리라.   

 


“추억 추억이여 나에게 어떻게 하라는가? 가을은 흐린 하늘에 지빠귀를 날리고 태양은 하늬바람이 부는 황파의 숲에 단조로운 빛을 던지고 있다. 우리는 단 둘이서 꿈꾸며 걷고 있었다. 그대와 나 머리와 마음을 바람에 나부끼고 느닷없이 감동의 시선을 던지며 시원한 황파의 소리가 말했다. ‘그대와 가장 행복한 때는 언제였는가’ 그 소리 천사의 그것처럼 부드럽고 낭랑하게 울려퍼졌다. 내 신중한 미소가 이에 답했다. 그리고 경건하게 그 흰 손에 입맞추었다. 아! 처음 핀 꽃 얼마나 향기로운가. 그리고 연인의 입술에서 새어나오는 첫 승낙이 얼마나 마음 설레게 하는 아름다운 속삭임인가. 「돌아오지 않는 옛날」, 폴 베를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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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비 닿은 신록의 계절 즈음 우거진 만록의 푸른너울 솔바람따라 달갑게 속살거리고, 다사롭게 내리쬐는 한낮의 볕발에 녹음의 신비 피어올라 도약하는 생명들 앞다퉈 유록빛 사랑의 인사 나눠온다. 너도나도 오채의 여름살이 푸른빛 천지에 입혀지고, 아름드리 소나무 숲속 들끓는 날벌레들이 화성을 이루어 금성옥진 쏟아낸다. 하늘의 한가운데 터질듯한 뭉게구름 그대의 향기처럼 피어나고, 계절을 잊은 살사리꽃 울긋불긋한 그대의 표정마냥 들판을 휘날린다. 계절이 지나가는 거리마다 화용월태의 그대 닮은 수려하고 높다란 화단과 그대의 눈물같이 투명한 이슬을 담은 꽃들이 제피로스 서풍에 휘감겨 꽃향기 온 세상에 만발한다. 
 
볕발: 햇발. 사방으로 뻗친 햇살

유록柳綠빛: 봄날의 버들잎의 빛깔과 같이 노란빛을 띤 연한 초록빛
여름살이: 여름옷
금성옥진金聲玉振: 시가詩歌나 음악의 아름다운 가락
살사리꽃: 코스모스
화용월태花容月態: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과 맵시

 

 

“서늘하고 달 밝은 여름밤이여. 구름조차 희미한 여름밤이여. 그지없이 거룩한 하늘로서는 젊음의 붉은 이슬 젖어내려라. 행복의 맘이 도는 높은 가지의 아슬아슬 그늘 잎새를 배불러 기어도는 어린 벌레도, 아아 모든 물결은 북받았어라. 뻗어뻗어 오르는 가시덩굴도,  희미하게 흐르는 푸른 달빛이 기름 같은 연기에 멱감을러라. 아아 너무 좋아서 잠 못 들어라. 우긋한 풀대들은 춤을 추면서 갈잎들은 그윽한 노래 부를 때, 오오 내려 흔드는 달빛 가운데 나타나는 영원을 말로 새겨라. 자라는 물벼이삭 벌에서 불고 마을로 운 슷듯이 오는 바람은 눅자추는 향기를 두고 가는데, 인가들은 잠들어 고요하여라. 하루 종일 일하신 아기 아버지, 농부들도 편안히 잠들었어라. 영 기슭의 어둑한 그늘 속에선 쇠스랑과 호미뿐 빛이 피어라. 이윽고 식새리의 우는 소리는 밤이 들어가면서 더욱 잦을 때, 나락밭 가운데의 우물가에는 농녀農女의 그림자가 아직 있어라. 「여름의 달밤」, 김소월”

 


하늬바람이 몰고온 소나기가 찰라를 스치고 나는 후덥지근한 공기를 쓸어내리는 칠석의 빗줄기를 맞으며 “은하수 아득한 저 노을 밖, i” 허황된 한 여름밤의 꿈을 망상한다. ‘굳게 닫힌 월궁은 빛을 비추지 않고, 적룡은 미끄러워 탈 수 없고, 청조의 젖은 날개는 날아오를 수 없지 않는가. 오작교가 있는 정원에서 꾀꼬리가 밤새 노래를 부르고, 헤스페루스에 미쳐 몸이 후끈 달아오른 아우로라가 꽃 만발한 긴 들판을 가로질러 밤을 휘몰아쳤으니 곧 먼동이 틀 새벽이 아닌가. 자자 요정들아, 동이 틀 때까지 이 댁 구석구석을 누비어 견우와 직녀의 신혼 초야를 축복하고 백년해로를 위해 경쾌하게 춤추고 노래하라.’ “헤이-호, 헤이-호 노래하라. 푸른 호랑가시나무에게 우정은 위선이고 사랑은 어리석을 뿐. ii”

 

인용.참고: 칠월칠일우 i, 서동시집 - 괴테, 뜻 대로 하세요 - 셰익스피어 ii, 한여름밤의 꿈 - 셰익스피어 

동서남북: 새, 하늬, 마, 높

호랑가시나무: 크리스마스트리로 많이 쓰고 관상용으로 재배한다

 

 

“너는 죽어 별이 되고 나는 살아 밤이 되네. 한 사람의 눈물을 기다리기 위하여 모든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통곡하는 밤은 깊어, 강물 속에 떨어지는 별빛도 서러워라. 새벽길 걸어가다 하늘을 보면, 하늘은 때때로 누가 용서하는가. 너는 슬픈 소나기, 그리운 불빛. 죽음의 마을에도 별은 흐른다. 「여름밤」, 정호승”

 

 

거침없이 뙤약볕을 쏟아내는 심술굳은 낮별에 항의하듯 갯바위 위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하얀 포말들을 시원스레 게워낸다. 모래밭 여기저기 남겨진 이름모를 누군가의 흔적마냥 이곳에 남겨진 우리들의 지난 여름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이에 기지개를 켠 외로움은 그대가 버려두고 가신 추억들로 하루를 추스린다. 기암괴석과 조개껍질들이 수놓은 인적 없는 하얀 백사장을 거닐고 에메랄드빛 파도가 밀려 오고 아릿한 뱃고동 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지면, 바다의 수평선 너머로는 어느덧 아름다운 일몰이 오래된 그대와의 시간들과 함께 기억저편으로 사라져가는 것을 아쉬워한다. 그대가 좋아하던 밤하늘 빛나는 별처럼 저 멀리서 쉴새없이 깜빡거리는 등대가 시아를 맴돌고 거칠은 파도소리가 내리 귓가에 울려 퍼지면, 지나온 날 우리가 함께 모래 위에 새기던 작은 소망들 또한 뇌리를 천천히 스쳐 지나 어느세 눈시울이 붉어진다. 과연 우리의 여름은 정처없이 흔들리는 저 파도처럼 푸르렀는지, 과연 우리의 지난 여름은 저 지평선 넘어 하늘처럼 검푸르렀는지, 과연 우리의 여름은 푸른 신록의 계절처럼 싱그러웠을지. 

 

 

“푸른 여름날 저녁 무렵이면 나는 오솔길로 갈 거예요. 밀잎에 찔리며 잔풀을 밟으며 꿈꾸는 사람이 되어 발치에서 신선한 그 푸름을 느낄 거예요. 바람이 내 맨머리를 흐트러뜨리도록 내버려둘 거예요. 나는 말하지 않을 거예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끝없는 사랑이 내 영혼 속에서 솟아오를 거예요. 그리고 나는 멀리 떠날 거예요. 아주 멀리 마치 보헤미안처럼 자연을 따라 마치 그녀와 함께 있는 듯 행복할 테죠.  「감각」, 랭보”


청조한 흰 백합이 피면 난 눈처럼 흰 그대의 고운 살결을 떠올리고, 정렬적인 분홍 플록스가 자라나면 난 아름다운 그대의 엷은 분홍빛 입술이 생각나고, 새침한 파란 수국이 고개를 들면 난 사랑의 제스처에 새초롬한 그대의 표정을 기억하고, 화려한 노란 다알리아가 꽃망울을 터트리면 난 꽃단장한 그대의 우아한 모습이 생각나 마냥 가슴이 뛰어온다. 너의 설부화용, 나는 들판을 거닐며 발치에 스치는 야생화에서 너를 향한 자욱한 그리움이 밀려들고, 당신의 단순회치, 나는 들판을 수놓는 흰꽃 나무들을 바라보며 몹시도 보고싶은 당신을 그리며 어느 틈에 돋아난 하얀 찔레꽃과 활짝 핀 함박꽃 가득한 교교한 고샅길에서 서성이다 오늘도 기약없는 그대를 애타게 그리워한다. 
   
설부화용雪膚花容: 눈처럼 흰 살결과 꽃처럼 고운 얼굴
단순회치丹脣皓齒: 붉은 입술과 하얀 치아, 아름다운 얼굴

 

 

“초록색 물통 가득 춤추며 일어나는 비누거품 속에 살아있는 나의 때가 울며 사라진다. 나는 참 몰랐었다 털어도 털어도 먼지 낀 내 마음속, 너무 오래 빨지 않아 곰팡이 피었음을. 살아있는 동안은 묵은 죄를 씻어내듯 빨래를 한다, 어둠을 흔들어 헹구어 낸다. 물통 속에 출렁이는 하늘자락 끌어올려 빳빳하게 풀 먹이는 나의 손이여. 무지갯빛 거품 속에 때 묻은 날들이 웃으며 사라진다. 나는 참 몰랐었다 털어도 털어도 먼지 낀 내 마음속, 너무 오래 빨지 않아 곰팡이 피었음을. 살아있는 동안은 묵은 죄를 씻어내듯 빨래를 한다. 「빨래」, 이해인”

 

 

만 이랑의 푸른물결萬頃蒼波, 나의 시선은 파도를 가르고 해질녘 서쪽 하늘의 밝은 별이 물결에 잠기는 곳으로 뻣어간다. 외로운 순례자 어둠의 공포로 가득한 험한 바다 위 작은 조각배만을 의지한 채 고독에 잠겨 하늘의 별을 우러러 보고, 별빛이 흐르는 파도결 따라 어둠을 몰아내며 아직껏 이른 해돋이를 기다려 본다. 나는 빛나는 저 별을 보며 과거를 추억하고, 또 나는 빛나는 저 별빛 아래 행복의 섬에 다다라서 옛 친구인 위대한 아킬레스를 만나볼 헛된 미래를 꿈꾸며, 또 나는 빛나는 저 별을 벗삼아 포효하는 바다에서 묵묵히 키를 잡고 어스름한 새벽을 품어 홀로 까만 이 밤을 차분히 넘어본다.  

인용.참고: 만경창파 - 한없이 넓고 넓은 바다, Venus, Stella,아폴론, 인상 - 해돋이, 율리시스 - 알프레드 테니슨


“함께 배를 띄웠던 친구들은 사라져가고, 고향을 떠나온 세월도 메아리없는 바다 뒤편에 묻어둔채. 불타는 태양과 거센 바람이 버거워도, 그저 묵묵히 나의 길을 그 언젠가는 닿을수 있단 믿음으로. 난 날 부르는 그 어느 곳에도 닻을 내릴 순 없었지. 부질없는 꿈 헛된 미련, 주인을 잃고 파도에 실려 떠나갔지. 난 또 어제처럼 넘실거리는 순풍에 돛을 올리고,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날 지켜주던 저 하늘의 별 벗삼아서. 나 또 홀로 외로이 키를 잡고 바다의 노래 부르며 끝없이 멀어지는 수평선, 그 언젠가는 닿을수 있단 믿음으로. 고독한 항해

“나는 신록의 새 잎새를 단 어린 나무 같은 청신한 모습이 되어 성스럽고 거룩한 물결 사이에서 돌아와 별을 향해 올라가려하고 있었다. 「신곡 - 연옥편 33곡」”

 

 

늦은 오후 터질듯 풍선처럼 부풀어오른 일몰이 한가한 가로수 길에 쏟아질 때, 나 그대의 하루를 상상하며 대지로 스며드는 노을의 징검다리가 되어준 지평선을 향해 발걸음을 뗀다. 화단에 피어난 해바라기가 하늬바람에 흔들리고 느티나무 가지에 앉아 휴식을 취하던 제비가 한껏 목청을 높이면, 나 목가적인 풍경 속에 빠져버린 거리에서 그대의 소소한 일과에 차분한 기쁨과 작은 행복들이 깃들길 소원하며 시야에서 점점 사라지며 어둠을 토해내는 오늘을 못내 아쉬워한다. 그대의 빈자리가 채워지지 않는 오늘도 나 보헤미안처럼 어김없이 거리를 활보하고 유랑객처럼 하루를 도르는 지친 내 영혼은, 기약없는 우리의 찬란한 재회를 꿈꾸며 스며드는 어둠에 넌지시 몸을 실고 차오르는 그리움을 도닥도닥 잠재워 본다.

 

 

“비오는 날, 전에는 베를렌의 내 가슴에 눈물의 비가 온다고 그 노래를 불렀더니만. 비오는 날, 오늘, 나는 ‘비가 오네’ 하고 말 뿐이다. 비오는 날, 오늘, 포플러나무 잎 푸르고 그 잎에 그늘에 참새무리만 자지러진다. 잎에 앉았던 개구리가 한 놈 첨벙하고 개울로 뛰어내린다. 비는 싸락비다, 포슬포슬 차츰, 한 알, 두 알, 연달려 비스듬히 뿌린다. 평양에도 장별리(將別里), 오는 비는 모두 꼭 같은 비려니만 비야망정 전일과는 다르도다. 방 아랫목에 자는 어린이 기지개 펴며 일어나 운다. 나는 ‘저 비오는 것 보아!’ 하며 금년 세 살 먹은 아기를 품에 안고 어른다. 석양인가, 갓틈 끝 아래로 모여드는 닭의 무리, 암탉은 찬비 맞아 우는 오굴쇼굴한 병아리를 모으고 있다. 암탉이 못견디게 꾸득인다. 모이를 주자. 「비오는 날」, 김소월”

 

 

비가 내리고 그리움이 흐르고 거리는 유록빛 수채화로 물들어 간다. 비가 내리고 너를 보고싶고 빗물 머문 능소화가 처연하게 아름답다. 비가 내리고 너를 동경하고 함초롬한 골목에 애잔한 음악이 흐른다. 비가 내리고 사랑은 아프고 아늑한 바람이 생동하는 계절을 휘감는다. 비가 내리고 슬픔에 잠기고 황혼을 맞이한 하루는 잿빛을 토한다. 비가 내리고 눈물을 떨구고 천연한 하늘은 어둠의 장막을 펼친다. 비가 내리고 너는 떠나고 흐린 하늘엔 그대가 사랑한 별들이 하나둘 떠오른다. 비가 내리고 창백한 별빛이 흐르고 촉촉한 은하수는 잔잔한 애수를 자아낸다. 한바탕 비가 내렸고 한 번쯤 하늘은 슬펐고 한차례 구름은 눈물을 쏟았던 어느 여름 날.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사랑의 물리학」,  김인육”

 

 

오늘도 밤이 내리면 미리내 별빛처럼 반짝이는 그대의 두 눈동자 내 마음 속에 지망지망 쏟아져 내리고, 청명한 달빛처럼 밝은 그대의 미소 어깨에 살포시 치렁거리는 바람 한 줌처럼 내 마음에 작은 동요를 불러온다. 한낱 백일몽처럼 그대를 품은 생각들이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내게서 어느덧 돋아나면, 은하수 너머 자리한 이름모를 별들은 어둠에 묻힌 적막한 하늘을 찬란히 수놓고 새근거리는 풀벌레들은 알수없는 간미로운 멜로디로 이 아름다운 여름저녁의 찰라들을 무수히 이어간다. 밤은 이슥하고 새벽은 곧 태동하는데 나 그대 생각에 잠겨 눈 붙이지 못하는 어느 무더운 여름 밤이 지속되고, 그렇게 그대가 좋아하는 하늘의 별을 세다 뜬 눈으로 새벽을 맞이하는 어느 습한 여름 밤은 유유히 하루의 마감을 표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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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늦-여름

 

예견된 재앙이란 폭염, 가뭄, 산불, 열돔 현상, 번개, 벼락, 뇌우, 홍수, 폭우, 허리케인, 태풍, 해수면 상승, 들어난 동토, 그리고 한파와 서리를 말한다.

 

6/30 - IPCC는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가 3도 정도 오를 것이라 예상한다. 5도가 되면 남극 얼음은 사라진다. 빙하기부터 간빙기가 1만년인데, 지구 평균 온도는 이 기간에 4도 올랐다. 하지만 산업 혁명이후 100년 동안 지구 평균 온도는 1도가 올랐다. [기후과학자 김백민 교수]

6/30 - 소도시 리턴은 기온이 49.6도까지 치솟고, 모스크바는 34.8도로 142년 만에 가장 더운 6월을 기록하며 러시아 전역에서 산불이 일어났다. 핀란드의 산타마을도 33.6도로 107년 만에 가장 더운 여름을 기록했다. 북미주에서 1천명이 폭염으로 목숨을 잃고 10억 마리의 해양 생물이 폐사했다. 1000년 만의 폭우로 독일과 벨기에에서 200명이 숨지고 독일 보험업계는 12조5천억원을 보상금으로 지급하게 된다. 90년대 매년 330억톤이 녹던 그린란드의 대륙빙하는 2000년대 부터 2300억톤으로 증가했다. 기온이 2도 상승할 경우 해수면은 0.3~0.93m 상승하고, 식물의 16%, 척추동물의 8%, 곤충의 18%는 서식지를 상실한다. [류석호 교수]

7/4 - 극지방에 번개와 벼락이 잦아지고 있다. 북극같은 경우 번개를 만드는 데 필요한 대류열이 부족했으나 최근부터 여름철 번개가 잦아지고 있다. 2019년 부터 2020년 까지 인도에서만 1771명이 벼락에 맞아 숨졌다. 7월 4일 방글라데시 결혼식 하객 17명이 벼락에 맞아 사망하고, 7월 11일 인도 관광지에서 셀카를 찍던 11명이 벼락에 맞아 숨졌다. [중앙 이해준]

 

7/11 - 미국기상청이 측정한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 국립공원 온도는 화씨 130도, 섭씨 54.5도 였다. 1913년 관측된 온도는 화씨 134도, 섭씨 56.7도 였다. 100년 만에 최고기록이다. 전문가들은 기상학적으로 봤을 때 있을 수 없는 기록이라고 전한다. [한계례 최우리]

7/16 - “산업혁명 당시 대기 중 이산화탄소량은 280ppmv(공기 100만 개에 이산화탄소 280개)였다. 현재는 420ppmv, 지난 250년간 50% 늘었다. 화석연료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는 한 이산화탄소는 매년 1%씩 증가해 2050년에는 550ppmv가 넘을 것이다.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해도 지금까지 쌓였고 앞으로 30여 년간 추가로 쌓일 온실가스의 영향으로 기후변화는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400ppm을 초과했다는 것은 지구 역사상 300만년 만에 있는 일이다. [허창회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7/17 - 1000년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독일 서부의 라인강 일대는 집이 떠내려 가거나 주택이 무너지면서 큰 인명피해를 입혔다. 초토화된 처참한 마을 모습에 주민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약 15000명의 경찰, 군인, 그리고 긴급구조 요원들이 투입되어 수색과 구조에 나섰다. [연합 박혜준]

7/17 - 시베리아를 찾은 폭염으로 하루 187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한편 중국 베이징에서는 폭우 경보가 발령됐고, 남서부 쓰촨성에서 시간당 200mm의 폭우로 7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서울]

7/23 - 아테네가 위치한 아티카주 전역에서 50도의 폭염속에서 13건의 산불이 시작됐다. [뉴스1 정이나]

7/26 - 미국과 캐나다의 기록적인 폭염으로 작황피해가 심각해져 주요 곡물인 대두, 옥수수, 밀, 백맥, 강맥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한국 박구원]

7/26 - 기록적인 폭염으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대형 산불이 일어났다. 오리건주의 부트레그 산불은 축구장 13만개 면적을 불태웠다. [뉴스1]

 

7/26 - 50도가 넘는 폭염으로 인해 7월 중순까지 캐나다 BC주에서 진행 중인 300건의 산불로 리턴 마을을 포함 수많은 가옥이 전소됐다. [오마이 김수진]

7/26 - 서유럽에 100년 만에 쏟아진 폭우와 침수로 120여 명이 사망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베른트로 알려진 저기압대가 독일,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에 집중 폭우를 쏟아냈다고 분석했다. [매일 김덕신, 연합]

 

7/28 - 7월 28일 부터 10일 동안 그리스에서 56000ha가 산불로 전소되었고, 8월 7일 하루만 70여곳에서 산불 사태가 발생했다. 그리스에서 1주일 동안 154곳에서 산불이 일어났다. 올림피아가 있는 펠로폰네소스 지역 등에도 산불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계례, 정의길]

 

7/29 - “기후학자이자 기상 역사학자인 막시밀리아노 에레라는 올해에만 26개국에서 이미 260개 이상의 최고 기온이 기록됐다”고 발표했다. 라마나단 교수는 “우리가 무슨 수를 쓰더라도 5년 안에, 2030년까지는 1.5도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BBC]

 

8/1 - 지구촌 대형 산불로 8월 탄소 배출 사상 최대인 3억 4300만톤이 발생했다. 아테네 외각에서 시작된 화재로 수천명이 대피했으며,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그리고 남부 유럽에서 약 1280km²의 면적이 불탔다. 2020년 전세계가 배출한 탄소는 약 315억톤이다. 1990년 약 225억톤이였다. 2000년 약 256억톤이였다. 2010년 약 336억톤이였다. 2018년 약 325억톤이였다. https://www.worldometers.info/co2-emissions/co2-emissions-by-year/ [경향 박용하]


8/1 -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터키 전역에서 시작된 111건 산불로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7월 30일 기준 터키 남부 지중해 주(州) 안탈리아 도를 비롯해 21개 도에서 71건의 산불로 4명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4,000여 명의 소방인원과 3대의 소방항공기를 비롯해 무인기 9대, 헬기 38대, 중장비 55대, 살수차 680대 등을 동원해 진화 작업 중이다. 나무위키” [중앙 최정동]

8/2 - 남미에 이상 기후가 발생하여 브라질에 때아닌 눈이 내렸다. 눈은 브리질 남부 히우그란지두술 등 3개 주 50개 이상의 도시들에 내렸다. 한편 한파와 서리로 사탕수수, 커피, 오렌지등의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으며 내년 작황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했다. “서리 피해를 줬던 차가운 기단이 힘을 잃으며 바람 의 방향이 바뀌고, 따뜻한 공기를 가져오는 북풍의 영향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랭전선이 도래하기 전 잠깐 기온이 상승하는 것뿐이며, 향후 더 큰 추위가 올 것으로 예측된다. 기상학자 파비오” [뉴스투데이 김수산, 아시아투데이 안성주]

8/7 - 모스크바 인근 니제고로드주 사로프시는 산불과 관련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산불 진화작업에 나섰다. 32000ha 규모의 모르도비아 산림보호구역은 3000ha가 불탔다. 또한 러시아 전역에서 면적 약 3500000ha가 불타고 있다. 한편 러시아 아무르주의 14개 지방에서 약 200채의 건물이 홍수로 인해 침수됐다. [연합]

8/8 - 캘리포니아 주는 최악의 가뭄 피해 때문에 지난 4월 167년 만에 강제 절수령을 발동했다. 또한 캘리포니아주에 덮친 가뭄으로 오르빌 호수가 말라붙어 8월 8일 수력 발전소 가동이 중단됐다. [YNA 종우, 중앙 최정동]


8/11 - 북아프리카 알제리에서 전국적인 산불이 번져 59명이 사망했다. 17개 주로 확산한 100여 건의 산불 중 60여 건은 아직 진화되지 않은 상태다. 10일 튀니스의 낮 기온은 49도로 까지 치솟아 북부와 북서부 중심으로 15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중앙 최정동]

8/12 - 시베리아 전역을 뒤덮은 산불은 140여 곳으로 확산하고 있다. 피해 면적은 14000km²에 달한다. 시베리아에서 시작된 산불 연기는 북극에 도달하기도 했다. [YTN 김정회]

8/12 - 환경 문제를 다루는 비영리 기관 클라이메트 센트럴은 2030년 런던 중심부가 물에 잠긴다고 경고했다. 베니스 또한 2030년이면 상당부분이 잠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 상하이, 베트남 호치민 시티, 태국 방콕 또한 심각한 침수 현상을 겪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문화]

8/14 - 미 14개 주에서 100개의 산불이 진행중이며, 한달 전 6000명의 소방관이 투입된 딕시 산불로 1000채의 주택이 전소됐다. [Associated Press]

8/14 - 온라인 매체 복스는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인해 딱정벌레와 같은 곤충들이 서식지를 옮겨 산불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과거에는 발병 정도나 강도가 제한적이었지만 점차 많은 나무들이 (딱정벌레에 의해) 죽임을 당하면서 화재에 대한 우려는 인간들의 걱정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나무껍질을 벗기고 구멍을 파고 들어가 알을 낳고 번식하는 데 이때 나무도 수액을 내뿜으며 대항을 하지만 당해내질 못한다. 이렇게 딱정벌레에 침공당한 나무들은 1년 사이에 수분 80~90%가 사라지면서 말라 죽는다. 생태학자 레베카 웨이먼” [매경 이상규]

 

2022 이른 여름

 

4/9 - 지구 온난화로 바다 고수온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어업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20년 안에 지구 평균 1.5도 상승이 예측되는 가운데, 만약 3도가 오르면 생태계 생물의 50% 이상이 멸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리면서 해수면이 상승하고, 이같은 온도 상승으로 엄청난 양의 산호수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와 같은 온도 상승을 볼 때 2040년 여름철에 북극해빙이 모두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상원 기자  

4/21 - 뉴욕주 등 북동부는 4월의 폭설이 내리고 남서부 애리조나에는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보스턴과 뉴욕시는 눈 대신 폭우가 내리면서 일부 지역이 침수됐다. 연합뉴스 

4/28 - 기후변화로 인해 인도 북서부 강우량이 99%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인도는 5월 이후에 더위가 시작되지만 올해는 3월부터 거의 여름철 수준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폭염이 지속될 경우 수확량은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4/29 - 봄이 찾아왔건만 78억 마리의 꿀벌이 실종됐다. 꿀벌은 작은 미물에 불과하지만 작물의 70% 이상을 번식하게 만들어주는 생태계의 거물이자 마이더스 손이다. 그런 꿀벌들이 이상기온으로 인해 추위를 이겨내지 못하거나 날씨가 더워져 산란시기를 놓친 것이다. 그리고 3~5월까지 일반벚꽃, 산벚꽃, 단풍나무, 아카시아나무들이 차례대로 개화되어야 먹이 공급에 차질이 없는데, 최근부터 3월 이른 시점에서 한 번에 모두 피게 되어버려 늦은 봄에 먹을 것이 없어져 버린 것이다. 최경민 기자 

4/29 - 기후변화로 인해 동물들이 새로운 서식지로 이동하게 되면 이것은 새로운 감염병의 씨앗이 된다. 코로나20이 곧 찾아올 수도 있다는 의미다. 뉴스1코리아

5/2남미에서 살던 브라질꼬리박쥐가 최근 미국 동남부의 동굴에서 집단 서식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기온이 올라가자 서식지를 옮긴 것이다. 학술지 네이처 최신호는 모의실험 결과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50년간 동물 간 바이러스 전염이 1만 5,000건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쥐는 바이러스 137종을 갖고 있는데, 이중 61종이 사람에 감염된다. 예로 치명적인 에볼라, 광견병, 니파병, 마르부르크병, 사스, 메르스 등이 모두 박쥐에서 시작됐다. 따라서 기후변화가 더 자주 더 다양한 새로운 팬데믹을 부르게 된다. 이영완 기자 

5/3 120년 만의 더위와 폭염, 그리고 전쟁 때문에 인도의 곡물 수요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인도의 올해 밀 생산량은 2천2백만 톤에서 2천5백만 톤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밀 생산국인 우크라이나는 전쟁 중이고, 2위인 인도는 기상이변으로 생산량에 큰 차질이 빚고 있다. 김현지 기자   

5/3 - 아직 4월인데 인도와 파키스탄의 온도가 50도를 육박하며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이상기후로 인해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파키스탄은 봄이 없는 해를 겪고 있다. 냉방시설이 없는 시민들은 지옥과 같은 날씨와 싸우고 저수지가 말라 물 공급에도 차질이 생겼다. 폭염으로 인해 농작물 손실이 커져 세계 밀 생산량 2위인 인도의 올해 밀 수확량이 10%에서 최대 50%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혜리 기자  

5/4 - 미국 서부 지역은 기후변화로 인해 20년간 대가뭄을 겪고 있으며, 1896년 관측 이래로 지난해 7월이 가장 건조한 달을 기록했다. 또한 미국 최대 저수지인 미드 호수도 1937년 이후 최저 수위를 기록하고 있다. 송재민 기자 

5/7 - 현재속도로 기후변화가 지속되면 남극 황제펭귄은 30~40년 후에 멸종한다. 황제펭귄은 지구상 가장 몸집이 큰 펭귄이다. 기후변화로 황제펭귄의 먹이인 크릴새우가 사라지면 남극의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 연합뉴스 

5/7 - 인도가 펄펄 끓고 있다. 인도는 최고 기온 43도가 넘는 치명적인 폭염으로 냉반시설이 없는 이들에게는 재앙이나 다름없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인도의 연평균기온은 1901년부터 2020년 사이에 100년당 0.62도씩 상승했다. 한편 최고 기온은 100년당 0.99도 씩 훨씬 빠르고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인도에서 에어컨을 보유한 가구는 고작 7%에 불과하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Casey Crownhart 

5/18 -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4대 핵심 지표인 온실가스 농도, 해수면 상승, 해수 온도, 해양 산성도 등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구 평균 해수면은 2013~2021년 기간 연평균 4.5mm씩 상승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것은 1993~2002년 사이의 연평균 2.1mm의 두 배 이상의 속도다. 해양 산성화를 나타내는 pH 값은 지난 2만 6천 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고, 해양이 이산화탄소 연간 배출량의 23%를 소화하지 못하면 지구의 자정 기능은 속절없이 무너지게 된다. 연합뉴스

5/19 - 유엔은 4가지의 주요한 기후변화 지표가 2021년 모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4가지는 온실 가스 농도, 해수면 상승, 해양 열, 해양 산성화 등이다. 김상욱 기자 

5/22 - 유엔은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가 식량위기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밝혔다. 유엔은 또한 43개국 4천900만명이 기아 상태 직전에 몰려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5/24 - 지구 온난화로 인해 인도와 파키스탄의 폭염 발생 빈도가 30배가량 잦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지난 3~4월 봄철 폭염의 발생 가능성은 약 3천 년에 한 번 꼴인데 이제는 그 빈도가 100년에 한 번으로 짧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5년에 한 번씩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인도의 경우 3월 평균 최고기온이 33.1도로 121년 만에 가장 높았다. 파키스탄은 4월에 이미 47도까지 올랐다. 연합뉴스 

6/3 눈 덮인 새하얀 알프스는 사라지고 푸르른 알프스가 등장했다. 알프스 일부 지역에서는 적설량이 감소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알프스 같은 산들에서 빙설 면적이 감소하면 햇빛을 반사하는 정도인 알베도가 줄어 기후 변화가 가속화된다. 서울 뉴스1 

6/3 - 기후 변화로 인해 인삼 재배가 위기에 처해있다. 2010년 한국 국토의 84%에 달했던 인감 재배 가능 면적이 2090년이 되면 5%만 남을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서늘한 날씨를 좋아하는 인삼이 고온에 약하기 때문이다. 서영준 기자 

6/13 - 봄철 내내 가뭄이 장기화되어 주요 댐의 저수율이 저조하다. 낙동강 주변의 평균 누적강수량은 118밀리미터로, 지난해의 33%에 불과하다. 다목적댐인 안동댐, 임하댐, 군위댐 등은 저수율이 지난해의 40~50%에 불과하다. 김지홍 기자 

6/13 - 기록적인 폭염이 지난 주말 미국 서부를 강타하여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 사이에 있는 데스 밸리 국립공원은 이날 섭씨 약 50도에 달했다. 데스 밸리는 1913년 56.7도(화씨 134도)로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기온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의 원인이 열돔 현상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문사

6/14 - 미국 일부 지역은 50도를 육박하며 기온이 10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파키스탄은 51도까지 올랐고 인도와 같은 경우, 코로나와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상승해 서민들은 전기세를 감당할 수 없어 선풍기 조차 사용하지 못한채 냉장고의 음식은 다 상해버리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반진주 기자 

 

6/18 - 세계 곳곳에 때이른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미국에서는 역대급 폭염으로 소 수천 마리가 폐사했다. 프랑스도 일부 지역 기온이 40도를 넘겼다. 스페인도 최고기온이 43도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도 일부 지역에 더위 주위보가 내려졌다. 연합뉴스

 

6/18 - 낮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기며 유례없는 폭염이 지구촌을 덮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코로나19등의 여파로 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한 와중에 냉방 수요가 폭증하면 에너지대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일본 후쿠시마 사고이후 전세계가 원자력으로부터 등을 돌리며 전체 수요에 25%도 감당할 수 없는 신재생에너지로 눈을 돌린 것이 이번 여름 큰 타격으로 돌아올 수 있다. 재생에너지란 햇빛, 물, 지열, 강수, 생물유기체 등을 포함하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에너지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때 이른 폭염 발생이 온난화 위기가 현실화하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또한 냉방수요로 전력난이 가중되면 도시 전체가 블랙아웃으로 인해 어둠의 도시로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도 예측되고 있다. 프랑스와 같이 전체 전력의 70%를 생산하는 원자력(SMR이 아닌 구식 원전, https://dissertations.tistory.com/?page=9) 역시 기후변화로 인해 강물 수온이 오르면 원전 냉각수를 쓸 수 없어 발전소가 가동 중단에 들어가는 악순환이 생겨날 수 있고 지적한다. 김현우 기자  

 

2022 늦-여름

 

7/4 - 겨울을 보내고 있는 호주 동주 지역에 이례적으로 집중 호우가 쏟아졌다. 결국 강과 댐이 범람해 홍수가 발생하여 3만 2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호주 기상청에 따르면 시드니 북쪽 뉴캐슬과 시드니 남쪽 울론공 사이 일부 지역에서 하루동안 1미터가 넘는 비가 내렸다. MBC 신정연 기자 

7/5 - 유럽에 이른 폭염이 찾아왔고,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 산맥에서 빙하가 녹아 내리면서 눈사태를 일으켜 최소 6명이 숨졌다. JTBC 김재현 기자 

7/5 - 이탈리아는 7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비상상태를 선포했다. 길이가 650KM에 달하는 포 강은 상당수 지류가 말라 붙어 이탈리아산 와인에 쓰이는 포도 등 주요 농업 생산량의 1/3을 차지하는 지역이 피해를 입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극도로 건조했던 겨울과 봄에 이어 매우 더운 여름으로 넘어가면서 가뭄 이 이탈리아 중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향후 추가 조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7/11 - 북반구 국가들에서 기록적인 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남아메리카 칠레의 항구도시 발파라이소의 로스 안데스 지역에는 눈보라가 몰아쳤다.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온이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는 121년 만에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기후 재앙이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맹성규 기자 

7/18 - 유럽 남주 지역이 이례적인 폭염으로 대규모 산불에 몸살을 앓고 있다. 스페인 전역에서 1만8500에이커가 넘는 면적의 숲이 파괴됐고, 프랑스 와인 생산지로 유명한 보르도 인근 지역도 산불로 2만7000에이커의 면적 이 불에 탔다. 이밖에 포르투갈, 모로코, 그리스 크레타섬, 터기 서남부, 크로아티아 아드리아해 등에서 산불 진압 작업이 한창이다. JTBC 이세현 기자

7/19 - 하와이서 25년 만에 최대 규모인 7.6미터의 파도가 관측됐다. 호놀룰루 국립기상청의 기상학자 크리스 브렌쿨리는 남태평양에서 발생한 강력한 겨울 폭풍이 사모아를 지나 하와이로까지 북상하면서 거대한 파도가 몰아 쳤다고 전하며 단일한 사건만을 놓고 기후변화와 직접 연결시키는 것은 어렵지만, 지구 온난화가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기후변화의 가장 큰 영향은 해수면 상승이라 말하며, 그에 따른 충격은 앞으로 계속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7/19 - 낮기온이 40도를 육박하는 영국에서 활주로가 녹았다프랑스 서부에선 기온이 47도까지 올랐고, 스페인은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야네스 레나르치치/EU 집행위원은, “이 모든 현상은 기후변화 때문으로 보입니다. 추세를 봤을 때 틀림없습니다.” 말했고,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으면 다 죽는다. 우리에겐 두 가지 선택권이 있다. 집단행동이나 집단자살. 이는 우리 손에 달렸다. 인류의 절반이 홍수나 가뭄, 극단적인 폭풍, 산불의 위험지역에 살고 있다. 어떤 국가도 예외는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화석연료 중독을 끊지 못하고 있다.고까지 설명했다. JTBC  이한길 기자 

7/21 - 작년 100년 만의 대홍수를 겪었던 유럽 각지에서 철로가 휘고 아스팔트가 녹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영국 런던의 최고 기온이 40.2도를 기록한 가운데 영국 정부는 철로 이상을 우려, 시민들에게 지하철과 철도 이용을 자제해달고 촉구했다. 영국 기상청 스티븐 벨처 최고 과학 책임자는 “연구에서는 영국 기온이 40도에 이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나왔는데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가 이런 극단적 기온을 가능케 했다”고 지적했다. 포르투갈의 지난 14일 최고 기온은 47도에 달했고,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최근 일주일간 온열질환 사망자는 1100명을 넘었다. 이같은 기상이변을 두고 과학계는 지구온난화가 열파heatwave를 발생하게 했다고 해석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가 나타나지 않던 때보다 최근 열파가 3배가량 더 많이 생겨났다.국제신문 이선정 기자 

7/26 - 미국과 유럽에 대형 산불이 빈발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로스앤젤레스의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오크 파이어로 불리는 산불은 소방대원 2000여명과 소방 헬기, 불도저 등 각종 중장비가 산불 진화에 투입됐지만 4일째 잡히지 않고 있으며, 인근 주민 6000여명이 대피하고 축구장 약 8개 크기 이상을 태웠다. 당국은 “수십 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초목이 바싹 마르면서 화재가 폭발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미국에서 올해 발생한 최악의 화재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AP는 기후 전문가를 인용해 “향후 기후가 극단적으로 변하면 산불은 더 빈번해지고, 파괴적이며 예측할 수 없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신문 이성원 기자 

8/02 - 기후 위기 연구를 통해 인류 멸종 같은 최악의 상황까지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BBC방송은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와 케임브리지대 등 다국적 연구진이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기후 엔드게임: 파국적 기후 변화 시나리오 탐구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런 경고가 나왔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기후변화가 사회 붕괴나 인류 멸종 같은 전 지구적 재앙을 가져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지만, 이 주제들은 위험할 정도로 연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지구 온난화로 영구 동토층이 녹고 대기 중에 대량의 메탄이 배출되면 온난화는 가속되어 식량위기와 전염병이 발발할 수 있다. 이어 세계적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일부 국가의 정권 붕괴나 정치적 혼란상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일보 장수현 기자 

8/16 - 북극의 눈과 얼음이 사라지면서 제트기류가 약해지고 수천 년을 버틴 빙하가 10년 새 두 배씩 소멸하고 있다.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와 같은 경우, 24시간 해가 지지 않는 여름철 백야 기간이긴 하지만 만년설의 흔적은 산꼭대기만 겨우 남아있는 실정이다. 스발바르에서도 빙하의 후퇴가 굉장히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발렌베르크 빙하의 경우, 빙벽의 길이는 26KM에 달할 정도로 거대하지만 하루에 최대 9미터씩 사라지며 떨어져나온 유빙이 해안가를 채우고 있다. KBS 홍성백 송혜성 기자 

 

 

Hyperinflation → Stagflation → Deflation ? → Great Depress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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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투기 타보기


사실 일반 비행기의 1등석이 늘 타보고 싶었지만 그건 돈만 많으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일이라고 여겨져 아무나 쉽게 탈 수 없는 전투기를 타보기로 마음 먹었다. 전투기는 제1차 세계대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처음에는 정찰용 항공기로 시작해 발전을 거듭해 왔다고 한다. 인디아나 존스와 최후의 성전에서 헤리슨 포드와 숀 코너리가 탄 비행기에 기관총이 장착된 것을 볼 수 있는데, 초기엔 이처럼 기관총으로 무장한 것을 전투기라고 불렀다. 전투기를 타보는 일이 죽기전에 정말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한번쯤은 도전해 볼만한 근사한 일이 아닐수 없다. 여기서 전투기를 타본다는 것은 그냥 비행기 박물관에 가서 조종석에 잠깐 앉아보는 것이 아니라, 파일럿 뒤에 앉아서 마하의 속도로 비행을 즐겨보는 것이다.

 

2. 피자에 12토핑 넣어보기

 

아마도 왠만한 사람들은 피자에 12토핑을 넣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피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맛인데, 너무 짜다거나 너무 기름지면 12토핑을 넣는 의미가 없어진다. 12토핑을 넣고 주문배달을 하면 비싸다는 단점도 있다. 그래서 이걸 직접 해먹기 위해서는 재료의 발렌스를 알맞게 맞춰주는 노력이 필요한데, 가능하다면 전문가에게 조언을 받아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피자는 그리스에서 유래되었다는 설도 있고 이탈리아에서 유래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지금 형태의 피자가 자리잡은 것은 18세기 이탈리아에서 모차렐라 치즈, 안초비, 마늘, 기름, 토마토를 넣어 만들면서 부터고, 그후 미국으로 건너온 이탈리아 이민자들에 의해 더욱 보편화된 것이다. 하지만 화덕에서 구운 나폴리 피자를 먹어본 사람이 있다면 토핑 없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피자가 존재한다는 것에 주저없이 동의할 것이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맛있게 먹은 것이 바로 나폴리 피자다.

 
3. 개인요리사 고용하기

 

개인요리사에 대한 생각은 갑자기 떠오른 것이 아니라 직장생활로 바쁜 사람들을 위해 개인의 집을 직접 방문하며 먹거리를 만들어주는 친구를 알게되면서 부터다. 마음 같아서는 요리사가 매일 매일 해주는 요리를 먹고 싶지만, 비용상의 문제로 한꺼번에 며칠분의 요리를 준비해주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일반적으로 요리사가 식재료까지 직접 시장에서 구입해 온다고 한다. 정말 편한 세상이 아닐까 싶다.

 

4. 지금까지 읽어본 모든 책을 구입해서 집에 독서실 만들기

 

기록해두지 않아서 지금까지 몇 권의 책을 읽었는지는 모르겠다. 5년 전부터 기록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 사이 읽어본 책이 모두 640권이다. 늘 많이 읽었던 것은 아니고,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잠깐, 그리고 30대 전후반에 가장 많이 읽었던 것 같다. 세상엔 수많은 책들이 존재하지만 역사와 문학만큼 인간을 이롭게 하는 것도 없는 것 같다. 사실 인문과 사상을 즐겨 읽는 것이 좋겠지만, 보통 의지를 가지고는 시작하기 어려운 쟝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책을 읽은 것은 작가와 소통하기 위해서 이다. 그것으로 나는 그의 시각을 얻고, 나는 그와 함께 먼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그러므로써 가끔 그와 다른 생각에 서로 대립하기도 하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행복에 빠지기도 하는 것이다.

 

5. 지금까지 본 모든 영화를 blueray로 구입하기

 

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가끔 TV 드라마를 보기도 하지만 그것은 영화를 보고나서 얻는 감동에 비할 수 없다. 최근 3년간 1,000개 이상의 영화를 봤는데 지금까지 본 모든 영화를 blueray로 구입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쉬운 일 같지는 않다. 지금껏 구입한 영화는 고작 작은 책장을 채울만큼이 전부이다. 사실 영화보다 더 좋아하는 것이 다큐다. 다큐도 한동안 많이 볼 때는 하루에 4-5개도 보고는 했는데, 지금은 다시 독서에 집중하는 중이다.  

 

6. 주중에 24시간 자보기

 

직장인들은 주중에 늦잠을 잘수없다. 휴가를 얻지 않는 이상 회사에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늦잠은 주말이나 휴일에 가능하다. 막상 휴가를 얻는다 해도 대부분 여행을 떠나거나, 여유를 가지고 집에서 쉬려고 들면 반드시 무슨일이 생긴다. 친구나 가족과 약속을 잡는다거나, 관공서에 다녀와야할 일들이 갑자기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간에 깨지않고 지속해서 수면을 취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스마트 폰이야 자기전에 꺼놓을 수 있지만, 신진대사는 의지만으로는 상당히 어려운 것이다.

 

7. 영화관 통채로 빌려보기

 

영화관을 통채로 빌린다는 것은 한 상영관 좌석을 모두 예매하겠다는 이야기다. 찰리 스타라우트의 원작을 뮤지컬 영화로 만든 ‘애니’를 보면 주인공들이 영화관을 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영화가 시작하고 극장안은 고작 몇명이 전부인 것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그들이 한 상영관을 모두 전세낸 것이다. 넓은 지하실이 있어서 대형 스크린을 장착해 영화를 볼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보통 장비로는 영화관의 대형 시설과 음향장비를 따라갈 수 없다. 적은 인원이라면 당연히 영화에 쉽게 집중할 수 있고, 가끔 함께온 지인과 이런저런 관람평을 서슴없이 나눌 수도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볼 영화를 직접 고른다는 것이다.  

 

8. 연봉을 모두 기부해 보기

 

과연 연봉을 모두 기부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까. 당장 회사를 가기 위해서는 차에 기름을 넣어야하고, 끼니를 때우기 위해선 시장에 가서 장을 봐와야 한다. 그 외에도 대출과 신용카드를 갚아야 하고, 종종 경조사로 뜻하지 않은 지출을 하게된다. 가끔 기분을 달래주기 위해서 책이나 영화도 봐주어야하고, 당장 입고 나갈 옷을 손보거나 새로 장만해야 하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연봉 모두 기부하기는 오래 전부터 생각해온 일이다. 그게 10년 후가 될지, 은퇴 바로 직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껏 사회로부터 받은 도움들을 한번쯤 환원하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고 여겨진다. 사실 내일이라도 복권에 맞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러자면 당장 복권을 구입해야 겠다. 


9. 여자친구와 월드시리즈 가보기

 

고등학교 때에만 해도 야구를 참 좋아했던 것 같다. 방과 후 매일같이 TV앞에 앉아 야구를 즐겨보던 기억이 난다. 지금이야 요기 베라, 행크 아론, 베이브 루스, 사이 영 그리고 박찬호 정도가 기억나지만, 전에는 왠만큼 유명한 선수들의 이름과 성적들은 줄줄 외고 있었을 정도다. 요즘은 Blue Jays가 좋은 성적으로 플레이 오프에 나가 기분이 꽤 좋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월드시리즈는 정말 대단한 것이다. 만약 자신이 좋아하는 팀이 결승까지 올라간다면 왠만한 야구팬은 있지도 않은 모든 핑계와 구실을 만들어 분명 월드시리즈 입장권 구입에 혼신을 다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여자친구를 월드시리즈에 데려가려는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남자가 자신이 가장 좋하는 일에 여자친구를 동참시킨다는 것은 한마디로 그녀를 자신의 여자로 인정한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10. 킬리만자로 가보기

 

높이가 5,893 미터나 되는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 산은 탄자니아 북동부에 있는 성층 화산으로 세계에서 5번째로 높다. 적도지방에서는 유일하게 만년설로 덮혀있는 킬리만자로는 스와힐리어로 빛나는 산, 혹은 하얀 산이라는 뜻이다. 킬리만자로에 가면 기독교로 계종한 샤가족을 만나볼 수 있는데, 그런 그들은 여전히 킬리만자로에 신이 있다고 믿고 있다. 또한 킬리만자로 빙하에서 내려오는 물로 채소와 가축을 키우며 생활하는 마사이족은 킬리만자로가 영원히 빛날 것이라고 믿기도 한다. 언젠가 킬라만자로에 갈 수 있다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 신맛, 쓴맛, 단맛이 멋진 조화를 이룬다는 킬리만자로 커피 한잔을 마신 후 커피농장을 지나 킬리만자로 국립공원으로 향할 것이다. 거기서 다양한 생물들을 관람한 후 슬슬 정글을 지나 빙하가 있는 키보 봉우리를 향해 등반을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정상까지 적어도 사흘이 걸린다고 하니 왕복으로 일주일은 족히 잡아야 할 것이다.    


11.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창피를 무릅쓰고 1분간 내소개 해보기

 

처음보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무릅쓰고 1분간 내소개를 한다는 것은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정말 최고의 훈련방법이지 싶다. 사람들의 반응은 분명 가지각색일 것이라 예상한다. 그들 중 야유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잘했다고 박수를 쳐주는 사람들도 더러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를 알린다는 것은 잉여존재인 자신을 상대에게 설명하고 자신이라는 존재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일이다. 다시말해 나에 대한 소개를 지각하는 대자는 나의 소유가 되어 실존의 본질에 정당성을 부여하여 나의 구성이 되어주는 것이다. 

 

12. 내 책을 출판해보기

 

아직 책을 출판할 정도의 필력이 된다고 믿지 않는다. 아마도 지금 실력은 평균이나 그 이하라고 여겨진다. 책을 출판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려야 하는데,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정작 노력은 전혀 하고있지 않다. 만약 한 권의 책을 출판할수 있다면 그건 아마도 소설이 될 확률이 높다. 상상력이 풍부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 글쓰기를 참 좋아한다. 책을 쓰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한다. 십대 후반과 이십대 후반엔 정말 많은 소설들을 봤는데, 하루에 여러 권의 소설을 독파하기도 했다. 좋아하는 소설은 몇번이고 반복해서 읽는 버릇이 있기도 하다. 이십대 초반부터 6-7년간은 거의 책을 보지 않았다. 이때는 책보다는 만화, 백과사전, 신문 등을 주로 봤다. 사실 노는데 바뻤다고 말하는게 맞을 것 같다. 습작이 몇 개 있기는 하지만 누군가에게 평가받기엔 너무도 부족한 것들이다.    

 

13. 캐나다 기차횡단 해보기

 

캐나다 관광청에 가보니 다음과 같이 나와있다. “48,000km의 선로. VIA 열차로 갈 수 있는 목적지 450곳. 북극곰을 만날 수 있는 목적지 1곳. 힘들여 운전할 필요 없이 좌석에 편히 앉아 지구상에서 두 번째로 큰 나라를 구석구석 다녀보세요. 캐나다 현대화의 원동력이었던 바로 그 교통 수단을 타고 말입니다. 봉우리와 대초원을 지나 엘크도 보고, 기차의 다이닝 카에서는 맛의 향연을 즐기며 기차의 리듬에 편안히 몸을 맡기세요. 기차에 몸을 싣고 스키 여행, 북극곰 관광이나 골드러시 역사 기행을 떠나도 좋고, 여유로웠던 시절처럼 그저 여행을 즐기셔도 좋습니다. 창밖 가득 펼쳐지는 캐나다의 아름다움이 모두 여러분의 것입니다. 창밖에 펼쳐지는 옥색 빛 빙하호와 가을 단풍이 물든 숲을 보며 잠시 사색을 즐기는 건 어떨까요? 자동차로는 갈 수 없는 시내와 협곡의 절경을 감상합니다. 로키 산맥을 지날 때는, 인간이 어떻게 이런 선로를 건설할 수 있었는지 잠시 경외의 시간도 가져보세요. 온타리오와 퀘백 시에서는, 붐비는 공항과 막히는 고속도로를 벗어나 한가로이 기차 여행을 하는 특권을 만끽하세요. 기차 여행은 목적지로 가는 ‘과정 그 자체’가 즐거움입니다.” 여기에 구지 설명을 덧붙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냥 책 몇권을 서점에서 구입한 후, 근처 보이는 마켓에 들어가 간단한 간식거리를 주섬주섬 가방에 챙겨 담는다. 그 후 기차에 올라 머리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그 모든 것들을 훌훌 털어버린채, 앞으로 펼쳐질 멋진 세계에 대한 환상에 빠지면 그만인 것이다. 또한 긴 기차여행동안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을 수 있다.   

 

14. 카사블랑카 가보기

 

언젠가 누군가가 지중해를 가보고 싶다고 말해와서 이렇게 대답해 주었다. “남유럽 발칸 반도의 끝에 자리한, 지중해의 푸른 물결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는 그리스에 간다면 아마도 아테네에서 몇일을 묵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아테나 여신에 봉헌된 파르테논 신전에서 고대 그리스의 예술과 문화를 둘러보고, 그래서 귀가 따갑도록 수차례 들어온 민주주의와 스파르타의 이야기들을 가만히 머리속에서 떠올리며 회심의 미소를 지을 것도 같습니다. 만약 일출이 아름다운 산토리니 섬에 갈 수 있다면 아마도 지중해의 중심에 서서 여행의 절정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을 것이고, 그래서 섬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 피라미드가 서있는 카이로 방향으로 즐거운 함성을 질러볼 수 있겠지요. 어쩌면 오스만 제국의 영광을 확인할 수 있는 터키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지중해 북쪽연안의 상당양을 차지하는 터키는 언젠가부터 가보고 싶은 곳이였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그곳을 방문해 하기아 소피아 성당에 남겨진 ‘성스러운 지혜’를 배우고도 싶습니다. 가능하다면 잉글리쉬 페이센트에서 알마시 역을 맡은 랄프 파인스와 케서린 역의 크리스틴 스캇 토마스의 위태로운 모험을 기억나게 만드는 튀니지 미데스의 협곡도 둘러보고, 그래서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떠오르게 만드는 사하라 사막의 거친 땅 또한 한가롭게 걸어볼 수 있다면 여행은 분명 특별한 추억이 될 것도 같습니다. 거기에 칠레의 위대한 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일 포스티노를 만난 이탈리아의 바람의 섬들(시칠리아)을 거쳐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위대한 닻을 올린 스페인 항구 팔로스까지 거쳐가는 행운 역시 누릴 수 있다면 지중해 여행은 오랫동안 머리속에 남겨질 것이 분명합니다. 시간이 조금 더 허락된다면 지브랄타 해협을 지나 카사블랑카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는 여유로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15. 마추픽추 등산하기

 

잉카제국의 흔적을 확인하기 위해 우선 쿠스코로 향해 로레토 거리를 걸어보고, 그 다음엔 사크사우아만 요새를 찾아갈 것이다. 쿠스코는 인디오 토착언어 케추아어로 세계의 중심이자 배꼽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만약 숨이차고 걷기가 힘들어 진다면 고산병에 좋다는 코카차를 한잔 마셔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그리고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안데스 산맥에 있는 고대 잉카제국의 요새이자 공중도시 마추픽추를 오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마추픽추는 케추아어로 나이 든 봉우리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 후 쿠스코의 북동쪽 계곡에 위치한 ‘작은 마추픽추’ 피사크와 잉카의 최후의 항전지이자 잉카 이전의 시대 유적이 존재하는 올란타이탐보로 향할 것이다. 

 

16. 파리에서 오래된 포도주 마셔보기

 

우리의 의식과 감정을 고양시켜주고 분위기 또한 한껏 돋우어 주는 와인은 여러 종류로 나눤다. 그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포도주에는 리즐링, 소비뇽블랑, 샤르도네, 피노누, 메를로, 카베르네 소비뇽 등이 있다. 포도는 비탈이나 능선을 따라 바위가 많고 수분이 부족한 곳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란 것이 색깔도 좋고 단단하며 맛 또한 좋다고 한다. 파리 노트르담 근처에 자리한 A La Tour D’argent 레스토랑에는 9미터 깊이에 자리한 와인저장고가 있는데, 거기에는 1,845년산 포도주를 포함에 아주 오래된 와인들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참고로 와인에 들어있는 타닌은 포도 껍질과 씨에서 나오는데, 와인의 맛은 이 타닌이 결정한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숙성하는 과정에서 타닌이 포도주 속에 있는 다른 성분과 혼합되거나 불리되어서 포도주의 독톡한 맛을 내주는 것이다. 와인이야 그 종류가 셀수없이 많지만 초보자가 마시기 좋은 것은 아무래도 드라이한 것보다는 떫은 맛이 없는 스위트한 것이 좋을 것이다. 다시 파리에 가게된다면 이 레스토랑에 들려 한잔에 몇백, 아니 그 이상하는 포도주를 마셔볼 의향이 있다.      

 

17. 일본가서 모든 라면 먹어보기

 

요코하마에 가면 라면 박물관에서 일본라면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은 삶은 생라면에 여러 가지 고명을 올린 담백한 간장맛 라면인 쇼유라멘, 후라이팬에 볶는 된장맛 라면인 미소라멘, 중국의 면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소금맛 라면인 시오라멘 등이다. 또한 일본라면 국물은 크게 닭뼈, 돼지뼈, 그리고 일본된장을 사용한다고 한다. 만약 유명인사들이 많이 다녀갔다는 도쿄의 아카사카라 라멘 전문점에 가면 면발에 윤기가 도는 스페아리브 라멘이나 뀨딴 라멘을 먹어볼 수도 있는 것이다. 일본 3대 라면을 만드는 규슈, 삿포로, 기타기타는 반드시 일정에 포함시켜야 할 곳이다. 미쉐린 셰프도 그 맛을 인정하는 라면을 먹기 위해 언젠가 일본을 방문해야 할 것 같다. 

 

18. 페루의 나스카 지상화 관람하기

 

남아메리카 중부에 자리한 페루 남서부에 가면 건조한 나스카 평원이 펼쳐진다. 거기에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450 km2의 거대한 유적이 자리하고 있다. 1,939년 우연히 비행기 파일럿에 의해 발견된 이 유적은 거대한 동물형상들과 기하학적 무늬들이 평지에 그려져 있다. 기원전 300년 경에 그려졌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람들은 이것이 천문학적인 용도로 만들어졌거나 외계인들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 지상화는 사막에 자리해 비도 바람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었다고 한다. 가능하다면 나스카 지상화 관람을 마치고 박물관으로 향해 ‘별의 아이’와 특별한 미이라를 관람할 것이 분명하다. 

 

19. 계약결혼 해보기

 

계약결혼하면 20세기 프랑스의 대표 지성인 장 폴 사르트르와 시몬느 드 보부아르를 떠오르게 된다. 계약결혼이라고 해서 반드시 그들이 한 것과 같은 계약을 할 필요는 없다. 일단 서로 필연의 사랑을 하면서 우연히 다른 사람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것까지는 좋아도 그것을 그들처럼 허락하고 인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우연히 사랑에 빠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니 이해해 줄 수 있지만 나를 두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어떤 것도 숨기지 않고 거짓 또한 말하지 않는다는 것 역시 참 어려운 일이다. 때론 살면서 선의의 거짓말이 필요하기도 한데, 모든 것을 사르트르처럼 솔직하게 고백한다면 상대의 인내를 시험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서로 독립하는 부분은 꽤 마음에 드는데, 이유는 자립심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독립한다는 것은 상대에게 완전히 의존하지 않고 자신을 위한 직업을 갖는다는 말이다. 상대에게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프리다와 디에고처럼 각자의 직업을 유지하는 것은 서로에게 바람직하다. 

 

20. 에베레스트 등산하기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산맥에는 높이 8,850미터의 에베레스트산이 우뚝 솟아있다. 거기 쿰부계곡에서 셰르파족과 야크를 만나고,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등산길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고봉 등반에 드는 비용이 5명 인원에 적어도 15-20만불이라는 것이다. 장비와 그곳까지 가는 경비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21. 살라르 데 우유니, 소금사막 가보기

 

볼리비아 우유니에 가면 해발 3,600미터, 넓이 10,582m2에 위치한 하얀사막을 접할 수 있다. 사막하면 모두 황금빛을 떠올리는데, 우유니는 그와 다르다. 지각변동으로 2만년전 바다가 호수를 만들었는데, 그 후 건조한 기후로 물은 모두 증발하고 소금 결정만 남게된 것이다. 우기에 우유니 사막은 옅은 호수가 되어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이라고도 불린다. 소금호텔에서 하루 묵으며 우유니의 일몰과 일출까지 볼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 그 후 퇴적층 속의 마그네슘과 철분에 의해 붉은 빛을 띠는 붉은호수 라구나 콜로라다를 찾아갈 것은 당연한 일이다. 

 

22. 진시황릉 병마용갱 가보기

 

진시황릉이 묻힌 곳에서 약 1킬로미터 떨어진 병마용갱은 매장된 도용이 무려 8,000개로 추정된다고 한다. 병마용은 전사, 전차, 말, 장교, 곡예사, 역사, 악사 등 흙을 구워 만든 수많은 사람과 사물로, 그 규모가 대단하고 정밀하기 짝이없다고 한다. 그곳에 간다면 불로 불사를 꿈꾸던 진시황제의 지하궁전을 구경해 볼 수 있는 것이다. 

 

23. 독일 가보기

 

독일을 간다면 세계 3대 성당의 하나이자 632년간의 대공사로 만들어진 쾰른 고딕 대성당을 가볼것이다. 그리고 베토벤의 생가가 있는 본을 거쳐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생가가 있고 뢰머 광장에 유스티티아의 동상이 서있는 프랑크푸르트를 들릴 것이다. 그후 쾨테, 헤겔, 야스퍼스, 하이데거 등이 명상에 빠졌던 산책로 ‘철학자의 길’을 찾아 하이델베르크를 방문하고, 칼프에서 헤르만 헤세의 생가를 찾아볼 것이다. 그 후 쇼팽의 슈투트가르트 일기가 쓰인 곳을 향하고, 디즈니랜드 성의 모티브가 된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거쳐 루이제 린제가 다닌 뮌헨 대학을 방문한 후 옥토버페스트에 참가할 것이다. 바이로이트에 간다면 바그너 박물관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고, 할레에 간다면 헨델 하우스를, 라이프찌히에 간다면 멘델스존이 살았던 아파트를 찾고, 바흐 박물관, 그리고 슈만과 클라라가 마지막 2년을 살던 곳에 반드시 가볼 것이다. 베를린에 가서 베를린 장벽을 보고, 개선문 위에 4마리 말이 이끄는 2륜마차 동상 ‘승리의 콰드리가’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 후 점심으로 햄버거를 사먹으러 함부르크로 향할지도 모르겠다. 거기서 브람스 박물관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24. 갈라파고스 제도 가보기 

 

태평양 한가운데 자리한 갈라파고스 제도는 독특한 생명체들이 자연과 함께 삶을 이루어 나가고 있는 곳이다. 스페인어로 갈라파고는 거북이 등껍질을 뜻한다. 19개의 화산섬과 수많은 암초들이 자리하는 이곳은 찰스 다윈 진화론과 종의기원의 초석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희귀한 동식물들이 많아 동물학과 식물학 연구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곳이다. 적도에 가깝지만 남극의 차가운 한류가 올라오기 때문에 펭귄과 같은 동물들도 생존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화산섬과 건조한 기후, 차가운 한류 때문에 아늑하고 평안한 여행을 목적으로 가려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25. 언어 하나 더 배우기

 

언어를 하나쯤 더 배워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고등학교 때 일본어를 잠깐 배웠지만 지금은 거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중국어, 아랍어, 불어, 스페인어 중 하나를 선택해 배웠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언어를 배워두면 세상을 좀 더 넓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생길 거라는 생각에서다.
 

26. 3일동안 금식하기

 

사람에 따라 하루에 2끼나 3끼, 혹은 4끼나 그 이상을 먹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연구결과 1일 1끼가 인간에게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병의 원인은 결국 너무 잘 먹어서 생기는 것이다. 무엇이든 적은 것이 결과적으로 넉넉하고 귀한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금식을 할 때 몸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이다. 음식물이 몸속에 들어있을 때 몸은 끊임없이 움직여 주어야 하는 것이다. 일단 금식을 시작하면 몸의 악취가 사라지고 피부가 깨끗해진다고 한다. 의식과 혈액이 맑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몸에 있는 독소나 유해물질 등이 배출되어 인체는 산성체질에서 알칼리성체질로 변화되는 것이다. 하지만 말처럼 3일간 금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세상에는 맛있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27. 북극 가보기

 

북극은 극한의 땅이자 야생이 살아가기 위해 생존경쟁을 벌여야하는 곳이다. 또 북극권은 여름에 해가 지지않는 백야 현상과 겨울에는 해가 뜨지 않는 극야 현상이 일어나는 곳이다. 백야라면 러시아에서도 볼 수 있지만 빙하가 존재하는 북극과는 많이 다른 풍경을 자아낼 것이 분명하다. 알레스카에 가면 불곰, 아메리카 곰, 그리고 북극곰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많이 녹으면서 북극은 현재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28. 비행기 조종해 보기

 

여기서 말하는 비행기는 작은 프로펠러가 달려있는 2인용 비행기에 불과하다. 친구에 의하면 이것조차 면허를 따기가 매우 어렵다고 하는데, 보통 몇십시간의 수업과 비행연습을 통해 혼자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고 한다. 매우 비싸고 특이한 취미가 되겠지만 그 만큼 스릴과 짜릿함이 주어질 것 같다. 

 

29. 도시 한복판에서 거지와 피자한판 나눠먹기

 

가능하다면 부랑자와 도시 한복판에서 피자한판을 나눠먹고 싶다. 먹고나서 배탈이 나거나 하는 것은 그리 대수롭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지켜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감당하기가 무척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점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저 그가 의식하는 우리 사회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눠보고 싶을 뿐이다. 시민 누구나 그와 평등한 권리와 의무를 지녔다. 하지만 제일 낮은 곳에 있는 그는 우리와는 판이하게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사회를 바라볼 수도 있는 것이다. 요직에 있거나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보다 못한 사람들에게 과연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질문해보는 것도 무척 의미있는 일이라고 여겨진다.  

 

30. 인도 방문하기

 

세상의 모든 신과 숨쉬고 동행하며 살아간다는 인도에 간다면 힌두교와 이슬람교의 차이를 두지 않았던 무굴제국의 악바르 왕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그때부터 비롯됐는지 인구수 만큼 많은 신들이 존재한다는 인도는 타종교에 대해서 굉장히 포용적이다. 인도를 여행한다면 당연히 델리에서 꾸뜹미나르를 확인한 다음 시크 교도에게 가장 성스럽다는 황금사원을 거쳐 세계에서 가장 신성하다는 갠지스 강에서 뿌짜를 확인하고, 콜카타에서 칼리사원을, 럭나우에서 아잔 소리를 들어볼 것이다. 신을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를 알려준다는 뜻의 바라나시에서는 고타마 붓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당연히 열네 번째 아이를 출산하다가 세상을 떠난 뭄타즈 마할을 위해 사자한이 지은 ‘무굴제국이 사랑했던 수피파 성자의 꿈을 현상화한 신비스러운 지도, 심판의 날을 상징하는 지도’이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덤 타지마할을 놓칠 수는 없는 것이다.  

 

31. Magic bus 에서 하루밤 보내보기

 

Into the wild는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자연으로 떠난 한 남자의 이야기다. 그는 명문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후 자신의 모든 재산인 24,000불을 국제 빈민구호단체에 기부한 후 모두와 연락을 끊은채 긴 여행을 떠난다. 예전의 이름을 버리고 새이름을 지은 그는 산과 바다, 사막과 계곡을 모험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 그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 그는 최종목적지 알래스카를 가기 위해서 농장에서 일을 하기도 하는데, 우연히 산간 지역에 갖혀 고장난 버스에서 오랜 생활을 하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수렵을 하며 야생의 삶을 이어가는데, 결국 그는 그곳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실수로 독초를 먹은 후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영화는 1,990년대 초에 알레스카에서 인생을 보낸 크리스토퍼 맥켄들리스를 배경으로한 동명의 책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반드시 그의 버스에 가서 하루를 보낼 필요는 없다. 다만 그처럼 혼자서 여행을 떠나 잠시나마 내 자신을 돌아보고 인간의 본질에 대해서 탐구하는 것, 고독속에 남겨진 인간의 참 모습을 확인해보고 싶을 뿐이다.  

 

32. 러시아 기차횡단 해보기

 

모스크바에서 블로디보스톡까지 가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몸을 실고 장작 11,000km를 질주해 보는 것은 여행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여행은 모스크바에서 붉은 광장을 걸은 후 발걸음을 성 바실 대성당으로 향하게 만들고, 카잔에서 크렘린으로 향해 수태고지 성당을 구경한 후 레닌광장이 있는 노브시비르스크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주며, 시베리아 평원을 바라보며 깊은 사색에 잠기게 도와주거나 시베리아의 진주 바이칼 호수에서 멋진 풍경을 사진에 담을 수도 있게도 해주는 것이다. 만약 시간이 나서 샹트페테르부르크에 간다면 백야 축제를 관람하고 세계 3대 박물관인 에르미타주 박물관을 들려볼 수 있을 것이다. 푸시킨, 고골, 톨스토이, 이반 투르게네프, 도스토옙스키, 안톤 체호프, 고리키 등 기차에서 읽어 볼만한 책들은 너무도 많아 지루할 시간이 없을 것이다. 

 

33. 하루종일 헌책방에서 책보기

 

요즘은 헌책방을 찾기가 예전처럼 쉽지가 않다. 만약 마음에 드는 헌책방을 찾는다면 하루종일 그곳을 뒤지며 품절되거나 절판된 좋은 책을 찾아보고 싶다. 생각보다 좋은 책들이 다시 빛을 보지 못하고 어떤 이유하에 절판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것들은 아주 큰 도서관이나 헌책방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헌책들은 여러권을 사도 가격에 부담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34. 결혼 후 입양하기

 

논란이 될만한 내용을 적어본다. 만약 해외 재난구조와 불우이웃 중 누구를 돕겠냐고 하면 보수적인 입장에서 주저없이 불우이웃을 돕겠다. 만약 불우이웃과 불우한 환경에 처한 아이가 있다면 당연히 아이를 돕겠다. 아이를 고른 이유는 아이가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왜 둘 다 도울 수 없냐고 말할 것이다. ‘일시적’ 선행 후 따르는 긴 과정에 ‘철저히’ 책임질 수 없는 공수표를 남발하기도 싫으며, Multi tasking에도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만약 친한 친구와 가족이 물에 빠졌다면 누굴 구하겠는가. 망설일 필요없다. 당연히 ‘가까운’ 사람을 먼저 구하면 되는 것이다. 그게 인간적인 것이다. 그 후 가능하다면 남은 사람을 구하면 된다. 그럼 그들은 물에 빠지지 않을 수 없나? 이미 정답이 있지만 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다. 한가지 적는다면, 앞으로도 도울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선 수많은 사람들이 물에 빠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럼 우리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넉놓고 그들을 구경만 할 것인가. 그럼 그들에게 수영을 가르칠 수는 없나? 물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사람에게 수영을 가르치기는 너무 늦은 감이 있다. 그래서 바닦에 모래를 채워넣는 일로 입양을 선택하는 것이다.  

 

35. Habitat 에서 집짓기

 

Habitat를 알게 된 것은 이 단체를 통해 지구 어딘가에 집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집을 짓고 돌아온 친구의 여행담을 듣고나서 부터다. 아직도 세계 각지에는 집이 없어 길거리를 떠돌거나 천막을 치고 사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단지 가난과 빈곤을 물려받았을 뿐, 딱히 잘못한 것이 없다. 일단 Habitat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저금을 많이해야 한다. 집을 건축하는데 필요한 비용과 자제를 10-15명으로 구성된 한 팀이 모두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지만, 여행경비까지 보통 만불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집이 없는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것은 물론, 집을 짓고나서 짧지만 얼마간 그 도시를 여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36. 좋아하는 유명인과 점심먹기

 

점심을 먹고 싶은 두 명의 유명인이 있는데 둘 다 예술인이다. 한명은 동양인이고, 다른 하나는 서양인이다. 한명과는 파스타를 먹고 싶고, 다른 한명과는 스시를 먹고 싶다. 둘을 만나 점심을 먹을 가능성은 0%에 가깝지만 마냥 기대해 보기로 한다. 사실 점심을 사먹기 보다는 만들어주고 싶다. 재미있는 것은 둘 다 내 이상형이다.   

 

37. 파자마 차림으로 밤 9시에 breakfast 먹어보기

 

Break Fast. 금식을 멈추다. 저녁에 맛있는 breakfast를 먹으려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금식을 해야만할 것 같다. 베이컨, 계란, 소시지, 베이글, 팬케익, 토스트, 머핀, 오믈렛, 시리얼 등 breakfast 메뉴는 넘쳐난다. 파자마 차림으로 석간신문을 보면서 breakfast를 즐겨보는 것도 썩 괜찮을 것 같다. 

 

38. 가장 논쟁이 심한 사회이슈 신문사에 투서해 보기

 

지금 당장 떠오르는 논쟁이 심한 사회이슈는 딱히 없다. 장난끼가 발동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논리가 있는 내용을 신문사에 투서해 보고 싶다. 예를 들어 어느 회사에 100명의 직원이 있다고 가장해 보자. 매년 특별한 날에 회사는 직원들을 위해 케이크를 구입한다고 하자. 그 중 다수인 75명은 초코렛 케익을 좋아하는데, 그들은 초코렛 케이크를 먹으면 일에 능률도 오르고 회사에 충성심도 생긴다고 해보자. 하지만 나머지 25명은 초코렛 케익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바닐라 케이크는 좋아한다고 가정해 보자. 초코렛 케익을 좋아하는 75명은 바닐라 케이크를 먹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별로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회사는 비용의 문제로 두 종류의 케이크를 구입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럼 회사는 사원들을 위해 어떤 케이크를 구입해야 할까? 만약 초코렛 케이크를 좋아하는 사람이 51명이고, 바닐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49명이라면 회사의 생각이 바뀔까. 공평하게 모든 직원들이 바닐라 케이크를 먹어야 하는 것일까. 그것이 과연 민주주의인가. 회사라는 집단의 근본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그럼 회사가 아닌 100명이 사는 유토피아는 다른 답을 가져다 줄까.

 

39. 실크로드 가보기

 

동과 서의 문명과 문화가 교차했던 최고의 교차로가 바로 실크로드다. 실크로드는 크게 3대 간선인 초원길, 오아시스길, 바닷길이 있고, 5대 지선인 마역로, 라마로, 불타로, 메소포타미아로, 호박로로 나눠져 있다. 이름이 비단길인 이유는 실크로드의 주요 교역품이 비단이였기 때문이다. 그 중 가장 가고싶은 곳은 사막길로, 낙타를 타고 밍사산을 넘어 선녀의 눈물이 만든 오아시스, 웨야취안에 가보고 싶다. 실크로드 북로로 출발하는 관문인 위먼관에도 가볼 수 있다면 좋겠다.   

 

40. 요리해서 이웃 초대하기

 

솔직히 말하면 2년이 가까운 시간동안 이웃에 어떤 사람이 살고 있는지 잘 모른다. 가끔 마주칠때면 가벼운 눈인사나 헬로우 정도가 전부다. 무심한 것일까, 아니면 바쁜 일상에 찌들려 이웃을 챙길 시간이 없는 것일까.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맛있는 요리를 준비해 이웃을 초대해보고 싶다. 그들의 일상을 들어보고 각자 어떻게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상대와 공유해보는 것도 좋을성 싶다. 무슨 요리를 준비할 것인가 고민하기 전에 좀 더 이웃과 의미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 이 리스트를 지키기 위한 좋은 출발점이 될 법하다.

 

41. 일주일동안 인터넷 사용금지

 

일주일은 고사하고 하루동안 만이라도 인터넷 사용을 금지한다면 어떨까.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인터넷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서 사실 무척 지키기 어려운 리스트다. 그래서 멀리 여행을 떠나게 되는 경우나 비로소 가능해질 것이라고 여겨진다. 솔직히 회사일이 아니면 인터넷이 특별히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라고 외치며 시도때도 없이 서핑을 하고 있지만 과연 그 중 몇번이나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것일까. 행여 너무나 많은 정보로 과잉이라는 늪에 빠져 허우적 거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고등학교 시절만 해도 인터넷이라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인터넷이 없던 그 시절, 삶은 더욱 풍요롭고 여유로웠던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에 가끔 사로 잡힌다.

 

42. 7명을 용서하기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말, 쉽게 말해 그것은 그의 잘못을 잊어버려 주는 것일까. 인연에는 악연과 필연이 존재한다. 그것은 우리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살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악연은 악연대로 필연은 필연대로 나름 그 존재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나에게 실수했다는 것 또한 살면서 자연스럽게 겪는 하나의 과정이자 자신의 인생속 경험의 일부가 될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나를 아프게 하고 나를 힘들게 한 누군가의 잘못을 잊는다는 것은 내 인생의 한 부분을 기억속에서 완전히 지워버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용서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 되는가. 용서는 괴로움과 고통을 잠시나마 멎게하는 응급처방에 불과할까. 용서라는 것은 상대의 행위를 머리속에서 말끔히 지워버리는 것이 아니라 관대함을 넘어서 상대를 자신의 사람으로 만든 것, 바로 그를 사랑하는 것이다. 누구나 실수하게 되는 법이다. 그러므로 괴로움과 고통을 넘어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장발장을 대하는 신부처럼 상대의 허물을 감싸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43. 월든에서 하루밤 보내보기

 

150년전 미국의 동북부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와 월든 호수를 무대로 쓴 소로우의 서사적 작품 월든을 보면서 언젠가 한번쯤 그곳을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로우는 청교도의 관념론적 초절주의 따랐는데 그는 물질이란 결국 변하기 마련이고, 합리적인 감성은 학습으로 개몽과 개화를 거듭한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래서 소로우는 문명을 등진채 자급자족하며 윌든 호수가에서 2년 2개월의 긴 시간을 고독과 함께 보냈다. 그 처럼 그곳에서 오랜시간을 보낼 생각은 없다. 잠시나마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보고 그가 바라본 눈부신 호숫가 자연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 싶을 뿐이다. 또한 길이 4.3미터, 폭 3미터, 높이 2.4미터인 그의 작은 주거공간을 직접 확인하고 싶을 뿐이다. 

 

44. 작가의 문하생 되기

 

작가의 문하생이 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작가에게 실력을 인정을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문하생으로 지내는 동안 수입도 넉넉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문하생이 되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글쓰기를 배우기 위해서다. 글을 부드럽게 쓰는 방법을 배우고, 조리있게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고, 가슴이 하는 말을 글로 요령있게 옮겨적는 법 등을 배우는 것이다. 또한 완성되지 않은 작가의 글을 누구보다 먼저 읽어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문하생이라는 것은 결국 어시스턴트이기 때문에 작가를 위해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는 일도 하게 될 것이다.

 

45. 핀란드에서 루돌프 타보기

 

수많은 호수와 국토의 70퍼센트가 숲인, 일년의 절반이 겨울인 눈의 나라 핀란드에 가면 우리에게 친근한 루돌프를 만나볼 수 있다. 북극권이 시작하는 도시 로바니에미에서 누오르감을 향하며 라플란드의 설경을 구경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록농장에 들러 루돌프를 만나볼 수 있는 것이다. 안개가 낀 저녁이라면 루돌프 코가 정말 반짝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46. 스카이 다이빙 해보기

 

만피트 이상의 높이에서 몸을 비행기 밖 허공으로 던지며 자유하강하는 것을 스카이 다이빙이라고 한다. 경험자의 의하면 몸을 던진 후 중력을 느끼기 보다는 땅이 솟아오르는 기분을 느낀다고 한다. 오래전 부터 해보고 싶은 것이였지만 무섭기도 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늘 망설이고 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고 했는데, 날개 대신 낙하산을 펴고 이리저리 이동하면서 푸른하늘을 마음껏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친구와 함께 스카이 다이빙을 한다면 공중에서 서로 만나서 멋진 포즈를 취해볼 마음도 있다. 

 

47. 나바테아 문명의 페트라 고대 유적 가보기

 

요르단에 가면 바위를 깎아서 만든 고대 유적을 만나볼 수 있다. 페트라는 ‘암벽에 세워진 도시’라는 뜻으로 기원전 6세기에 나바테아 문명에 의해 건축되었다. 페트라 내부에는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에서 나오는 ‘파라오의 보물창고’라는 뜻의 ‘알카즈네’와 ‘수도원’이라는 뜻의 ‘알데이르’가 있다. 그 외에도 야외신전과 바위로 만든 여러 건축물들을 관람할 수 있다. 모세가 가나안으로 향하기 전에 거친 도시라고 하니 한번쯤 가볼만한 곳이다.

 

48. 히치하이크 해보기

 

사실 히치하이크는 20대 시간이 넘쳐날 때 해보았어야 하는데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히치하이크가 위험하다는 말이 많은데, 귀중품을 많이 소지할수록 위험부담이 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실 히치하이크로 대륙을 횡단했으면 하지만 그럴만한 여유와 시간이 허락되지 않을 것 같다. 한 도시에서 바로 옆 도시까지만이라도 히치하이크를 경험할 수 있다면 좋겠다.

 

49. 자동차 조립하기

 

직장동료 중 자신의 자동차를 모두 분해해 다시 조립한 친구가 하나 있었다. 그 친구말로는 조립하기 가장 어려운 부분이 엔진이라고 한다. 엔진이라고 하면 자동차의 심장정도 되는 것이니 조립하기 어려울 것이 분명하다. 어렸을 때 아는 분에게 자동차 타이어, 브레이크, 엔진오일 교체 정도는 배웠지만 그 외에 나머지 것들은 한번도 해보지 못했다. 이제는 타이어 교체 정도가 고작이지만 나중에 큰 집으로 이사해서 개인차고가 하나 생긴다면 중고 자동차 하나를 구입에 그 친구처럼 조립해보고 싶다. 조립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도구가 있다면 하나씩 장만해 나가는 재미도 솔솔할 것 같다. 조립하고 싶은 차는 Mustang Shelby 다. 

 

50. 크리스마스 이브에 도시에 있는 높은 건물에 올라가 1,000불 뿌려보기

 

솔직히 처음에는 만불을 뿌릴 생각이였지만 만불은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아서 1,000불로 바꿨다. 1,000불을 5불짜리로 모두 교체한 다음 높이 솟은 건물 옥상에 올라가 고함 한번 크게 지르고 1,000불을 공중에 쏟아 붓는 것이다. 마침 그곳을 지나치던 사람은 바로 돈을 줍기 시작할 것이고, 혹시 지폐가 길가에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얼마 후 누군가에 의해 발견될 것이 분명하다. 5불이라고 해봤자 겨우 커피 한잔이나 샌드위치 한 조각에 불과하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이브에 100에서 최대 200명과 작은 기쁨을 나눌 수 있다면, 또 그들의 얼굴에 작은 웃음을 선사할 수 있다면 한번쯤 해볼 의향이 있다. 

 

51. 자전거 타고 하루종일 도시를 돌기

 

자전거를 타고 도시를 돌고 싶은 이유는 간단하다. 자동차를 운전하며 도시를 돌면 사물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이 없고 모든 것이 순십간에 눈앞에서 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고 느리게 도시를 돌게되면 지금까지 놓치고 있던 도시의 숨겨진 색깔을 발견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지치면 잠깐 커피샾에 들러 커피한잔을 마시는 여유도 갖고, 마음에 드는 아기자기한 가게를 발견한다면 그곳에 들어가 잠시 쇼핑을 해볼 의향도 있다. 공원을 지나친다면 자전거에서 내려 천천히 공원을 산책할 생각이다. 자전거는 붐비지 않는 시간에 맞춰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단지 교통이 복잡한 도시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이 조금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52. 고성능 천체망원경 구입하기

 

망원경을 구입하기 전에 우선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적어도 유명한 성운과 성단을 찾고 그것들은 구분할 줄은 알아야 하는 것이다. 망원경이 있다고 포스터나 잡지에 있는 멋진 우주를 볼 수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성능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개인이 쓰는 평범한 망원경으로는 천문 관측소에서 볼 수 있는 화질과 크기를 능가할 수 없는 것이다. 망원경에는 굴절과 반사가 있는데 굴절은 구경이 작은 대신 콘트라스트가 높아 화질이 선명하다고 한다. 반면 반사는 구경이 크므로 성운과 성단, 그리고 운하 등을 관측할 때 굴절보다 크게 보인다고 한다. 
 

53. 일곱 대륙 모두 방문하기

 

어릴적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남극해, 북극해, 그리고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남아메리카, 북아메리카, 오세아니아를 통틀어 5대양 6대주라고 배웠는데 사실 남극을 포함하면 7대주가 된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은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오세아니아, 그리고 남극이다. 사실 남극은 빙하고 유럽과 아시아가 붙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지구는 5대주가 맞다. 그리고 아메리카를 하나의 대륙이라고 본다면 4대주라고도 말할 수 있는 것이다.
 

54. 마라톤에 참가하기

 

마라톤을 그저 오래 달리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마라톤은 약 42km를 완주해야 하는 굉장히 힘든 육상경기다. 마라톤이라는 명칭은 그리스 아테네 북동쪽에 위치한 지역 마라톤에서 유래된 것이며, 기원전 490년에 있었던 전쟁의 승전소식을 전한 페이디피데스를 기르는 뜻에서 올림픽 육상 경기로 채택된 것이다. 몇년간 CN Tower 계단 오르기를 했었는데 준비기간 동안 treadmill에서 하루에 몇 km를 달리고는 했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한번에 10-12km 까지 달리기도 했는데, 그러고나면 다음날 정말 피곤했던 기억이 난다.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오랜 준비기간이 필요할 것 같다.    

 

55. 쿠바의 체 게바라 혁명광장 가보기

 

체 게바라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공산주의 혁명가, 정치가, 의사, 저술가, 그리고 쿠바의 게릴라 지도자다. 그는 중산층 가정에서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대학교에서 의학을 배웠다. 재학중이던 그는 친구 알베르토와 오토바이로 남미를 돌면서 빈곤한 서민층을 눈으로 확인하고 서서히 현실에 대한 눈을 뜨기 시작했다. 한동안 페루에서 의사활동하던 그는 얼마 후 과테말라로 망명하고, 거기서 결혼을 한 후 다시 멕시코로 망명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반체제 쿠바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를 만나게 된 것이다. 훗날 그는 카스토로를 포함 다른 동요들과 함께 혁명에 참여하여 친미성향의 바티스타 독재정권을 무너트리게 된다. 그 후 그는 새로 탄생한 쿠바 혁명정부를 돕다가 다시 새로운 일을 찾아 볼리비아로 향한다. 하지만 그는 볼리비아 바리엔토스 정권을 상대로 게리라전을 벌이다가 총살당하고 만다. 혁명광장에 가면 거대한 그의 초상화를 보며 쿠바혁명 당시의 그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56. 생일에 100명 만나 나에 대해서 대화나눠 보기

 

평소에 100명을 만나거나 대화하기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생일파티를 열어 100명을 초대해보고 싶다. 그리고 순서를 정해 그들과 나에 대해서 진진한 대화를 나눠보는 것이다. 생일이라서 듣기좋은 말만 골라서 해주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과연 그들에게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지, 혹시 섭섭했던 적은 없었는지, 아니면 실수를 저질렀지만 모른채 지나쳤던 적은 없었는지 질문해 볼 것이다. 우리 모두는 상대가 늘 자신을 칭찬해 주기를 바라거나 자신에게 좋은 말만 골라듣는 경향이 있다. 음식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이상적이듯, 자신에 대한 평가도 골고루 얻어 듣는 것이 좋을거라 생각한다.
 

57. 만리장성 몇일간 걸어보기

 

고대 진나라 시황제 때 흉노족과 유목 민족의 침략을 맞기위해 기존의 성곽을 이어 만든 거대한 성곽이 바로 만리장성이다. 만리장성은 말그대로 길이가 8,851km나 된다. 일반에 얼마나 개방되어 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하루 이틀정도 만리장성을 따라 걸어보고 싶다. 
 

58. 경주용 자동차 몰아보기

 

자동차 경주는 자동차가 발명되면서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좀 더 빠르고 신속하게 이동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 때문이라고 본다. 공식적인 자동차 경주는 1,890년대에 시작했는데, 주최측이 정한 거리를 완주한 운전자에게 상금을 주는 방식이였다. 그 후 자동차의 눈부신 발전으로 여러 대회가 생기고 상금도 커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운전해보고 싶은 것은 인디카 경주와 포뮬라 원으로 유명한 일인승 F1 자동차다. F1은 트렉 외 일반도로에서는 운전할 수 없다는게 흠이다. 그 밖에도 일반 도로나 비포장 도로에서 경주하는 랠리용 자동차가 있고, 투어링 자동차 경주와 스톡 자동차 경주에 쓰이는 자동차가 있다. 
 

59. 불평등에 대한 논문쓰기

 

경제적 불평등과 그것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과연 어떨까. ‘불평등 경제’에선 보수적인 우파는 자유주의적인 입장에서 시장의 원리를 따르고 개인의 능력을 중요시 하여, 생산성 증가를 통해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방법이 모두에게 평등하다고 보았다. 반면 진보적인 좌파는 노동조합 운동과 사회정치적 투쟁만이 자본주의가 만든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럼 이같은 불평등을 다루기 위해 세금과 재정이전으로 재분배를 감행해야 하는가, 아니면 가능한 모두에게 균형있는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불평등을 초래하는 시장원리 방식을 수정해야 할까. 어찌 되었든 간에 불평등은 자본을 소유한 고용자와 자본을 소유하지 못한 피고용자 사이에서 꾸준히 발생한다. 그렇다면 효율적인 재분배를 위해서 자본가는 임금 인상에 동의하고 사회적 분담금과 특별조세를 지불해야 할지도 모른다. 마이클 샌델 교수의 말처럼 민주주의는 완벽한 평등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다만 공동의 생활을 공유할 뿐이며, 거기엔 기존 권력에 의한 정치적 불평등을 숨긴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노동 시장의 유연화가 있다. 그것은 자원적 불평등에 의한 실존적인 자율성, 존엄성, 그리고 권리를 줄어들게 하여 불가피하게도 신체적인 불평등으로까지 불거지게 만든다. 마르크스의 말처럼 임금과 재화를 평등하게 분배하는 것은 불평등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량껏 자신의 의지와 노력을 이용해 재화를 구축하는 것은 기회의 평등을 가져다주는 동시, 기득권층이 된 부류에 안일과 나태함을 가져와 경쟁의 균형을 파괴하기 마련이다. 그것은 사회의 압력으로 재분배를 논의할 시 불평등으로 기력을 빼앗긴 피기득권의 경쟁력이 사회적 권력을 손에 쥔 기득권에 비해 현저히 저하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반대로 유토피아적인 분배가 이루어진다고 한다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노력을 게을리 하게된다. 포퓰리즘 정책에 대한 안이한 태도는 물론, 성취욕도 그 만큼 줄어들어 사회는 큰 발전을 이룰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경쟁을 통한 인류의 눈부신 발전이 과연 미래의 환경과 자연에 좋은 영향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는 언제나 큰 의문이다. 그래서 사회는 시대에 맞춰 끊임없는 시스템 제조율을 감행해야 하는 것인데, 여기서 필요 이상의 재화와 지식, 혹은 무분별하고 과격한 평등 투쟁은 진보적 상상을 부식하게 만들어 버리기도 하는 것이다. 과연 컴퓨터의 존재 이유가 Youtube나 Facebook의 일시적 쾌락이 아닌 오직 인류를 달나라에 보내기 위함인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쾌락을 연구하고 즐기는 항연(플라톤; 범사회적 토론과 논의)이 대상의 ‘아름다움 자체’를 추구하기 위한 ‘사다리’의 일부를 제공한다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이자 최고의 선은 부디 올바른 방향, 불변하는 영원한 아름다움을 향할 수 있을까. 아마도 민주주의의 꽃을 피운 그리스에 그 질문을 던져보아야 할 시기인지도 모른다. “어떤 사회가 정의로운지 알려면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소득과 부, 의무와 권리, 권력과 기회, 공직과 명예)을 어떻게 배분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정의로운 사회는 이러한 것들을 각각 자격 있는 사람에게 배분한다. 어려운 문제는 누가 무슨 이유로 그러한 자격을 갖는지 따져 보는 것이다. 마이클 샌델”
 

60. 파리에 가서 모나리자 보기

 

몇년 전 파리를 방문했을 때 루브르 박물관을 가보지 못했다. 빠듯한 일정 때문이기도 했지만 사실 파리를 다시 찾았을 때를 생각해 무언가 할만한 것을 남겨둔 것이다. 아직도 가끔 파리에 갔을 당시를 떠올리는데, 그때가 처음으로 유럽을 방문했던 시기라 모든 것이 신기하고 무엇을 해도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다시 기회가 생겨 파리를 방문한다면 베르사유 조약으로 1차 세계대전을 마무리 지었던 장소인 루이 14세의 베르사유 궁전도 놓치지 않을 것이다.  
 

61. Tomatina 참가하기

 

토마티나는 8월 마지막 수요일 스페인 발렌시아 주의 도시 부뇰에서 열리는 토마토 축제를 말한다. 이날이 되면 수많은 관광객들이 부뇰을 찾아 서로에게 토마토를 던지거나 트럭에서 던져주는 토마토로 서로와 장난을 친다. 이 축제는 1,945년부터 시작됐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마을 축제에 참석한 소년들이 행렬과 시비가 붙어 상점에 있는 채소를 던지며 장난을 친 것이 매년 반복되어 지금과 같은 축제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멋진 여름을 장식하기 위해 붉은 태양아래 붉은 토마토를 던지며 해맑은 동심에 빠져보는 것도 괜찮을 법하다.
 

62. 여수에 가보기

 

아직 가보지 못한 여수는 이와같을 것이다. “여수, 그 앞바다의 녹슨 철선들은 지금도 상처 입은 목소리로 울부짖어대고 있을 것이다. 여수만의 서늘한 해류는 멍든 속살같은 푸릇푸릇한 섬들과 몸 섞으며 굽이돌고 있을 것이다. 저무는 선착장마다 주황빛 알전구들이 밝혀질 것이다. 부두가 건물 사이로 검붉은 노을이 불타오를 것이다. 찝질한 바닷바람은 격렬하게 우산을 까뒤집고 여자들의 치마를, 머리카락을 허공으로 솟구치게 할 것이다. 여수의 사랑”
 

63. 필리핀 방문하기

 

필리핀에 간다면 먼저 지프니를 잡아타고 마닐라 시내를 돌아볼 것이다. 한참 시장을 걷다가 간식이 먹고 싶어지면 순두부에 설탕소스를 얹은 타호나 코코넛이 들어간 부코파이 하나를 사먹으면 될 것이고, 점심시간이라면 바싹 구워진 통돼지구이 레촌을 파는 식당을 찾으면 될 것이다. 그리고 소화도 할겸 필리핀 국민 영웅 호세 리잘의 기념비가 있는 리잘공원을 둘러볼 것이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계단식 논을 구경하러 바나웨 라이스 테라스를 방문하고 싶기도 하다.
 

64. 부탄 여행하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중국, 네팔, 티벳, 그리고 인도 사이에 자리한 작은나라 부탄을 가봤으면 한다. 국민소득이 고작 2,000달러에 불과한 부탄은 매년마다 발표되는 전세계 행복지수에서 늘 가장 행복한 나라로 선정된다. 국왕부터 국민행복지수를 무엇보다 우선시하기 때문인지, 부탄 사람들은 행복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며 삶을 느긋하게 보내는 것이 분명하다. 부탄에 간다면 왜 그들이 소소한 일상 속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지 두 눈으로 확인해 볼 것이다.
 

65. 열기구 타보기

 

터키의 카파도키아 지역에 가면 열기구를 타볼 수 있다고 한다. 한번도 직접 열기구를 본적이 없지만 가끔 영화속에 나오는 열기구를 보면 한번쯤 타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인류가 최초의 기구 비행에 성공한 것은 1,782년 자쿠스 찰스에 의해서고, 비행기가 발명되기 전까지 기구는 유일한 비행수단이었다. 기구는 구피안에 공기를 가열하여 공기의 부력을 이용하는 열기구와 수소가스나 헬륨가스를 사용하는 두 종류가 있다고 한다. 처음엔 조금 무섭겠지만 기구가 서서히 상승하며 사물들이 점점 작아지면 바람을 따라 하늘을 누비며 아름다운 풍광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66. 아마존 가보기

 

지구의 허파라 불리며 전세계 산소의 20퍼센트를 생산하는 거대 열대우림 아마존에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300만종의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안데스 산맥에서 대서양까지 이어지며 남아메리카 물의 40퍼센트가 흘러들어오는 아마존 강의 길이는 6,450km나 되며, 수많은 사람들이 이 강을 의존하며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밀림 속에는 문명을 거부하고 원시적인 삶을 살아가는 부족들이 아직까지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아마존에 가려면 반드시 우산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67. 이집트 피라미드 방문하기

 

세상에는 여러 피라미드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고대 이집트의 유적, 기자의 3대 피라미드에 가보고 싶다. 학자들은 이것이 왕이나 왕족의 무덤일 것이라 추측하지만, 당시 이것이 무덤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헤로도트스가 남긴 기록에 의하면 이 피라미드는 10만명이 20년에 걸쳐 지었다고 한다. 무려 230만개의 석회암과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피라미드는 큰 돌이 50톤에 달하기도 한다. 칼리프가 피라미드 안에 구멍을 뚤고 들어간 후 지금까지 3개의 비밀공간을 발견했지만 아직까지 그곳에서 특별한 것을 찾아내지 못했다. 기자에 간다면 사자의 몸에 사람의 머리가 달린 상상속 동물 스핑크스 또한 놓칠 수 없다. 가자의 스핑크스는 그리스의 스핑크스와는 달리 왕권을 상징하고 선한 자를 보호해준다고 한다.
 

68. 오로라 관측하기

 

오로라는 극지방에서 관측할 수 있는 극광으로 지구 밖에서 입사하는 대전 입자가 지구 대기권 상층부의 기체와 마찰하여 빛을 내는 현상이며, 대부분의 입자들은 태양에서 방출된 것이라고 한다. 극지방에서 관찰하기 쉬운 오로라는 토성과 목성에서도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오로라는 ‘아우로라’, 라틴어로 새벽이라는 뜻이며 새벽빛과도 비슷하다고 하여 극광을 오로라로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옐로나이프나 남극, 그리고 북유럽 쪽에서 주로 관측된다고 한다. 백야현상이 없고 밤이 긴 겨울에 관측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쉽다고 한다.
 

69. 누군가에게 특별한 사람되기

 

누군가에게 특별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나를 그에게 길들인다는 말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과 교류하지만 언제 그 사람들을 다시 만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특별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인연들과는 달리 내가 그의 인생에서 어떤 역할을 맞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와 자주 만나고 의미있는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는데, 그 과정이 바로 서로에게 길들여지는 것이다. 친구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서로 모르는 남남이였지만, 서로와 무엇인가를 공유하고 차차 유대감을 갖게 되면서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비로소 상대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70. 작곡 해보기

 

머리속에 떠오르는 선율을 정리해서 오선지에 적어내는 것을 아마 작곡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화성학에 대한 기본이 없다면 음악전공자나 싱어송라이터처럼 멋진 곳을 만들어 내긴 힘들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요즘은 워낙 좋은 음악 작곡 프로그램들이 많이 나와 있어서 초보자도 기본적인 미디작업은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만약 기본적인 음악이론과 악기하나 정도를 다룰 수 있다면 좋더 편하게 작곡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좋은 책들을 많이 읽고 풍부한 자료수집이 필수인 것처럼, 좋은 음악을 만들려면 좋은 음악을 많이 접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71. 다마스쿠스 유적 찾아가기

 

4,000년 이상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다마스쿠스는 수많은 문명들의 흔적이 발견되는 장소다. 하지만 7세기에 만들어진 세계 4대 모스크의 하나인 우마야드가 자리하고 있는 이곳은 최근 정세가 많이 불안한 상태다. 훗날 상황이 좋아진다면 아르비안 나이트에서도 나오는 이곳을 방문하여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 사이에 문명의 흔적을 남긴 고대 메소포타미아를 상상해 보거나 칼리파 세습 왕조 우마이야의 전성기를 머리속에 그려볼 것이다. 그리고 가하학적인 무늬들로 이루어진 아라베스크를 통해 그들의 사고와 관념, 그리고 그들이 미술품들 속에 담아놓은 형이상학적인 사상들을 직접 확인해 볼 것이다.      
 

72. 샌프란시스코에서 케이블카 타보기

 

영화속 슈퍼맨처럼 금문교로 날아갈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일반인이 그곳까지 가려면 아마도 비행기나 기차를 이용해야 할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중부의 서해안에 있는, 미국에서 14번째로 큰 도시다. 1,776년 스페인이 처음으로 그곳에 정착했으며, 그 후 골드러시로 인해 도시가 많이 성장했다고 한다. 항구 도시라서 그런지 샌프란시스코는 무역과 상업의 중심지이기도 하며, 지형상 가파른 언덕길로도 유명하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가파른 언덕길로 지나가는 케이블카를 볼 수 있는데, 케이블카는 3개의 노선이 있다고 한다. 그 중 가파른 언덕길에서 태평양이 내려다 보이는 Powell-Hyde Line 타고 싶다. 최고 속도 15km/h 인 케이블카는 전기가 아닌 줄과 인력으로 움직인다고 한다. 
 

73. 투아모투 제도 가보기

 

남태평양 타히티와 파카라바 바로 옆에 자리한 투아모투 제도는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서 가장 큰 군도로 수십개의 낮은 섬들과 환초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유네코스가 보호하는 이곳에선 섬 가운데 해수 호수가 있는 고리 모양의 산호섬을 만날 수 있는데, 위에서 보면 그 모습이 마치 목걸이 같이 보인다고 한다. 산호들이 춤추는 투명한 물속으로 들어가 양놀래기과 바닷물고기 나폴레옹래스와 장난도 쳐보고, 순수한 자연이 보존된 이곳에서 자연과 대화하며 마음껏 휴양을 즐겨보고 싶다. 흑진주 양식장을 구경하는 것도 일정에서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74. 하루종일 영화보기

 

하루종일은 아니여도 하루에 4-5편의 영화들을 본 적은 여러번 있다. 영화를 워낙 좋아해서 그런지 요즘도 일주일에 4-5편은 거든히 소화해 낸다. 언젠가 시간이 난다면 하루종일 팝콘과 소다를 옆구리에 끼고 영화를 감상하고 싶다. 로맨티 코메디, 다큐, 액션, 드라마, 스릴, 호러, 뮤지컬, 시리즈 영화 등 어떤 영화라도 상관없다. 시리즈 영화라면 대부, 스타워즈, 쥬라기 공원, 인디아나 존스, 백투더퓨처, 헤리포터, 록키, 슈퍼맨, 아니면 반지의 제왕도 괜찮을 것 같다.
 

75. 스쿠버 다이빙 해보기

 

푸른 자연만큼이나 수중세계를 동경하는지라 스쿠버 다이빙은 언젠가 해보고 싶은 운동 중 하나다. 하지만 스쿠버 다이빙을 하기 위해서는 스쿠버 다이빙 단체를 선택해 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잠수 장비 또한 구입해야 한다. 스쿠버는 영어로 ‘수중 자가 호흡기’라는 뜻이여서 스쿠버 다이빙이란 정확히 ‘수중 자가 호흡기’를 이용하는 다이빙이 되는 것이다. 카리브해에 자리한 벨리세의 블루홀, 말레이시아의 시파단, 호주에 위치한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 코스타리카의 코코스 섬, 남태평양에 자리한 투아모투 제도, 이집트의 홍해 중 하나를 고르기란 쉽지 않을 듯 하다. 

 

76. 누군가에게 특별한 선물하기

 

누군가에게 특별한 선물을 한다면 그것을 비밀로 하고 싶다. 우선 상대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다면 좋겠다. 꼭 가격이 비싸다고 좋은 것은 아니지만 물질이 때로는 상대의 감성을 움직일 수도 있는 것이다. 선물이라는 것이 꼭 재화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상대의 기억에 좋은 추억거리를 새겨줄 수도 있는 것이며, 상대에게 뜻깊은 경험을 남겨줄 수도 있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은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뜻하지 않은 상황에서 누군가의 작은 호의가 얼마나 큰 기쁨을 줄 수 있는지 여러 차례 경험해왔기 때문이다.
 

77. 건축도면 만들기

 

가우디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연은 신이 만든 건축이며, 인간의 건축은 그것을 배워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자연에 깊이 심취하여 자신이 느낀 감정을 그대로 작품속에 반영한 건축가 중 하나다. 구엘공원을 비롯해 성가족 사그라다 파밀리아, 그리고 가사바트요와 카사밀라는 그가 얼마나 자연을 사랑했는지 느끼게 해준다. 건축도면을 만들어 본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언젠가 기회가 주어지면 가우디처럼 자연과 인간이 어울리는 건축물을 도면에 그려보고 싶다. 그게 비록 작은 창고라 할지라도, 고급 원자제가 아닐지라도, 웅장하고 거대하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자연과 어울리는 곡선의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것이라면 좋겠다. 참고로 쟝 누벨과 르 꼬르뷔지에 작품들도 좋아한다.
 

78. 타투하기

 

기억은 지워지고, 기록은 사라지고, 사진도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문신은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 영화 Ghajini나 Memento를 보면 기억력 상실증에 빠진 주인공들이 자신의 몸에 문신을 새겨 넣는다. 그것은 그들에게 일종의 신념이 되어주기도,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가이드가 되어주기도 하는 것이다. 만약 타투를 하게 된다면 그림보다는 문장이나 기호를 하려고 한다. 그래서 그것을 볼 때마다 그 의미를 거듭 생각해 보려고 한다. “Cogito, ergo sum”, “E=mc2” , “nosce te ipsum”
 

79. 수화 배우기

 

소리가 아닌 손짓을 이용해서 상대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수화라고 한다. 대부분 청각 장애인들이 사용하는데, 생각해보면 음성언어를 쓰는 일반인의 경우에도 설명이 부족한 부분에 몸짓이나 제스처를 덧붙이기도 한다. 소리가 아닌 몸동작 만으로 자신을 표현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복잡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음성언어보다는 더 많은 근육과 큰 동작을 연출해야해서 그런지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발언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춤이 아름답듯이 소리가 아닌 수화는 눈이 즐겁기도 하다. 
 

80. 개인 인공위성 제작 참여하기

 

언젠가 한 개인이 돈을 모아 자신의 인공위성을 쌓아올렸다는 뉴스를 접했다. 전기전자전파공학을 전공한 그는 인공위성을 우주에 날려보내기 위해 5년이라는 긴 시간을 준비했다. 비용도 엄청나서 왠만한 사람은 쉽게 엄두를 낼 수 없다. 그에 따르면 인공위성은 인터넷을 통해 얻은 자료로 누구나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크기는 두 손에 들어오는 작은 박스 정도이며, 다른 큰 인공위성에 붙여서 쏘아올린 후 우주 공간에서 서로 분리 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드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돌아오는 성취감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81. 카약 타보기

 

카약을 즐겨타는 친구를 하나 알고 있는데, 그 친구 말에 의하면 카약이 보기보다 상당히 재미있다고 한다. 스릴도 있고 운동도 되는 이 카약은 한명이나 두명이 타는 작은 인력보트로, 갑판이 폐쇄되어 있어서 물살이 가파른 곳에서도 침수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모터가 없고 양날 노를 이용해 추진력을 얻기 때문에 상당히 고된 운동일 것이다. 교육을 이수하기 전에 혼자서 강을 내려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한다. 
 

82. 크로아티아 가보기

 

발칸 반도의 판노니아 평원의 교차점에 자리한 크로아티아는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슬로베니아, 헝가리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다. 이곳을 간다면 아드리아해를 끼고 있는 두브로브니크의 올드시티에서 멋진 사진을 찍어보기도 하고,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에서 자연의 모습을 즐기며, 세계 5대 섬 중 한 곳인 흐바르 섬을 찾아가 중세시대의 건물과 라벤더 평원을 감상할 것이다.
 

83. 다른 도시에 가서 6개월 살아보기

 

아무도 모르는 새로운 도시로 이사해 몇달간을 살아보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새로운 직장을 구하고,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새로운 거처에서 새로운 것들을 하면서 새 삶을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모든 것이 새로운 만큼 어려운 일도 많이 부딛치게 될 것이고, 반대로 매일 반복되는 똑같은 일상에서 벗어나게 되니 그 만큼 삶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Inside out에 나오는 주인공 라일리처럼 Joy와 Sadness가 감정의 뇌에서 사라질지도 모르지만, 더 크고 더 좋은 정체성, 전보다 발전된 신념의 체계를 구축하는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   
 

84. 목수가 되어 가구 만들어 보기

 

손재주가 있어서 무엇이든지 뚝딱뚝딱 잘 만들어내는 사람을 보면 무척 부럽다. 요즘은 목공예 도구들이 사용하기 간편하고 가구를 만드는 방법을 손쉽게 인터넷을 통해 구할 수 있어서 시간과 노력만 투자하면 누구든 가능하다고들 말하지만 선뜻 발을 들이지 못하고 있다. 나무를 고른 후 자르고 손질하는 것도 힘들지만, 그것을 정확한 각으로 맞물리고 연결하는 것이 보통일처럼 보이지 않는다. 만들어진 부품을 조립하고 그것을 칠하는 간단한 과정들을 공방에서 배울 수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좀 더 다양한 목공 기술을 배워 견고하고 짜임새 있는 가구를 만들어보고 싶다.
 

85. 암벽타기 해보기

 

암벽등반이란 크게 자연암벽이나 인공암벽을 타는 것을 말한다. 그 외에도 볼더링, 프리 솔로잉, 로프 솔로 클라이밍, 리드 클라이밍, 멀티 피치 클라이밍 등등 여러가지가 있다. 정신력과 운동력 모두를 요구하는 암벽타기는 충분한 교육없이는 매우 위험한 운동이라고 한다. 처음부터 아무런 장비도 없이 경사가 심한 암벽을 암벽화만 신고 오를 수는 없다. 한동안 기초를 갈고 닦은 후 많이 알려져 있는 암벽에 도전해보고 싶다.
 

86. 요리학원 다니기

 

음식은 되도록이면 쉽게 준비하여 간단히 먹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공식품을 피하고 열량과 영양소의 비중을 잘 검토해야 한다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철에 따라 선호하는 음식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식재료를 그 철에 구할 수 있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맛깔나는 음식으로 미각을 자극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의 식생활을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이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음식이 어쩔 때는 병이되고, 어쩔 때는 약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하루에 적어도 2-3끼를 해결해야 하므로 올바른 식생활을 기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음식은 그 속에 있는 영양분만을 먹는 것이 아닌 생명력을 먹는다는 말이 있다.
 

87. 새로운 운동 배우기

 

가끔 테니스를 치지만 언제나 새로운 운동에 대한 욕구가 있다. 테니스와 비슷한 라켓 스포츠지만 경기진행방식이 조금 다른 스쿼시가 그 중 하나다. 스쿼시는 두 명이나 네명의 선수가 사방이 벽인 코트에서 빈 고무공을 주고 받으며 하는 경기다. 말랑말랑한 공을 사용한다고 해서 비롯된 스쿼시(squashable)는 영국에서 처음 시작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운동을 손꼽자면 야구와 비슷한 크리켓이다. 11명으로 이루어진 두 팀이 야구처럼 교대로 공격과 수비를 하는 크리켓은 영국에서 처음 시작되어 오늘날은 전세계적으로 즐기는 대중 스포츠가 되었다.
 

88. 친구들과 장례 예행하고 멋지게 뒤풀이하기

 

죽음은 육체를 파괴하고,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으며,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티벳인들은 죽음의 서를 통해 사후를 준비한다. 그것은 그들이 죽음 뒤의 그 무엇인가를 믿기 때문이다. 그 무엇이라는 것은 죽음 뒤 환생을 통해 해탈의 경지와 영혼의 자유로움을 얻는 것을 말한다. 꼭 티벳인 말고도 사후세계에 대해 기록한 고대 이집트인들이나 신곡을 통해 사후의 세계를 그린 단테를 보면 우리가 왜 죽음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하는지 설명된다. 거창한 장례를 예행할 필요는 없다. 친구 한 둘과 모여서 검은 양복을 차려입고 진지하지만 간단한 의식을 치러보는 것이다. 관이 있다면 그 곳에 누워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 뒤 클럽에 가서 진하게 놀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89. 머리는 차갑고 가슴은 뜨거운 일 하기

 

머리는 차갑고 가슴은 뜨거운 일, 그것은 냉정하지만 열정적인 일이 될 것이다. 어떤 대상에 온전히 집중한다는 것, 어떤 대상을 세심하게 관찰한다는 것, 어떤 대상을 깊이 이해한다는 것, 그것이 과연 냉정하지만 열정적인 일이 될 수 있을까. 무척 가깝지만 거리를 두고 있는 대상, 함께여서 마냥 즐겁지만 눈물이 나는 대상, 공유하고 있지만 이해할 수 없는 대상에게 냉정으로 열정을 전해줄 수 있을까.
 

90. 좋아하는 몇몇 교수들의 강의 직접 들어보기

 

미국의 철학자이자 예일 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셸리 케이건 교수의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들어보고 싶다. 그가 쓴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읽어보았지만 강의실에서 그의 육성으로 그가 풀어내는 ‘죽음’은 어떨지 궁금하다. 또한 27세에 최연소 하버드대학교 교수가 된 마이클 샌델 교수의 교육 강의도 들어보고 싶다. 마이클 센델 교수는 정치이론가이자 자유주의 비판가로도 유명하다. 그가 쓴 책을 여러권 보았는데 그가 말하는 ‘정의’는 정말 이해하기 쉽고 많은 생각을 갖게 만든다. 가능하다면 철학 및 미디어 이론을 가르치는 한병철 교수의 강의도 들어보고 싶다. 피로사회를 읽고 그에게 매료되었다. 
 

91. 첼로 배우기

 

프랑스에서 태어난 중국계 미국인 첼리스트 요요마를 무척 좋아한다. 그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머리속은 그의 음악에 어울리는 멋진 배경이 그려진다. 사실 첼로를 소재로 중편소설 하나를 구상한 적이 있었는데, 첼로에 관한 글을 쓰려면 적어도 첼로를 조금이나마 다룰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첼로를 배울 결심을 했다. 유명한 작가들을 보면 비상한 머리와 놀라운 소재를 가지고 흥미진진한 글을 적어내지만, 머리가 좋지 못한 관계로 주위에 널린 흔하고 평범한 소재를 사용하는 글쓰기를 선호한다. 첼로로 연주하고 싶은 곡은 ‘여인의 향기’와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이다.
 

92. 자신의 성격과 반대로 하루 살아보기

 

성격이 소심하고 말주변이 없어서 주위에 친구가 그리 많지 않다. 만약 하루동안 다른 사람처럼 살아볼 기회가 온다면 쾌활하고 다정다감한 성격이고 싶다. 그래서 상대가 나에게 다가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그에게 다가가 일상을 묻고 자질구레한 수다를 그에게 쏟아놓을 것이다. 징기스칸은 내귀가 나를 가르쳤다고 말했지만 듣기 보다는 서슴없이 상대에게 질문하고 그에게 주저없이 조언할 것이다. 스포츠 바를 찾아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TV에 나오는 운동선수를 큰소리로 응원도 해볼 것이다. 경기장에 간다면 고함도 질러보고 상대팀에 야유도 보낼 것이다. 

 

93. 수채화 그리기

 

미술작품을 좋아하지만 미술엔 영 소질이 없다. 글씨도 삐툴삐툴 잘 못쓰지만 그림 역시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을 정도로 못 그린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미술을 배워보고 싶다. 요즘은 평생교육이라고 직장인들을 위한 저녁수업도 꽤 많은 걸로 안다. 미술을 배운다면 수채화를 그리고 싶다. 그래서 스케치북에 얼룩달룩한 물감으로 소소한 일상을 담아내고 싶다. 인상파의 이름의 기원이 된 그림 ‘인상, 해돋이’를 그린 클로드 모네처럼 빛의 변화를 화폭에 담을 수 있다면 좋겠다. 간혹 화창한 날씨에 호수가를 지날 때면 이젤을 세우고 팔레트 위에서 붓을 놀리고 있는 화가들을 만나기도 하는데, 그런 그들이 무척 부럽다. 
 

94. 100가지 행복한 일을 하며 기록 남기기

 

100가지 행복한 일을 하며 그것들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아마도 이 bucket list가 될 듯 싶다. 여러 사정상 100 가지 모두가 실행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하나 하나씩 실천해 나가면서 평소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낼 것은 분명하다. 기록이라면 아마도 일기행식이 될 것 같다. 가능하다면 이것들을 사진으로 찍어 남겨보는 싶은 욕심도 있다.
 

95. 마지막 사랑하기

 

나이가 많아서 이제 사랑이란 단어를 말하기도 부끄럽다. 살면서 2-3번의 인연을 만났지만 그 중 긴 세월을 함께한 인연은 없었다. 한번의 기회가 더 주어진다면 후회없는 사랑을 해보고 싶다. 후회없는 사랑이란 모든 것을 아낌없이 준다는 의미다. 그래서 그 사랑으로 오랜시간 행복할 수 있다면 좋겠다.
 

96. 도자기 공예 배우기

 

고등학교에서 도자기 공예를 2년간 배웠다. 그 후로는 한국에 가서 딱 한번 도자기를 만들어 보았다. 하지만 내가 보아도 민망할 정도의 작품이 나와서 허탈한 웃음만 지었다. 일단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죽을 해야한다. 그 후 흙을 떼어 널빤지 위에 올려놓고 물레성형을 하게 되는데 여기엔 손물레, 발물레, 그리고 전기물레 등이 있다. 물레성형이란 물 묻힌 손가락을 이용해 흙을 누르며 외부를 쓰다듬어 그릇의 모양이 나오게 하는 것을 말한다. 다 만들어진 그릇은 몇일간 말린 후 초벌구이를 하고 유약을 칠한 다음 다시 재벌구이를 하면 된다.
 

97. 미국, 캐나다, 한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다시 방문하기

 

방문한 여행지를 다시 찾아간다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다녀온 곳들을 다시 방문하여 그 당시 느꼈던 설레임과 두려움을 다시 떠올려 보고 싶다.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로널드 딕슨이 말했듯이 나의 목적지는 해가 지는 곳이며, 나의 목적지는 서녘의 별들이 목욕하는 곳이며, 나의 목적지는 따사로운 햇살이 내려찌는 어느 도시의 작은 골목길이 될 것이다. 그 때가 나를 찾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였다면 이번엔 나를 돌아보기 위한 진지한 몸짓이 될 것이다. 
 

98. 일년간 매일 매일 일기쓰기

 

일년간 매일 매일 일기를 써보겠다. 일기를 쓰다보면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확인할 수 있고, 내면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길 것이다. 일기는 누구를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내 자신을 위해 쓰는 것이다. 그래서 멋진 말로 포장할 필요가 없다. 또한 일기를 쓰면서 감정과 생각을 정리하게 되어 치유의 효과를 얻게될 것이다. 시작하기 전에 ‘안네의 일기’를 한번 더 읽어봐야 겠다.

 

99. 당신 자신이 되어라

 

당신 자신이 되어라. 삶은 있는 그대로가 중요하다. 달리거나 얻으려 애쓰거나 찾거나 노력할 필요가 없다. 그저 존재하라. 틱낫한” 매사 무엇이 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나만의 개성을 갖은 나는  ‘나’로써 완벽하다. ‘일주일이 남았다면, 죽기 전에 후회하는 7가지’에서 카렌 와이어트는 만약 우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 성공, 성취 따위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너 자신을 알라” 내 자신을 알고 내 자신이 되는 것, 쉽고도 어려운 일이다. 

 

100. Caribbean 가기

 

삶을 살아가는데 어떤 이유가 필요하듯이 또 다시 무엇을 하기 위해선 그럴듯한 이유가 필요했다. 그래서 예전 bucket list를 위한 또 다른 bucket list를 적은 것이다. 오래전 bucket list를 하나 적었었다. 거기엔 7개 나라(미국, 캐나다, 한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를 돌면서 글을 적고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리는 것이 있었다. 그리고 조건이 하나 붙었다. 7개 나라를 돌고 난 후에 내 곁에 누군가가 있다면 그 사람을 데리고 Caribbean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 먹었던 것이다. 하지만 일은 계획대로 풀리지 않았고 예전 bucket list의 마지막 계획은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 새로운 bucket list를 만들었다. 그리고 Caribbean을 가보기 위해 Caribbean 여행을 bucket list 100가지 중 하나로 적어 넣었다. 그래서 이번에 Caribbean가고 싶은 이유는 예전의 bucket list를 완성하기 위해서인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거창한 bucket list를 쓰는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는 주위 사람들을 위해 들은 이야기 하나를 덫붙인다. 어느 교수가 말하길 행복이라는 것은 현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미래에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일하는 금요일이 주말보다 좋은 이유는 희망과 미래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금요일은 학교나 회사를 가도 오늘만 끝내면 된다는 생각에 너무나 행복하기 때문이다. 정작 휴일인 일요일이 오면 월요일이 기다리고 있으므로 쉬고 있어도 하나도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금요일날 만큼은 일요일이 싫지 않다. 그것은 희망 때문인 것이다. 말하자면 토요일과 일요일이 행복을 주는 것이 아니라 바로 금요일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가끔 정말 행복해야 하는 순간에 그리 행복하지 않은 것을 느끼기도 하는데, 그것은 이미 미래의 행복을 모두 사용해 버렸기 때문인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bucket list를 시작하면서 행복을 찾고 있었다. 그것은 어린왕자의 여우가 말했듯이 4시에 약속을 정한다면 3시부터 행복해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행복한 감정은 더해지고, 4시가 되면 우리는 흥분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여우가 말했듯이 매일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반복하는 ‘의식’을 필요로 한다. 그 의식으로 우리는 어느 하루를 다른 날과 다르게 만들고, 어느 한 시간을 다른 시간과 다르게 만드는 것이다. 한동안 나는 이 ‘의식’이 없어 행복하지 않았을까. 가방을 꺼내 그 속에 행복을 담고 슬슬 여행 준비를 시작해야만 할 것 같다. 글을 적고 있는 동안 매일이 금요일이였다. “행복이 당신의 이름을 들은 이후로, 행복은 당신을 찾으려고 거리를 뛰어다니고 있다. 하피스”

 

 

 

 

참고: 위키피디아, 나무 위키, 다음사전

 

Posted by trefresher :

내가 만나보고 싶은 100명

2022. 5. 24. 12:59 from 隨筆

 

1. 키팅 선생님
 
20년 간의 파란만장한 유랑을 마치고 이타카로 돌아온 율리시즈가 울부짖는다. “오오, 캡틴, 마이 캡틴! 끔찍한 항해가 끝났습니다. 배는 온갖 황폐를 견뎌냈고, 우리는 추구하던 목표를 성취했습니다. 항구가 가까워지며 종소리가 들려요, 사람들이 모두 환희에 차 있어요. 그들이 안정된 용골을, 굳세고 용감한 배를 바라보고 있어요.” 그가 회답했다. “소녀들이여, 시간을 헛되이 말라. 장미꽃 봉오리를 따려면 지금, 시간의 흐름은 이리도 빠르니, 오늘 피어 미소 짓는 이 장미도, 내일이면 시들어 지리니..... 장미꽃 봉오리를 따려면 지금. ......” 여기서 캡틴이 말한 라틴어 카르페 디엠이란 무슨 의미일까. 간단하다. 이 시가 말하고자하는 것은 ‘내일 따먹힐 토마토’다. 캡틴은 그 붉고 탐스러운 토마토가 오늘 저녁 올리브 오일로 목욕재계를 갖춘 라구 알라 볼로네제로 변신해 향긋하고 근사한 바롤로와 촛대를 사이에 두고 눈맞춤을 나누어야 한다고 토로한다. 다시 캡틴이 말했다. “언어가 만들어진 데에는 한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순진한 우리들은 언어가 의사소통을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곶잘 생각한다. 그렇지만 캡틴의 생각은 다르다. “아냐, 틀렸어. 바로 여자를 꼬시기 위해서다.” 그런데 캡틴, 사랑이 뭐죠? “사랑이란 느닷없이 다가와 아픔만 남기고 가는 거야.” 캡틴이 말하는 ‘언어’, 그것은 소년 바이런이 외치는 낭만주의라기 보다는, 청년 파블로 네루다가 바라보는 여인의 관능, 여자의 육체, 흰 언덕들, 흰 넓적 다리, 그러나 벗은 몸, 이끼의 갈망하는 단단한 밀크의 육체, 그리고 그 젖가슴 잔들, 또 방심으로 가득찬 그 눈, 그리고 그 치골의 장미들, 그의 갈증, 그의 욕망, 그리고 그의 동요하는 길이다. 우리는 트로이 전쟁과, 오귀기에 섬의 칼립소 여신과, 식인거인이 사는 라이스트리곤들의 섬과, 요정 세이렌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외눈박이 거인 키클롭스 동굴과, 키르케의 마법 때문에 돼지로 변한 친구들에 대해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캡틴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네가 어린애라는 거야. 넌 네가 뭘 지껄이는 건지도 모르고 있어. 내가 너에게 미술에 대해 물으면 넌 온갖 정보를 다 갖다댈껄? 미켈란 젤로를 예로 들어볼까? 그에 대해 잘 알거야. 그의 걸작품이나 정치적 야심, 교황과의 관계, 성적 본능까지도 알거야. 그치? 하지만 시스티나 성당의 내음이 어떤지는 모를껄? 한번도 그 성당의 아름다운 천정화를 본적이 없을테니까. 전쟁에 관해 묻는다면 세익스피어의 명언을 인용할 수도 있겠지. ‘다시 한번 돌진하세 친구들이여!’ 하면서.. 하지만 넌 상상도 못해. 전우가 도움의 눈빛으로 널 바라보며 마지막 숨을 거두는 걸 지켜보는게 어떤 건지.. 사랑에 관해 물으면 한 수 시까지 읊겠지만. 한 여인에게 완전히 포로가 되어본 적은 없을껄? 눈빛에 완전히 매료되어 신께서 너만을 위해 보내주신 천사로 착각하게 되지. 절망의 늪에서 널 구하라고 보내신 천사! 또한 한 여인의 천사가 되어 사랑을 지키는 것이 어떤 건지 넌 몰라. 그 사랑은 어떤 역경... 암조차 이겨내지. 죽어가는 아내의 손을 꼭 잡고 두달이나 병상을 지킬땐 더 이상 환자 면회 시간따위는 의미가 없어져. 진정한 상실감이 어떤 건지 넌 몰라. 타인을 내 자신보다 더 사랑할 때 느낄 수 있는 거니까. 누굴 그렇게 사랑한 적 없을껄?” 캡틴은 그렇게 말한 후 홀연히 자리를 비웠다. 그는 마지막으로 칠판에 이렇게 적었다. “나의 운명의 주인공은 나다. 나 스스로가 아니면 나를 조종할 수 없다.” 만약 우리가 너무 늦지않게 그를 찾아 버몬트 주의 웰튼 아카데미로 떠난다면 우리는 책상 위로 올라가 출구로 향하는 캡틴의 쓸쓸한 뒷모습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린 편견과 고정관념을 그 자리에서 훌훌 떨쳐버리고 이렇게 외칠 것이다. ‘카르페 디엠!’
 
 
2. Professor X
 
“나의 관심은 사물의 여러 현상들을 규명하는 것이 아니라, 신의 생각을 알아내는 것이다. 그 밖의 것은 부차적인 것이다.” 네덜란드 철학자 스피노자의 신은 아인슈타인이 바라보는 신과 같다. 그의 신은 인격적인 신이 아닌 모든 이론의 조화를 통해 스스로를 들어내는 ‘질서와 조화, 아름다움과 단순함, 그리고 고상함’의 신이다. 곧 ‘우주는 자연이자 신이다’라는 것이다. 그는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들의 많은 부분들이 사실일 수 없다고 확신하며 성경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데, 나는 그가 한 말을 떠올려 본다. “이 세상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말은 이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아직 우주의 모든 비밀을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조화를 통해 신의 본질적인 특성을 스스로 들어낼 것임은 추호의 의심도 없다. 그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는 오직 두가지 방법밖에 없다’고 하는데, ‘하나는 아무것도 기적이 아닌 것처럼, 다른 하나는 모든 것이 기적인 것처럼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신의 생각을 알아내고 싶은 그가 모든 것을 기적으로 여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우리가 이제야 겨우 이해하기 시작한 우주의 물질 분포가 겨우 4.84%이라는 점에서도 모든 것은 기적일 수 밖에 없다. 내가 그의 글들과 논문들을 읽으며 도달은 것이 있다. 바로 사랑은 에너지라는 것이다. 만물은 무엇을 알고자, 무엇이 되고자, 누군가에게 아름다워지고자, 그래서 사랑을 한다. Schrödingers Katze ? → BB, Kaboom ! → Therefore E M 299 792 458 ² m/s ! 
그의 말처럼 우리는 모두 초대장 없이 비자발적으로 지구에 온 방문객이다. “하지만 나에겐 이 비밀조차 감탄스러울 따름이다.” 신은 우리에게 무엇을 바라는가. 그것은 그의 아름다운 공식 E=mc²가 넌지시 설명해주고 있다.
 
 
3. 헨리 데이비드 소로
 
19세기 중엽에 일어난 관념론적 입장의 철학 운동을 초절주의라고 하는데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자신을 초절주의자이자 신비주의자, 또는 자연철학자로 묘사한다. 독서광이였던 그는 아마도 칸트나 셀링의 영향으로 범신론, 직관주의, 신비주의, 그리고 유니테어리언주의를 월든 호수에서 실천하지 않았을까도 싶다. “우리는 우리 발로 스스로 걸을 것이며; 우리는 우리 손으로 스스로 일을 할 것이다; 또한 신성한 영혼이 모든 이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다.” 청교도의 관념론적 초절주의란 인간은 도덕적 이성과 합리적인 감성을 소유하므로 스스로 긍지를 갖고 자극을 통해 모순에 순응하며 본능과 개성의 계발로 자립하는 자세, 그리고 자연과의 반복적인 교감을 통해 자신을 발전해 나가야한다는 것이다. 물질이란 결국 변하고 합리적인 감성은 학습으로 개몽과 개화를 거듭한다는 말이다. 나는 소로처럼 인생을 깊게 살고 싶고, 그가 말했듯이 인생의 모든 골수를 빼먹기 원하고, 또한 그처럼 ‘강인하고 스파르타인처럼 살아 삶이 아닌 것을 모두 때려 엎기’를 바란다. 월든 호수에 자리한 그의 길이 14피트(4.3미터), 폭 10피트(3미터), 높이 8피트(2.4미터)의 작은 오두막엔 침대, 탁자, 책상, 의자 셋, 3인치 거울, 부젓가락 한 벌, 장작받침쇠, 솥, 냄비, 프라이팬, 국자, 대야, 나이프, 포크 두 벌, 접시 셋, 컵, 스푼, 기름단지, 당밀단지, 그리고 램프가 전부였다. 과연 이것만으로 나는 자연과 더불어 얼마나 생존할 수 있을까. 우선 나는 그처럼 강남콩, 감자, 옥수수, 완두콩, 무 등을 농사지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딸기와 검은 딸기, 보릿대국화, 물레나물, 미역취, 떡갈나무의 관목, 샌드벚 나무, 월귤나무와 감자콩 등을 배워야 할 것이다. 또한 ‘산비둘기, 연못의 개구리, 개간지 위 매, 수면을 맴도는 밍크, 왕골과 쌀먹이새, 수많은 야생벌, 마루 밑 다람쥐, 마루 위 쏙독새, 창 밖 푸른어치, 숲속 산토끼와 우드척, 호수 위 기러기와 되강오리, 종달새와 꾀꼬리, 그리고 언덕 위 태평한 소’와 친해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혼자라면 무척 외로울 것이다. “목장에 핀 한 송이의 우단현삼이나 민들레꽃, 콩잎, 괭이밥, 등에, 그리고 뒤영벌이 외롭지 않듯이 나도 외롭지 않다. 밀부룩의 개천이나 지붕 위의 풍향기, 북극성, 남풍, 4월의 봄비, 정월의 해동, 그리고 새로 지은 집에 자리잡은 첫 번째 거미, 이런 모든 것들이 외롭지 않은 것처럼 나도 외롭지 않다.” 나는 소로처럼 ‘푸줏간 주인인 동시에 요리사이며, 설거지꾼인 동시에 밥상을 받는 신사’이고 싶다.
 
 
4. 체게바라
 
“ ㄴ ㄷ  ㅁ  ㅅ ㅇ ㅈ  ㅋ ㅌ ㅍ ㅎ ㄲ ㄸ ㅃ ㅆ ㅉ  ㅑ ㅓ ㅕ ㅗ ㅛ ㅜ ㅠ ㅡ ㅣ ㅐ ㅒ  ㅖ ㅘ ㅙ ㅚ ㅝ ㅞ ㅟ ㅢ, -체를 위한 비가”
 
별이 붙은 베로모를 쓴 영웅이자 혁명가였던 체 게바라, 그는 어릴적 심한 천식을 앓게되어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카자도레스’라는 싸구려 시가를 피웠다. 의학을 공부하던 그는 담배연기가 천식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릴적 천식때문에 결석이 잦았던 게바라는 집에서 문학을 즐기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의사가 되기 전 라틴아메리카 전역을 자주 여행하던 게바라는 자본주의와 제국주의 앞에 쓰러져 가는 수많은 인생들을 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하며 심한 충격을 받게된다. 그 후 억압받는 민중들을 위한 혁명을 실천하는 중 만난 동지들은 게바라가 말끝마다 아르헨티나 특유의 감탄사인 ‘che(hey, man)’를 다는 버릇을 그의 별명으로 붙여주었다. 그는 늘 혁명투쟁에 대한 생각에 빠져있었고, 세계 정세와 정치를 분석하는데 뛰어났다. 단지 인물을 알아보는 안목이 서툴렀고, 시대에 너무 앞선 신념과 사상을 갖고 있었다. 혁명 이후 그는 농업개혁을 담당하는 산업부흥부 장관과 쿠바 중앙은행 총재로 임명된다. 혁명 당시 게바라는 카스트로가 맑스레닌주의를 형성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게바라는 1965년 공직을 버리고 아프리카로 혁명투쟁을 떠나게 된다. 다시 볼리비아로 건너간 게바라와 게릴라들은 정부군과 CIA에 추적당하게 되고, 1967년 10월 볼리비아의 폐교 건물 마루에서 처형당하고 만다. 그 당시 게바라는 겨우 39세에 불과했다. 일주일 후 쿠바에서는 그를 애도하는 집회가 열렸고, 혁명광장에는 100만 명 이상의 군중들이 모였다. “저는 예수나 박애주의자가 아니에요, 어머니. 오히려 저는 예수 같은 인물의 반대이며, 박애주의는 나에게 (판독불가) 처럼 보여요. 그렇지만 저는 제가 믿는 바를 위해서 저의 손에 닿는 모든 무기를 가지고 투쟁하고 있습니다. 저의 계획은 망명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나라로 가는 겁니다. 그들이 저에게 떠맡긴 범아메리카적인 명성 때문에 어렵겠지만, 또 제 활동이 필요한 때를 대비해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다소 오랫동안 편지를 못 쓸 것 같아요. 진짜로 저를 괴롭게 하는 것은 어머니가 이 모든 것을 이해하시지 못한다는 것과 어머니가 충고하시는 온순함, 자기중심주의 등입니다. 달리 말하면 개인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형편없는 자질이지요. 저는 온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되려고 하지도 않을 겁니다. 그리고 언젠가 제 안의 성스러운 불꽃이 소심하고 조그만 봉헌 촛불로 바뀌는 것을 알게 된다면, 저는 메스꺼워서 제 똥 위에 토하게 될 겁니다. 위대한 발명이나 예술 작품들이 온순함 또는 적당한 자기중심주의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크게 잘못된 것입니다. 위대한 일에는 열정이 필요하며 그리고 대담성도 상당한 정도 필요합니다. 이런 자질은 인간으로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쿠바의 잘못들을 바로잡은 뒤에는 어디든지 갈 것입니다. 그리고 단언하건대 관료들의 사무실이나 알레르기나 치료하는 병원 같은 곳에 갇힌다면 저는 망가지고 말 거예요. 결론적으로 이 고통, 아들이 살아 있기를 바라는 늙어 가는 어머니의 고통은 이해할 만하며, 제가 반드시 마음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마음을 쓰려고 해요. 저도 어머니가 보고 싶어요. 어머니를 위로해 드리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때때로 일어나는 부끄러운 제 향수를 위로하기 위해서도요. 어머니에게 키스를 보내요. 그리고 아무 일도 없다면 찾아 뵐 것을 약속드릴게요. - 당신의 아들, 체” 만약 그를 만난다면 나는 그와 쿠바 해변이 바라보이는 테라스에 앉아 문학을 논하며 멋쩍은 미소를 머금고 시가 한점을 피워보고 싶다. 그의 육성을 통해 그의 중고 오토바이 ‘포테로사도스’(The powerful)에 대해 들을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


5. 아르튀르 랭보  

“여름의 상쾌한 저녁, 보리 이삭에 찔리우며 풀밭을 밝고 오솔길을 가리라. 꿈꾸듯 내딛는 발걸음, 한 발자욱마다 신선함을 느끼고, 모자는 없이,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카락을 날리는구나! 말도 하지 않으리, 생각도 하지 않으리, 그러나, 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사랑만이 솟아오르네. 나는 어디든지 멀리 떠나가리라, 마치 방량자처럼. 자연과 더불어, - 연인을 데리고 가는 것처럼 가슴 벅차게. 감각” 랭보의 미는 보를레르나 말라르메의 미와는 다른 감각적인 미를 전달한다. 나는 헤세의 골드문트처럼 랭보의 방랑 생활을 꿈꾼다. 그를 벗삼아 그와 두운을 띄우고 요운을 띄우며, 다시 각운을 띄워 하나의 시를 완성해 보겠다. 강압적인 분위기를 싫어하고 ‘빌어먹을 걸상에 앉아 바지가 닳도록 공부하는 것’을 못마땅해하는 그에게 방랑생활은 적성에 알맞았을 것이다. “난 쏘다녔지, 터진 주머니에 손 집어넣고 짤막한 외투는 관념적이게 되었지. 나는 하늘 아래 나아갔고, 시의 여신이여! 그대의 충복이었네. 오, 랄라! 난 얼마나 많은 사랑을 꿈꾸었는가! 내 단벌 바지에는 커다란 구멍이 났었지. -꿈꾸는 엄지동자인지라, 운행 중에 각운들을 하나씩 떨어뜨렸지. 주막은 큰곰자리에 있었고 -하늘에선 내 별들이 부드럽게 살랑거렸지. 하여 나는 길가에 앉아 별들의 살랑거림에 귀기울였지. 그 멋진 구월 저녁나절에, 이슬 방울을 원기 돋구는 술처럼 이마에 느끼면서, 환상적인 그림자들 사이에서 운을 맞추고, 한발을 가슴 가까이 올린채 터진 구두의 끈을 리라 타듯 잡아당기면서! 나의 방랑 생활” 


6. 김수환 신부 

인간 김수환은 결혼을 하고 싶었고, 그래서 어머니께 효도하고 싶었던 평범한 한 청년이였다. 하지만 그가 초등학교 3학년 때쯤 그의 어머니는 그가 신부로써 종신서약을 하기를 권했다. 어머니의 말씀을 거역할 수 없던 그는 신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김 추기경의 조부 김보현 공은 병인 대교난에 휘말려 순교한 분으로 알려져 있다. 충남 연산 광산 김 씨 집성촌에 살던 김 공 일가는 천주학을 했다고 해서 모두 관가에 잡혀갔지만, 부인 강 씨(추기경의 조모)는 마침 임신 중이어서 풀려났다. 후에 김 공은 교수형을 당했고, 부인은 거지가 돼서 문전걸식을 하다가,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 부락에서 주워 온 볏섬을 산비탈에 놓고 그 속에 들어가 아기를 낳으니, 그가 곧 영석 공으로 추기경의 선친이다. 강씨 부인은 고난 속에서도 신앙을 잃지 않고 있다가, 10여 년 뒤에 박해가 뜸해졌을 때 서울에 와서 활동하던 프랑스 외방 전교회 소속 뮈텔 민 신부와 로베르토 김 신부의 곁에서 살게 된다. 「김수환 추기경의 신앙과 사랑」, 천주교 서울대교구” 당시 그는 일본 문학을 닥치는 대로 읽으면서 이성과 종교학에 심취하게 된다. 돈 보스코 성인의 이야기와 소화 데레사 성녀의 이야기 등은 그가 이때 읽어본 서적이다. 그는 수많은 고민 끝에 프랑스 공벨 신부를 찾았고, 공벨 신부는 그에게 신부가 되기 싫다고, 혹 신부가 되고 싶다고 해서 신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단호한 조언을 그에게 건넨다. 한번은 학창시절 일본의 식민지 정책을 놓고 토론할 때 그가 존경하던 독일인 교수 게펠트 신부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 혁명가가 될래? 아니면 신부가 될래?” “민족이 나를 필요로 한다면 항일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너는 역시 신부가 돼야 해.” 그는 자신이 “신부로서는 부적당하다”는 고민을 이어가다가 그 고민을 알게된 장병화 신부는 그에게 다음과 같이 반응한다. “바로 그 점,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너는 신부 될 자격이 있는 것이고 꼭 신부가 돼야 한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준 그는, “참된 나눔은 내가 쓰고 남은 것을 내가 주고 싶을 때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것도 이웃이 필요할 때 나누는 것”이라고 말하며 독재정권의 폭압과 인권유린에 대해서도 서슴없이 발언해 왔다. 그가 전하는 잠언 10개를 잠시 묵상해본다. “1. 무엇이 될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꿈꿔라. 2. 머리와 입으로 하는 사랑에는 향기가 없다. 진정한 사랑은 이해, 관용, 포용, 동화, 자기를 낮춤이 선행된다. 나는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까지 내려오는데 70년이 걸렸다. 3. 화내는 사람이 언제나 손해를 본다. 화내는 사람은 자기를 죽이고 남을 죽이며 아무도 가깝게 오지 않아서 늘 외롭고 쓸쓸하다. 4. 말을 많이 하면 필요 없는 말이 나온다. 양 귀로 많이 들으며, 입은 세 번 생각하고 열라. 5. 수입의 1%를 책을 사는 데 투자하라. 옷은 헤지면 입을 수 없어 버리지만 책은 시간이 지나도 위대한 진가를 품고 있다. 6. 텔레비젼과 많은 시간 동거하지마라. 술에 취하면 정신을 잃고 마약에 취하면 이성을 잃지만 텔레비젼에 취하면 모든 게 마비된 바보가 된다. 7. 무슨 일이 있어도 이웃과 등지지 마라. 이웃은 나의 모습을 비추는 큰 거울과 같다. 이웃이 나를 마주할 때, 외면하거나 미소를 보내지 않으면 목욕하고 바로 앉아 스스로를 곰곰이 뒤돌아 봐라. 8. 노점상에서 물건 살 때 깎지 말라. 그냥 돈을 주면 나태함을 키우지만, 부르는 대로 주고 사면 희망과 건강을 선물 하는 것이다. 9. 주먹을 불끈 쥐기보다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자가 더 강하다. 10. 당신이 태어났을 땐 당신만이 울었고 당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미소를 지었다.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날 때엔 당신 혼자 미소 짓고, 당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울도록 그런 인생을 살라.” 그를 만난다면 막걸리 한잔을 나누며 신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고 싶다. 


7. 박찬호 

박찬호의 팬 서비스는 그 어떤 스타보다도 정성스럽다고 한다. “그 결혼식에서 가장 행복해 하는 사람이 누구였겠어요? 제 후배와 후배 와이프 아니었겠어요? 그 결혼식에서 별일 없었다면 제 후배와 후배 와이프만 행복했을지 몰라요. 하지만, 제 사인을 받은 열 명의 아이들로 인해 결혼식장에서 행복해하는 사람이 열두 명으로 늘지 않았을까 싶어요(웃음). 사인이란 건 그런 겁니다.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겁니다. 그런데 어떻게 귀찮을 수 있겠어요?(웃음)” 그는 사인 후에도 긴 덕담 역시 빼놓지 않는다고 전해진다. 한국이 IMF로 국가적 시련에 빠졌던 당시 유일하게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박찬호 선수를 보고 힘을 얻은 국민들이 상당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나 또한 그런 그의 눈부신 활약들을 지켜보며 그가 공을 던지는 날이면 잊지 않고 텔레비젼 앞에서 그가 선방하기를 간절히 바랬다. “시련이 많다는 것은 운이 좋은 일이다. 성장의 기회이며, 이 시련을 또 흘러간다.”


8. 레이처 칼슨 

“자연은 소름이 끼칠정도로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그처럼 즐겁게 재잘거리며 날던 새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봄은 왔는데 침묵만이 감돌았다.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World Fossil Fuel Consumption, ourworldindata.org

1960 31,011 terawatt-hours, Silent Spring 
1985 74,036 terawatt-hours, Vienna Convention
1988 80,757 terawatt-hours, UN IPCC
1989 82.382 terawatt-hours, Montreal Protocol 
1992 83,961 terawatt-hours, Rio de Janeiro Earth Summit
2005 110,459 terawatt-hours, Kyoto Protocol
2015 129,517 terawatt-hours, Paris Agreement
2019 136,761 terawatt-hours, 85% of World Energy

World Beef & Buffalo Production, ourworldindata.org

1961 28.76 million tonnes, Silent Spring 
1985 51.3 million tonnes, Vienna Convention
1988 53.54 million tonnes, UN IPCC
1989 53.05 million tonnes, Montreal Protocol 
1992 55.1 million tonnes, Rio de Janeiro Earth Summit
2005 62.42 million tonnes, Kyoto Protocol
2015 67.98 million tonnes, Paris Agreement
2018 71.61 million tonnes, Livestock produces 18% of Greenhouse-Gases 

봄에 꽃이 너무 일찍 피거나 너무 늦게 피면 생태계는 균형을 잃게 된다. 1960년 레이처 칼슨은 「침묵의 봄」을 통해 지성에 경종을 울리며 사라지는 봄을 후세에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직속후손인 우리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봄이 사라지는 것을 손놓고 지켜만 보고있다. 조류에게 먹이를 공급하고 전 세계 해양 생물의 1/4이 서식하는 산호초는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 온도의 급격한 상승과 오염으로 인해 백화현상이 발생하여 해양 생태계를 파괴시키고 있다.  30년 후에는 70~90%의 산호초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가운데,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바다의 열대우림’ 산호초가 사라질 경우 쓰나미나 폭풍해일로부터 해안을 지켜주는 방파제 역시 사라지게 된다. 이미 손쓸수 없는 기후변화로 인해 같은 하늘 아래 어떤 도시는 화염기둥으로, 어떤 도시는 때 아닌 폭설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동물들은 몇백년만에 새로운 서식지를 향해 정처없이 이동하며 생존할 곳을 찾아 헤매이며, 남미나 인도와 같은 ‘온대 하후 기후’ 도시들은 이미 봄부터 시작된 가뭄과 줄어든 강우량으로 새로운 문제에 직면해 있다. 폭염이 쏟아진 도시들은 역대급 가뭄과 펄펄 끊어 오르는 기온때문에 삶의 터전을 제공하는 강과 호수가 이미 바닦을 들어냈고, 추운 지방에서는 눈이 녹아내리며 동토가 들어나 수천년동안 갖혀있던 박테리아가 출현하는 새로운 코로나가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기아 또한 외면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커다란 과제이다. 현재와 같이 전쟁, 코로나, 그리고 기후 변화가 삼박자로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 그리고 디플레이션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우리의 현실일 수 밖에 없고, 세계의 곡식창고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빗장을 걸어잠그고 ‘식량보호주의’ 선택할 것임이 자명하고 세계속 빈부의 격차는 더욱 더 늘어나 현재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혹독한 기아와 아사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인류는 (38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되어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풍요로운 먹거리로 인해 신체와 체중은 그 어느 세대보다 확연히 증가했고, 인구 조절을 위해 물가가 오르는 것은 범지구적인 현상에서는 바람직한 일일지 몰라도 기아와 아사로 인해 이유도 모른채 죽어가는 수많은 아이들을 눈뜨고 지켜보아야 한다는 점은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임이 분명하다.

 

그를 만나게 된다면 메인 숲을 찾아 숲속의 봄꽃들이 아네모네, 별꽃, 변치베리, 황린, 초롱꽃, 야생딸기, 그리고 헐떡이 풀을 살펴볼 것이고, 꿀벌들을 유혹하는 노루발풀이나 티부리를찾아볼 것이다. 가막살나무, 가문비나무, 기시나무, 개망초, 개암나무, 고사리, 끈끈이주걱, 납작머리미역취, 너도밤나무, 네군도단풍나무, 노루귀, 노루발품, 느릅나무, 단풍나무, 둥굴레, 디지털리스, 딸기, 라일락, 래즈베리, 로부쉬 블루베리, 로즈마리, 루바브, 루브라참나무, 마가목나무, 미시워트, 메일베리, 모스밀리언즈, 물옥잠화, 물이끼, 물풀레나무, 미국꽃단풍나무, 미국물푸레나무, 미역취, 바이올렛, 백산차, 버드나무, 버터컵 호박, 버터컵 호박, 버턴부쉬, 번치베리, 벌레잡이풀, 별꽃, 보그 로럴, 보그베리, 분홍바늘꽃, 붉은 가문비나무, 붉은강낭콩, 붓꽃, 블랙베리, 블랙체리, 불루베리, 빅투스 사시나무, 빌베리, 사과나무, 사시나무, 사우어베리, 사초, 사탕단풍나무, 산단풍나무, 산크랜베리, 산호랑가시나무, 삼나무, 서어나무, 석송, 석이버섯, 소나무, 소베리, 솔송나무, 수련, 수정란풀, 스웜프레드베리, 스트로부스소나무, 아네모네, 아메리카낙엽송, 아스파라거스, 야생 벚나무, 야생 산딸기, 양미역취, 엘더베리, 연령초, 오리나무, 우엉, 윈터베리, 은단풍나무, 이끼, 자작나무, 전나무, 조팝나무, 조팝나물, 줄무늬단풍나무, 지의류, 진퍼리꽃나무, 참취, 참피나무, 철쭉, 체커베리, 초크체리, 칼미아 앙구스티폴리아, 캐나다 덩굴광대수염, 크랜베리, 크램베리, 크로베리, 큰두루미꽃, 클레이토니아, 키닉키닉, 털말채나무, 털모자이끼, 티베리, 팬지, 페인트브러쉬, 펜베리, 편백나무, 포플러, 허클베리, 헐떡이풀, 혈근초, 화살잎, 황련, 흰자작나무, 그리고 히스베리 등등의 식물들을 확인하며 생명의 경의로운을 새삼 확인해 볼 것이다. 

 


9. 니체 

“모든 신은 죽었다. 이제 우리는 초인이 등장하기를 바란다. 이것이 언젠가 찾아올 위대한 정오에 우리의 마지막 의지가 되기를!” 신은 왜 죽어야 하는가. 신이 죽지 않으면 ¨앎¨은 ¨삶¨의 관계는 성립될 수 없다. ¨삶¨은 ¨앎¨을 향해 스스로를 복제한다. 각은 다시 “현상”되고 의식과 무의식의 과정으로부터 “형상”을 얻는다. ¨앎¨, ¨아름다움¨으로 도약한 ¨삶¨의 운명, ¨삶¨을 위해 존재하는 ¨앎¨, ¨아름다움¨을 욕구하는 즉자는 마침내 수선화를 피워낸다. ¨삶¨은 ¨앎¨을 향하고, ¨앎¨은 다시 ¨삶¨으로 이어진다. 신(진리)은 죽었고, ‘삶은 존재하고 고로 삶은 생각한다’(존재론). 삶은 아름답고(방법론), ‘앎은 생각하고 고로 앎은 존재한다’(인식론). 영혼의 아름다움이란 ‘지혜에 대한 사랑philosophia’, 철학으로 현실을 사랑하고Actuality, 과학으로 운동의 가능성을 보고Possibility, 예술로 아름다움의 필연성을 깨닮는 것Necessity이다. 알고 싶은 것, 아름다움을 알고 싶은 것, 아름다워지고 싶은 것, 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삶, (원인되는) 삶이 아름다운 것은 노동이 ¨미¨에 값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철학은 생성의 현실성에 닻을 내린다. 과학은 가능성에 닻을 내린다. 예술은 필연성에 닻을 내리는 장치다. 「생명이론」, 군지 페기오” 무엇을 함으로써 어떤 상태가 되는 것, 무엇을 함으로써 열이나고 어떤 상태가 되는 것, 무엇을 알고 빛이있어 열이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 무엇이 지나치고 빛이있고 열이나고 살아가며, 무엇이 모자라고 빛이있고 열이나고 목마름에 살아가고, 무엇을 사랑하고 빛이있고 열이나고 목마르고(nektar) 살아가고, 너를 사랑하고 빛이있고 열이나고 목마르고 희로애락을 살아가고...... 봄의 지나침pleonexia은 여름이고, 가을의 모자람endeia은 겨울이다. (너는 나의 가능성이다), 겨울에서 나는 너의 여름이고 싶다. 내가 아는 그는 철학자가 아닌 시인이다. “춤추는 자, 차라투스트라. 날개로 신호하는 가벼운 자 차라투스트라, 모든 새들에게 신호를 보내면서 날아오를 준비가 되어 있는 자, 준비가 끝난자, 축복받은 자.”

 


10. 테레사 수녀 


결코 무리를 보고 행동에 나서지 않고 한 사람을 보고 기꺼이 행동에 나설거라던 태레사 수녀를 떠올려 본다. “사람들은 불합리하고 비논리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다. 그래도 사랑하라. 당신이 선한 일을 하면 이기적인 동기에서 하는 거라고 비난받을 것이다. 그래도 좋은 일을 하라. 당신이 성실하면 거짓된 친구들과 참된 적을 만날 것이다. 그래도 사랑하라. 당신이 선한 일을 하면 내 일은 잊혀질 것이다. 그래도 선을 행하라. 당신이 정적하고 솔직하면 상처를 받을 것이다. 그래도 정직하고 솔직하라. 당신이 여러해 동안 만든 것이 하룻밤만에 무너질지 모른다. 그래도 만들라. 사람들은 도움이 필요하면서도 도와주면 공격할지 모른다. 그래도 도와 줘라.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을 주면 당신은 발로 차일 것이다. 그래도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주라.” 나는 이제 곧 생애 처음으로 고해성사를 할 예정이다. 나는 지금껏 미워하던 그 누구도 용서해 줄 의향이 있다. 그 이유는 테레사 엄마 때문이다. 엄마는 그 누구라도 용서하라고, 그리고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 마져도 다시 용서하고 사랑해주라고 가르치고 있다. 나는 엄마의 책을 몇권 읽어봤다. 엄마의 마음은 진실이였다. 엄마를 만난다면 나는 그녀와 함께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일생을 바칠 준비가 되어있다.  

 

 

11. 레프 톨스토이

톨스토이 작품 중에 내가 가장 좋하는 것은 「전쟁과 평화」, 「부활」, 「안나 카레니나」, 그리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이다. 그는 백작의 지위를 가진 귀족출신이였지만 부의 상당량이 귀족에게 쏠려 있다는 점을 문학 활동을 통해 비판하여 여러차례 러시아 귀족들의 압력으로 인해 출판을 거부당하게 된다. 그는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는 지식인으로써 학교를 세워 농민의 자식들에게 글을 가르치기도 했다. 하지만 귀족들의 거센 반발로 인해 많은 시련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삶은 전체다. 모든 것은 변하고 운동한다. 삶이 있는 한 기쁨이 있다. 행복은 고통 가운데서도 이 삶을 사랑하는 것이다. 「전쟁과 평화」” 전쟁으로 인해 공황상태의 빠진 사람들에게 삶은 매우 혹독했을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톨스토이는 고통 가운데서도 삶을 사랑하는 것이 바로 행복이라고 우리에게 일러준다. 또한 그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고, 우리는 가장 중요한 일을 지금 하고 있는 것이며, 우리는 가장 중요한 사람을 지금 만나고 있다고 알려준다. “현재의 삶만이 진정한 삶이다. 과거는 이미 지나가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오직 현재의 순간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이 순간을 잘 사는 것에만 온 정신을 쏟아 노력하라. 내세를 위해 현세를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도 믿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삶, 실제로 살고 있는 삶은 현재의 이 삶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이 삶을, 이 삶의 한순간 한순간을 가능한 잘사는 것에 온힘을 기울여야 한다.” 그는 모두가 세상을 바꾸겠다고 외치지만, 그 누구도 스스로 변하겠다고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없다고 토로한다. 그래서 그는 모든 것은 변하고 운동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지도 모르겠다.

 

 

12. 마르크 샤갈

러시아 태생의 프랑스 화가인 마르크 샤갈은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화가로 손 꼽힌다. 그는 인상주의, 표현주의, 야수파, 초현실주의, 다다이즘이 등장하는 동시대의 수많은 미술 사조들과 경쟁하였는데, 그의 작품은 어느 하나로 분류할 수 없을 정도로 여러 유파들의 영향을 골고루 받았다. 그는 인상주의와는 다르게 정확한 묘사를 기피하며 비현실성을 추구하여 강한 색상들로 자신의 독특한 미술세계를 그려낸다. 큰 꽃다발과 우울한 어릿광대, 날아다니는 연인들, 환상적인 동물들, 성서의 예언자들, 지붕 위의 바이올린 연주자, 에펠탑의 신랑신부, 거꾸로 그린 건축물, 서커스 등등, 그는 화려한 색상을 구사하며 보이지 않은 명암을 망설임없이 포기한 채 초현실주의에 입각하는 작가에 속한다. 

 

 

13. 주윤발

주윤발은 수많은 도박물, 멜로, 휴먼 드리마, 로맨틱 코미디, 그리고 무술 영화에 출현하면서 전세계에 자신의 존재를 알려온 배우이다. 홍콩 라마섬에서 출생한 그는 어려운 가정 환경으로 인하여 중학교를 중퇴하게 된다. 그가 출연한 영화들은 헤아릴 수 없게 많은데, 그 중에서도 그의 전성기 때 찍은 도신 시리즈와 영웅본색은 당대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힌다. 그는 자신의 전 재산인 56억 홍콩달러(8,100억원 상당)를 사회에 기부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그의 삶 자체가 영웅본색인 셈이다. 박찬호 선수와도 마찬가지로 그의 팬서비스는 각별하다. 만약 그를 식당에서 만났다면 그는 팬이 자기 자리로 찾아와 사진을 찍도록 하지 않고 팬의 자리로 이동해 함께 셀카를 찍어준다고 한다. 영웅호걸에 걸맞지 않게 그는 외출시 슬리퍼를 신고 밖을 돌아다니는 사람으로, 사회와 하나가 되어 이웃과 더불어 사는 평범한 시민이라고 한다. 

 

 

14.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서시」”

 

조선의 마지막 선비이자 시인 윤동주의 자취를 조금 적고자 한다. “이런 친구도 친구들에게 거부하는 일이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동주 자네, 시 여기를 고치면 어떤가’ 하면 그는 응해 주는 때가 없어요. 조용히 열흘이고 한 달이고 두 달이고 곰곰이 생각해 한 편의 시를 탄생시키죠. 그때까지는 누구에게도 그 시를 보이질 않지요. 또 하나 그는 한 여성을 사랑하되 이 사랑을 그 여성에게도 친구들에게도 끝내 고백하지 않았어요. 그런 사랑을 제 홀로 간직한 채 고민도 하면서 희망도 하면서...... 쑥스럽다 할까요? 어리석다 할까요? 그는 간도에서 나고 이국 하늘 후쿠오카의 감옥에서 꽃잎처럼 져 갔습니다. 「윤동주, 상처 입은 혼」” 피아니스트 브와디스와프 슈필만이 연주한 「쇼팽의 발라드 1번 G 마이너」에 취한 빌헬름 호젠펠트 대위가 있었고, 후카다 쿠미는 하늘과 바람과 별의 시인 윤동주의「사랑스런 추억」에 빠졌다. “봄이 오는 아침, 서울 어느 조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 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 동경 어느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언덕에서 서성거릴게다. -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15. 킵손

킵 스티븐 손은 미국의 이론 물리학자이며 2017년 LIGO를 통해 중력파가 존재한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입증하여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그가 자문으로 참여한 영화 인터스텔라는 흥행은 둘째치고 무척이나 흥미로운 내용인데, 영화가 너무 재미있어서 「인터스텔라 과학」을 사보게 되었다. 「블랙홀과 시간여행」은 정말이지 너무 달달하다. 한 찹터스가 넘어갈 때마다 어려운 이론들이 수없이 쏟아지는 데, 그의 눈부신 필력을 따라 사건의 지평선에서 헤매이던 나는 그 어떤 내용도 지루하지 않았으며 하루를 꼬박새서 읽을 만큼 너무도 즐거운 독서였다. 맛있는 과학책을 추천하라면 나는 서슴없이 그가 적은 「블랙홀과 시간여행」을 추천할 것이다. 단, 「인터스텔라 과학」을 이해한 후에 이 책을 접하면 내용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나는 내가 쓴 논문 Elephant (후편 포함)에서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과연 그가 맞추었을까. 문제는 내가 낸 문제를 현재 내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16. 백종원 

그는 어렸을 적부터 음식을 좋아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인지 그는 한번 맛본 음식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고 정확히 기억해낸다고 한다. 어릴적 그의 아버지는 출장에서 돌아오시는 길에 늘 자식들을 위해 간식거리를 사가지고 귀가하시곤 했는데, 그는 아버지가 사오신 간식들을 맛본 후 아버지가 어디에 출장다녀 오셨는지, 그리고 어느 고속도로를 이용했는지까지 맞추었다고 한다. 그리고 포병장교로 군대를 갔던 그는 뛰고 이동하는 것이 정말 싫어서 차라리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다루는 취사병이 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쉬는 시간을 이용해 몇일간 양파썰기에 몰입하여 화려한 칼솜씨를 간부들에게 증명해 보이면서 취사병으로 보직이 변경되기도 했다. 그가 “오 독특한데요?”라고 하면 맛이 없다는 뜻이다. 그것을 조금 부드럽고 유쾌하게 만들기 위해 그가 사용하는 것은 “야, 이거 웃긴다”다. 그가 “이거 참 묘한 맛이네요”라고 하면 맛이 없다는 뜻이다. 그가 “희한한 맛이네요”라고 하면 맛이 없다는 뜻이다. 그가 “맛있네요”라고 하면 보통이라는 뜻이다. 그가 평가 없이 음식 설명만 하면 보통이라는 뜻이다. 그가 “정말 맛있네요”라고 하면 먹을 만하다는 뜻이다. 그가 “매력 있구나”라고 하면 먹을 만하다는 뜻이다. 그가 살짝 미소를 짓으면 애매한 맛이다. 그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맛있다고 하면 맛은 있지만 자기 취향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가 크게 웃으며 좋아하면 맛있다는 뜻이다. 그가 “내가 먹어본 것 중 1등”이라고 하면 맛집이라는 뜻이다. 그가 “흐음흠~”(콧소리)를 내면 맛집이라는 뜻이다. 그가 “아 하나 더 시킬걸”라고 하면 맛집이라는 뜻이다. 그가 “아 곱배기 시킬걸”라고 하면 맛집이라는 뜻이다. 그가 맥주를 하나 더 시키면 맛집이라는 뜻이다. 그가 “내가 하면 왜 이 맛이 안 나지?”라고 하면 진짜 맛있는 집이라는 뜻이다. 그가 “거짓말 안하고 맛있다”라고 하면 꼭 가봐야 할 맛집이다. 그가 주인장을 불러서 인터뷰를 하면 꼭 가봐야 할 집이다. 그가 “천상의 맛이다”라고 하면 무조건 가봐야 할 맛집이다. 

아내와 15살 차이가나는 그는 아내 소유진과 마찬가지로 많은 액수를 꾸준히 사회에 기부해 오고 있다. 아무리 그가 부자라 하여도 그와 같은 부자들이 모두 그처럼 꾸준히 기부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짐작건데 그와 그의 아내 소유진은 아마도 이미 몇십억을 사회에 기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17. 라이너 마리아 릴케

장미가시에 찔려 패혈증으로 사망한 릴케. 그의 묘지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적혀있다. “장미, 오, 순수한 모순, 그렇게 많은 눈꺼풀 아래 누구의 잠도 되지 않는 기쁨.” 릴케는 “두 사람의 것이라고 보이는 그것은 사실 홀로 따로따로 있어야만 비로소 충분히 전개되어 마침내는 완성될 수 있는 것이기에” 사랑에 빠질수록 오로지 혼자가 되라고 조언한다. 그래서 장미에게 가시가 있던 것인가. 그러나 루살로메(작가)는 철학자(작품에 나타난 니체, 1894년), 시인(하얀 길 위에 릴케, 1928년), 과학자(프로이트에 대한 나의 감사, 1931년) 모두에게 자신의 향기를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 “어디에 이런 내부를 감싸는 외부가 있을까. 어떤 상처에 이 보드라운 아마포를 올려놓는 것일까. 이 근심 모르는 활짝 핀 장미꽃의 내부 호수에는 어느 곳의 하늘이 비쳐 있을까. 보라, 장미는 이제라도 누군가의 떨리는 손이 자기를 무너뜨리리라는 것을 모르는 양, 꽃이파리와 꽃이파리를 서로 맞대고 있다. 장미는 이제 자기 자신을 지탱할 수가 없다. 많은 꽃들은 너무나 충일하여 내부에서 넘쳐나와 끝없는 여름의 나날 속으로 흘러들어 간다. 점점 풍요해지는 그 나날들이 문을 닫고, 마침내 여름 전체가 하나의 방, 꿈속의 방이 될 때까지. 「장미의 내부」” 그의 말대로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오직 타버린다는 것이고, 사랑한다는 것은, 기나긴 밤을 새운 아름다운 불빛’이다. 고로 ‘사랑받는다는 것은 스러지는 것이고, 사랑하는 것은 영원한 지속’인 셈이다. 다음은 살로마에게 바치는 시다. “내 눈을 감기세요. 그래도 나는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내 귀를 막으세요. 그래도 나는 당신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발이 없어도 당신에게 갈 수 있고, 입이 없어도 당신의 이름을 부를 수 있습니다. 내 팔을 꺾으세요. 나는 당신을 가슴으로 잡을 것입니다. 심장을 멎게 하세요. 그럼 나의 뇌가 심장으로 고동칠 것입니다. 당신이 나의 뇌에 불을 지르면, 그 때는 당신을 핏속에 실어 나르렵니다.”

 

 

18. 톰 행크스

그를 만날 수 있다면 나는 꼭 그와 함께 조깅을 한 후 내 나이키 운동화에 싸인을 받고 싶다. 내 나이키 운동화는 사연이 꽤 많은 신발이다. 빨간 로고가 그려진 나이키 운동화를 몇년간 벼르고 있다가 산 동기는 간단하다. 바로 마티가 백투더퓨처에서 신고 나왔기 때문이다. 내 인터넷 아이디가 trefresher인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t = 시간이고, refresher = 회복 또는 정화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내가 쓴 Elephant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종횡하는 시놉시스가 있다고 보면 된다. 두번째 이유는 당연히 톰 행스가 포레스트 검프에서 신고 나왔기 때문이다. “엄마는 신발을 보면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고 했어요.” 그리고 몇 년전 이 신발을 신고 일년간 암에 걸리신 이해인 수녀를 생각하며 테리 팍스를 준비했다. 또한 이 신발을 신고 토론토 밤거리를 헤매이며 알 수 없는 존재들과 동이틀 때까지 infinate loop를 걷기도 했다. 톰 행크스는 위의 내용말고도 내가 좋아하는 배우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아폴로 13, 토이스토리, 라이언 일병 구하기, 유브 갓 메일, 나의 그리스식 웨딩, 터미널,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 인페르노 등등을 손꼽아 볼 수 있겠다. 

 

 

19. 마르셀 프루스트


Questionnaire de Marcel Proust

A. 당신의 성격중 가장 대표적인 성격은?
망각과 각성 사이에서 의미(희로애락)를 찾는 것이다.
B. 남성의 최대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타적) 혁명은 먼저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자존감)이다.
C. 여성의 최대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여성은 남성스러움을 추구하지만 여성스러움을 발산하는 것이 최대 자질이다. 여성이 여성에게 여성스러움은 친근감(친구)으로 발전한다.
D. 대표적인 나의 인품은?
주어진 현재에 만족(감사)하는 것이다.
E. 당신의 친구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가장 가치있는 점은 무엇인가?
거기 그대로 있어 주는 것, 존재해 주는 것이다. 나는 생각했고, 나는 나를 의심하였고, 나는 거기 너를 바라보았고, 고로 너는 나의 존재를 설명해 주었다. 무엇을 떠나 보낸다는 것(상실), 실존에 금이 가는 것이고, 나는 내 자신에 의문을 갖게 된다. Inspired by 「When breath becomes air」
F. 당신의 결정적인 단점은 무엇인가?
푸쉬킨이 말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마라. 힘든 날들을 참고 견뎌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G. 당신이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가?
나는 적는다.
H. 당신이 꿈꾸는 행복은 무엇인가?
정신의 부에는 모순이 없다. 단지 상상이라는 노동이 부과된다. 상상은 도덕이란 의무를 지나 형태(idea, eidos)를 갖춘다. 형태는 잉여라는 그림자를 남긴다.
I. 당신에게 가장 큰 불행은 무엇인가?
나에게 없는 것을 소유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부자가 되고 싶다. 하지만 부는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불행한 일이기도 하다. 다시 문제는 노동이다. (오늘도 부로 향하는 나는 여전히 허전하다. 언제나 가난한 나의 매력은 노동이다.)
J. 뭐가 되고 싶은가요?
나는 왜 그것이 되고 싶은가. 거울을 통해 잠재된 가능성을 가늠한다. 나는 내가 되고 싶다.
K. 내가 살고 싶은 나라는?
내가 살고 싶은 나라는 유토피아가 아니다. 시간이 존재하는 나라다. (완전은 無다)
L. 가장 좋아하는 색깔은?
검은 색이다. 시작은 無에서, 빛은  색을 창조한다.
M. 가장 좋아하는 새는?
파랑새
N. 가장 좋아하는 산문 작가는?
푸르스트 질문의 의도를 알 수 없다.
O. 가장 좋아하는 시인은?
호메로스 때문에 율리시스를 읽고 있다. 가장 추천하고 싶지않은, 가장 추천해주고 싶은, 비명을 지르도록 만드는 경이로운 책이다. 작은 활자에 수많은 주석들을 포함, 꽤 두툼해서 구입시 심리적 보상감이 들게 만든다. 
P. 가장 좋아하는 소설의 여자 주인공은?
빨간 머리 앤 (Anne of Green Gables)
Q. 좋아하는 음악가는?
Hilary Hahn
R. 좋아하는 화가는?
빈센트 반 고흐
S. 현실속에서 나의 영웅은?
내 이웃이다. (이웃은 나의 거울이다)
T. 역사속에서 가장 좋아하는 여 주인공은?
어머니, 바로 모성애다.
U. 좋아하는 음식과 마실 것은?
커피, 콜라, 위스키, 피자
V. 좋아하는 이름들은?
자연 (하늘, 바다, 강, 산, 초원, 언덕, 구름, 바람, 노을, 여우비, 초신성)
W. 당신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책읽기다. 시간이 너무 빨리간다. 독서광 소로우는 인생이 무척 짧다는 것을 깨닮고 슬그머니 자연으로 도망쳤다. 하지만 그는 도리어 형언할 수 없는 자연에 빠지고 말았다.
X. 역사상 가장 싫어하는 인물들은?
모두의 소유물인 땅에 울타리를 치고 이 땅이 내 땅이다라고 처음 주장한 사람들이다.
Y. 역사상 가장 경멸하는 인물상은?
아름다움에 기준을 제시한 (정의) 모나리자다.
Z. 가장 소유하고 싶은 천부적인 재능은?
상상의 날개다.
AA. 전쟁사중 가장 경탄하는 사건은?
트로이 목마
AB. 가장 경탄하는 혁신은?
나짐 히크메트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이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러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가장 경탄할 혁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AC. 어떻게 죽고 싶은가?
내일을 소망하는 (앎을 향한) 행복한 죽음이다. (행복은 목표를 향한 과정에 담겨져 있다)
AD. 현재 당신의 정신 상태는?
좋아지고 있다.
AE. 가장 용서하고 싶은 나의 과오는?
탄생이다.
AF. 나의 신조는?
E=mc², 사랑은 에너지다.

 

 

20. 짐 케리 

기회가 된다면 나는 그와 낚시를 즐기며 터키행진곡을 듣고 싶다. 맥주는 내가 사가지고 가야하니 신중하게 골라야겠다. 그는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잘 알 것이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낚시를 굉장히 좋아해서 카필라노 강에서 연어낚시를 즐기곤 했는데, 이제는 낚시대를 어떻게 던지는지도 가물가물하다. 그는 성격이 참 유쾌하다. 같이 있으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가 출현한 덤 앤 덤머도 좋아하는 데, 둘이 하는 짓을 보면 영락없이 비비스와 버트헤드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괴로울 때가 정말 많다. 그는 아마도 이런 나를 이해해줄 유일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21. 미셸 오바마

몇년 만에 자신이 직접 커피를 내리고 토스트도 아닌 전자렌즈에서 구워내는 브런치용 식빵은 도데체 무슨 맛일까? 요즘 머리가 혼란스러워 구입해놓은 「약속의 땅」은 아직 한장도 펼쳐보지 못했다. 「비커밍」은 구입하자마자 순십간에 읽어보았는데, 정말 미셸은 긍정적인 퍼스트 레이디가 분명하다. 하와이가 고향인데다가 「모비딕」 같은 문학을 좋아하는 버락도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임은 분명하지만, (버락은 하와이 해변에서 돌고래 감상하는 것을 즐긴다) 미셸은 그보다 더 한술 더 떠서 천성이 낙천적임은 물론이거니와 언제나 희망적인 메시지를 대중에게 퍼다 나르는 최고의 셀럽임은 입증된 기정사실이다. 둘은 변호사 시절에 만나서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는 데, 둘 다 연애와 변호사일 중 어떤 한가지를 택일하여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고, 두가지 모두를 동등하게 병행하여 일과 여가시간 모두를 즐기는 모습을 주위에 보여왔다. 버락이 정치에 입문하고 상원의원에 당선되어서도 그들은 정치때문에 자신들의 사생활에 심한 무리수를 두지 않았으며, 그래서 그런지 그들의 사소한 몸짓이나 표정, 혹 무의식적으로 들어나는 작은 행동하나 하나 조차 언제나 활달하고 선한 기운, 그리고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아마도 그들은 자신들을 예의주시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들과 같은 일상의 행복과 축복을 누리도록 리더로써 대중을 긍정으로 이끌어낸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미셸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아낌없은 미소를 건네주었고, 또 농담이나 장난도 수준급이여서 그의 주위에 모여든 사람들은 항상 밝은 표정으로 그녀의 행동하나 하나를 유심히 살펴본다. 그래서 나는 미셸의 소소한 일상생활 하나 하나가 버락의 파워풀한 메시지 만큼이나 대중에게 울림과 떨림을 전달하고 있다고 믿는다. 만약 미셸을 만나가 된다면 무었을 할까? 시카고에 가서 시카고 피자를 먹나. 아니다.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미셸이 다시 김장을 담근다면 함께 백김치와 동치미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하고 싶다.


22. 헤르만 헤세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abraxas: 닭의 머리에 뱀의 꼬리를 하고 있는 신 - 아브라카다브라: abracadabra: 신비의 주문)다...... 우리는 우리의 개성의 경계를 늘 너무나도 좁게 긋고 있어! 우리는 늘, 우리가 개인적인 것이라고 구분해 놓은 것, 상이하다고 인식하는 것만 개성이라고 생각해.” 

헤세는 내가 무척 존경하는 작가다. 나는 철학이 묻어나는 그의 미사어구를 즐기고, 그의 필력에 이끌려 그와 함께 어디라도 떠나게 된다. 그가 작품에서 표현하는 불타오르는 사랑의 관능미는 독자의 마음을 불끈거리게 만들고, 또 혹자에게 사랑의 환희와 분노, 그리고 모두에게 마술과도 같은 절제된 지와 사랑이 이끄는 플라토닉의 신세계로 인도한다. 그의 빛나는 문장들이 나를 자조의 빛으로 물들일 때, 어느덧 열정으로 번져가는 이성을 발견하고 지성의 나약함을 탓하며 간신히 토해내는 날숨으로 책장을 넘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며 하루를 마감하는 노을을 바라볼 때면 일상이 어느세 유리알 유희같기도 하여 오늘의 장인은 바로 내 자신이라는 뿌듯한 마음으로 더없는 위안을 얻기도 한다.


23. 법정 스님

“지난해 여름 장마가 개인 어느 날, 봉선사로 운허 노사를 뵈러 간 일이 있었다. 한낮이 되자 장마에 갇혔던 햇볕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고 앞 개울물 소리에 어울려 숲속에서는 매미들이 있는 대로 목청을 돋구었다. 아차! 이때에야 문득 생각이 난 것이다. 난초를 뜰에 내놓은 채 온 것이다. 모처럼 보인 찬란한 햇볕이 돌연 원망스러워졌다. 뜨거운 햇볕에 늘어져 있을 난초잎이 눈에 아른거려 더 지체할 수가 없었다. 허둥지둥 그 길로 돌아왔다. 아니나다를까, 잎은 축 늘어져 있었다. 안타까워하며 샘물을 길어다 축여주고 했더니 겨우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어딘지 생생한 기운이 빠져버린 것 같았다. 나는 이 때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속으로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그렇다, 나는 난초에게 너무 집착해버린 것이다. 이 집착에서 벗어나야겠다고 결심했다. 난을 가꾸면서는 산철-승가의 유행기에도 나그네길을 떠나지 못한 채 꼼짝 못 하고 말았다. 밖에 볼일이 있어 잠시 방을 비울 때면 환기가 되도록 들창문을 조금 열어놓아야 했고, 분을 내놓은 채 나가다가 뒤 미처 생각하고는 되돌아와 들여놓고 나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말 지독한 집착이었다. 며칠 후, 난초처럼 말이 없는 친구가 놀러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분을 안겨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날을 듯 홀가분한 해방감. 3년 가까이 함께 지낸 유정을 떠나 보냈는데도 서울하고 허전함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앞섰다. 이때부터 나는 하루 한 가지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난초를 통해 무소유의 의미 같은 걸 터득하게 됐다고나 할까.” 무소유, 아무 것도 소유하고 있지 않을 때 진정 무엇인가를 소유하게 된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나도 몇 년전 수집하던 동전들을 몰래 호텔방에 두고나와 버렸다. 처음에는 너무도 마음이 안타깝다가도 그것을 발견한 사람이 그것으로 인해 행복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진정시켰다. 하지만 그 쓰라림은 몇 주고 지속되었다. 그리고 무소유에 대한 시험은 이어졌다. 얼마동안 나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며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버릴 준비가 과연 되어 있는가를 머리속에서 되내이며 스스로를 책망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완전히 버릴 수 있는 용기, 그것이 무소유를 실천하려는 내게 필요했던 것이다. 소유라는 것이 반드시 물질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마지막 자존심, 빈손으로 온 인생의 첫 순간처럼 몸에 걸친 나머지 실 한올까지도 모두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진정 무소유가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24. 이해인 수녀

“잔디밭에 쓰러진 분홍색 상사화를 보며 혼자서 울었어요. 쓰러진 꽃들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라 하늘을 봅니다. 비에 젖은 꽃들도 위로해주시구요, 아름다운 죄가 많아 가엾은 사람들도 더 많이 사랑해주세요. 보고 싶은 하느님. 오늘은 하루 종일 꼼짝 못 하겠으니 어서 저를 일으켜주십시오. 지혜의 웃음으로 저를 적셔주십시오. 「작은 위로」” 아픈 사랑을 상징하는 상사화, 모두의 마음 속에는 상사화가 피어있고 그 상사화는 활짝 피어있거나 혹 시들어 있거나 또는 쓰러져 있는지도 모른다. 시인이 말하는 아름다운 죄란 무엇일까. 우리에게 아름다운 죄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을 간절히 사랑한 것이 아닐까. 사랑이란 알고 싶고 소유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아름다운 죄가 있다면 하느님의 사과를 함부로 배어먹은 것이 아닐까. 아담에게는 삶이 존재하지 않았는지 모른다, 앎도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25. 반 고흐

10년 동안 900여 점의 그림들과 1100여 점의 습작들을 남긴 후 37살에 자의적으로 인생을 마감한 빈센트 반 고흐. 그가 끄적인 시를 한 편을 읽어본다. “지도에서 도시나 마을을 가리키는 검은 점을 보면 꿈을 꾸게 되는 것처럼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늘 나를 꿈꾸게 한다. 그럴 때 묻곤 하지. 프랑스 지도 위에 표시된 검은 점에게 가듯 왜 나는 창공에서 반짝이는 저 별에게 갈 수 없는 것일까? 타라스콩이나 루앙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하는 것처럼, 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죽으면 기차를 탈 수 없듯, 살아있는 동안에는 별에 갈 수 없다. 증기선이나 합승 마차, 철도 등이 지상의 운송수단이라면 콜레라, 결석, 결핵, 암 등은 천상의 운송수단인지도 모른다.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 건 별까지 걸어간다는 뜻이지.” 어린왕자와 고흐의 별로 가기 위해서 우리는 콜레라나 결석이나 결핵이나 암이라는 운송수단을 (혹 뱀의 독)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신의 축복이 당신에게 내린다면 당신은 축복받은 일생을 자연사로 마감하고 자유롭게 그들의 별로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저 멀리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에는 누가 먼저 가있는 걸까. 언제고 빛나는 별들 헤는 밤이면 나는 어김없이 당신을 떠올리며 미소를 짓는다.  


26. 장 폴 사르트르

“생각, 이것보다 더 맛없는 것은 없다. 육체보다 더욱 맛이 없는 것이다. 생각은 더 이상 늘려질 수 없을 만큼 늘려진다. 그리고 이상한 맛을 남겨 놓는다.” 자기 외 누군가, 나와는 다른 것, 흔히 말하는 ‘너’, 내가 아닌 타인(他人) , 자기 외 무엇인 타자(他者)를 말하려 한다. 사르트르, 카뮈, 보부아르가 말하는 존재론(ontologie), 너와 나의 존재가 있으므로 우리는 즉자(卽自)를 세상에 내보낸다. 결국 자신의 독립성을 소유하려는 즉자(卽自)에게 자유가 주어지고, 잠재적인 존재 즉자를 인식하는 타자와 대자(對自)의 그림자가 대립한다. 그런데 사물은 의식하지 않는다, 의식할 수 있는 존재는 인간 뿐이다. “의식을 가지지 못한 존재인 사물, 곧 즉자존재는 자기 충족적이며, 자기 이외의 다른 존재와 어떤 관계도 맺을 수가 없다. 반대로 대자존재인 인간은 의식을 통해 다른 존재와 관계를 맺게 된다.” 존재론은 결국 타자와의 관계속에서 갈등과 투쟁을 반복하므로 비극적인 상황에 놓인다. 여기서 자신을 꾸미는 상황 연출이 바로 ‘유희와 희극’이다. 망각에 빠지게 만드는 ‘거울의 방’ 안에서 ‘나를 바라보는 자’ 타자를 통해 쉽게 이 사실을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타자에게 실체로 거듭나고픈 자신의 모습이 바로 타자에게 존재된 자신의 신분적 희극이다. 간혹 ‘순수’라는 퇴폐적 본능이 들어나는데, 이것은 존재론이 부정하는 자아의 이상(理想)일지도 모른다. 여기서 말하는 유희란 시인의 언어다. ‘감사합니다’라는 짧은 문장을 통해 모두는 순수와 희극을 쉽게 구분해 볼 수 있다. 진정성이 희박해져 의심이 발동하면 결국 믿음은 사라지고, 곧이어 신뢰는 산산히 부서져 버리고 마는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다. “누군가가 나를 본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On me voit donc je suis)”

그가 말했다. “신은 죽었다. 그러므로 인간의 운명은 인간의 손 안에 있다.” 또 다른 그가 말했다. “신은 죽었다. 신은 죽은 채로 있다. 그리고 우리가 그를 죽여버렸다.” 그리고 나는 말한다. “신은 죽었다. 삶은 앎을 향하므로.”


27. 마하뜨마 간디

간디는 1930년 4월 6일 6시 30분에 간염법을 어기고 영국의 소금 법에 대한 대규모반대 시위를 갖는다. 이것이 그 유명한 소금행진이다. 그리고 그는 1931년 9월 런던에서 열린 제2차 원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마르세유 세관원에게 자신의 소지품을 확인시켜 준다. “나는 가난한 탁발승이오. 내가 가진 거라고는 물레와 교도소에서 쓰던 밥그릇과 염소젖 한 깡통, 허름한 요포 여섯 장, 수건, 그리고 대단치도 않은 평판 이것뿐이요. 간디 어록” 1893년 그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변호사를 개업하고 인도인들이 받고 있는 차별 대우에 항의해 인종 차별 반대 투쟁 단체를 만들었으나 여러 번 투옥되었고, 1894년 정치운동가로 변신해 영국 정부에 탄원서를 보내어 인도인 차별법의 입법을 막으려 했으나 끝내 성공하지 못한다. 그리고 제1차 대전이 끝나자 인도를 독립시켜 주겠다던 영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민중운동을 일으키지만 다시 투옥되고 만다. 1925년 그는 국민 회의파 의장이 되었으나 영국에 대하여 인도 철퇴의 요구과 불복종 운동을 일으키다가 또 다시 투옥되고 만다.  

그는 다음 일곱가지를 죄악으로 본다. 노동없는 부의 축척, 양심없는 쾌락의 추구, 인류애를 감안하지 않은 과학, 인격없는 지식, 원칙없는 정치, 도덕성 없는 상업, 그리고 희생이 없는 숭배다. 생각과 언행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너무나 당연한 말이기에 특별한 설명이 필요없을 듯 하다. 그는 우리가 내일 죽을 것이라는 각오로 삶을 살아야 하고, 영원히 살 것이라는 각오로 지식을 습득하고 배우라고 가르치고 있다. 


28. 존 레논

그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싱어송라이터이자 비틀즈의 맴버이기도 하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도 한 때 비틀즈 음악을 무척 즐겨 들으며 런던의 횡단보도 ‘애비 로드’를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해왔다. 반전을 외치는 평화운동가에 걸맞게 그는 ‘상상’을 적으며 평화만이 존재하는 유토피아를 그렸다. 이제 우리는 유토피아가 몽상가들이 그려낸 불가능한 사회라는 것을 깨닮았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몽상가들의 상상을 관철하며 유토피아보다 앞선 전설의 제국 아틀란티스를 희망할 수는 있을 것이다.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봐요. 한번 해보면 쉬울 거에요. 우리 발아래 지옥도 없고요. 위에는 오직 하늘뿐인이에요. 상상해봐요 모든 사람들이 오늘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면, 아하-아...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상상해봐요.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살인도, 희생도 없는 종교조차 없는 그런 곳이요. 상상해봐요 모든 사람들이 평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면... 유후-흐. 나를 몽상가라고 말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혼자가 아니에요. 당신도 언젠가 우리와 함께하길 바래요. 그러면 세상은 하나가 될 거에요. 소유물이 없는 삶을 상상해봐요. 잘 그려질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탐욕과 굶주림이 필요치 않고 오직 인류애만이 존재하는 세상을 상상해봐요. 모든 사람들이 온 세상을 공유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면... 유후-우. 나를 몽상가라고 말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혼자가 아니에요. 당신도 언젠가 우리와 함께하길 바래요. 그러면 세상은 하나가 될 거에요.”



29. 찰리 채플린

그의 마지막 연설을 들어보자. “우리 인생은 충분히 자유롭고 아름다울 수 있는데 우리는 그 방법을 잃고 말았습니다. 탐욕이 인간의 영혼을 중독시키고, 이 세상을 증오의 장벽으로 가로막고, 우리에게 불행과 죽음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급속도로 발전을 이뤘지만 우리 자신은 갇혀버리고 말았습니다.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만든 기계문명은 우리에게 오히려 결핍을 가져다 주었고, 지식은 우리를 냉소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생각은 많이 하지만 가슴으론 느끼는 게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기계보다 인류애가 더욱 절실하고, 지식보다는 친절과 관용이 더욱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인생은 비참해지고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입니다. (중략) 모두에게 일할 기회를, 젊은이들에게 미래를, 노인들에게는 안정을 보장하는 훌륭한 세계를 함께 만들어갑시다. 극악무도한 자들은 이것들을 약속하며 권력을 키웠지만 그들의 약속은 실행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절대 지켜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그 약속을 이루기 위해서 함께 싸웁시다. 세계를 자유롭게 하고, 국경을 없애기 위해, 탐욕과 증오와 배척을 버리도록 투쟁합시다. 이성이 살아있는 세상을 위해 싸웁시다. 과학의 발전이 전 인류를 행복으로 이끌 수 있는 세계를 만듭시다.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모두 하나로 단결합시다!” 우리는 무성 코메디 영화 모던 타임스를 보며 그가 비판하던 산업혁명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기후 변화의 주된 원인이 바로 산업혁명이기 때문이다. 만약 에디슨이 테슬라의 재능을 일찍이 알아봤다면 아마도 에디슨은 휘발유 동력으로 움직이는 내연기관보다는 전기로 운영되는 새로운 기계들을 발명했을지는 모른다. 그럼 포드가 대량생산을 자신의 일생일대의 목표로 정했어도 지금과 같은 기후 재앙은 손쉽게 피했을지 모른다. 뒤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인류는 위험을 무릅쓰고 다시 원자력 에너지로 회귀했다. 하지만 우리는 자연 방파제 산호초가 사라져가는 것을 손놓고 지켜보며 갈수록 거세지는 바다와 그에 따라 발생하는 쓰나미와 싸워야 한다. (구식 원자력은 보통 바닷물을 냉각수로 사용) 그의 말대로 자본주의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나 전세계 0.9%의 부유층이 세계 부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간 세계 기아 인구가 1억3천만명이고 아사 위기에 처한 인구가 3400만명이라면 우리가 추앙하는 자본주의의 이데올로기가 한참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쉽게 깨닮을 수 있을 것이다. (80억 인구 중 고작 7백 2십만이 전세계 부의 절반을 소유)


30. 존 윌리엄스

150편의 영화음악들을 작곡해온 거장 존 윌리엄스는 우리에게도 아주 친숙한 스타워즈 시리즈, 슈퍼맨 실사영화 시리즈, E.T., 죠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나 홀로 집에 시리즈, 쉰들러 리스트, 라이언 일병 구하기, 쥬라기 공원 및 잃어버린 세계, 해리 포터 실사영화 시리즈 등등으로 유명하다. 그와 비교할 만한 대상은 아마도 에니오 모리코네나 한스 짐머 정도가 고작일 것이다.  간절히 바라는 것이 하나 있다면 그가 라이브로 지휘하는 관현악단 공연에 참석하여 위에 언급한 음악들을 직접 내 두 귀로 들어봤으면 좋겠다. 


31. 테리 폭스

케나다 밴쿠버 출신인 그는 유망한 장거리 주자이자 농구 선수로 활약했으나 오른쪽 다리가 골육종을 앓은 바람에 수술로 다리를 절단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포기하지 않고 인공 다리로 계속 운동을 병행하였고 휠체어 농구 선수로도 활약하여 국가 경기에서 3번이나 우승을 하였다. 1980년 그는 자선을 목적으로 캐나다 전국을 횡단하는 ‘희망의 마라톤’을 시작하게 되는데 얼마가지 못해서 그는 암이 폐까지 전이되어 선더베이 근처에서 마라톤을 중단하고 만다. 그리고 9개월 뒤 그는 세상을 떠나지만 그가 이루지 못한 ‘희망의 마라톤’은 그의 업적을 기리는 많은 사람들의 참여로 전국적인 행사로 발전한다. 나도 매년 그의 업적을 기리며 테리 폭스 달리기에 참여하고 있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걷기나 달리기로 캐나다 대륙횡단을 해보는 것이다. 


32. 프리다 칼로

6살 때 소아마비로 다리를 절게된 프리다는 다시 18세 때 교통사고로 척추와 오른쪽다리, 그리고 자궁을 크게 다쳤다. 그의 작품 ‘헨리 포드 병원’을 보면 자전적인 슬픔과 고통이 담겨져 있다. 디에고 리베라와 21세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결혼한 그는 여러번의 유산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임신을 포기하지 않았다. 공산주의자였던 그는 디에고와 결혼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의 평생소원은 단 세 가지, 디에고와 함께 사는 것, 그림을 계속 그리는 것, 혁명가가 되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초현실이라 불르는 것을 거부했다. “나는 결코 꿈을 그리는 것이 아니다. 나의 현실을 그릴 뿐이다.” 6살에 소아마비, 18살에 교통사고, 30여 차례의 수술, 끝없는 병마, 남편의 수많은 여성편력, 3차례의 유산, 그리고 계속되는 불임으로 인해 그녀는 고통과 절망에 빠져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작품의 오브제로 사용하게 된다. 그는 20세기 페미니즘의 아이콘으로 불리우고 있다.   


33. 백석

오산학교 재학 중 6년 선배인 김소월을 동경하던 그는 1930년 조선일보 신년현상문예에서 단편소설 「그 모(母)와 아들」로 당선되었고, 춘해장학회의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일본 도쿄의 아오야마 학원 영어사범과에 입학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여러 시집을 발표하면서 함경남도 함흥 영생고보의 영어교사로 부임하여 나중에 「테스」를 번역하기도 한다. 교직을 그만두고 경성으로 돌아온 그는 「산중음」, 「석양」, 「고향」, 「절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물닭의 소리」 등 22편의 시 발표한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디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34.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라빈드라나드 타고르는 인도 뱅골주 켈커다의 브라만 가문에서 태어났다. 영국의 유니버시티 칼러지 런던에서 법을 전공했으나 중퇴하고 8살 때부터 뱅골어로 시를 썼다. 그가 쓴 시집 「기탄잘리」, 즉 ‘신께 바치는 노래’로 1913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는데, 이것은 아시아 인으로써는 처음이다. 그는 방글라데시의 국가와 인도의 국가를 작사 작곡하였고, 간디에게 ‘마하트마’(위대한 영혼)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기도 했다. “당신은 나를 영원하게 하셨으니, 그것이 당신의 기쁨입니다. 이 연약한 배를 당신은 끊임없이 비우시고 신선한 생명으로 영원히 채우고 있습니다. 이 가냘픈 갈대의 피리를 당신은 언덕과 골짜기 너머로 지니고 다니셨으며, 이 피리로 영원히 새로운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당신의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손길에 나의 작은 가슴은 즐거움에 젖어 들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소리를 외칩니다. 그칠 줄 모르는 당신의 선물을, 나는 이처럼 작은 두 손으로 받아들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은 지나가도 당신은 여전히 채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채울 수 있는 자리는 나에게 남아 있습니다. 온갖 기쁨의 곡조로 하여금 내 마지막 노래 속으로 섞여들게 하소서 -”


35. 이태석 신부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을 나와 1987년 의사 면허를 취득한 그는 육군 12사단에서 군의관으로 복무하면서 신부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지게 된다. 전역 후 그는 살레시오 수도회에 입회하고 광주카톨릭대학교에서 학사를 받아 2001년 사제서품을 받게된다. 놀랍게도 그의 서품식을 집전한 이는 김수환 추기경이였다. 사제서품을 받은 직후 아프리카 케냐로 건너가 봉사활동을 하던 그는, 다시 내전이 지속되던 수단으로 건너가 의료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고 그들의 발에 맞춰 특수 제작한 신발을 선물하기도 했던 그는 일주일에 한 번씩 오지 마을 돌아다니며 이동진료를 하기도 했으며, 마침내 학교와 기숙사를 짓고 직접 수학을 가르치게 된다. 그리고 여가시간에 아이들을 모아 악단을 만들기도 했다. 영화 ‘울지마 톤즈’를 보면 그가 얼마나 헌신적으로 수단의 가난하고 헐벗은 이들을 섬겼는지 알 수 있다. 그의 좌우명은 마태오 복음서 25장 40절이다. “너희가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2008년 10월 그는 잠시 한국으로 귀국하여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대장암 4기라는 판정을 받았다. 결국 그는 암이 간으로 전이되어 2010년 1월 14일 선종하고 만다. 2020년 ‘울지마 톤즈 2’가 영화로 나왔는데, 그가 가르치던 제자 70명이 어떻게 의사, 약사, 공무원, 언론인이 되어 그의 발자취를 따라 살아가고 있는지를 그렸다. 결국 수단의 슈바이처로 불리던 그는 자신이 가르치던 아이들 중 40명을 의사로 배출하는 기적을 이루어냈다.


36. 알베르 카뮈

프랑스의 철학자, 작가, 신문기자 였던 카뮈는 부조리 문학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시지프가 산꼭대기를 향한 투쟁만으로도 인간의 마음을 채우기에 충분하고, 그런 그가 행복하다고 상상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윤리란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며, 절대 타협하지 않고 부조리에 저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토로한다. 그는 자살과 죽음 또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무언가 다른 생명의 연장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어릴 때의 나와 지금의 나, 그리고 앞으로의 나는 다르다. 지금 이 순간도 나의 세포는 죽어가고 있고, 새로 태어나고 있다. 죽어가는 세포는 그저 죽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포의 원인으로서 작동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죽음이라는 것도 그렇게 슬퍼하거나 억울해 할 게 아니다. 매일 죽던 것의 또한번의 반복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죽음은 죽음이 아니다. 그것은 새로운 생명의 창조라는 결실을 낳는 원인이다. 따라서 나의 죽음은 내 시체를 뜯어먹는 벌레, 날짐승, 들짐승... 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생명의 창조 과정의 일부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죽음을 그토록 두려워할까? 그건 한마디로 자기의 유일성, 동일성에 대한 집착에서 나오는 것이다. 죽음이란 이렇게 생명의 영원한 순환 과정 속에서 나 역시 그것에 동참하는 것일 따름이라는 생각을 갖고 편안하게 맞이하는 게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한 조건 아닐까? 뫼르소의 행위는 타자의 행위, 사회적 의미를 헤아려 행동하는 부자연스러움을 뛰어넘는 가장 자연스러운 행위다. 죽음을 직시하는 자만이 이렇게 할 수 있다. 자연스러움, 거리낌없음, 자유로움, 이런 것들은 죽음을 하찮게 여기는 자만이 누리는 특권이다. 영생을 아는 자의 행위를 아둥바둥 매달려 사는 자들이 어찌 알겠는가...”


37. 그레고어 멘델 신부

멘델은 오스트리아 제국 메렌 지방 하인젠도르프에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자연과학자가 되고 싶었지만 아버지가 일하던 중 크게 부상을 입어 학업에 매진할 수 없었다. 나중에 여동생이 그의 학비를 대주어 전문대에 입학하게 된다. 하지만 학비를 감당할 수 없었던 그는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에 입회하여 사제서품을 받고 수사신부가 된다. 그는 대학 청강 도중 찰스 다원의 진화론을 접하게 되어 수도원에서 진화론을 증명하기 위해 완두를 심게된다. 그는 8년 동안 완두를 심고 실험을 하며 식물잡종에 관한 연구 논문을 학계에 발표하지만 학자들은 그의 연구를 그저 유사과학쯤으로 치부하며 아무도 관심을 갖어주지 않는다. 이후 그는 수도원장이 되었으나 여러 스트레스를 받으며 줄담배를 피워 61세의 나이에 신장염으로 쓰러져 선종한다. 그리고 사후 16년 만에 그의 연구는 재평가 받게 된다. 네덜란드의 식물학자 휴고 드 브리스가 멘델과 비슷한 주제를 연구하던 중 멘델의 논문을 접하게 된 것이다. 결국 논문은 세상에 알려지게 되고 그의 이론은 정설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38. 프란츠 카프카

카프카의 소설 중 좋아하는 것은 「성城」과 「변신」이다. 그는 「변신」에서 무엇을 우리에게 설명하려고 했던 것일까. 아마도 현대문명이 가져온 인간성의 상실, 불안, 소외감, 그리고 그런 현대인이 깨닮아야 하는 인간의 실존이 아닐까 싶다.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어수선한 잠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흉측한 한 마리 해충으로 변해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도 그의 침대 위에서. 그는 무장한 것 같은 등을 대고 누워있었다. 만약 그가 약간만 자신의 머리를 들었어도, 그는 불룩하게 부풀어 오른 자신의 갈색 배를 볼 수 있었을 텐데. 그 배는 약간의 돔형이었고, 딱딱한 마디들로 이어진 아치형구조를 이루고 있었다. 괴상했다. 그의 이불로는 그 흉측한 배를 모두 덮을 수 없이 밝혀졌다. 이불이 어느 순간 그의 배 위에서 스르륵 미끄러져 내렸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미끄러져 내릴 준비를 한 것처럼. 아, 그의 수많은 발이라니! 비참하게 얇은 발들은 그 수가 너무 많았다. 그의 몸뚱이에 비해 발이 너무 많고 너무 작았다. 그가 그 발을 보려고 할 때마다 발들은 요갈 때 없는 것처럼 요동치고 있었다. ‘뭐야! 무슨 일이 나한테 벌어진 거지?’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꿈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방에 누워있었다. 그 방이 아무리 작을지라도 그것은 영락없는 인간의 방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신의 방이었다. 그는 친숙한 네 방향의 벽들 사이에서 조용히 다시 누웠다. 「변신」”  「성城」에 비해 쉬운 이 글은 물질주의에 빠진 현사회가 이해타산(利害打算)속 약자에게 행하는 부조리 또한 비판하고 있다. 혹시 사회는 그들에게 자살까지 부축이진 않고 있나. 

 


39. 파블로 피카소

“피카소의 후기 작품가운데 ‘황소머리’는 조형에 근거한 실재 물건들의 결합을 보여주고 있다.” 녹슨 자전거 핸들과 상한 자국들로 가득한 안장에서 예술이 창조될 수 있다면, 루이스 스자란 Luis Szarán 역시 카테우라 관현악단 ‘The Cateura Recycled Orchestra directed by Favio Chavez’으로 오브제 Objet의 조합을 이룩해 낼 수 있다. “진실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피카소” 실재의 진실은 개념의 향방에 맞춰 변하기 마련인가. 그렇다면 일상적이던 사물이 갑자기 예술적인 면모를 갖게된 상황을 진실의 기교이자 평범의 ‘조형적인 조화’로 보아야 옳지 않을까. “녹슨 상태로 위로 솟은 자전거 핸들이 뿔처럼 보이게, 동시에 가죽으로 만들어진 자전거 안장은 머리처럼 보이게하는 환영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피카소는 빠리와의 우연, 작업실과의 우연, 그리고 소재들의 우연을 말했지만, 그와 그 상상의 이질적 우연은 가히 정해진 필연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팽창우주 Big Bang가 ‘완전한’ 우연이라면 주위 모든 사물들엔 주체가 없고 목적을 요하는 생존 의식은 구차하며, 이는 실존적 범주에도 속하지 못한다. 그러나 ‘우연’을 프리츠 마우트너의 ‘인위적인 계념’에서 설명한다면 아침이 오고 저녁이 찾는 것은 우연에 속하는 극히 필연적인 선택이자 목적을 지향하는 자연현상이다. 창조된 우주안에서 성립된 우연한 질서에서 말이다. ‘우연히 마주쳤다’는 사실은 과거 습득한 학습 의식의 인지 가능성이 포함되므로 인식은 우연이라는 질서의 계념을 떠받치게 된다. 결국 서로와의 이해와 적합한 조화가 없이는 우연의 탄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연의 형성’은 예술가의 관찰에 의한 시각적인 이미지이며 의도가 분명한 계획”이므로 우연 역시 무엇에 목적을 둔 결과물인 셈이다. 길을 가다가 번쩍이는 돌멩이를 보고도 모른척 지나친다면 돌멩이는 그저 독립적인 즉자에 불과하다. 반면 자유의지의 도출과 그에 따른 감정적 상황 대처는 ‘반복된 실패 속 계획된 발명’이며 연출된 우연에 속한다. 그럼 빅뱅은 선이 추구하는 연출된 우연이며, 적자생존은 부정을 담은 삶의 필연일 뿐인가. “동물들이 먹이를 추적하듯이 피카소는 물건들을 추적한다. 그는 그 물건들을 그가 의도하는 곳으로 나르며, 자신이 왕인 전제적인 통치를 하는 국가로 나른다. 그러나 그 물건들은 또한 그를 따른다. 항상 눈에 띄지 않은 상태에서 머물러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어떤 상태에서도 항상 피카소의 머리속에 들어있는 중요한 생각을 빼앗아 가지 않기 때문이다. Dore Ashoton, Picasso on art, London 1972, S.90” 브르통은 억압된 무의식이 자유로이 들어나는 상태에서 ‘우연한 예술적 결과’, 즉 문학의 ‘자동기술법’ 오토마티즘 Automatism같은 우연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초현실주의에서의 '우연’은 내적인 초자아를 외적인 현실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현실의 억압되어진 모순들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하나의 과정인 것이다.” 피카소는 “심리적이거나 이론적인 예속보다는 미적인 예속”의 오브제 objet를 추구했다. 평소처럼 사물을 바라보고 이 과정에서 우연히 감수성이 자극되는 상황을 뜻한다. “물건을 하나의 새로운 방법으로 복잡하게 만드는 사람들은 초현실주의자들이고 그와 반대로 물건을 하나의 새로운 방법으로 바라보는 사람은 피카소이다. 게트루트 슈타인” 따라서 ‘라만차의 풍차’는 감수성이 풍부한 기사의 무의식이 작동해 시적인 예속의 오브제 objet 형태를 구축한 앙상블 Ensemble이 되는 것인가. (현대 조형예술에 나타난 '우연’에 관한 연구 - 피카소의 황소머리를 중심으로, 김향숙)


40. 잭 니콜슨

“당신은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도록 만들었소..... 당신이 이 지구상에서 제일 가는 여자란 걸 아는 사람은 이 지구상에서 나 한 사람뿐일 수도 있죠. 당신이 하는 일 모두, 그리고 스펜서를 키우는 일이, 얼마나 놀라운지 아는 사람도 나 혼자일지 몰라요. 당신이 갖고 있는 모든 생각도 놀랍고 생각하는 바를 솔직히 말하고, 그리고 어떤 말이든 당신이 얘기하는 것은 거의 언제나 올바르고 선한 것이죠. 그런데 거의 모든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그런 점을 모르고 지나치는 것 같아요. 사람들은 당신이 음식을 가져오고 식탁을 치우는 걸 보지만, 아무도 가장 훌륭한 여자를 만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거에요. 그리고 난 그 사실을 알고 있기에 늘... 흐뭇했어요. -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멜빈 유달”

“아주 기분이 묘해요... 항상 내 안에 있던 바보같은 긴장감도 아니에요. 내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는데, 그런게 누군가를 만나게 해 주진 못하잖아요? 오늘, 버스를 탔는데 정말 아름다운 부부를 보았어요. 하지만 난 그들을... 시기하는 눈으로 바라보았죠. 난 아무것도 모르고 있어요. 무엇인가를 같이 하는... 남자가 있었을 적을 생각해 보면 그때부터 모든 것이 시종일관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었다구요. 껴안고, 사랑하고... 서로 손도 맞잡고요...... 난 내가 원하는 것이 되지 않을 때 그렇게 잘못 되는 것이 어떤 다른 목적이 있지 않을까 하고 바라죠. -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캐럴 코널리”

잭 니컬슨은 명배우다. 그가 출연한 작품들과 수상경력은 너무나도 길어서 여기에 다 쓰지 않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의 영화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그리고 ‘버킷 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이다. 그를 만나게 된다면 내가 아직 이루지 못한 버킷 리스트 중 하나를 골라 그와 함께 실천에 옮기고 싶다. 

 

 

41. 칼 세이건

우주 과학의 대중화를 견인한 칼 세이건 하면 모두가 1980년 방영된 ‘코스모스’를 떠올린다. 그는 우주에 우리 밖에 없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라고 말했다. 나는 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공간의 낭비는 물론이거니와 아직도 풀리지 않는 거대한 초힘, 즉 수많은 과학 이론들이 기후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인류만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지구는 우주에 떠 있는 창백한 푸른 점 하나라고 말했다. “저 점이 바로 우리의 집이자, 우리 자신입니다. 우리의 모든 기쁨과 고통이 저 점 속에서 존재했고, 인류의 역사 속에 존재한 자신만만했던 수천 개의 종교와 이념들, 경제 체제가, 수렵과 채집을 했던 모든 인류가, 역사 속 모든 위대한 영웅과 비겁자들이 (중략) 저 티끌 같은 작은 점 속에서 살았습니다.” 달에서 보면 더 없이 아름다운 별 지구를 사랑한 그는 더 이상 우리 곁에 없다. 하지만 그가 남기고 간 수없이 많은 연구자료와 발견들은 아직까지 우리 곁을 지키고 있다. “헤아릴 수 없이 넓은 공간과 셀수 없이 긴 시간 속에서 지구라는 작은 행성과 찰나의 순간을 그대와 함께 보낼 수 있음은 나에겐 큰 기쁨이었다.”  


4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괴테하면 떠오르는 것은 바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다. 그 외에도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빌헬름 마이스터 편력시대」, 「이탈리아 기행」, 「파우스트」, 그리고 「서동시집」이 유명하지만, 수많은 젊은이들을 울리고 그들이 자발적으로 권총까지 사게 만들었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다른 작품들과 비교될 수 없을 만큼 당대 최고의 걸작이다. 기회가 된다면 아직 정리하지 못한 일마레를 적어내고 싶다. 내 젊은 시절 베르테르가 느꼈던 슬픔의 시절을 목격하고 싶다면 아마도 일마레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작가가 제 삼자의 시선으로 써주었으면 하지만 너무나 정리가 엉망진창으로 잘못되었거나 누순된 부분들이 상당해서 섵불리 누구에게 부탁드리기도 그렇다.  


43. 크리스 헤드필

그는 케나다 출생 우주인으로 유명하다. 내가 그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그가 우주에서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불렀기 때문이다. 그는 케나다인으로써 처음으로 우주정거장 미션을 성공했으며, 우주정거장용 캐나다의 팔을 조종하며 케나다인으로써는 처음으로 스페이스 워크에 성공한 인물이기도 하다. “진정으로 당신을 흥분시키고 도전케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마음 속으로 결정한 후, 그 방향으로 인생을 움직이기 시작하면 됩니다. 당장 무엇을 먹느냐부터, 또 오늘 저녁에는 무엇을 하느냐에 이르기까지 당신이 내리는 모든 결정은 당신의 내일과 모레를 결정합니다. 당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심사숙고한 후 자신이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를 차근차근 조각해 나가보십시오. 열심히 한 후라도 당신이 바라던 미래에 도달하지 못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당신은 당신이 믿는 직업에서 당신에게 맞는 일을 찾게 될 것입니다. 삶이 당신을 무작위로 원하지 않는 길에 몰아넣지 못하도록 늘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기회가 되면 그와 마주 앉아 통기타를 치며 한량없이 노래를 부르고 싶다.  


44. 파블로 네루다

다음은 노벨문학상을 탄 네루다가 10대 때 쓴 시다. 당시 그가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를 담은 시집을 냈는데, 이것은 첫 번째 시다. “한 여자의 육체, 흰 언덕들, 흰 넓적다리, 네가 내맡길 때, 너는 세계처럼 벌렁 눕는다. 내 거칠고 농부 같은 몸은 너를 파 들어가고 땅 밑에서 아들 하나 뛰어오르게 한다. ‌나는 터널처럼 외로웠다. 새들은 나한테서 날아갔고, ‌밤은 그 강력한 침입으로 나를 엄습했다. ‌살아남으려고 나는 너를 무기처럼 벼리고 내 화살의 활처럼, 내 투석기의 돌처럼 벼렸다. ‌그러나 이제 복수의 시간이 왔고, 나는 너를 사랑한다. 피부의 육체, 이끼의, 단호한 육체와 갈증나는 밀크! ‌그리고 네 젖가슴의 잔들! 또 방심으로 가득찬 네 눈! 그리고 네 둔덕의 장미들! 또 느리고 슬픈 네 목소리! 내 여자의 육체, 나는 네 경이로움을 통해 살아가리. ‌내 갈증, 끝없는 내 욕망, 내 동요하는 길! 영원한 갈증이 흐르는 검은 하상이 흘러내리고, ‌피로가 흐르며, 그리고 가없는 슬픔이 흐른다. 한 여자의 육체” 마지막 절망의 시는 한 부분을 적어본다. “이별의 시간이다, 오, 버려진 자! 그건 공격과 키스의 행복한 시간이었다. 등대처럼 반짝인 마법의 시간이었다. 조타수의 두려움, 눈먼 잠수부의 격렬함, 사랑의 광포한 취기, 네 속에 모든 게 ‌침몰했다!”


45. 프리드리히 횔덜린

독일을 대표하는 낭만파 시인 횔덜린은 괴테와 실러 그리고 여러 낭만주의자들과 넓은 교류를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유일한 소설 「휘페리온」에서 그의 시적인 감상들을 찾아볼 수 있다. “오, 우리 내면에 불길 같은 힘으로 지배하며 생동하는 정신의 자매, 성스러운 대기여! 그대 내 방랑하는 곳마다 나를 동반함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도처에 존재하는 자여, 불멸하는 그대여!”

“그러나 그대는 여전히 빛을 비추고 있구나, 하늘의 태양이여! 그대는 여전히 푸르구나, 성스로운 대지여! 아직도 강물은 소리 내며 바다를 향해서 흐르고, 그늘 짓는 나무들은 한낮에 살랑거린다. 봄의 환희의 합창은 나의 덧없는 생각을 노래 불러 잠들게 한다. 생기발랄한 세계의 충만은 나의 굶주린 존재를 도취에 살찌우고 배부르게 한다. - 오 기쁨에 찬 자연이여! 내가 그대의 아름다움 앞에 눈을 들어올릴 때면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나는 알지 못하지만, 천국의 온갖 기쁨이 내가 그대 앞에서 흘리는 눈물 가운데, 연인이 연인 앞에서 흘리는 눈물 가운데 모두 들어 있다. - 대기의 감미로운 물결이 내 가슴을 에워싸고 노닐 때면 나의 온 존재는 침묵하고 귀 기울인다. 먼 푸르름 안으로 마음을 빼앗긴 채 나는 자주 천공을 올려다보고 또 성스러운 바다를 들여다본다. 그러면 나는 친밀한 정령이 나를 향해 팔을 벌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고독의 고통이 신성의 생명 안으로 녹아들기라도 하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 삼라만상과 하나가 되는 것, 그것은 신성의 삶이며 인간의 천국이다. 살아 있는 삼라만상과 하나가 되는 것, 행복한 자기 망각 가운데서 자연의 총체 안으로 되돌아가는 것, 그것은 사유와 환희의 정점이자 성스러운 산봉우리이며 영원한 휴식의 장소이다. 그곳에는 한낮이 그 무더위를, 그리고 천둥이 그 소리를 잃고, 끓어오르는 바다도 밀밭의 물결과 같아진다.”


46. 헬렌 켈러

헬렌 켈러는 청각과 시각을 사용할 수 없는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모든 것을 후각과 촉각으로 판단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청각과 시각 장애인이였던 것은 아닌데, 생후 19개월 후에 성홍열과 뇌막염에 걸려 위와 뇌에 급성 출혈이 있은 후로부터 평생 청각과 시각장애인으로 살아가게 된다. 남부동맹국의 대위였던 아버지 아서 H. 켈러와 어머니 케이트 애덤스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남북전쟁이 끝나자 테네시주 멤피스로 이사하여 잉글리시아이비로 뒤덮인 별채인 초록넝쿨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다. 그는 냄새의 근원지를 따라 바이올렛과 백합을 찾아내고, 손에 전해지는 감각으로 나비 모양의 나비백합이나 정원을 수놓은 재스민 등을 구분할 수 있었다. 그런 그는 주위의 권유로 겨우 23살에 자서전을 쓰기 시작했는데, 23살이란 그리 많지도 적지도 않은 나이가 아닐까 싶다. 요즘 같으면 막 사회에 진출해서 인생을 시작할 나이에 자서전을 쓰게 된 것이다.

“다시 어둠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할지라도 사흘 동안 세상을 볼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난다면, 나는 그 시간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사용하겠습니다. 첫째 날에는 다정함과 친절함과 우정으로 내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준 사람들을 볼 겁니다... 첫째 날은 아주 바쁠 겁니다. 나는 소중한 친구들을 모두 불러서 그들의 얼굴을 오래도록 들여다보며 그들 내면에 깃든 아름다움의 외적 증거를 마음에 각인시켜야 할 테니까요... 첫날 오후 나는 숲으로 긴 산책을 나갈 겁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내 눈을 취하게 하고,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눈앞에 항상 펼쳐져 있을 장대한 광경을 짧은 시간 동안이나마 필사적으로 빨아들이고자 할 것입니다... 첫째 날에 이어 맞은 둘째 날 나는 여명과 함께 일어나 밤이 낮으로 변하는 황홀한 기적을 목도할 것입니다. 잠든 지구를 깨우는 태양의 활약, 그 빛의 장관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겠습니다... 둘째 날에는 예술을 통해 인간의 영혼을 탐구하고자 합니다... 둘째 날 저녁에는 극장이나 영화관에 찾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둘째 날 밤에는 희곡 작품 속 위대한 인물들이 눈에 어른거려 나는 또 잠을 이루지 못할 겁니다... 셋째 날 나는 가장 높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꼭대기로 서둘러 올라가려 합니다... 이제 5번가에서 출발하여 파크애비뉴로, 슬럼으로, 공장지대로, 아이들이 뛰노는 공원으로 쏘다니며 도시를 구경할 겁니다. 외국인들이 모여 사는 지역을 방문해 이국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습니다... 셋째 날도 이제 끝나갑니다. 자정이 되면 잠시 뜨였던 내눈은 다시 감기고 영원한 밤이 찾아오겠지요. 고작 사흘 동안 보고 싶은 것을 다 볼 수는 없었겠지요. 어둠이 다시 내려앉은 뒤에야 얼마나 많은 것을 보지 못했는지 비로소 깨달을 겁니다. 하지만 멋진 기억이 가득하니 후회하지 않겠습니다. 이제 무언가를 만질 때마다 사흘간의 기억이 반짝이며 되살아나 그것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려주겠지요... 눈이 보이지 않는 내가 눈이 보이는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하나뿐입니다. 시각이라는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드리는 충고입니다. 내일이면 더는 보지 못할 사람처럼 그렇게, 눈을 사용하십시오. 「사흘만 볼 수 있다면」”


47. 제임스 조이스

그가 결혼을 하기 위해 시청으로 데려간 사람은 단 두 명. 자신의 미래 아내인 노라와 친구이자 혼인의 증인인 변호사 한명, 그게 전부다. 나는 그의 이 같은 발상에 상당히 신선한 충격을 받았는데, 만약 내가 지금 내 나이에도 결혼을 할 수 있다면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은 결혼식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미래의 아내가 될 와이프의 손을 잡고 당당히 시청으로 향하는 모습, 정말 남자의 로망이 아닐까 싶다. 그의 베스트셀러를 꼽으라고 하면 당연히 읽을 시 엄청난 인내가 필요한 「피네간의 경야」다.   

 


48. 로맹 롤랑

로맹 롤랑은 1915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의 문학가이자 사상가이다. 그는 위인전 비슷한 글을 쓰며 유명한 세기의 천재들을 소설로 담아내는데 탁월하다. 나 또한 그와 비슷한 글 「바이올리니스트」를 쓰게 되었는데, 필력이 약하고 구성이 엉성하여 미완성 글로 남아 버렸다. 그가 쓴 「장 크리스토프」는 베토벤을 모델로 했으며, 그 외에도 미켈란젤로나 헨델을 모델로 삼기도 했다. 현재 나는 첼리스트를 구상하고 있는데, 아직 뚜렷한 내용이 준비되지는 않았다. 


49. 롤랑 바르트

“사진의 기술적인 기원 때문에 그것을 어두운 통로 (암실/어두운 방: camera obscura)의 관념과 연결시키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우리는 밝은 방(camera lucida)을 언급해야 한다. 왜냐하면 시선의 관점에서 보면 ‘이미지의 본질은 내밀함 없이 전적으로 바깥에 있으나 내면의 사유보다 더 접근할 수 없고 더 신비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명시적인 의미는 없지만 가능한 모든 의미의 깊이를 부른다. 그것은 세이렌(반인반어의 요정)의 매력과 매혹을 만들어 주는 그 존재-부재를 지니고 있음으로써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뚜렷하다. 블량쇼’ 「밝은 방」”

삶을 ‘의미하는 것’(기표, signifiant)은 삶이 ‘의미되어진 것’(기의, signfie)으로 나와 너의 외시적denotation 기호를 만든다. (삶이 의미하는 것이 분명 생이라 믿지만, 삶이 내포하고 있는 것은 객관적이다.) 낯설은 나를 의심하는 나는 자신을 안심시키기 위해 거울을 통해 자신을 수시로 확인한다. (내가 변하지 않았나), 나의 현재가 과거의 나와 무엇이 다른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거울에 비춰진 나의 오른손은 나의 왼손이다. 나는 왼손을 보고, 타자는 오른손을 본다. 만족할 수 없는 나는 타자의 시선을 쫓는다. 타자의 시선은 미를 요구한다. 너의 시선, (빛이 있으므로), 곧 앎은 공시적connotation 기표가 된다. (코끼리를 보고 느끼는 것은 데노따시옹이고, 코끼리를 이해하는 것은 꼬노따시옹이다.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르네 마그리트의 「이미지의 배반」” 이것은 모자가 아니다.) 공시적 앎이 의미하는 것과 공시적 앎이 의미되어진 것은 다시 하나의 공시적 “기호”가 된다. 이것이 바로 정신이다. (기호 참고: 롤랑바르트의 의미작용단계, 거울 참고: 강신주)

‘행복은 슬픔의 공간을 채웠다’, “슬픔”은, (“우렛소리 희미하고, 만요슈” “슬픈 너, 비 위로 내리는 비의 슬픈 소리, 밀로즈의 시”, “음악은 음표 안에 있지 않고 음표와 음표 사이에 존재하는 침묵 안에, 모차르트” 있고, “언어”langue는, word, 여백 안에 있다. “가능성”, 진리는 침묵parole과 침묵 사이에 존재한다. (“아름다움”을 위한) 질서는 필연성과 우연성으로 시작되어 앎 속 미적 여백을 배치한다. “{공간 두기, ま[‘공간적인’ 사이, 間, 간격], 사이의 범주, 공간과 시간을 관통하는} 물질 사이에 공간이 없다면 모든 인간은 골무(비좁은 공간) 안에서 지내는 것입니다. 롤랑바르트” 괴테의 짧은 ‘시와 진실’은 롤랑바르트의 ‘진리의 유도체’다. 블량쇼는 침묵과 침묵 사이의 “존재”langue를, 롤랑바르트가 말하는 언어의 공’, “부분에서 부분으로 넘어가는, {언어란,} 아무런 혼란도 없이 전체적이고, 조용하고, 은밀한, 결국 통일된 빛{앎}, 그리고 그 어떤 특수한 것도 무한을 파괴하지 못하는 공간의 창조, 모든 것이 소위 허무 속에서 현전하는 공백의 공간의 창조, 즉 장소 외에 그 무엇도 발생하지 않게 하는 장소의 창조”라고 했다. “소를 싣고, 조그마한 배가 강을 건너네, 저녁 비를 맞으며, 쉬키(하이쿠)” 하이쿠(일본 정형시)란 우연성의 예술contingere이다. 우연이란, 아름다워서 “우렛소리 희미하고”,【아름다움은 うつろい퇴색된.한창때가 지난, “활짝 핀 벚꽃이 아니라, 만개한 벚꽃이 시들어 가는 순간, 롤랑바르트”, 행복은 슬픔을】, (빛이 있으라, 기압이 내려가고, 공기가 팽창하고, 수증기가 상승하고) 필연이란, “더럭더럭 운다, 8月 소나기. 늙은 부처가 낮잠을 깬다, 김명배”, 비가 내린다.


50. 에드문트 후설

그는 현대철학의 주요 사상 가운데 하나인 현상학의 체계를 놓은 철학자이자 하이데거의 스승이기도 하다. 하이데거의 유명한 말, 세계-내-존재는 한마디로 후설이 시간과 존재에 대해서 「사물과 공간」에서 정리해 놓은 것을 하이데거가 「존재와 시간」에서 다시 정립한 것에 불과하다. 「존재와 시간」과 「사물과 공간」은 같은 맥략으로 흐르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두 책 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너무 어렵기 때문에 해설서를 참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보기에 다른 학문들에 비해 철학책은 어려울 수 밖에 없으며, 중요한 것은 끝까지 한 문장도 빼먹고 읽었느냐가 아니라 그 철학서를 적은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과 진리를 이해했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만약 우리가 세계-내-존재를 이해했다면 우리는 그들이 그린 큰 그림을 어느정도 파악한 셈이다.  

 

 

51. 다산 정약용 

다산 정약용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 저술가, 시인, 철학자, 과학자, 그리고 공학자다. 호는 다산으로 2012년 그의 탄생 250주년을 맞이하여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되었다. 그는 천주교를 받아들여 신해박해, 을묘박해, 그리고 신유박해를 겪는다. 귀양살이를 떠난 그는 경상도 장기, 전라도 강진 등지에서 유배생활을 하며 관리의 올바른 마음가짐 및 몸가짐에 대해 적은 「목민심서」, 국정에 관한 일체의 제도 법규의 개혁을 논한 「경세유표」 등을 남긴다. 마키아벨리 「군주론」이 있다면 조선에는 「목민심서」가 있고, 플라톤의 「법률」이 있다면 조선에는 「경세유표」가 있다. 그의 형도 자산어보라는 명저를 남겼다. 

그의 형 정약진은 바오로, 그의 둘째형 정약종은 아우구스티노, 그리고 다산 자신은 세례요한을 영세명으로 받았다. 그 당시 한국 천주교는 한국최초의 신학생 3명을 배출하는 데, 그들이 바로 김대건 안드레아, 최양업 토마스, 그리고 최방제 프란치스코 사베리오다. 정약종의 제자로 황사영 알렉시오가 있고, 아들 정철상 가를로와 다른 아들 정하상 바오로가, 그리고 딸은 성녀 정정혜 엘리사벳이다. 성호 이익의 사위 이승훈의 계보에서 이수광 마태오리치의 천주실의 연구가 나오고, 정약현의 계보에서 광암 이벽 세례 요한이 배출된다. 


52. 넬슨 만델라

넬슨 만델라는 1994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평등 선거 실시 후 흑인 최초로 대통령이 되었다. 그는 아프리카 민족회의의 지도자로써 백인 정권의 인종차별에 맞서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채 받치며 인종차별이라는 부당함에 투쟁한 인물이다. 그는 케이프주 트란스케이를 통치한 템부 부족의 분파에 속하며 익시바 씨족의 왕의 하나 밖에 없는 부인에게서 태어난 독자이자 세습이 가능한 왕손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1944년 아프리카 민족회의에 들어가 청년동맹을 설립하고 1950년 의장으로 취임한다. 그 후 그는 요하네스버그에서 올리버 탐보와 변호사 사무소를 개업하게 된다. 그 후 아프리카 민족회의에서 부의장으로 취임한 그는 움콘트 웨 시즈웨, 즉 ‘민족의 창’이라는 군사 조직을 만들어 결국 많은 이들의 눈에 가시가 되어 체포되고 만다. 8년 간의 형을 마친 그는 1989년 민족 화해의 상징으로 석방되고, 드디어 민족회의에서 의장으로 취임된 그는 199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포르투갈 탐험대에 의해 발견되어 네덜란드 식민화를 거쳐 영국 식민화가 되는데, 1-2차 보어전쟁을 통해 엄청난 피해를 입고 결국 남아프리카 연방을 만들어 독립을 선언하게 된다. 넬슨 만델라가 아프리카 민족회의에 들어가기 전까지 원주민 토지법과 흑인들의 토지 소유권은 크게 제한되었고, 민주적으로 투표 역시 할 수 없었다. 제국주의 뿌리가 깊이 남아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그가 흑인으로써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1441 - 최초의 근대 노예 교역 
1492 - 콜럼버스, 북미 대륙에 도착  
1804 - 아이티 독립 
1808 - 미국에서 노예 매매 금지 
1853 - 고비노, <인종 불평등론> 출간 
1865 - 다원, <종의 기원> 출간 
1865 - 링컨, 노예해방선언 
1890 - 운디드니 학살  
1915~1916 - 터키의 아르메니아인 학살  
1931 - 반화교 폭동  
1933~1945 -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1937 - 난징 대학살 
1948 - <세계인권선언> 채택 
1948 -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체제 출범 
1955~1968 - 미국의 민권 운동 
1960 -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샤퍼빌 학살 사건 
1966 - 인종차별철폐협약 
1968 -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1971 - 캐나다, 다문화주의 선포 
1972 - 부룬디 학살   
1975~1999 - 동티모르 학살 
1978 - 에드워드 사이드, <오리엔탈리즘> 출간 
1991~1999 - 보스니아와 코소보의 인종 학살 
1992 - LA 폭동  
1994 - 헤른슈타인과 머레이, <벨 커브> 출간 
1994 - 남아프리카 공화국 만델라 대통령 취임  

 


53. 레비 스트로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여행담에 대한 사람들의 정열.열기, 그리고 기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여행담이란, 지금은 없어져 존재하지는 않지만 마땅히 계속 존재해주기를 우리가 바라는 그런 것의 환영을 우리에게 갖다주는 것이니까. 그리고 또한 그것은 이미 실연된, 우리가 어찌할 수도 없는 2만 년의 엄연한 사실에서부터 우리를 도피하게 해주기도 한다. 이제는 더 이상 별도리가 없게 되었다. 문명이라는 것은 이제 토종이 풍부한 지역의 잘 보호된 구석에서, 사람이 노력하여 가꾼 저 약하디약한 꽃이 아니다. 토종은 그 왕성한 활력 때문에 위협적이긴 해도, 그 반면에 변화무쌍한 강한 모종을 새로 만들어낼 능력도 갖고 있다. 인류는 이제 단일재배를 개시하려 하고 있다. 인류는 마치 사탕무를 재배해내듯 문명을 대량생산해낼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 인류의 식탁에는 오직 그 요리뿐이리라. 「슬픈 열대」” 

“지나치게 순진하거나 위선적 억지가 아니고서는 인간이 자기의 생활 조건과 무관하게 자기의 신조를 선택한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정치 조직이 사회의 생존 형태를 결정하기는커녕 생존 형태가 그 자체의 표현인 이데올로기에 의미를 부여한다. 이들 기호(즉 이데올로기-옮긴이)는 그것이 지적하는 대상체가 현존하는 경우에만 언어로서 의 기능을 다할 수 있다. 현재의 서양과 동양 간의 오해는 우선 의미론적인 것에서 비롯된다. 동양에서 우리(서양인)가 선전하는 개념의 형식(여기서 이 개념을 ‘시니피앙’으로 간주해서 생각하는 것이 좋다-옮긴이)은, 그곳에서는 의미(시니피에, signifie : 구조주의 언어학의 용어로 기호(signe)가 갖고 있는 두 가지 측면 가운데 ‘기호의 의미’를 나타낸다. 기의 또는 소기로 번역된다. 참고로 다른 또 화나의 측면은 시니피아(signifiant)이며, 기표 또는 능기로 번역된다-옮긴이)가 존재하지 않거나, 아니면 의미가 다른 것이다. 반면에 만의 하나 여건이 전혀 달라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도저히 우리가 견뎌낼 수 없다고 판단하는 범위 내의 변화인지 아닌지는, 이런 사태의 희생자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슬픈 열대」” 

인류학자 레비 스트로스가 말한바와 같이 인간이 거주하는 지역에는 반드시 전쟁, 가난, 영양실조, 대기오염, 수질오염, 그리고 자원과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소유욕이 자리한다. 철학자 오귀스토 콩트는 인간 진화에 세 단계가 있다고 하는데, 첫째로 농경사회의 기우제에서 비롯된 종교적 단계, 두번째는 르네상스, 메너리즘, 바로끄, 로꼬꼬, 고전주의, 낭만주의, 자연주의, 인상주의 정신에서 불거진 형이상학 단계, 그리고 세번째는 산업혁명 이후 현세대를 대표하는 실증적이고 과학적인 단계다. “오스트레일리아, 남아메리카, 멜라네시아와 아프리카 등에 대한 세세한 연구가 보여주고 있지만, 일을 할 수 있는 인원이 하루에 2~4시간만 노동을 해도 생산 활동에 아직 참여하지 않았거나 더는 참여할 수 없는 어린아이와 노인을 포함한 모든 가족의 생존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공장이나 사무실에서 길고 긴 시간을 보내는 우리 현대인과는 얼마나 다른지요! 「레비 스트로스의 인류학 강의」” 그럼 「슬픈 열대」의 수렵채집인과 철학이나 과학을 쫓는 현대인들 사이에는 무슨 격차가 있는가. 그가 지적한바와 같이 우리가 원시인이라고 부르는 민족들은 농업이나 목축을 거의 하지 않고 사냥과 낚시와 야생식물을 채집한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보다 천연자원에 대한 지식이 넓다. 다시말해 자연에 훨씬 더 잘 적응된 것이다. “농업은 섭취하는 음식의 질을 떨어뜨렸습니다. 즉 음식이 칼로리는 풍부하지만 영양소는 상대적으로 빈약한 몇 가지 산물로 제한되었다는 겁니다. 흉작이 한 번만 들어도 기근이 옵니다. 게다가 농업은 더 많은 노동을 요구합니다. 전염병의 전파에도 책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볼 수 있듯이, 시간과 공간의 측변에서 농업의 분포와 말라리아의 분포는 놀랍게도 일치합니다. 「레비 스트로스의 인류학 강의」” 그가 지적하듯이 숲을 없애고 농업을 시작한 곳은 말라리아의 원인인 얼룩날개모기들이 번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형성했고, 먹이사슬에 얽혀있는 수많은 야생 동식물을 파괴하였다. 또한 이미 면역체가 있는 야생으로부터 옮겨온 AIDS나 COVID19을 보면 인류가 주어진 환경으로부터 얼마나 취약한지 알 수 있다. 우리가 자연인인 그들보다 나은 점은 고작 긴 수명일 뿐이다. 과연 루시는 우리보다 못한 ¨부¨를 누렸는가. 양에서 비롯된 우리의 ¨부¨는 질5로 심하게 기울어져가고 있다. 한편 드라마와 영화는 여전히 새롭고 다양한 문화들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고유한 속성을 보기 위해서는 우선 차이를 관찰해야 합니다. 장-자크 루소” 레비 스트로스는 원시사회를 역학적 기계로, 현대사회를 열역학적 기계로 비유하고 있다. 역학적 기계란 정밀한 시계처럼 차가운 사회이지만 “무질서”(엔트로피)를 거의 생산하지 않는 사회를 말한다. 결국 열역학적 기계를 사용해 “질서”를 만드는 현대사회는 더 많은 엔트로피(무질서)를 만들고, 이에 따른 불균형은 오늘날 「침묵의 봄」을 가져온 것이다. 반면 질서(essential business)를 가로막은 COVID19은 또 다른 「침묵의 봄」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이 “침묵”은 시대정신을 담을 수 있는 한 문화의 성숙기인가, 아니면 이기적인 「확장된 표현형」의 짓궃은 장난인가. 


54. 밥 말리 

밥 말리는 자메이카의 싱어송라이터이자 기타리스트이다. 그의 유명한 곡을 들어보자. “여기 내가 쓴 노래가 한 곡 있어. 당신은 노래 가락 하나하나 부르고 싶어할지도 모르지. 걱정하지마, 즐겁게 살아야지. 하루하루 살다 보면 문제가 있기 마련이야. 그럴 때 걱정하면 문제가 더 커질 뿐이야. 걱정하지 말고 즐겁게 살아야지. 오~오~호~호~오, 호~호~오~오~오~오~오. 걱정하지마. 우~오~우~오~우~오~오. 즐겁게 살아야지. 우~오~오~오~오. 걱정하지마. 즐겁게 살아야지.”

하지만 우리는 지난 4년간 그들을 위해 (장애인 올림픽) 밥 말리의 노래를 듣지 못했다. 그런 우리는 장님이자 벙어리인가. 왜 많은 기자들은 그들을 위해 지난 4년동안 펜을 들지 못했는가. 무척 부끄러운 일이다. 

 


55. 토마스 켈러

미국 최대 와인 생산지 나파벨리에 있는 그의 레스토랑은 2,004년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1위로 선정되었다. 그는 1,996년 켈리포니아 베스트 셰프로 선정되고, 1,997년에는 미국 전역의 베스트 셰프로 선정된다. 그리고 그는 2,005년 미슐랭 가이드 3스타를 받게된다. 현재 미슐랭 가이드 3 스타를 받은 셰프는 전세계 7명 뿐이다. 나는 그에게 마들렌 틀을 선물해주고 싶은데, 이유는 과연 그가 프랑스 문학을 정말로 요리해낼 수 있느냐다. 요리 과정은 달라도 나와 같은 기구들로 과연 그가 어떤 맛을 창조해낼 수 있을지 너무 궁금하기 때문이다. 


56. 강신주

함께 소주잔 기울이고 싶은 철학자 강신주 형. 그가 플라톤 전집을 집필할 당시 생겨난 사소한 이야기들을 들어보고, 또 그의 칸트철학 강의를 들어보고, 또 그와 함께 브런치로 소주 한잔을 기울이며 안주로 국밥과 곱창전골을 나누어 먹고 싶다. 내가 철학을 깊게 파고 들어가게 된 계기가 바로 강신주 형 때문인데, 그는 대학 전공이 화학공학과로써 철학과는 아주 멀다. 하지만 내가 늘 얘기했다시피 철학과 과학은 하나의 쌍으로 보는 것이 옳다. 지금은 교수이신 그에게도 배고플 시기가 있었는데, 그의 어머니는 그가 집에서 미친듯이 책만 읽고 있어서 걱정이 남다르셨다고 한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그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인문학 책들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마침 그 시기에 나 또한 문자중독 지경에 이르러 그의 책들을 바로바로 접하게 된다. 그의 「철학 vs. 철학」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그가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마지막 액기스까지 짜낸 저서임은 분명하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모두에게 권하고 싶지만, 1,500쪽의 엄청난 분량이 담겨져있기에 정말로 그의 철학을 확인해보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는 절대 권하고 싶지 않다. 역사적 사실과 일반지식면에서도 풍성하기 이를데없는 이 책은 그가 지금껏 적어온 다른 저서들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욕망의 대상이나 헌신의 대상으로 상정되는 타자는 주체 외부에 존재합니다. 그러나 육체적 욕망과 숭고한 헌신의 사례에서 흔히 타자는 자유를 가진 존재, 다시 말해 타자성(누구도 어찌할 수 없는 자유)을 가진 존재로 사유되고 있지 않습니다. 두 경우의 타자가 나의 사랑행위에 대해 긍정할 수도 있고 아니면 거부할 수도 있는 자유를 가진 존재로 그려지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다만 사랑하는 주체가 얻게 될 육체적 만족 혹은 정신적 만족만이 부각될 뿐입니다. (...) 타자를 노예처럼 만들어 나를 사랑하도록 강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강제된 타자의 사랑은 결코 나를 행복하게 만들지 못합니다. 그것은 결국 거짓사랑이기 때문이지요. 이 때문에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타자의 자유라는 치명적인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일과 같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에 빠질 때 고독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불행한 것은 우리가 자신만의 힘으로는 이 고독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점입니다. 오직 사랑하는 타자가 그에게 손을 내밀 때에만 우리는 고독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사랑은 행복으로도 아니면 비극으로도 끝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사랑하는 타자가 우리를 영원한 고독 속에 방치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57. 한병철

한병철은 독일 문화비평가로 하이데거 입문(Martin Heidegger), 죽음의 종류-죽음에 대한 철학적 연구(Todesarten, Philosophische Untersuchungen zum Tod), 죽음과 타자성(Tod und Alteritat), 그리고 폭력의 위상학(Topologies der Gewalt) 등을 저술하였다.   

처음으로 그의 논문을 접한 것은, ‘좋아요’가 주는 「피로사회」다. “활동사회라고도 할 수 있는 성과사회는 서서히 도핑사회로 발전해간다. 만일 스포츠에서도 도핑이 허용된다면 경기는 약학적 경쟁의 장으로 변질되고 말 것이다. 「피로사회」” 성과를 내기위해 기능만 향상시킬 뿐, ‘신경향상’은 형이상학적 존재에게 사색을 통한 창의를 향유시키지 못한다. “피로는 폭력이다. 그것은 모든 공동체, 모든 공동의 삶, 모든 친밀함을, 심지어 언어 자체마저 파괴하기 때문이다. 이상적 가치 상실 이후에 남은 것은 자아의 전시가치와 더불어 건강가치뿐이다.” 부정의 결핍으로 각자의 피로만 존재할 뿐, 유대감을 나누는 ‘공동체의 피로’는 어느 순간에 영기처럼 증발해 버린 것이다. 이질성이 사라져 버린 거울과 같은 존재들만이 긍정, 즉 ‘보상의 위기’ 속에서 진정한 피로가 무엇인지 모른채 만성적인 피로만을 쌓아가고 있다. 그래서 피로를 모르고 보상만을 향하는 존재는 의문을 알수없는 신경성 질병을 앓게 되는 것이다. 결국 존재는 자아를 보호하고 부정성으로 피로를 회복해야 하는 점이 핵심으로 떠오른다. 무절제한 신경 향상으로 인한 경의로움에 젖어 휴식이 사라지고 피로를 잊게되면 지속적인 ‘목적 지향’ 활동의 반복만이 남게된다. “탈진의 피로는 긍정적 힘의 피로다. 그것은 무언가를 행할 수 있는 능력을 빼앗아간다. 영감을 주는 피로는 부정적 힘의 피로, 즉 무위의 피로다.” 안식이 ‘영감의 피로’이고, 평화가 ‘무위의 피로’라고 본문은 서술한다. ‘부정적 힘의 피로’라는 징후에는 이권에 개입될 타자에 대한 올바른 해석과 분석이 불가피하다. 만약 저항할 자아가 남았다면 부정체제가 부식되지 않았기를 바래본다. “신들은 지쳤고 독수리도 지쳤으며 상처도 지쳐서 저절로 아물었다. 프로메테우스”

 


58. 임마누엘 칸트

저자(한국철학사상연구회)는 칸트를 “평범한 삶에서 인간의 아름다움을 갈고닦은 철학자”라고 말한다. 다른 학자들에 비해 그의 집안 재력과 교육수준은 보잘 것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인 한가지는 그가 어린시절 한 성직자의 눈에 띄어 8년 6개월 동안이나 라틴어 경건주의학교를 다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는 13살에 어머니를 잃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가정교사, 사강사, 그리고 왕립 도서관 사서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원외 교수직으로 정년을 보장받지 못하던 칸트는 46세가 되서야 ‘천계(天界)의 일반자연사와 이론(Allgemeine Naturgeschichte und Theorie des Himmels)’을 통해 비로소 쾨니히스베르크 대학 논리학 및 형이상학 교수가 되었다. 칸트는 정해진 틀에서 절제된 생활을 유지하는 학자였다. 그의 일과는 새벽 5시에 시작되었다. 7시까지 차 두 잔과 담배 한 대로 아침을 때우며 연구에 몰두한 뒤 9시까지 강의를 하고 오후 1시까지 다시 연구에 전념했다. 점심 후 그는 초청된 사람들과 여러 학문들에 대한 토론을 즐겼다. 그는 토론 후 늘 같은 시간에 산책을 즐겼는데, 칸트의 철저한 시간 관념 때문에 시민들은 그가 산책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시계를 맞췄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다. 그의 차분한 성격 때문인지 그는 평생 쾨니히스베르크에 머물렀다. 칸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지금까지도 무척 유명하다. “그것으로 좋다! (Es ist gut!)”

「진(순수이성비판)이란 자연법Natural law이고, 선(실천이성비판)이란 정의Just-ice고, 실천적 쾌적은 기호(즐길 기嗜 좋을 호好)이지만, 미(판단력비판)는 ‘비행위적이고 지성적인 쾌’를 바탕으로 한 관조적 판단이며 ‘아무런 관심도 포함하지 않은 만족Wohlgefallen ohne alles Interesse’이자 은총이다.」

세 권의 비판서를 출간하고 삶 전체를 자신이 계획한 바에 맞춰 살아간 칸트는 흄과 루소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 루소는 「사회계약론」을 통해 인간의 자유와 불평등을 논했고, 흄은 「인성론」을 저술해 인간의 오성과 도덕을 세간에 알렸다. 그들에게 사상을 전개받은 칸트는 그 후 「도덕의 형이상학」으로 평등과 “자신의 이성을 스스로 사용하는 능력”인 계몽을 정의하게 된다. 그는 이성의 공적 사용을 부추겼으며, 현재에 비춰볼 때 이것을 대의제(代議制)를 바라는 민주시위, 언론의 자유 사상, 그리고 출판의 자유 등으로 볼 수 있다. 그가 말하는 계몽이란 불평등과 불합리에 투쟁.반항하는 ‘세계시민적 자유’였다. 이것은 민족과 국적을 벗어나 인격과 이성으로 사유하는 것을 뜻한다. 칸트는 이성적인 원리로 인간의 행위들을 설명하는 역사의 목적(도덕) 실현을 ‘세계시민적 관점’으로 풀이한다. 그가 설명한 ‘반사회적인 사회성(ungesellige Geselligkeit)’은 헤겔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칸트는 자유를 위한 투쟁과 열망을 환영했으나 이성의 원칙에서 벗어난 감성은 불협화음(不協和音)만을 만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가의 법과 질서가 공화주의에 기반해야 한다고 믿었으며, 국가들 간에 경쟁을 권장했고, ‘보편적인 권리’를 내세우며 반인권적인 행위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59. 황병기

그는 국악 작곡자이자 가야금 연주가이다. 나는 그의 ‘침향무’를 듣다가 그의 연주에 반해 현재 가야금을 구입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가야금의 명인으로써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한 후 1963년까지 서울대학교 음대 국악과에서 가야금을 가르쳤다. 80년대에는 하버드 대학교 객원교수를 지내다가 뉴욕 카네기홀에서 가야금 독주회를 열기도 했다. 2001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겸임교수로 활동하다가 2018년 폐렴으로 별세했다. 한번이라도 그의 라이브 무대를 관람하고 싶었지만 이제는 불가능하고, 그가 남긴 연주들은 아직도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종종 그의 눈부신 가야금 연주에 빠져 소주나 위스키를 한잔하며 명상에 빠지고는 한다. 


60. 이상

“거울속에는소리가없오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오 내말을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오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요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잽이요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으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오 나는지금거울을안가져오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오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께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또꽤닮았오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거울」” 왜 거울속의 나는 왼손잡일까. 자연 발생하는 아미노산의 대부분은 L형이며 당류는 D형이다. 그리고 L형 아미노산을 이용해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단백질을 왼손잡이성 단백질이라고 하고, D형 아미노산을 이용하는 단백질을 오른손잡이성 단백질이라고 한다. 그러나 생물의 몸에 존재하는 아미노산은 모두 L형으로 몸속의 효소는 L형과 D형의 아미노산 가운데 L형만을 사용한다. 과학자들은 탄소를 기반으로 하는 외계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카이랄성을 지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까. 거울속 나는 악수를 받을 줄 모르는 악수를 모르는 왼손잽이다. 

 


61. 이순신

이순신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을 통솔했던 제독이다. 그는 침략군과 교전하여 놀라운 활약을 펼쳐 지금까지도 그의 책략과 술수는 세간에 회자되고 있다. 임진왜란 때 삼도수군통제사로 수군을 이끌어 매 해전마다 승리를 거두었던 그는 무려 23전 23승이라는 완승을 기록하며 한산도대첩, 노량대첩, 그리고 명량대첩 등을 통해 우리에게 아직까지 기억되고 있다. 또한 1598년 11월 18일 노량대첩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신하들에게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마라”고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혹시라도 자신의 죽음이 적장의 귀에 들어가 승패를 좌지우지되지는 않을까하는 염려때문이 아닐까도 싶다. 그리고 그 유명한 조선 시대의 군함 거북선은 적병이 못 뛰어오르도록 무수한 송곳과 칼을 갑판 위에 꽂았고, 선수부에는 용머리 모양의 포문을 만들어 화포를 쏘게 했다. 거북선은 정말 당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킬만한 최고의 군함이라 칭하여도 손색이 없겠다.


62. 클린트 이스우드

“그날 밤의 침묵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다. 사랑은 예정된 것이 아니고 알 수 없으며 그에 따른 신비함은 순수하고 절대적이란 것을 깨달았다. 로버트와의 사랑은 우리가 함께 떠나면 계속될 수 없었지만, 남편과의 사랑은 내가 떠나면 사라질 것이라는 걸. 하지만 간절히 그와 함께하고 싶었다. 그와 떠났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처럼 아름다운 사랑이 또 있었을까?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 유명한 클린트 이스우드. 내가 추천하고 싶은 그의 영화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다. 누군가 정말 플라토닉한 사랑이 있냐고 묻는다면 우선 이 영화를 본 후 대화를 나누어 보자고 말하고 싶다. 플라토닉이란 순수하고 강한 형태의 비성적인 사랑을 말하는데, 영화 속 주인공들은 몇일 간의 매우 짧은 시간동안 사랑에 빠져 평생 서로를 잊지못한채 죽을 때까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63. 맑스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구 유럽의 모든 세력들, 즉 교황과 짜르, 메테르니히와 기조, 프랑스의 급진파와 독일의 비밀경찰이 이 유령을 사냥하기 위해 신성 동맹을 맺었다. 반정부당치고, 정권을 잡고 있는 자신의 적들로부터 공산당이라는 비난을 받지 않은 경우가 어디 있는가? 또 반정부당치고, 더 진보적인 반정부당이나 반동적인 적들에 대해 거꾸로 공산주의라고 낙인 찍으며 비난하지 않는 경우가 어디 있는가?공산당 선언”

노동자의 노동에는 사용가치와 생산가치라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자본가는 노동자에게 생산가치와 동일한 노동력에 대한 사용가치를 지불할 수 있지만 이윤을 목적으로 노동이 만든 생산가치보다 적은 사용가치를 임금으로 지불해 잉여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상품 교환의 법칙에 어긋나지 않으므로 자본가의 잉여가치는 정당성을 갖는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노동력의 사용을 이윤과 가치를 증식하기 위한 자본주의적 생산 과정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적 생산 방법의 모순은 노동자가 더 이상 생산기관과 생산물의 소유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마르크스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생산기관과 생산물의 소유가 비노동자 소유가 아닌 사회적 소유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르크스는 자본가 없이 노동협동조합만이 존재하는 사회가 분명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그 전에 풀려야 할 문제는 게으르고 유약한 무산계급 일꾼이 빼앗긴 한 달란트 ‘자본주의’와, 다른 분량의 노동 후 똑같이 한 데나리온을 받은 무산계급 일꾼들의 ‘사회주의’ 사이의 차이점을 알아내는 것이고, 그것으로 상대적 높은 지위에 있는 갑에 굴복하지 않는 을이 늘어나 부의 소유가 비노동자에게 지나치게 기울지 못하도록 막는 일이 분명하다.


64. 안성기

30년간 선행과 성실이 몸에 밴 국민배우 안성기는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친선대사다. 70세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매년 꾸준히 영화를 찍는 그는 현재까지 112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그는 청룡영화제와 대종상의 단골이며, 수많은 각종 영화제에서 여러차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성우같은 그의 특유의 목소리가 그의 영화들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지는 모르겠다. 한편 그는 가요계를 평정한 국민가수 조용필과 경동중학교 동창이다. 

“정치가는 정치를 잘 하고 군인은 국인의 몫을 해내고 각자 맡은 바 임무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지면 그렇게 하면, 나라는 저절로 잘 되는 거 안 닙니까. 실미도”


65. 움베르토 에코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70년짜리 인생을 한 번 살고, 책 읽는 사람은 5,000년을 살 것이다. 책읽기는 그 뒤에도 죽지 않는다.” 

“진짜 좋은 책은 두 번, 세 번 읽어도 새로운 해석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이 말은 그에게 정말 어울리는 말이다. 

“소설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 호흡의 리듬을 배우고 속도를 맞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즉시 그만두는 게 낫다. (...) 모든 시인은 나쁜 시를 쓴다. 나쁜 시인은 그것을 출판하고 좋은 시인은 그것을 불태운다. (...)  나는 아침에 책의 인쇄잉크 냄새를 맡는 것을 사랑한다. (...) 책은 믿기 위해서가 아니라 질문의 대상이 되기 위해 만들어진다. 우리는 이 책이 무엇을 말하는지가 아니라 이 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장미의이름」”

그는 「중세」를 집필하였는데, 페이지 수만 4,000쪽이다. 내용 면에서도 매우 훌륭했는데, 그 방대한 지식의 양 때문에 왠만한 노력이 아니면 끝까지 읽기가 무척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난쟁이지만,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다. 우리는 작지만, 때론 거인보다 먼 곳을 내다보기도 한다.”


66. D. L. 무디

드와이트 라이먼 무디는 미국 복음주의 운동을 펼친 설교자다. 몇년 전 한 친구가 신에 대해서 질문을 해 왔다. 나는 대답대신 그에게 D. L. 무디가 쓴 「비밀의 힘 Secret Power」을 선물했다. 연락이 끊긴 친구가 그 책을 다 보고 비밀의 힘을 찾아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그 친구를 다시 만나면 대답해줄 것이다. 이제야 갈증을 느낀다고, 목마르다고...

“성경이 성령의 영감으로 기록된 것임을 나는 안다. 왜냐하면 성경을 통해 성령이 나를 감동시키기 때문이다.”

“성경은 정보를 위한 책이 아니라, 변화를 위한 책이다.”


67. 앙드레 지드

앙드레 지드는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비평가로 194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아프리카 여행을 통해 지식을 넓혀간 앙드레 지드. 독일시인 하인리히 하이네를 좋아한 그는 카뮈, 그리고 사르트르와 함께 사회에 대립되는 모순들에 비판을 서슴치 않던, 프랑스 근대문학을 꽃피운 지성인 중 한 명이다. 
내가 좋아하는 그의 작품은 「좁은 문」과 「지상의 양식」이다. “저녁을 바라볼 때는 마치 하루가 거기서 죽어가듯이 바라보라. 그리고 아침을 바라볼 때는 마치 만물이 거기서 태어나듯이 바라보라. 그대의 눈에 비치는 것이 순간마다 새롭기를. 현자(賢者)란 모든 것에 경탄하는 자이다. 「지상의 양식」”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작고 협착하여 찾는 이가 드무니라.”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것을 성경은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가는 것으로 비유하였다. 많은 것을 소유하고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것은 힘드나, 소유한 것들을 모두 내려 놓을 때 좁은 문을 들어가기 좀 더 수월할 것이다.  


68. 아리스토텔레스

“질료는 잠재태이며, 형상은 현실태다. 아리스토텔레스” 질료(앎)가 잠재태(씨앗)이며 형상(삶)은 현실태(열매)일 때 “신체는 영혼의 현실태(열매)가 아니며, {오히려} 영혼이 어떤 신체의 현실태(열매)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원인은 영혼이고 목적은 아름다움(앎)이며, 생물(삶)을 구성하는 ‘영혼과 신체’의 결과는 고통스러운 즐거움Jouissance(죽음)이다. 아리스트텔레스는 (헤겔 역시 「자연철학」에서) 영양섭취능력, 감각능력, 욕구능력, 장소이동능력, 사유능력 등의 “감각”이 영혼의 능력이라고 보았다. 영혼이 만드는 아름다움의 크기는 나를 이루는 ‘세계-내-존재’, 원소들로 구성되어 있다. 질료는 형상의, 앎은 기억의 소산이다. 다시 (인중무과설에서의 인중유과론) 아름다움이 실현되었을 때 목적은 달성된다. 《몸과 마음의 기능이 경지에 도달하여 완벽하게 발휘된 상태가 덕virtus이고, 이것은 영혼의 힘이라는 뜻을 지닌다. 신기(귀신 神 기운 氣)를 몸을 돌아다니면서 작용하는 양기(볕 陽 기운 氣) 혼(넋 魂)이라하고, 정기(정할 精, 기운 氣)를 농축된 음기(그늘 陰 기운 氣) 백(넋 魄)이라고 하면, 신체를 살아 있게 만들어 주는 혼백, ‘이성’적 정신(정할 精 귀신 神)은 신체의 변화에 결부되어 있는 ‘욕망’적 감각(느낄 感 깨달을 覺; sensation)과 ‘감성’적 지각(알 知 깨달을 覺; perception)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인간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망각(잊을 忘 깨달을 覺)하고 인식(알 認 알 識; cognition)하고 각성(깨달을 覺 깰 醒)한다. 


69. 스칼렛 요한슨 

처음 그를 본 것은 ‘나 홀로 집에 3’ 이였다. 그리고 얼마 후 피터 웨버가 감독한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보았다. 요한슨은 1660년대 네덜란드에 살고 있는 16세 소녀의 역할을 맡았는데, 소녀는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집에 하녀로 들어간다. 미술에 대한 관심을 들어낸 소녀는 페르메이르의 물감을 섞거나 그의 그림 작업을 돕게 된다. 작업을 하는 가운데 페르메이르와 가까워진 소녀는 화가에게 영감을 주기도 했는데, 화가는 그런 소녀에게 점차 연정을 느끼게 된다. 결국 페르메이트는 소녀의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아내의 진주 목걸이를 소녀에게 걸어주게 된다. 그 뒤의 작품들 중 내가 좋아하는 것은 ‘어벤져스’, ‘그녀’, 그리고 ‘루시’다. ‘그녀’에서 요한슨은 컴퓨터 OS인 자신이 평범한 인간과 사랑을 나누는 내용을 다룬 사이언스 픽션 영화다. 특히 뤼크 베송의 연출 작품 ‘루시’에서 요한슨의 연기는 뛰어나다.   

 

 

70. 예수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 빌리 2:6

 

예수, 그 이름 나는 말할 수 없네. 그 이름 속에 있는 비밀을, 그이름 속에 있는 사랑을. 그 사랑을 말할 수 없어서, 그 풍부함 표현 못해서 비밀이 되었네, 그 이름. 비밀이 되었네. 사람들 그 이름 건축자의 버린 돌처럼 버렸지만, 내 마음에 새겨진 이름은 아름다운 보석. 내게 있는 귀한 비밀이라, 내 마음에 숨겨진 기쁨. 예수 오 그 이름, 나는 말할 수 없네. 그 이름의 비밀을, 그 이름의 사랑을, 그 이름의 비밀을, 그 이름의 사랑을. 그 이름

 

사후세계가 있다면 예수형이랑 우주를 여행해보고 싶다.

 

 

71. 앙리 베르그손

“설탕물 한 잔 마시고 싶을 때 내가 서둘러봤자 소용없다. 설탕이 녹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조그만 사실은 큰 교훈을 준다. 왜냐하면 내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은 마음대로 늘릴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창조적 신화」”

진화를 ‘창조자체를 위한 창조’로 표현한 베르그송은 생명의 본질적인 자발성을 거부하고 삶에는 목적이 없으며, “진화란 어떤 목적인이나 작용인도 갖지 않으며, 결코 인간을 목적{아름다움, 앎이란 필연적인 이유}으로 지향하여 이뤄지지 않았다. 「우연과 필연」”고 덧붙인다. 

베르그송의 공간에서 물질, 즉 종Species은 기하학적 질서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시간의 다양한 순간들” 위에서 각 종들은 완벽하게 유사하지 않다. 베르그송의 지속적인 시간은 공간에 담기는 것이고, 아인슈타인의 시간은 움직이는 공간 속 상대적인 시간이다. 아인슈타인은 베르그송과 시간의 개념에 대한 논쟁 후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과학자의 시간과 철학자의 시간은 서로 다른 모양이다.” 원자 시간 vs. 플랑크 시간, 하나의 운동을 설명하는 같은 공간의 두 관찰자가 만났다. 마침맞게 하나의 운동을 관찰하는 다른 공간의 두 관찰자에게 시간은 다르게 흘렀다. 그리고 열역학적 평형을 위한 나의 가능성과 모든 가능성이 남았다.


72. 소크라테스

악법도 법이라며 자신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던 그가 한 말 한마디, nosce te ipsum, 즉 ‘너 자신을 알라’. 그는 법이란 정의 그 자체이므로 반드시 따라야만 하는 것이라 말했다. 내가 보기에는 법은 다수가 정의하는 것으므로 상대보다 더 강한, 즉 다수의 힘이 정의를 만드는 것이라고 믿기에 정의는 선이 되기도 때론 악이 되기도 한다.  

“신에게 맹세코, 나는 ‘정신적 사랑’이 ‘육체의 사랑’보다 훨씬 우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품을 존경하는 사람들의 애정은 즐겁고 자발적인 복종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와 반대로 육체적 욕망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의 행동 방식을 비난하고 미워하기 쉽습니다. 그렇다면 만일 어떤 사람이 육체적인 매력과 정신적인 매력 모두를 중시여기고 있다면 다음의 상황을 한 번 생각해봅시다. 외적인 미의 꽃은 금방 시들어 버리고 이것이 사라지면 필연적으로 친밀감이나 사랑도 사라져 버립니다. 반면에 영혼의 미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점점 더 중요성이 커지게 됩니다. 또한, 외면적 아름다움의 향유에 있어서는 언제나 과도함이 존재합니다. 마치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가득 채운 사람이 음식에 대해 느끼는 것과 똑같은 감정을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반면, 영혼과 정신의 친밀감은 순수하고 변함이 없기에 질리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사람이 자신의 좋은 성격 때문에 사랑을 받게 될 경우 우리는 그것을 순수한 사랑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겉모습에 정신이 팔린 사람은 땅을 빌린 사람과 흡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그의 관심은 어떻게 해서 그 땅의 가치를 높일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그곳에서 최대한의 수확을 얻을 수 있을까에 가 있습니다. 반면, 정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주인과 같습니다. 즉 그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땅)을 전 보다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한편, 육체적 아름다움만으로 애인을 설득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다른 일들에 있어서는 필시 소홀하게 행동할 것입니다. 반면, 정신적 사랑에 있어서는 자신의 선함과 훌륭함에 주의를 기울일 것입니다. 그래야만 그 사랑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상대방을 좋은 사람으로 만들고자 열망하는 사람들은 그 자신의 정신과 덕을 갈고 닦아야 한다는 것은 필연입니다. 그 자신이 먼저 선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무절제한 사람이 어찌 다른 사람을 건강하고 자제력이 있는 사람으로 만들 수 있겠습니까. 「크세노폰의 향연」”

 


73. 헤겔

존재에게 시간이 주어지는 것을 현실성(실현될 수 있는 성질)이라하고 이어 현존재는 어떠한 개념(사물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을 지닌다. 예컨데 장미의 개념은 꽃을 피우는 것이다. 「미학, 헤겔」에서 미는 자체 안에서 무한하고 자유로우며, 장미의 개념은 독자적인 법칙을 내세우지 않고 미와 조화를 이루며 이념의 통일성, “자연”을 이루는 것이다. 이념Idea이란 개념있는 존재가 “영혼을 스스로에서서 드러내는 것”, 형상을 ‘의미 심장하게sinnvoll’ 보고 현상하는 것(“미는 이데아 그 자체가 아닌 이데아적 감성적 현상”)이다. 요컨데 이념이 감각적으로 표현된 것을 헤겔의 뜻대로 미적이라 말하자면, 하르트만은 아라베스크는 “선의 유희를 들어내고 완결성과 기하학적 도형과 균정”에 있어 그림과도 동일한 “미적 자주성”을 띤다고 설명한다. 3%.. 요컨데 장미의 (의미 심장한) 언어는 가시다. 「미학」은 존재가 자신das Ich 스스로를 위해 이념적인 성격을 밖으로 표출하는 것을 예술이라고 말한다. 장미의 의미 심장한 발언이 즉자적인 행위였다면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념은 현실성으로 이행해 나가야 하며, 그 개념에 맞는 현실적인 주관성을 띠고 이념적으로 스스로를 위해 존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현실성을 획득한다. 「미학」” 시클리드의 습성은 무척이나 흥미로우며, 생리활성물질Biological Response Modifiers대한 깊은 이해는 불가피하다. 【헤겔의 예술은 무한한 현존성, 자유로운 한계성, 그리고 독자성을 지닌 이상Ideal의 피규정성Bestimmtheit(적극성)으로 예술을 관조하는 관객들과의 향유, 즉 파토스(공감, 감성)를 형성해야 한다. 따라서 시인은 작품을 관찰하는 관객의 “교양”을 이해해야 한다. 이상을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예술이고, 외적으로 들어난 현상의 내적인 의미가 헤겔의 이상, 즉 절대이념die absolute Idee이다. 예술 형식에 결함이 있다는 것은 이념에 결함이 있음을 뜻한다. “예술은 다름 아닌 이상理想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것은.. 예술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예술작품을 관조하고 향유하는 우리들을 위해서, 즉 관객을 위해서 존재한다.. 이상적인 예술작품은 내적인 정신이 외적인 형상들을 지닌 실제성으로 드러내야 할 뿐더러, 절대적(즉자대자적)으로 존재하는 진리와 현실의 합리성도 외적으로 현상하도록 해야 한다.「예술미의 이념 또는 이상, 미학」” (곧 호메로스의 격동적인 신들과도 같이) 미의 외적인 형상을 쫓는 윤리와 정의는 동시대에 맞서 개성있고 주관적이여야 하며, 정신의 찰라를 현상하는 예술은 반드시 자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으므로 절대정신(예술)으로의 이상은 그 무엇에도 구속되지 않는 사상을 그려낸다. “예술작품은 정신적인 것을 눈으로 보고 들을 수 있도록 집적 현존재로 만들어져 나온 것이다. 「예술미의 이념 또는 이상, 미학」”】


74. 손흥민 

대한민국의 축구 선수이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홋스퍼 소속으로, 그는 얼마 전 대한민국 선수로써는 최초로 FIFA 푸스카스를 수상했다. 프리미어리그는 최고의 축구클럽들이 모인 리그로써, 선발선수들은 엄청난 몸값을 받으며 클럽에서 뛰고 있다. 손흥민 선수은 현재 주급으로 3억원 정도를 받고 있는데, 앞으로는 몇배가 넘는 금액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흥민 선수는 언제나 예의바르고 긍정적이고 겸손하다고 하는데, 그가 앞으로도 열심히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75. 루이 18세

베르사유궁전은 태양왕이라는 별명이 있는데 루이 18세는 “짐이 곧 국가”라는 호언으로 엄청난 대규모 궁전 건설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그가 이 궁전에 사용한 돈과 사치는 이후 프랑스 재정을 심각하고 위태롭게 하여 부르봉 왕가에 치명적인 결정타를 가하게 만든다. 18세기 심각한 경제불황은 인구의 89%, 즉 절대다수를 차지하던 평민들의 불만을 가증시켰고, 흉작이 발생한 1,789년에는 민중혁명이 봉기하게 되어 3년간에 걸쳐 모든 사회 체제를 전복시킨다. 당시 혁명을 통해 피지배 민족이 자유와 독립 쟁취 의식에 고취되어 이것을 가깝고도 멀리서 바라보는 다른 여러 유럽 군주들은 불안감에 떨어야 했다. 프랑스 혁명의 시작으로 유럽 민족주의와 자유주의가 부상하고, 유럽은 새로운 시기에 접하게 된다. 그리하여 혁명은 삼부회 소집을 시작으로 하여, 테니스 코트 서약, 바스티유 습격, 농민반란, 봉건제 폐지와 인권선언, 베르사유 행진, 사회 개혁 작업, 바렌 사건, 입법 의회, 장교들의 반발, 그리고 가톨릭의 저항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루이 16세는 시민 루이 카페 신분으로 재판을 받고 반역죄단두대에서 마리 앙투아네트와 함께 처형된다. 그가 마지막으로 한 말은 “짐이 죄 없이 죽는다”였다. 

루이 18세는 독일에서 망명생활을 하다가 혹시나 나폴레옹이 왕당파일 것이라 확신하고 1800년 그에게 거만한 내용의 편지를 보내며 왕정복고를 요구한다. “내게 왕위를 돌려주는 데 꽤나 뜸을 들이는군요. 그러다가는 기회를 놓칠 위험이 있소. 내가 없다면 당신은 프랑스를 행복하게 만들 수 없고 반면 그대 없이 나는 프랑스를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소. 그러니 서두르시오. 그리고 어떤 지위와 명예가 그대와 그대의 친구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알려주시오.”

 


76. 톰 크루즈

그는 팬서비스 좋기로 유명하다. 자신의 일정을 미루고 몇 시간동안이나 인사를 나누며 싸인을 해주는 그는 약자에게도 무척 관대하고 한다. 그의 히트작은 너무 많아서 거론조차 힘들다. 곧 미션임파시블 7이 공개된다고 하니 반드시 관람해야 겠다. 그리고 그가 신자로 있는 사이언톨로지교는 상당히 흥미롭다. 사이언톨로지교는 인간은 영적 존재라고 믿으며, 과학기술을 통한 정신치료와 윤회를 믿고 있는 종교이기 때문이다. 현재 160국의 8백만 명 정도의 신자가 있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한번 그곳을 방문해보고 싶다.  

제리 맥과이어에서 그의 명대사를 들어보자. “당신이 나를 완성시켜, 당신 없는 나는 내가 아니야.(...) 성공은, 단순히 넘어지는 것 보다 넘어지더라도 한 번 더 일어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 하지만, 만약 누군가 나와 함께하길 원한다면, 이 순간은 이 거지같은 직장에서 진정으로 재미있고, 영감을 주는 시작점이 될 것이며, 우리는 이 모든 걸 함께 할테지. 자, 나랑 같이 갈 사람 있나? (...) 이봐, 내가 모든 정답을 갖고 있지는 않아 솔직히 말하자면, 난 살면서 성공한 만큼 실패도 겪어봤어. 하지만 내 아내를 사랑하고 내 삶을 사랑하지. 너가 내 성공에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어.”

 

 

77. 엘리자베스 여왕

엘리자베스 2세는 캐나다의 군주다. 명목상의 국가 원수이고 연방정부는 여왕을 대표하는 총독을 선출한다. 영연방에 속한 54개국들 가운데 14국이 영국과 동군연합 상태다. 캐나다 시민으로써 군주를 만나 알현을 하고 싶은 것은 아마도 당연한 일이 아닐까. 군주의 성에 초대받아서 궁전을 둘러보며 역사를 확인하고 그에 따른 여러 가지 이야기와 의견을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다. 



78. 니콜 키드먼

니콜 키드먼은 톰 크루즈와 두 아이를 입양했다. 그의 국적은 2중 국적으로 호주와 미국이다. 호주에서 연극학교를 졸업한 후 연기생활을 시작해 ‘죽음의 항해’로 데뷔하게 되는데, 이 영화에서 톰 크루즈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크루즈는 영화 촬영 내내 그녀의 연기를 모니터링 해준 것으로 유명하다. 결국 그들은 1990년에 결혼하고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 커플로 거듭나지만 10년이 조금 넘는 결혼 생활을 정리하고 각자의 삶을 찾아 갈라선다. 두 사람의 문제는 두 사람만이 알 것이지만 10년 동안 2번의 임신과 이어지는 유산 때문에 관계를 지속하고 서로를 연결해줄 매개가 없었음은 분명하다. 아직도 왕성한 배우 활동을 하는 그는 연기할 시 매우 차분해서 종종 깊은 사색에 빠지게 만든다.  

 


79. 레오나르도 다빈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 조각가, 발명가, 건축가, 해부학자, 지리학자, 음악가이다. 그는 창의적인 인재로써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천재임이 분명하다.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은 얼마 전 케익 테러를 당한 ‘모나리자’다. 그리고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의 수도원 식당에 있는 ‘최후의 만찬’ 또한 그의 걸작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그리스도의 세례’, ‘수태고지’, ‘동굴의 성모’, ‘흰 족제비를 안은 여인’, ‘음악가의 초상’, ‘리타의 성모’, ‘암굴의 성모’, ‘세례자 요한’ 등등 수없이 많은 예술작품을 남겼다. 그 밖에 업적으로 비행기 원리를 연구하고 조류의 비행 등등, 그의 노트에는 낙하산과 헬리콥터 등이 기록되어 있기도 하다. 


80. 미켈란젤로 

미켈란젤로는 이탈리아의 조각가, 화가, 건축가, 그리고 시인이다. 그는 13세 때 아버지의 허락으로 당시 유명했던 도메니코 기를란다요의 제자가 되지만 1년 만에 그만두게 된다. 이유는 스승이 제자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후 그의 재능을 알아본 메디치 가문에서 그를 가문의 수장 로렌초 데 메디치의 초빙에 의해 메디치에서 공부를 시작하게 도와준다. 그는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수많은 걸작을 남긴 최고의 예술가로 손꼽힌다. 시스티나 경당의 천장화와 대벽화는 눈을 의심케할 정도로 웅장하며 거대한 서사적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그는 천장화를 위촉받아 허리가 꺾이는 듯한 4년 간의 고통을 이겨냈던 노력가이자 천재였다. 미켈란젤로는 성 베드로 대성전의 돔, 성 베드로 대성전의 ‘피에타’, 팔레스티나의 ‘피에타’, ‘론다니니’ 등을 미완성으로 남으나 그가 조각한 작품들은 그 외에도 수없이 많다. 시스타나 경당의 ‘최후의 심판’은 6년에 걸쳐 완성하였는데, 놀라운 색채의 어울림과 수많은 이야기가 그림 속에 상세히 담겨져 있다. 

 

 

81. 세종대왕


세계에서 유일한 과학적인 문자를 발명한 세종대왕. 한글, 즉 훈민정음은 1443년 조선의 네 번째 임금인 세종이 문자가 없어 우리말을 어려운 한자로 쓰는 백성들을 위해 발음소리와 일치하는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문자로 만든 것이다. 그 외에도 세종대왕은 혼천의, 앙부일구, 자격루, 측우기 등을 과학 기계를 발명하는데 지원했고, 예술, 문화, 국방 등 많은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절대음감의 가진 그는 편종과 편경을 만들고 정간보를 통해 이 음악들을 기록하였다. 그가 그의 아내인 소헌왕후의 공덕을 빌기 위하여 직접 지은 찬불가 「월인천강지곡」은 지금도 유명하다. 

“높고 큰 석가모니 부처의 끝없는 공덕을 이 세상 다하도록 어찌 말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이 하신 일을 말씀드릴 것이니, 만 리나 떨어진 곳의 일이지만 눈에 보는 듯이 여기소서. 부처님의 하신 말씀을 사뢰리니, 천 년 전의 말씀이시나 귀에 듣는 듯이 여기소서. 먼먼 전 세상에 (전생의 석가모니가) 임금 자리를 버리고 (도를 닦기 위하여) 정사 앞에 앉아 계시더니, 오백 명의 전 세상 원수가 나라의 공물을 훔쳐 가지고 지나갔습니다. (왕은 정사에 앉아 있는 보살이) 형님인 줄 모르므로 (도둑의) 발자취를 밣아가서 (보살을 잡아다가) 나무에 몸을 꿰어 (화살로 쏘아) 목숨을 마치게 하시니, (보살 소구담이) 자식이 없으므로 (대구담이 보살이) 피를 모아 그릇에 담아서 남녀를 태어나게 하셨다.”

 

 

82. 마라도나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축구선수 디에고 마라도나는 뛰어난 축구 기술들을 뽐내며 80년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로 기억된다. 현역을 마치고 2 차례의 감독직을 맡은 그는 2010년 FIFA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준준결승까지 진출하게 이끌었지만 전술상의 문제를 노출하여 끝내 결승에 진출하지는 못한다. 그리고 그의 화려한 삶은 심장마비로 항년 60세의 나이에 마감하게 된다. 그는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스피드와 현란한 드리블, 그리고 정교한 킥까지 포함해 최고의 선수에게 필요한 모든 장점을 지닌 선수로 평가 받았다. 프로에 데뷔한 뒤 보카 주니어스를 거쳐 유럽에 간 그는, FC바르셀로나, 나폴리 등에서 뛰어난 활약으로 전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았다. 또 그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자신의 조국 아른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수많은 아이들에게 축구의 신이자 영웅으로 존재하던 그는 더 이상 그들 곁에 없지만, 그들은 그의 전설을 기억하며 자신의 꿈을 열심히 키워나갈 것이다.  

 

 

83. 요요마 

첼리스트하면 빼놓을 수 없는 거장이 있는데 그게 바로 중국계 미국인 요요마다.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학교생활을 한 그는 줄리어드 음악원과 컬럼비아 대학교를 다니다가 중퇴한 후, 하버드 대학교에 들어가 인문학 학사학위를 받았다. 4살 때부터 음악을 하던 그는 현재까지 90개가 넘는 앨범을 녹음하고 18개의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나는 그가 세계적인 탱고 연주자인 아스트로 피아졸라와 협연한 음반을 즐겨 듣는다. 그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감상을 하며 눈을 지긋히 감으면 그의 음악이 인도하는 새로운 세계로 이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자클린 뒤 프레가 사용하던 스트라디바리우스의 디비도프를 소유하고 있고, 그가 사용하고 있는 첼로가 몇백만불을 호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파기니니의 스트라디바리우스 연주처럼 명장에 손에 들린 악기가 진짜인지 아니면 가짜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가 만든 현악기를 지칭하는데, 과르네리, 아마티와 함께 바이올린계의 3대 명기로 알려져 있다. 그럴리는 없지만 가능하다면 몇분만이라도 그의 사사를 받아 첼로를 연주해보고 싶다. 

 

 

84. 평유란

펑유란은 중국의 철학자로 ‘중국철학사’, ‘중국철학 약사’, ‘중국철학사 신편’ 등등을 썼다. 그는 1919년 컬럼비아 대학에 유학가서 존 듀이와 버트런드 러셀의 영향을 받아 신유학 이론을 제시하여 자신만의 독자적인 관념론 철학을 전개했다. 1920년 컬럼비아 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 입학한 그는 존 듀이로부터 교육을 받았고, 유학시기 앙리 베르그송의 철학방법과 심력을 집필하여 중국 철학계에 그가 「마음의 소리」 잡지에서 밝힌 자신의 취지를 알렸다. “잡지의 취지는 외국의 사상을 흡수하고 양심적 주장을 펴는 것. 그리고 사회, 교육상의 낡은 틀을 깨고 진    보의 길을 재촉하는 것이다.” 그는 소학교 시절 이미 시경, 논어, 맹자, 대학, 중용, 상서, 춘추좌씨전을 읽었을 만큼 철학에 관심이 많았다. 만약 당신이 중국 철학에 관심이 있다면 당연히 그가 저술한 책들을 읽어보기 바란다. 체계적으로 잘 정리된 그의 중국 철학사는 누구나 손쉽게 읽을 수 있도록 쉬운 철학 언어로 적혀져 있다. 

“중국의 전통은 인간의 품성과 수양을 중시하고 지식과 권력을 중시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 철학은 내면을 추구하고 인간의 본성에 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반면 서양 철학은 자연을 인식해 세계를 정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중, 서 철학의 서로 다른 이상과 추구가 중, 서 문화의 차이를 야기하고, 중국 근대 과학의 낙후된 상황을 야기했다.”

 

 

85. 갈릴레오 갈릴레이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사람이 바로 갈릴레오 갈릴레이다. 그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지지하다가 결국 종교재판에 회부되어 유죄판결을 받게 된다. 한마디로 그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 지구는 그저 태양 주위를 도는 별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하지만 로마 교황청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부분을 문제 삼았고, 그는 지동설의 포기를 명령받았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지동설을 고집하여 「천문학 대화」를 출판까지 했으나 로마에서 감금되고 다시 가택에서 구류된다. 그의 다른 업적으로는 망원경을 개량하여 관찰한 것과 운동 법칙을 확립한 것 등이 있다. 

 

 

86. 잔 다르크 

 

잔 다르크는 아르크의 성녀 요안나이자 프랑스의 국민 영웅이다. 그는 농부의 딸로 태어나 프랑스를 구하라는 천사의 계시를 받은 후 백년 전쟁에 참여해 여러차례 프랑스군을 승리로 이끌었다. 하지만 부르고뉴 군대에 사로잡혀 잉글랜드에서 종교 재판을 통해 반역과 이단 혐의로 화형에 처해진다. 25년이 지난 후에야 종교재판소가 잔 다르크에 대한 심사를 다시 재개하여 무죄라는 판결을 내리고 그녀를 순교자이자 성인으로 시성시킨다. 나는 그녀에게 정말로 천사가 (혹은 어떤 특별한 존재가) 나타났다고 믿는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13세 때 동레미에 있는 아버지 집 정원에서 나는 어떤 목소리를 들었다. 그것은 성당이 있는 오른쪽에서 굉장한 광휘에 휩싸여 내 쪽으로 오고 있었다. 맨 처음에는 겁을 먹었으나, 나는 곧 그것이 여태껏 내 주위에서 나를 따라다니며 지시를 내려주던 천사의 목소리임을 깨달았다. 그는 성 미카엘이었다. 나는 성녀 가타리나와 성녀 마르가리타 역시 보았는데, 그들은 나에게 말을 걸고 훈계하며 내가 취할 행동을 알려주었다. 나는 어느 것이 어떤 성인의 말인지 쉽사리 분간해낼 수 있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대개의 경우 그들은 광휘를 동반하고 있었다. 그들의 목소리는 친절하고 다정했다. 그들은 사람의 모습으로 내 눈앞에 나타났다. 나는 그들을 눈으로 똑똑히 보았고, 지금도 그들을 보고 있다.” 

 

 

87. 에이브러햄 링컨

링컨은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이다. 그는 미국이 남북전쟁의 참화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노력했고, 노예제를 폐지한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미국 북서부 변방에서 자랐기 때문에 학교에서 공부하기 보다는 독학으로 학업을 마쳤다. 그는 그 후 변호사가 되었고, 일리노이주 하원의원에도 당선되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가면 링컨을 기념하는 건물을 볼 수 있다. 그리스 아테네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을 모델로 지은 기념관은 내셔널 몰의 서쪽 끝에 있으며, 길이 57m, 너비 36m, 높이 30m에 달하는 규모다. 건물을 두른 도리스식 기둥 36개는 링컨 사망 당시 연방을 구성한 주의 숫자를 상징한다. 링컨 기념관 앞은 미국 인권운동의 성지로  베트남전 반전 시위, 인종차별 반대 집회 등의 행사들이 많이 열렸다. 그리고 거기서 링컨 석상을 볼 수 있는데, 그의 석상 위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이 성전에는 그로부터 연방을 구원받은 사람들의 마음에서와 같이 에이브러햄 링컨에 대한 기억이 영원토록 고이 간직될 것이다”  

“국가는 거기에 거주하는 국민의 것이다. 국민이 현정부에 염증을 느끼게 되면 그들은 언제든지 그것을 개선할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행사하거나 분할 내지 전복시킬 수 있는 혁명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나는 어릴 때, 가난 속에서 자랐기 때문에 온갖 고생을 참으며 살았다. 겨울이 되어도 팔굽이 노출되는 헌 옷을 입었고, 발가락이 나오는 헌 구두를 신었다. 그러나 소년시절의 고생은 용기와 희망과 근면을 배우는 하늘의 은총이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영웅과 위인은 모두 가난 속에 태어났다. 성실 근면하며,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정신만 있으면, 가난한 집 아이들은 반드시 큰 꿈을 이룰 수 있다. 헛되이 빈고(貧苦)를 슬퍼하고 역경을 맞아 울기만 하지 말고, 미래의 밝은 빛을 향해 분투 노력하며 성공을 쟁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   

 

 

88. 스티븐 호킹

스티븐 호킹은 영국의 물리학자 로저 펜로즈와 함께 ‘특이점 정리’Singularity Theorem라는 이론을 증명한다. 그리고 그는 ‘우주의 기원과 같은 크기가 매우 작은 우주를 생각하면, 일반상대성이론은 쓸모가 없어진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 과정에서 그는 우주의 기원 때는 허수의 시간이 존재하다가 다시 실수의 시간으로 바뀌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그래서 그는 허수 시간을 가정하면 우주의 기원을 정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무 → 허수시간 → 드 지터 우주 → 빅뱅 → 프리드만 우주가 된다. 무에서는 공간이 없는 상태이지만 허수시간을 지나면 공간이 있는 상태가 된다. 상온 20도의 얼음이나 영하 20도의 물은 ‘별난 있는 상태’i로, 시간이 지나면 ‘진짜 있는 상태’i가 된다. 무엇의 ‘별난 없는 상태’i도 마찬가지로 무에서 많은 입자들이 생성되어 입자들은 ‘별난 있는 상태’가 된다. 그런데 ‘별난 없는 상태’에서는 우주항이 ‘0’이 될 필요가 없고, 그것은 급격히 팽창하는 드 지터 우주다. 이 ‘별난 상태’에서 인플레이션을 거쳐 많은 입자가 생성된 것이 바로 빅뱅이다. 그러나 ‘별난 상태’는 다시 ‘진짜 상태’i로 변화하려고 하는데, 공간이 팽창하면서 다시 ‘별난 상태’가 만들어져 ‘진짜 상태’로 돌아가려는 핵융합Big Bang nucleosynthesis이 전개된다. 그리고 그것은 우주항이 ‘0’인 프리드만 우주로 이어진다. 

 

 

89. 윈스턴 처칠

윈스턴 레오너드 스펜서 처칠 경은 영국의 총리로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견인했던 인물이다. 그는 1943년 11월부터 1945년 7월까지 카이로 선언, 테헤란 회담, 얄타 회담, 포츠담 선언 등을 통해 연합군과 여러차례 회담을 열어 전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연합군을 승리로 이끌어 전쟁을 종식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그는 1차대전과 2차대전의 전시내각에 모두 참여한 영국 유일의 정치인이며,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위해 과감한 행동도 서슴치 않았다. 한 예로 독일국의 공습이 가해지는 와중에도 그는 끝까지 런던에 머물면서 “만약 내가 죽는다면 독일군은 내 시체를 집무실의 의자에서 끌어내려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이미 정부 관료들에게 말하였듯이, 의원 여러분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여러분께 드릴 수 있는 것은 피와, 수고와, 눈물, 그리고 땀 뿐이라고. 우리의 앞에는 가장 고통스러운 시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앞에는 투쟁과 고통으로 점철될 수많은 세월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정책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이와 같이 답변하겠습니다 : 육, 해, 공을 가리지 않고, 하느님께서 주신 모든 힘을 가지고, 이제껏 인류가 저질러 온 수많은 범죄 목록 속에서도 유례없었던 극악무도한 폭정에 맞써 싸우는 것이라고. 그것이 우리의 정책입니다. 우리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한 단어로 대답하겠습니다. 그것은 승리입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승리. 어떠한 공포가 닥쳐와도, 승리. 갈 길이 아무리 멀고 험해도, 승리. 승리 없이는 생존도 없기 때문입니다.”  

뒹케르크 철수작전 성공 직후에 그는 다음과 같이 연설했다. “영국은 약해지거나 실패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프랑스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연안과 대양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감과 힘을 길러 하늘에서 싸울 것입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영국을 지켜 낼 것입니다. 우리는 해변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상륙지점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들판과 거리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언덕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절대로 항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90. 단테 알리기에리

14세기에 이탈리아 인문주의 문학 중심에 서있던 단테, 페트라르카, 보카치오. 그들은 르네상스 때 이탈리아 문학의 꽃을 피웠다. 그들 중 베아트라체를 위해 신곡을 적었던 단테의 본명은 두란테 델리 알리기에리인데, 두란테 알리기에리의 이름은 장수하는 날개가 달린 자라는 뜻이다. 피렌체에 가면 베아트라체가 다니던 아담하고 작은 성당이 있는데, 그곳에 가면 베아트라체가 면사포를 쓴채 걸어 나오는 모습을 숨죽여 한쪽구석에서 지켜봤을 단테를 떠올려 볼 수 있다. 단테가 9살이 되었을 때 폴코 포르티나리의 딸 동갑내기 베아트리체를 보고 첫눈에 반한 그는 늘 멀리서 베아트라체를 지켜보았지만, 베아트리체는 결국 젬마 도나티와 결혼하게 된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문학과 학문으로 명성과 지위를 얻었으나 정치적 분쟁에 휘말려 장년의 나이에 망명길에 나서 결국 타향에서 죽고 만다. 

“아무런 걸림도 없는데 그대가 아래에 앉아 있다면, 생생한 불꽃이 땅에서 잠잠한 것처럼 놀라운 일일 것이오. 신곡 천국편 제1곡”  

“내가 가는 바다는 아무도 가본 적이 없으니, 미네르바가 바람을 일으키고 아폴론이 이끌며, 아홉 무사이가 큰곰자리를 보여 준다오. 신곡 천국편 제2곡” 

“그대들은 여기에서 행복한데 더 많이 보고 더 가까이 있기 위해 더 높은 장소를 열망하는지요?"…."형제여, 사랑의 힘은 우리의 의지를 평온하게 하니, 단지 우리가 가진 것만 원하고 다른 것에 목말라 하지 않습니다. 신곡 천국편 제3곡” 

 

 

91. 스티브 잡스

“상상만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

그는 불과 20대의 나이에 개인용 컴퓨터 애플 I를 그의 부모님의 차고에서 만들었다. 모니터도 제대로 가춰지지 않은 그의 컴퓨터가 시장에 공개되자 그 반응은 엄청나게 뜨거웠다. 그는 젊었고 탄탄대로를 달려온 듯해 보였지만 그는 사생아로 태어나 출생 후 바로 입양되었으며, 대학은 중퇴하고 말았다. 그는 애플로 백만장자가 되었지만 자신이 영입한 경영진이 그의 독주를 두려워해 그를 회사에서 쫓아내고 만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애플에서 쫓겨난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사건이었다. 애플에서 나오면서 성공에 대한 중압감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가벼움으로 대체할 수 있었다. 그것은 나를 내 인생에서 가장 창조적인 시간으로 밀어 넣었다. 애플에서 쫓겨난 경험은 매우 쓴 약이었지만 환자였던 내게는 정말로 필요한 약이었다.” 그러나 그는 픽사를 인수해 ‘토이 스토리’를 성공시키고 적자에 허덕이는 애플에 복귀해 다시 흑자를 기록하게 만든다. 그렇지만 다시한번 그에게 장애물이 찾아온다. 그것은 바로 췌장암으로 그가 몇 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병마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인물이다. “어느 누구도 죽음을 원하지 않는다. 심지어 천국에 가기를 원하는 사람도 그곳에 죽어서 가는 걸 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죽음이란 모든 사람의 공통적인 종착지다.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으며,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 죽음은 우리 삶에서 유일한 최고의 발명품일 수 있기 때문이다. 죽음은 인생을 변화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다.”  

“남은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다른 사람이 당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잠식하도록 두지 마라.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가슴과 직관을 따를 수 있는 용기를 지니는 것이다. 당신이 정말로 무엇이 되고 싶어하는지는 당신의 가슴과 직관이 이미 알고 있다.”

 

 

92. 줄리아 로버츠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대명사 줄리아 로버츠. ‘귀여운 여인’,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노팅힐’, ‘런어웨이 브라이드’, ‘오션스 일레븐’,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등등 수많은 영화에서 우리에게 웃음과 눈물을 선사한 그녀는 여전히 스크린을 통해 자신의 팬들을 만난다. 조지아 주에서 태어난 그는 수의사가 꿈이였으나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그리고 뉴욕으로 가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녀의 영화는 ‘노팅힐’과 ‘적과의 동침’이다. 배우도 그들이 자주 선택하는 배역에서 그들의 성격이 들어나기 마련인데, 줄리아는 약간 어리버리하면서도 귀엽고 긍정적인 캐릭터를 많이 선택하는 것 같다. 

“그녀의 얼굴은 잊을 수가 없어요. 기쁨이나 후회의 흔적은. 어쩌면 나의 보물이거나 내가 치뤄야 할 사랑의 대가일지도 모르죠. 그녀는 아마 여름이 부르는 노래일거에요. 아마도 가을이 가져오는 서늘함일수도.  또 하루 안에 일어나는 수백가지의 어떤 것들일지도 모르죠. 그녀는 미녀일 수도 야수일 수도 있겠죠. 혹은 빈곤하거나 풍성함 일수도. 하루하루를 천국이나 지옥으로 바꿀 수도 있죠. 그녀는 아마 내 꿈을 비추는 거울일 지도 몰라요. 시냇물에 비치는 그녀의 미소. 그녀의 마음 속 숨겨진 모습은 겉보기와 다를지도 몰라요.. 그녀는 자기 관객들 속에 있을 때 항상 행복해 보여요. 그녀의 눈빛에 많은 사람들이 따르고 자부심도 넘치죠. 그 눈에 눈물이 흐르는 모습은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아요. 그녀는 아마 계속되기를 바랄 수 없는 사랑인가 봐요. 과거의 그림자로부터 찾아온 소중한 사랑일지도 모르죠. 내가 죽는 날까지 그녀를 기억할게요. 그녀는 아마도 내가 살아있는 이유. 내가 살아있는 이유와 내가 이곳에 있는 것은. 거칠고 험난한 긴 세월동안 내가 지켜야 하는 사람. 난 그녀의 웃음과 눈물을 모두 받아줄게요. 그녀가 어딜 가든지 나도 따라갈거에요. 내 삶의 의미는 그녀니까 ..그녀”

 

 

93. E.H. 카

E.H. 카는 「역사란 무엇인가」를 썼다. 역사란 그 범위가 매우 광대하기 때문에 그 누구도 완벽한 역사를 서술할 수는 없다. 또한 역사란 각자의 위치와 관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지므로 ‘객관적인 역사’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역사에 대한 해석에 앞서 ‘현재 우리가 속해있는 사회가 어느 위치에 와있으며 무엇에 관심을 두고 있느냐’에 의해 우리의 견해가 조금씩 달라진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여기엔 역사를 관찰하고 수집하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역사에 대한 새로운 각도가 제시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포함되기도 한다. 역사란 개인들의 공통분모를 찾아 논쟁의 여지가 없는 다수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자료여야 한다고 믿는다. 그럼 ‘역사적 사실’과 ‘과거의 사실’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예를들어 콜롬부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한 사실은 ‘역사적 사실’에 속하지만, 과거 원주민이 아메리카를 발견했던 사실은 ‘과거의 사실’로 간주된다. 그것은 현재를 살고있는 역사가들이 원주민보다는 미국의 지위와 국제적 위상을 높이 평가해 ‘콜롬부스의 발견’을 좀 더 역사적인 사건으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만약 현재의 아메리카가 원주민에게 남겨져 있다면 역사는 다른 시각을 제시했을 것이 분명하다. 어떤 단순한 사건이 역사적 사건으로 거듭나는 것은 그것이 다수가 기억할만한 가치가 있느냐, 그 사건이 어떤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느냐에 따라서 구분되는 것이다.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많은 역사는 세대를 걸친 연대기 편찬자들의 의해서 다듬어지고 골라졌다. 문제는 그것들이 과연 편향적이지 않은 진실인지 우리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중세사 연구자 배레클러프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가 배우는 역사는, 비록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고 해도, 엄격히 말하면 결코 사실 그것이 아니라 널리 승인된 일련의 판단들이다.”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역사가 크로체는 이렇게 말했다. “역사란 본질적으로 현재의 눈을 통해서 그리고 현재의 문제들에 비추어 과거를 바라보는 것이며, 역사가의 주요한 임무는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평가하는 것임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만일 역사가가 평가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그는 무엇이 기록될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옥스퍼드 대학교의 철학자이자 역사가인 콜링우드의 말처럼 역사는 사유의 역사이자 역사가가 그 사유를 자신의 정신속에 재현하여 평가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역사는 역사가가 무엇을 관점으로 어디서 어떤 자료들을 수집했는지, 그리고 그것들을 어떻게 분석하고 해석했는지에 따라 이해가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역사에는 사건과 그 사건을 해석하는 객관적인 견해가 자리한다. 그러므로 역사가의 의무는 사실의 정확성과 해석에 연관된 모든 사실들을 반드시 입증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의견이 오류이므로 우리가 그것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것이 어느 정도까지 생을 고취하고, 생을 유지하며, 종을 보존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종을 창조하는가에 있다.”

 

 

94. 지그문트 프로이트

프로이트는 빈 의과대학을 졸업해 신경정신과 의사가 되지만 히스테리 환자의 몸이 마비되는 증상의 의혹을 쉽게 풀어낼 수 없었다. 결국 신경과 의사 샤르코(Charcot)에게 최면술을 배워 환자에게 써보았으나 아무런 해답도 얻지 못한다. 우연히 환자에게 고통받는 이유와 억압을 설명하게 한 계기를 시작으로, 환자 스스로 억압된 감정을 움직여 의식하는 방식이 병과 그 증상을 치료하는데 큰 효과를 거두게 만든다. 이것을 정신분석에서는 ‘역동 정신치료’라고 일컫는다. ‘거북하고 고통스러운 것들’을 연구하고 탐구하는 방법에는 자유연상 말고도 전이, 역전이, 그리고 꿈의 해석 등이 있다. 그는 환자를 보다가 그들의 꿈, 환상, 공상, 말실수와 같은 현상에서 무의식이 작용한다는 것을 알게된다. 프로이트는 마음을 의식과 전의식, 그리고 무의식으로 나누고 이것을 지형이론라고 설명했다. 의식의 세계는 현실원칙에 의해 움직이는데, 이것은 논리적인 사고를 통한 생각이기 때문에 순수한 아이들이 생각하는 쾌락원칙과는 사뭇 다르다. 가령 학창시절 추억을 떠올리는 일은 전의식에 속한다. 무의식이란 억압된 생각이나 느낌, 그리고 충동과 기억 깊숙한 장소에 자리하기 때문에 마음대로 쉽게 떠올릴 수가 없으며, 간혹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강박적 반복’을 해온다. 하지만 무의식은 쾌락원칙을 사용해 욕망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술의 힘을 빌리라는 말은 결국 술로 논리의 장벽과 방어기제들을 허물어 억압된 ‘무의식’, 즉 ‘불쾌, 공포, 분노, 슬픔, 불안’ 등을 ‘격리, 퇴행, 투사, 허세, 부정, 분리, 왜곡, 전치, 해리, 반동형성’들로 풀어내라는 의미인 것이다. 그러나 융통성이 없고 고집이 너무 쎄거나 과도한 지적행위로 인한 자기 합리화가 가속되면 현실성이 결려된 방어기제들로 인해 대인관계와 일상에 큰 문제가 발생한다. 반대로 방어기제를 잘 사용하면 이것을 예술과도 같은 특정한 분야로 ‘승화’시킬 수 있다. 예로 초현실주의 작가 살바도르 달리의 ‘기억의 고집’을 보면 흐물흐물한 시계들이 마치 무의식 세계의 시간을 설명하는 것으로도 어림잡아 추측할 수 있다. 에스파냐의 화가 후안 미로 역시 무의식의 세계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작가로 호평이 나있다. 프로이트는 인간 마음속에 ‘욕망의 대변자 이드’(id), ‘양심의 대변자 초자아’(superego), 그리고 ‘중재자인 자아’(ego)가 산다고 말했다. 이드는 이성을 버리고 욕망을 따르는 ‘미지의 힘’이며, 초자아는 양심(conscience)을 기준으로 하는 체계를 갖춘 도덕률(道德律)이다. 자아는 이드와 초자아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감당하며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시스템인 셈이다.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본능을 따르는 기본적인 욕구 외에도 인간은 생존을 위해 소속감, 자존심, 그리고 자기실현을 이루려고 노력한다. 공동체의 기류를 배우고 그들과 똑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바로 소속감인데, 이것의 강도가 쎄지면 이타주의적인 면을 보이게 된다. 자존심이란 자기를 사랑하고 자신만의 가치를 존중하는 일이다. 반면 자기실현이란 칼 융의 설명처럼 소유한 잠재력들을 최대한 실현하는 일이다. “자기실현이 제대로 되고 있다면 나는 내 삶의 진실을 정직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를 움직이는 두 가지 욕동이 존재한다. 하나는 성 에너지인 리비도(Libido)이고, 다음은 공격적인 죽음의 욕동 타나토스(Thanatos)다. 메슬로우의 5단계 욕구들을 보면 알 수 있드시, 인간의 1차적인 ‘생리적 욕구’는 식욕, 수면, 배설, 활동 이외에도 좋은 유전자를 찾도록 만드는 욕망이 존재한다. 이것이 리비도다. 2차적 욕구에 속하는 ‘안전의 욕구’는 위험과 고통으로부터 회피하거나 안정을 위해 공격적인 타나토스를 움직이는 힘이다. 공격적인 행동의 원인은 업악받은 욕망 때문이다. 이때 공격성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해학이다. 익살과 해학은 상대의 공격가능성을 줄이고 업악된 자신의 공격성을 즐겁게 표출하는 방법인 것이다. “농담은 아슬아슬한 곡예와 같아 실패와 성공 사이의 간격이 좁습니다.” 누구나 동일화를 통해 어떠한 대상을 역할모델(role-model)로 삼고 그의 언행을 따라하기도 한다. 누군가를 따라한다는 사실은 무의식이 이루어낸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이것을 동일화나 이상화(idealization)라고 하는데, 역할모델(idol)로부터 인간적인 약점이 보여지기 시작할 때 자아가 성장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95. 찰스 다윈

진화론으로 유명한 찰스 다윈은 영국의 생물학자이자 지질학자이다. 그는 생물의 모든 종이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이어졌다고 본다. 그의 진화론적인 자연선택이란 환경에 따라 생존경쟁을 거쳐 그 변화에 적응하여 살아남은 종을 말한다. 살아남은 종은 강한 종이 아니고 똑똑한 종도 아니다. 변화에 적응하는 종이다. 그리고 그는 외부에서 들어온 극소수의 새로운 종도 생태계 전체에 큰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마치 나비효과처럼 말이다. 

나는 기회가 되면 그의 탐험 항로를 따라 여행을 해보고 싶다. 영국 플리머스 항에서 출항 → 브라질 사우바도르 항 → 리우데자네이루 →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 포클랜드 섬 → 남아메리카 남단을 돌아서 → 칠레 발파라이소 → 에콰도르 갈라파고스섬→ 태평양 횡단 → 뉴질랜드 →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서 → 대서양의 어센션섬 → 다시 브라질 살바도르 항구 → 영국 팔머스 항 도착

 

 

96. 코미디언 유느님

그가 돈이 많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가 그만큼 기부도 많이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지금까지 알려진 기부금액이 적어도 30억 원 이상이라고 하니, 그가 아무도 몰래 한 숨겨진 기부 내역들도 상당할 것 같다. 그가 갖은 재산에 비해 30억 원은 별로 큰 돈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그도 남들과 똑같이 공평한 기회를 얻어 자본주의 경쟁을 시작했으며, 누구보다 열심히 일해서 쌓아올린 부일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도 눈물나는 무명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의 선행들 때문인지 나는 그가 마냥 좋다. 그와 함께 무한도전을 해보고 싶다. (화춘화 200억 원, 장나라 130억 원, 조용필 88억 원, 션 정혜영 부부 55억 원, 아이유 35억 원, 신민아 26억 원)

 

 

97. 말괄량이 삐삐

어릴적에 누나와 나는 매주마다 3개의 비디오 테이프를 빌려 볼 수 있었는데, 연년생인 누나가 원하는 것 한 개, 내가 원하는 것 한 개 (로보트 영화), 그리고 둘이 동의하는 또 하나를 빌려볼 수 있었다. (텔레비젼 시청은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여서, 우리는 이것들을 시청하는 시간을 늘 기다렸다.) 누나와 내가 동의한 것이 바로 말괄량이 삐삐였다. 주인공의 이름은 삐삐로타 델리카테사 윈도셰이드 맥크렐민트 에프레임즈 도우터 롱스타킹이다. 그는 빨간머리에 주근깨가 얼굴에 가득했고, 이름처럼 무릎을 넘는 긴 양말과 구두를 신었다. 그의 어머니는 이미 천국에 계셨고, 아버지는 해적 선장이였다. 그는 커다란 빌레쿨라 빌라에서 원숭이 한 마리와 꼬마 아저씨라고 부르는 말 한 마리와 함께 지내며, 종종 친구 두 명을 초대해 즐거운 놀이를 한다. 우리는 쇼가 시작되기 전에 삐삐를 부르는 노래를 함께 불렀다. 

삐삐 삐삐 삐삐~ 삐삐를 부르는 산울림 소리. 삐삐를 부르는 산울림 소리. 삐삐를 부르는 환한 목소리. 삐삐를 부르는 상냥한 소리. 들쑥날쑥 오르락내리락. 요리조리 팔딱팔딱. 산장을 뒤흔드는 개구장이들. 귀여운 말괄량이 삐삐. 날쌔고 재치있는 삐삐. 어제도 말썽 그제도 말썽. 오늘은 어떤 일을 할까요. 귀여운 말괄량이 삐삐. 귀여운 말괄량이 삐삐 삐삐.

 

 

98. 까비르 

인도 베나레스에서 베를 짜던 직공이었던 까비르는 15세기 인도의 영적인 시인이자 인도 신비주의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자신이 손수 시를 쓰지 않았지만 그가 남긴 영혼을 울리는 아름다운 시들은 제자들에 의해서 우리에게로 전해진다. 그는 시를 손님이라 부르며 기탄잘리를 지은 타고르에게 영감을 주기도 했다. 까비르의 신은 기독교의 초월신도 범신론도 아니며, 결코 맹목적이지도 않은 자연의 조화를 가져다주는 영적인 신이다.  

“친구여 어디 가서 나를 찾느냐? 보라. 나는 그대 옆에 있다. 나는 사원에도 없고 우주에도 없다. 나는 히말리아 산정에도 없고 카바 신전에도 없다. 저 거룩한 의식 속에도 요가의 수련 속에도 그리고 출가 수도의 길에도 나는 없다. 그대 진정한 구도자라면 지금 여기에서 나를 보리라. 지금 바로 이 순간에 나 까르비는 말한다. 찾는 자여. 神은 모든 존재의 호흡 속에 있다. 그 호흡속의 호흡이다. 「그대 옆에 있다」”

“해가 뜨고 달이 비치고 별이 빛난다. 사랑의 음율이 울린다. 사랑의 음율이 시간을 친다. 밤낮으로 음악이 하늘을 채운다. 나, 까비르는 말한다. 그(神)는 섬광이다. 하늘을 가르는 섬광이다. 보라. 숭배의 긴 등불 행렬이 지나가고 있다. 우주는 밤낮으로 노래하고 있다. 그의 영광을 저기 보이지 않는 깃발 무수히 펄럭인다. 보이지 않는 악기의 음이 울리고 있다. 나, 까비르는 말한다. 여기 숭배는 영원히 이어진다. 그(神)는 그의 자리에 앉아 있다. 보라. 물이 없는 곳에서 연꽃이 피고 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연꽃이 피고 있다. 그대 가슴 속에서 삶과 죽음의 음이 울리고 있다. 삶과 죽음은 그대의 왼손과 오른손이다. 나, 까비르는 말한다. 현명한 이는 말하지 않는다. 이 진리는 이 세상 어느 책에도 쓰여 있지 않다. 이를 깨달으라. 무지한 자는 현명해질 것이요. 현명한 이는 침묵을 지키게 될 것이다. 하늘은 음(音)으로 가득한다. 음악을 켜는 손도 없이 줄도 없이 음악이 연주된다. 거기 기쁨과 고통의 게임은 계속된다. 나, 까비르는 말한다. 삶의 바다 속에 그대 삶을 던져 넣어라. 그(神)의 축복으로 그대의 삶은 가득하리라. 「하늘의 음(音)」”

 

 

99. 유리 가가린 

우주에 나간 그는 이렇게 말했다. “지구는 푸른빛이었다.”

인류 최초로 지구 궤도를 돌며 우주 비행을 한 유리 알렉세예비치 가가린. 그는 1934년 3월 9일 소비에트 연방 스몰렌스크주의 크루시노 마을에서 3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났으며, 그의 부모님은 낙농업자였다. 나치는 식량을 보충하기 위해 마을 주민들에게 농장일을 강요했고, 가가린은 집까지 독일 장교에게 빼앗겨서 2년동안 진흙으로 오두막을 지어 생활했다. 하지만 그는 그에 굴복하지 않고 철강 공장에서 주물공으로 견습생활을 시작한 후 사라토프 기술학교의 항공 클럽에 들어가 비행 기술을 익혔다. 그리하여 우수한 성적으로 학업을 끝내어 공군 사관생도로 자원할 수 있었다. 그 후 그는 우주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게 되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우주에 발을 딛게 된다. 하지만 최초의 우주인이 되기 위한 길은 쉽지 않았다. 

“어떤 때는 몇 날 며칠을 계속하여 비좁은 장소에서, 그것도 격리된 상태로 놓여졌다. 이러한 독방생활은 우주비행사의 신경이나 심리적 강인함을 길러 줄 것이다. 외부세계와는 물론 완전히 단절됐다. 일체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공기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다. 말 상대도 없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예정표에 따라서 무선연락을 해야 한다. 연락 또한 일방적이다. 한 마디의 응답도 없다. 만일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누구 하나 도와주러 오지 않을 것이다. 혼자만의 완전한 고독. 의지할 곳은 나 하나뿐. ‘독방’은 괴롭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그곳에 발을 디딘 순간 도대체 몇 시간이나 있게 될는지, 오로지 혼자서, 내 자신을 마주보며 언제까지 앉아 있어야 할지 도무지 알 도리가 없다는 점이었다. (……) 완전한 고독에 접어들면 인간이란 자신의 과거를 생각하고, 지난 인생을 다시 돌이켜보게 된다. 그러나 나는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려 했고, 주변의 신뢰를 한 몸에 받으며 우주로 날아가는 날만을 생각했다.”

 

 

100. 

 

「널 위해 내가 얘기 하나 해 줄까? 잠깐 앉아서 쉬자. 비극 중의 비극이지. 아주 옛날에 국왕이 연회를 열었는데 국내의 미인들은 전부 초대를 받았지. 그런데 국왕의 호위병사가 공주가 지나가는 걸 보았어. 미인 중 공주가 제일 예뻤고 병사는 사랑에 빠지고 말았지. 하지만 공주와 일개 병사의 신분 차이는 엄청났지. 어느 날 드디어 병사는 공주에게 말을 걸었어. 공주없는 삶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야. 공주는 병사의 말에 깊은 감동을 받았어. 공주는 병사에게 말했지. 그대가 100일 밤낮을 내 발코니 밑에서 기다린다면 기꺼이 그대에게 시집을 가겠어요. 병사는 쏜살같이 공주의 발코니 밑으로 달려갔어. 하루, 이틀, 10일, 20일이 지났지. 공주는 창문으로 줄곧 봤는데 병사는 꿈쩍도 안 했어.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눈이 오나 변함이 없었지. 새가 똥을 싸도 벌한테 쏘여도 움직이지 않았어. 그리고... 90일이 지나자 병사는 전신이 마비되고 탈진상태에 이르렀어. 눈물만 흘릴 뿐이었지. 눈물을 억제할 힘도 잠을 잘 힘도 없었던 거야. 공주는 줄곧 지켜보았어. 드디어 99일째 밤 병사는 일어서서 의자를 들고 가버렸어.」 「마지막 밤에요?」 「그래, 마지막 밤에. 이유는 나도 모르니 묻지 마라. 네가 이유를 알게 되면 가르쳐 주렴.」 - 시네마 천국 中

 

https://www.youtube.com/watch?v=wUu3lcIo21o 

 

참고: 위키피디아, 나무 위키, 다음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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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 - 11

 

“이 증서에는 단 한 방울의 피도 원고에게 준다는 말이 없다. 여기에는 ‘살 1파운드’라고만 적혀 있으니 살을 1파운드만 잘라 가라. 단, 피를 단 한 방울이라도 흘린다면 그대의 토지를 비롯한 재산은 모두 베니스 법률에 따라 국고로 귀속될 것이니 명심하라. 「베니스의 상인」”

 

정의의 여신 디케, 위키피디아

 

• ¨정의¨란 선과 악을 나누는 다수의 의견일 뿐, 나쁜 사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창조주의 설계대로 약육강식에 충실한 사자는 존재한다. 그러므로 자연적 진화에 순수히 응하는 사자에게 의술은 필요치 않다. 자본주의와 손잡은 과학은 300년 만에 인류에 재앙을 가져왔고, 그 당시 과학을 꾸짖지 못한 철학은 오늘도 공개적 살인을 묵인하며 순수이성을 비판한다. ¨삶¨과 ¨앎¨의 인과관계를 제외하면 호기심 많고 쾌락을 최상의 가치로 여기는 인간이 학문과 진리의 상아탑 따위를 논하며 거만해 하는 것은 결코 타당치 않다. 파리 대왕은 일종의 자위적 핑계에 불과하다. 

진(순수이성비판)이란 자연법Natural law이고, 선(실천이성비판)이란 정의Just-ice고, 실천적 쾌적은 기호(즐길 기嗜 좋을 호好)이지만, 미(판단력비판)는 ‘비행위적이고 지성적인 쾌’를 바탕으로 한 관조적 판단이며 ‘아무런 관심도 포함하지 않은 만족Wohlgefallen ohne alles Interesse’이자 은총이다.

• “죄를 짓다: 신이 인간에게 명한 의무로부터 자의적으로 벗어나는 것. 웹스터 신국제사전
• “죄de Sunde는 허무das Nichts로 떨어지는 것이다.”
• “죄란 바닥 모를 심연das Bodenlose에 떨어지는 것이다. 칼 바르트”
• “사람이 지킬 수 없을 뿐 아니라 그것에 따라 행동할 수 없는 법은 무효이며 도대체 법이 아니다. 그리고 상호 모순되는 것에 대해서는 복종하는 것도, 또 그것에 따라 행동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수석판사 본, 토머스 대 소렐 사건 판결문, 1677”
• “박식한 우리 법률가들이 다음 질문에 대답해 주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우리 국민들이 저 의원들을 선출할 당시, 그들에게 법을 무시하는 무제한의 권한을 부여하고, 그들 스스로 만든 법률과 규정들을 그것들이 폐지되기 전에 제멋대로 위반하는 것을 허용했다고 볼 것인가? 「영국에서의 생득권의 정당성, 1645」, 릴번
• “정의의 관점에서 판단한다면 자연은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는 한 사람은 건강하게, 그리고 다른 사람은 병들게 만들고, 한 사람은 영리하게, 그리고 다른 사람은 바보스럽게 만든다. 사회질서는 자연의 부당함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 정의란 무엇인가, 한스 켈젠

• 악법도 법이다, 다수에 의한 ¨정의¨이므로. 자연에는 조화가 있을 뿐, 자연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을 인지하면 사실 악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무신론자에게 선과 악은 종교가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하다. 이율배반적인 점이 하나 있다면 악법이 정의롭게 만들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생겨난다는 것이다.

• “그러나 법을 준수하는 학자들은 적고 있다네. 법은 그른 것도 아니고 옳은 것도 아니라고. 위스턴 오든”
• “헌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도덕적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것이 좋은 헌법일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좋은 헌법이 있기 때문에 도덕적인 사람들로 이루어진 사회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임마누엘 칸트”

• 법은 약자를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작금의 시대, 법은 부의 시녀로 전략해 버렸고 약자를 파놉티콘에 가두어 버렸다. 부는 이제 젊은이들의 꿈이자 목표가 되어버렸고, 지성의 강력한 이성은 전설 속에서나 찾아 보아야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우리의 아이들은 더 이상 거인의 어깨에서 올라서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기를 거부하고, 오늘도 거구의 발자국carbon footprint을 따라가기에 여념이 없다.   

 “법은 투쟁(eris)이며, 대립하는 것들 사이의 논쟁(polemos)이다. 헤라클레이토스”

 법이 국민의 복지 이외에 그 무엇도 목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로크

 법이 모든 국민의 복지를 추구하지 못하며, 항상 부자에게는 유익하고 가난한 자에게는 불리하다. 루소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저물어야 그 날개를 편다. 「법철학」, 헤겔

• “우리가 어떤 것에 의무를 지고 있음은 그것이 선하기 때문이 아니라 신이 그것을 명령하기 때문이다. 테르툴리아누스”

• “신은 법에 구속되지 아니하며, 자기 자신의 법에게 최고의 존엄이다. 칼뱅”

• “겉만 보고 속지 말게. 속은 온통 법칙들뿐이라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라이너 마리아 릴케”

• “가장 폭넓은 의미에서 법이란 사물의 본성에서 비롯된 필연적인 관계다. 그리고 이런 의미에서 모든 존재는 그 자신의 법칙을 가진다. 「법의 정신」, 몽테스키외”

• “자연의 법칙은 모든 동물이 자연으로부터 습득한 것으로서, 이 법은 인간에게만 고유한 법이 아니며, 땅 위나 바다 속에서 생겨난 모든 동물뿐만 아니라 하늘의 새들에게까지 모두 공통된다. 우리가 결혼이라고 부르는 남자와 여자의 결합도 이로부터 비롯되며, 이에 따라 아이의 출산과 양육도 이뤄지게 마련이다. 사실 우리는 제아무리 사나운 야생의 동물이라 할지라도 동물이라면 대개 이같은 법에 대해 인지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학설휘찬」, 울피아누스

• “자연에는 신에 의해 정립된 법칙이 존재한다. 데카르트

• “태양과 행성이 주기적인 궤도를 따라가고 달이 행성의 주위를 도는 세계에서, 특히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계, 약자로 하여금 유순해지도록 강제하거나 아예 그 존재를 파괴시켜버림으로써 힘이 유일하게 무력함을 다스리는 가치로 군림하는 세계에서, 인간은 특별한 법칙의 지배를 받을 수 없다. Hitler, Mein Kampf, Simone Weil, L'Enracinement, op. Cit., P.1177-1178”

• “죽일 마음이었다면 살인 미수죄. 다치게 할 마음이었다면 상해죄. 좀 때려 줄 마음이었다면 폭행 치상죄. 그냥 실수였다면 과실 치상죄입니다. 법은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마음에 따라 죄명이 바뀝니다. 우영우”

• “사람이 있는 곳에 법이 있다. Ubi societas ibi ius”

• “목적이 모든 법의 창조자이다. 목적은 역사적이고, 사회적이고, 정치적으로 조건지워지며, 변화하는 것이다. 「법에서의 목적」, 예링"

 

• “「단 한 사람의 건축가」가 집이나 도시를 건설해야 하며, 최선의 헌법은 단 한 사람의 현명한 입법자가 「혼자 생각해낸」 작품이다. 「헌법과 정치, 정치신학」, 카를 슈미트”

• “신이 자연법을 만든 것처럼 국왕이 왕국의 법을 만든다. 데카르트”

• “로렌츠 폰 슈타인은 그의 「프랑스 사회운동사」에서 자유주의자들에 대하여 상세하게 논한다. 그들은 인격적 국가권력인 군주를 원하고 독자적인 의사와 독자적인 행위를 원하면서, 다른 한편 국왕을 단순한 집행기관으로 만들고 국왕의 행위 하나 하나를 내각의 동의에 의존시키고, 바로 그 인격적 요소를 다시 박탈한다. 그들은 초당파적.초의회적인 군주를 바라면서, 동시에 국주는 이 의회의 의사를 집행하는 권한만을 가진다고 규정한다. 그들은 군주의 인격은 불가침하다고 선언하면서 군주에게 헌법준수를 선서케 하며, 따라서 군주의 헌법위반은 가능하지만 소추할 수는 없다고 한다. 「헌법과 정치, 반혁명의 국가철학」, 카를 슈미트” 

• “이것이야 말로 에르네스트 엘로가 재판과 상소라는 법적 카테고리를 이용하면서 묘사하려고 시도한 최후의 심판날에 관한 미증유의 광경이다. 재판관인 신의 판결이 내려진 때 판결을 내린 자는 자기가 범한 죄에 감추이고, 그 장에 서서 전 우주를 경약케 하며 「나는 상소한다」(J'en appelle)라고 재판관에게 선언한다. 「이 말을 듣고 별들은 빛을 잃어버렸다」. 그러나 최후의 심판이라는 사상에 의하면, 그 판결은 무한하게 결정적으로, 더구나 두렵기까지 상소불가능한(effroyablement sans appel) 것이다. 거기에 「나는 나의 재판에 대해서 누구를 상소하는가?」라고 재판관인 예수 그리스도가 묻는데 대해서, 탄핵받은 자는 놀랄만큼 냉정함으로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너의 정의로부터 너의 영광에 상소한다」(J'en appelle de ta justice a ta gloire.)라고.「헌법과 정치, 로마 가톨릭주의와 정치형태」, 카를 슈미트”

• “그렇다 하더라도 민주주의는 ― 평등에 대해서는 항상 불평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 민주주의를 중단하지 않고, 국가에 의해서 지배되는 주민의 일부를 배제할 수 있다는 것, 그런데 노예나 어떤 형식에서 완전하게, 또는 절반은 권리가 박탈되어 정치권력의 행사로부터 멀리 떨어진 사람들 ― 그들은 이제 야만인·미개인·무신론자·귀족 또는 반혁명파라고 불리는데 ― 역시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민주주의 아래에서 존재하여 왔다는 것을 말해 두지 않을 수 없다. 아테네 도시 민주주의에서도, 영국의 세계 제국에서도, 영토의 모든 주민이 정치상 동일한 권리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현대의 제국주의는 경제적·기술적인 발전에 대응하는 새로운 수많은 지배형태를 만들어내며, 그것은 본국의 내부에서 민주주의가 발전해감에 따라서 확대되어 간다. 식민지·보호령·위임통치·간섭조약 그리고 이와 유사한 종속적인 형태들은 오늘날 이질적인 주민을 국가 시민으로 하지 않고 그들을 지배하고, 그들을 민주주의적 국가에 종속시키며, 더구나 동시에 국가로부터 멀리 두는 것을 민주주의에 대해서 가능케 하고 있다. 그것은 「식민지는 국법상은 외국이며, 국제법상은 국내」라고 하는 저 멋진 정식의 정치적 및 국가이론적인 의미이다. 「헌법과 정치, 현대 의회주의의 정신사적 지위」, 카를 슈미트”

• “헤겔의 철학은 선과 악의 절대적인 준별을 기초지을 수 있는 윤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 이 철학에 대해서 선이란 변증법적 과정의 각각의 단계에서 이성적인 것이며, 따라서 또한 현실적인 것이 된다. 선이란 정당한, 변증법적인 인식과 의식성이란 의미에서의 시대에 적합한 것이다. 만약 세계사가 세계의 법정이라면 그것은 최종심이 아닌, 또한 확정적으로 선별된 판결이 아닌 소송이다. 악은 비현실적이며 무엇이 시대에 적합하지 않은 것인가가 생각되는 한에서만 생각할 수 있을 뿐이다. 아마도 그것은 또한 오성의 잘못된 추상, 자기 자신에게 제한된 개별적인 일과성의 혼란으로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헌법과 정치, 현대 의회주의의 정신사적 지위」, 카를 슈미트”

 

 

• “법적 권리: 모든 사람은 사람의 생명, 자유 및 안전에 대한 권리를 가지며 기본적 정의의 원칙을 따르는 경우가 아닌 한, 권리를 박탈당하지 아니 한다. 1982년 캐나다 헌법 제7조 사람의 생명, 자유 및 안전”  
• “집행: 1. 본 헌장에서 보장하는 권리나 자유를 침해 또는 거부당한 자는 누구나 제반 상황에서 법원이 적절하고 공정하다고 판단하는 구제수단을 획득하기 위하여 관할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 1982년 캐나다 헌법 제24조(보장된 권리와 자유의 집행)”

캐나다_1867년&middot;1982년 통합 캐나다 헌법_번역본(국회도서관).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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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_헌법_원문본.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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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바람살을 타고와 겨울을 품은 은종소리가 너의 귓가에 맑게 울려 퍼지고, 외토리마냥 텅 빈 하늘을 감도는 구름 한 조각 그리운 님을 흐놀아 너를 정념에 벅차오르게 만들며, 태양의 열기를 품은 광활한 대기 켜켜이 쌓인 눈 위에 아름답고 찬란한 빛을 수놓아 외로운 너를 차분히 빛내준다. 도담도담 나비를 꿈꾸는 봄은 이제야 기지개를 펴 나풀나풀 들꽃으로 너에게 다정한 인사나누고, 자박자박 소소리바람에 동여맨 옷깃 사이로 내려앉은 햇살은 두근두근 너를 포근하게 덮어주어 계절의 한산함을 달랬으며, 소곤소곤 봄날의 환영은 너에게로 아장아장 새로운 계절의 징검다리를 이어준다. 고요하던 너의 마음 플로라의 향기에 취해 새로운 계절을 욕망하고, 입춘에 입맞춘 호라이 봄을 동경하던 너에게 구름과 바람의 향기를 둘러 그대를 아프로디테로 환생시킨다. 

 

순수 한국말

 

바람살: 세차게 부는 바람의 기운
흐노니: 무엇인가를 몹시 그리면서 동경하다 
소소리바람: 이른 봄에 살 속으로 스며드는 듯한 차고 매서운 바람

 

앨리스에게 추천하는 소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카산드라의 거울, 피그말리온, 위대한 개츠비, 라 셀레스티나, 브리다, 플라테로와 나, 더버빌가의 테스, 푸른 꽃, 모피를 입은 비너스, 말테의 수기,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그리스인 조르바, 인형의 집

앨리스를 위한 시집 12권: 이해인, 김소월, 고은, 류시화, 카밀로 호세 셀라 - 플로라의 시계, 릴케, 랭보, 바이런, 존밀턴, 박완서, 바이런, T. S. 엘리엇

 

분분히 흩날리던 눈송이가 지나간 길섶에 곰살궃은 는개가 얼룩을 만들어 봄의 기운을 대지에 스며들게 만든다. 하잔하고도 스산한 오후 단조로운 거리로 쏟아지는 햇살넘어 슬슬 봄이 기지게를 펴고, 봄이 깨운 생명의 호흡은 올망졸망 무리를 지어 자연의 약동을 골목 사이사이에 퍼트리고 있다. 정원에 기쁨을 안기던 새들이 추억을 거슬러 봄을 기억한다면 푸른 하늘을 동경하는 자주빛 아이리스와 물 위의 정령 히아신스와 희망을 품은 노란 튤립이 시들하던 정원을 풍요롭게 할 것이고, 화단에 생기를 전하던 벌레들이 설화 속 봄을 떠올린다면 순조로이 처마를 쓰담는 봄비는 생명에게 희망의 도약을 선사할 것이다. 장엄한 일출 뒤 풀입에게 다정한 사랑의 인사를 나누는 이슬과 아름다운 일몰 후 오렌지색 별 아크투루스를 음미할 수 있는 계절이 찾으면 생명은 애틋한 유년의 꿈을 조용히 속삭일 것이다.  “ㄱ  ㄷ  ㅁ ㅂ ㅅ  ㅈ ㅊ  ㅌ ㅍ ㅎ ㄲ ㄸ ㅃ ㅆ ㅉ  ㅑ ㅓ ㅕ ㅗ ㅛ  ㅠ   ㅐ ㅒ ㅔ ㅖ ㅘ ㅙ ㅚ ㅝ ㅞ ㅟ ㅢ, - 해바라기를 위한 비가”

 

순수 한국말

 

곰살궃다: 태도나 성질이 부드럽고 친절하다
는개: 안개보다는 조금 굵고 이슬비보다는 가는 비
하잔하다: 잔잔하고 한가롭다

 

“꽃이보이지않는다. 꽃이향기롭다. 향기가만개한다. 나는거기묘혈을판다. 묘혈도보이지않는다. 보이지않는묘혈속에나는들어앉는다. 나는눕는다. 또꽃이향기롭다. 꽃은보이지않는다. 향기가만개한다. 나는잊어버리고재차거기묘혈을판다. 묘혈이보이지않는다. 보이지않는묘혈로나는꽃을깜빡잊어버리고들어간다. 나는정말눕는다. 아아. 꽃이또향기롭다. 보이지도않는꽃이―보이지도않는꽃이. 절벽, 이상”    

 

아른아른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고갯마루 넘어 노고지리 비비배배 화창한 샛바람에 실려 매화꽃 망울망울에 깃들어 간다. 풀싹이 돋아나는 언덕기슭 꿈꾸는 수선화는 짙어가는 봄빛으로 출렁이고, 아름드리 상록수 사이사이 앞 다투어 잎새를 틔우는 들꽃들은 소란스레 봄의 향기를 도처에 퍼뜨린다. 삼동을 버티고 깨어난 그리움은 물오른 목련처럼 호사로운 봄기운을 대기에 가득 채워 그대의 하늘에 구름꽃으로 피어난다. 봄의 정령 진달래가 기지개를 켜고 재기 발랄한 개나리가 만개하는 어느 봄날, 따사로운 햇볕의 춤사위는 그대에게 낯설은 봄을 조곤조곤 소곤댄다.  

순수 한국말

노고지리: 종달새

 

“우리는 우리 밑에 있는 대지에 귀를 막고 산다. 열 발자국 떨어져서 아무도 우리 말을 듣지 않는다. 그러나 그저 몇 마디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도 저 높은 곳에 있는 크렘린 사람들의 이야기는 들린다. 그의 손가락은 살찐 굼벵이처럼 통통하고 그의 입술에서는 납처럼 무거운 말들이 떨어진다.. 그가 떠들며 손가락으로 가르키는 대로 말처럼 히힝거리고 고양이처럼 그르렁거리고 개처럼 낑낑거린다. 그가 말굽처럼 탕탕 쳐서 법률을 만들어 머리에, 눈에, 사타구니에 던진다. 살인도 모두 큰 기쁨 가슴이 넓은 ¨레닌그라드¨ 사람에게는.” 

- 러시아군 13,800명 사망, 우크라이나군 2,870명 사망, 우크라이나 시민 3,000명 사망, 아이들 103명 사망 - 03/19/2022

 

유채꽃이 하늘거리는 노란 들판에 꽃구름을 비집고 찬연한 한줄기의 빛이 터울대는 제비꽃 위로 곱게 내려앉는다. 연한 녹음이 번져가는 거리거리 수려한 벚꽃들은 거짓말처럼 동면에서 깨어나 다사스레 봄의 팔레트를 준비하고, 노란 꽃을 피어낸 산수유의 향기에 취한 후투티는 아련한 초련으로 봄의 연가를 노래한다. 온새미로 봄의 화사한 정취 속 살랑이는 실바람에 흔들리는 꽃들에서 봄향기 퍼져가고, 정처없이 흩날리는 민들레 홀씨 덕에 방향잃은 생명들은 밀려오는 이름 모를 그리움을 고이 읊고있다.  혹한의 자취에서  피어난 새싹들이 푸른 계절을 꿈꾸는 어떤 봄날에, 소록소록 내리는 봄비가 너풀거리는 그대의 마음에 애잔함을 피워내는 어떤 봄밤에, 푸르게 빛나는 처녀자리 밤하늘에 한아름 봄소식을 수놓는다. 

 

순수 한국말


꽃구름: 여러가지 빛깔을 가진 아름다운 구름
초련: 첫사랑
온새미로: 자연 그대로, 언제나 변함없이

소록소록: 비나 눈 따위가 보슬보슬 내리는 모양

 

창백했던 거리 틈새로 작은 낮별의 빛갈래가 내려 앉아 조용했던 대지를 넌지시 감싸고, 길모퉁이에 두 세마디 꽃을 트인 꽃마리 곁을 알록달록 화사한 봄나비가 어지럽게 치렁댄다. 한때 겨울의 시련을 외면했던 철새들은 석양의 노을아래 분주히 보금자리를 살피기에 여념없고, 꽃비 내리는 가로수 길을 지나  ‘커스버트 초록지붕’너머 봄은 고작 하루인 마냥 쉴새없이 지저귀는 새들의 노래 소리에 사뿐사뿐 길목을 도는 그대의 발걸음 깃털처럼 가벼워진다. 샛별처럼 반짝이는 그대의 두 눈동자가 우유길을 산책하며 서쪽 지평선에 걸린 오리온을 살필 때면, 이내 투명한 호수같은 그대의 마음에 청신한 봄의 기운 오롯이 태동하고, ‘신록의 새 잎새’에 은신하며 찌르륵대는 풀벌레들의 화음은 애상에 찬 그대의 마음에 지난 봄의 편린들을 가득매워 애석한 운율이 메아리치게 만든다. 그런 그대가 봄의 꿈을 재촉한다면 겨울의 꿈은 그대에게 여름의 추억을 토로할 것이고, 그러한 그대가 봄의 추억을 떠올린다면 겨울의 추억은 그대에게 여름의 기상을 노래할 것이며, 또 그대가 이른 봄날 신기루같은 백일몽에 빠진다면 제피로스 품에 안긴 플로리스가 그대의 마음을 봄바람으로 유혹해 그대를 비너스의 정원으로 말없이 인도할 것이다. 

 

후두둑후두둑 봄비가 떨어지는 정원 곳곳마다 살며시 고개를 추스른 새싹들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대롱대롱 빗방울이 맺힌 처마끝의 물방울 지는 소리에 갓 둥지를 튼 종다리가 가볍게 날갯짓하며 난데없는 비를 긋고 있다. 이에 차가운 대지를 뚫고 자라난 한 포기 풀입에서 어렴풋한 생동의 빛이 영롱히 감돌고, 때마침 동면에서 깨어난 야생의 자연미는 나긋나긋 푸른 물결을 속속히 주변에 퍼트린다. 솔솔 부는 화창한 바람과 따스한 햇볕이 찾아들면 산야는 분주히 천자만홍의 화사함을 만천하에 들어낼 것이고, 곧이어 깨어날 온갖 생물들과 꽃들의 향연은 눈부시게 아름답고 흐드러진 수채화를 푸른 하늘아래 마음껏 펼쳐 보일 것이다. 그럼 빗방울 전주에 처연해진 그대 풍월을 벗삼아 산수를 즐기며 문득 찾아온 봄의 방문을 환희로 노래할 것이고, 또 잎새달 꿈꾸는 그대 하얀 벚꽃이 활짝 핀 기쁨의 하얀 길을 산책하며 돌아온 봄의 기운을 온전히 만끽할 것이다. 

 

천자만홍千紫萬紅: 울긋불긋한 여러 가지 꽃의 빛깔

 

순수 한국말

 

잎새달: 물오른 나무들이 저마다 잎 돋우는 달

 

노을을 차고 떠오른 빛나는 햇살이 봄비가 내려 촉촉해진 지표면에서 봄 안개를 거두며 다사로운 일조를 쏟아낸다. 라온힐조 연하일휘, 따뜻한 봄날이 찾아와 만물이 자라나듯 넌지시 자라나는 그리움에 나 그대 흐노니, 완미한 들꽃들의 아리따운 자태에서 청순한 그대의 모습 비춰지고, 굽이쳐 흐르는 맑은 시내에서 투명한 그대의 눈망울 떠오른다. 그대를 닮은 새초롬한 꽃샘바람 화단에 핀 순백의 목련을 스칠 때면, 꽃보라 흩날리는 거리에서 목란처럼 희고 벚꽃처럼 고운 그대 생각 더없이 꽃피운다. 새순이 돋아나고 초롱꽃이 고개를 들면 나 그대를 위한 초롱이 되어주고, 샛노란 민들레가 눈을 뜨고 별꽃이 동산을 수놓으면 나 그대가 필어날 한줌의 흙이 되리. 

연하일휘煙霞日輝: 안개와 노을과 빛나는 햇살

순수 한국말

라온힐조: 즐거운 이른 아침

꽃보라: 떨어져서 바람에 날리는 많은 꽃잎

 

“저쪽으로 황토 실은 이 봄바람이 호인(胡人)의 물레바퀴처럼 돌아 지내고, 아롱진 사월 태양의 손길이 벽을 등진 설운 가슴마다 올올이 만진다. 지도째기 놀음에 뉘 땅인 줄 모르는 애둘이 한뼘 손가락이 짧음을 한(恨)함이여. 아서라! 가뜩이나 엷은 평화가 깨어질까 근심스럽다. 「양지쪽」, 윤동주”

- 러시아군 15,000명 사망, 우크라이나군 4,000명 사망, 우크라이나 시민 6,798명 사망, 아이들 136명 사망 - 04/02/2022

 

만화방창한 계절에 시작된 높새바람이 각양각색의 꽃들과 어울려 춤추기 시작하면 ‘돋아오르는 싹처럼 힘찬’ 생명들이 동면을 깨고 거리마다 분주히 봄의 제전을 준비한다. 바야흐로 무성히 자라나는 봄 푸성귀와 오채를 뽐내는 꽃봉오리가 각지에서 터지는 봄날에, 슬며시 약동하는 남새밭 둘레에 새순들이 솟아나 청조한 꽃들을 피우고 야생을 유혹하는 열매들 하나둘 조심스레 맺혀간다. 찾아든 화창한 봄기운에 님의 정원 역시 화풍난양이 깃들까 하다가도, 간간이 흩날리는 봄비에도 애한을 품고 ‘꽃을 보아도 눈물이 나며, 봄을 노래하는 새소리 마저도 가슴 저미는’ 님의 하루 춘래불사춘 같아라. 에헤야―님은 ‘무엇을 찾느냐’, 에헤야―님은 ‘어디로 가느냐’, 에헤야―님은 ‘웃어웁다’, 에헤야―님은 ‘답을 하려무나.’ ‘푸른 웃음 푸른 설움’ 안고, 에헤야―님은 봄 나들이 가시나. 

만화방창萬化方暢: 따뜻한 봄날에 만물이 나서 자람
화풍난양和風暖陽: 솔솔 부는 화창한 바람과 따스한 햇볕이란 뜻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은 왔으나 아직 마음의 봄은 오지 않았다는 뜻

순수 한국말

높새바람: 동북풍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아이야, 너의 뜰에도 봄이 온다면 대지에는 싱그러운 꽃향기가 물결치고 하늘에는 붉고 고운 노을이 피어나겠구나. 아이야, 너의 정원에도 봄이 찾아든다면 둥실둥실 뭉게 구름이 펼쳐진 푸른 하늘 향해 우아한 순백의 치자꽃이 깨어나고, 울긋불긋한 천리향이 고운 자태를 뽐내며, 나비같은 찔레꽃과 작은 새들이 찾는 가냘프고 애처로운 탱자꽃이 자라나겠구나. 아이야, 너의 마음에도 안개꽃 들판이 드나들면 우리 손잡고 봄소풍 가자꾸나. 아이야, 너의 마음에도 향기로운 봄이 꾸물거리면 우리 봄향기 가득한 언덕에서 뛰어놀며 즐거운 노래 함께 부르자꾸나. 아이야, 너의 마음에도 봄바람이 불어온다면 우리 ‘아침의 장막을 응시하며 하루를 시작하자꾸나.’ 아이야 우리 ‘구름을 기우르고’, 아이야 우리 ‘우선 나무에 오르고’, 아이야 우리 ‘하염없이 내리는 봄비를 들으며’, 아이야 우리 종일 이야기 꽃을 피우고’, 아이야 우리 불꽃같은 ‘황금빛 드리우자꾸나.’ 

“우선 우리는 나무에 오를 것이고, 그리고 어쩌면 우린 이야기를 나눌거에요. 아니면 우리는 어느날의 환상들로 조용히 우리의 생각들을 귀담아 들을 거에요. 예행연습 따윈 없어도 우리는 황금빛을 드리울 거에요. 이게 바로 우리의 인생이랍니다. 그리고 말벌이 저를 찔렀고 저는 펄펄 열이 나는 꿈을 꾸었답니다. 그리고 복수와 의심 한가득, 우리는 오늘 밤 이야기 꽃을 피워낼 거에요. ‘너는 한 세기를 앞서 있단다.’ 이게 바로 우리의 인생이랍니다. ‘너는 한 세기를 앞서 있단다.’ 이게 바로 우리의 인생이랍니다. ‘너는 한 세기를 앞서 있단다.’ 아침의 장막을 응시하다가 하루가 시작되었답니다. 그리고 내가 당신의 구름을 기우리자, 당신은 나의 손을 기우렸답니다. 밖에는 비가 하염없이 내리고, 그 비는 밤새 지속되었답니다. 이게 바로 우리의 인생이랍니다. 그런데 말벌이 저를 찔렀고 저는 펄펄 열이 나는 꿈을 꾸었답니다. 그리고 복수와 의심 한가득, 우리는 오늘 밤 이야기 꽃을 피워낼 거에요. ‘너는 한 세기를 앞서 있단다.’ 이게 바로 우리의 인생이랍니다. ‘너는 한 세기를 앞서 있단다.’ 이게 바로 우리의 인생이랍니다. ‘너는 한 세기를 앞서 있단다.’ 그리고 실망스러운 당신이 나를 실망 시켜버렸습니다. The Tragically Hip”

- 평균 20개의 학교 매일 파괴, 아이들 176명 사망 - 04/14/2022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로 봄비를 깨운다. 겨울은 우리를 오히려 따뜻하게 해주었다. 대지는 망각의 눈 속에 덮이고, 말라버린 구근으로 몇몇 목숨이 연명토록 해주었으니. 세계-내-존재, ¨우리¨가 한 줌 먼지 속의 공포를 보여 주리라. 「우리는 서로 다른 목소리로 세상을 정탐한다」, T. S. 엘리엇” 

 

무기력한 나 어떻게 그대 잊지못해 서녘으로 쏟아지는 별빛과 한줄기 달빛에 투영된 그대의 모습 스쳐보내고, 추억을 따라 그대의 작은 몸짓과 표정 하나하나까지도 흟어보던 기억에서 햇살같이 눈부신 그 미소 떠올려 적연히 하루를 추스린다. 낙화유수, 빛나는 우리의 이상이 둘로 나뉘고 명료하던 우리의 목적이 희미해져 파도처럼 산산히 부서지는 추념들은 갈팡질팡 갈 곳을 잃고 헤매이며 어김없이 이 까만 밤을 외로이 표류한다. 밤이 내린 그림자는 덩그러니 홀로남은 자에게 으뜸되는 벗이 되어주었으니, 우리에게 이 밤은 길고도 짧기에 밤의 장막을 펼쳐 숲의 요정 오베론과 이 밤의 의식을 너누룩-이 휘몰아 본다. 나 거기 그대에게 내 마음 드리우고, 나 거기 그대에게 덧없는 그 애수 나지막이 새겨보며, 떠나버린 님의 자취를 따라 오래된 한숨은 수려한 은하수를 총총히 건너가네.  

낙화유수落花流水: 남녀간 서로 그리워하는 애뜻한 정. “떨어지는 꽃에 정(情)이 있으면 물에도 또한 정이 있어 떨어지는 꽃은 물이 흐르는 대로 흐르기를 바라고 유수는 떨어지는 꽃을 띄워 흐르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남녀가 서로 그리워함을 이르는 말.”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4월의 노래」, 박목월”

 

나 해묵은 그대의 흔적 따라 라일락 꽃향기 물씬 풍겨오는 가로수 길 거닐때면, 어깨를 짓누르는 온갖 시름 잠시나마 내려놓은 채 우리가 쌓아올린 추억들로 한순간 초연해진다. 도란도란 쾌활한 새들이 재잘거리고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꽃망울들이 움찬 이 봄을 단장하면, 더없이 행복했던 지난날의 순간들이 하나둘 뇌리를 스쳐가며 지쳐버린 일과를 살며시 보듬어준다. 거리마다 걸음마를 타는 신록의 화단은 너풀거리는 대지의 부활을 눈치채고 아름드리 꽃바람으로 생동하는 계절을 유혹하며, 아득한 우리의 기억들은 고질적인 정념을 깨우치어 못다 한 서글픈 정을 계절의 푸르름으로 손짓말하네. 나는 계절의 수의를 입고 잠든 망자의 영혼을 깨우며, 파릇한 대자연이 곯마른 우리의 고별에 뒤늦은 단비를 뿌려주길 기도하며 봄빛이 가득한 망각의 넋을 새삼스레 그느르네.

순수 한국말

움찬: 돋아오르는 싹처럼 힘차게
그느르다: 돌보고 보살펴 주다

 

색색깔의 아네모네가 빼꼼히 고개를 쳐들고 지평선 위로 펼쳐진 검푸른 하늘이 봄의 휘장을 거둬내면, 천체의 베일같은 쌘구름 따사로운 태양과 어린아이 마냥 숨바꼭질 반복하며 계절의 비밀을 버르집는다. 봄의 길목을 감도는 해님의 열의와 소생하는 생명들에 쏟아진 낯빛에도 불구하고 다사다망한 우리네 일상마냥 기약없이 찾아온 봄비가 간간히 방울꽃을 사방으로 흩날리네. 거리마다 돌아온 철새들의 명쾌한 울음소리와 심술궃은 텃새들의 야유가 뒤섞여 감미로운 선율이 그대의 귓가를 맴돌고, 봄 내음 가득한 그대의 마음에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내일을 꿈꾸며 하나둘씩 돋아나네. 이러한 그대의 하루가 동녁에서 정오에 걸쳐지고 오후가 내린 방가운 낯볕이 무료한 길손들의 벗이 되어주면, 찰라같은 봄날의 궤적에 연푸른 자연의 향연 고스란히 새겨진다. 

순수 한국말

버르집다: 숨겨진 일을 밖으로 들추어내다
쌘구름: 수직운의 하나, 적운, 뭉게구름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어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남의 침묵」, 한용운”

- 러시아군 20,000명 사망, 우크라이나군 5,000명 사망, 우크라이나 시민 10,000명 사망, 아이들 500명 사망 - 04/17/2022

 

“높은 곳에 올라 이 땅을 굽어보니 큰 봉우리와 작은 뫼뿌리의 어여쁨이여, 아지랑이 속으로 시선이 녹아드는 곳까지 오똑오똑 솟았다가 굽이쳐 달리는 그 산 줄기 네 품에 뒹굴고 싶도록 아름답구나. 소나무 감송감송 목멱의 등어리는 젖 물고 어루만지던 어머니의 허리와 같고 삼각산은 적의 앞에 뽑아든 칼끝처럼 한번만 찌르면 먹장구름이 쏟아질 듯이 아직도 네 기상이 늠름하구나. 에워싼 것이 바다로되 물결이 성내지 않고 샘과 시내로 가늘게 수놓았건만 그 물이 맑고 그 바다 푸르러서 한 모금 마시면 한 백년이나 수를 할 듯 퐁퐁퐁 솟아서는 넘쳐 넘쳐 흐르는구나. 할아버지 주무시는 저 산기슭에 할미꽃이 졸고 뻐꾹새는 울어예네. 사랑하는 그대여, 당신도 돌아만 가면 저 언덕 우에 편안히 묻어 드리고 그 발치에 나도 누워 깊은 설움 잊으오리다. 바가지 쪽 걸머지고 집 떠난 형제 거칠은 벌판에 강냉이 이삭을 줍는 자매여. 부디부디 백골이나마 이 흙 속에 돌아와 묻히소서. 오오 바라다볼수록 아름다운 나의 강산이여. 「나의 강산이여」, 심훈”

- 전쟁 난민 500만 명 - 04/20/2022

 

잠잠하던 계절이 요동치자 수선스레 깨어난 푸르름이 벌판 위에 들불처럼 번져가고, 생명의 호흡소리 잠들은 대지에 스르륵 두루 옮아 퍼진다. 굽이굽이 휘도는 실바람이 달보드레한 봄빛과 춤추며 그대의 수줍은 봄날을 어루만지면, 무상한 님의 일상 물결치는 여울처럼 그지없이 일렁인다. 충만한 봄 향기 한아름 짊어지고 소마소마 설레는 그대의 한 걸음 한 걸음, 화려하게 변주하는 수려한 계절의 서곡에 발맞춰 그대 봄기운이 스며든 거리를 정처없이 배회하네. 푸르스름한 초봄의 애달픈 몸짓에 눈을 빗뜨는 개염스런 먹구름은 그대에게 내린 계절의 은총과 드높은 생명의 기세에 등 뒤에 숨겨둔 햇살의 눈부신 미소를 슬며시 내려쬐네. 날카로운 살바람 어느덧 너누룩하게 가라앉는 청명의 들목에서 마중나온 부지런한 들꽃들은 봄의 어귀 넌지시 감돌고, 앙다물은 꽃봉오리 한가득 머금은 꽃향기를 틔울 때면 방황하던 그대의 발걸음 살랑이는 바람결 따라 소소한 봄의 여정 말없이 쫓아가네.

 

순수 한국말


달보드레하다: 연하고 달콤하다
소마소마: 조마조마

 

햇살을 입은 농염한 복사꽃이 활짝 피어나 무지개가 다녀간 함초롬한 언덕에 옅은 녹음 슬그머니 번져 간다. 주근깨 빼닮은 치렁대는 꽃술과 코끝을 자극하는 은은한 꽃향기에 시나브로 앙증맞은 나비가 나직히 다가와 호사로이 날개짓하네. 하늘을 그리워한 들꽃들이 널출지고 이슬을 벗삼은 날벌레들이 무성한 수풀 사이를 들끓으면, 잠잠한 대지를 뒤흔드는 봄의 울림 평온하던 그대에게 아련한 떨림을 전해 준다. 넉살맞은 볕뉘가 그대의 창문을 두두리고 틈새로 흘러든 봄향기가 그대의 정오에 몰려오면, 연하고질 번져가는 그대의 하루 어렴풋한 설렘으로 나릿나릿 물들어 간다.  

 

연하고질煙霞痼疾: 자연의 아름다운 경치를 몹시 사랑하고 즐기는 성벽(성품 성性, 버릇 벽癖)


순수 한국말

시나브로: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은밀하게, 살금살금 
널출지다: 식물의 줄기가 치렁치렁 길게 늘어지다
볕뉘: 작은 틈을 통하여 잠시 비치는 햇볕 

“큰 슬픔이 거센 강물처럼 네 삶에 밀려와 마음의 평화를 산산조각 내고 가장 소중한 것들을 네 눈에서 영원히 앗아갈 때면 네 가슴에 대고 말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끝없이 힘든 일들이 네 감사의 노래를 멈추게 하고 기도하기에도 너무 지칠때면, 이 진실의 말로 하여금 네 마음에서 슬픔을 사라지게 하고 힘겨운 하루의 무거운 짐을 벗어나게 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랜터 윌슨 스미스”

- 마리우풀 시민 2만 명 사망, 사회 기반 시설 90% 폐허 - 04/26/2022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서러운 날을 참고 견디면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왜 슬퍼하는가.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 모든 것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훗날 소중하게 여겨지리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알렉산드르 푸시킨”

- 러시아에서 체포된 반전시위 참가자 1만 3천명 - 04/26/2022

 

“우리는 만날 약속을 하고, 주어진 묘사나 우리 자신의 개인적인 추억에 의해 요정 비비안을 만나리라고 믿었던 장소에서 - 어쩌면 그녀가 변하지 않았다 해도 - 장화 신은 고양이를 발견한다. 그래도 그것은 어쨌든 ‘그녀’임에 틀림없으며, 우리가 욕망하던 여인이 바로 그녀이므로 우리는 다음 날의 만남을 약속한다. 그런데 우리가 꿈꾸었던 여인에 대한 이런 욕망은, 어떤 구체적인 존재의 아름다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 욕망은 어느 존재에 대한 욕망일 뿐 향기처럼 아련하다. 마치 소합향은 프로티라이아의 욕망이며, 사프란은 아이테르의 욕망이며, 향신료는 헤라의 욕망이며, 몰약은 구름의 향기이며, 만나는 니케의 욕망이며, 제단에서 피우는 향은 바다의 향기라는 듯. 그러나 「오르피크 찬가」가 노래하는 이 향기는 그것이 소중히 여기는 신들의 수보다 훨씬 적다. 몰약은 구름의 향기지만, 또한 프로토고노스와 포세이돈과 네레우스와 레토의 향기이기도 하다. 제단에서 피우는 향은 바다의 향기지만, 아름다운 디케와 테미스와 키르케와 아홉 뮤즈와 에오스와 므네모시네와 낮의 여신과 디카이오시네의 향기이기도 하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소돔과 고모라

 

405 - 11

 

 

Posted by trefresh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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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하늘에 별빛이 쏟아지는 저녁무렵, 우유빛 은하수는 기억속 영롱한 그대의 눈빛에 투영되어 나의 차가운 밤을 장식하고, 차분하게 내려앉은 대기는 내 마음의 일기日氣를 동요해 그대를 떠올려 그리며 터울대게 한다. 모질은 계절풍은 위태로운 정념을 식혔으나 가슴은 그대의 숨결같이 간절한 외마디 절규에 점점 울려갔고, 연민과 조롱과 갈증과 청량과 애수와 환희로 격렬했던 하루의 종점에서 하늘에서 내리는 새하얀 백설가루들은 이제는 아득한 그대와 나의 추억의 황야를 포근히 덮는다. 수척한 좁다란 하루는 꿈이라도 포근한 봄바람을 바램은 그망없으나, 쑥-대강은 전전반측 잠 못 이뤄 호접몽은 정녕 어이 꾸나. ‘다이몬드 안에 오리온이 숨어있어. 아니 달빛아래Artemis 오리온을 찾아낸게 쌍둥이란 말이냐. 아니 신탁으로 포로키온과 시리우스가 황소를 쫓는 그를 발견한거지. 아니 날이 어두워지자 에릭토니우스가 그를 수레에 실고 리겔로 내달리던 중이야.’

 

“생명의 수수께끼는 아직 해독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지구상에 등장한 최후의 포유동물들이 그 애끓는 수수께끼를 밝혀내기 전에 태양이 식어 버리지 않을까 염려한다. 카할” 

 

“어떤 세균은 유전자를 손상시킬 만한 양의 우주선cosmic rays에 노출되고도 살 수 있으며, 핵발전소나 멸균된 통조림 속에서 번식하는 세균도 있다. 남극의 사막인 드라이밸리에서 보란듯이 살아가고, 수백만 년동안 얼어 있는 시베리아의 영구동토층에서 언 채로 지내기도 하며, 고무장화도 녹일 정도의 강한 염기성 호수나 산성 온천에서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가는 세균도 있다. v” 열수분출공은 지각에서 마그마로 인해 데워진 뜨거운 물이 해저 깊은 곳이나 온천처럼 뜨거운 물과 가스가 솟아나오는 굴뚝같은 구멍을 말한다. 과학자들에게 생명의 기원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는 것은 해저의 알칼리성 열수공alkaline hydrothermal vent이라는 곳으로, 화산성 열수공volcanic hydrothermal vent 혹은 블랙 스모커black smoker와는 다르다. 오늘날은 물론이고 초기 지구에 흔했을 것으로 추측하는 알칼리성 열수공은 난류의 발생이 적다. 열수공에서 나온 알카리성 액체는 태양계의 기본 구성 단위이자 지구에서 가장 흔한 감람석이라는 광물과 반응하여 수소 성분을 높이고 열을 발생하게 하며, 차가운 바닷물과 만나 광물질은 침전되며 차츰 암석 기둥을 형성해 나간다. 과학자들은 수소가 이산화탄소를 만나는 이같은 구조물은 생명의 구성 유기분자를 만들기 알맞은 장소라고 보고 있다. 생명의 기본단위인 유기분자는 탄소와 수소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 양성자가 풍부한 산성인 바닷물과 양성자가 빈약한 알카리성 열수공 액체가 천연의 배터리 형태로 구배gradient를 만들어 CO2와 수소 사이의 반응에 동력을 공급하여 복잡한 분자나 RNA를 만들었을 것이다. 일례로 황세균sulphur bacteria와 같은 경우, i 열수공에서 나오는 황화수소 기체에서 뽑아낸 수소를 이산화탄소와 결합하여 유기물질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초고온성 미생물은 역자이라아제reverse gyrase 효소 때문에 높은 온도에서도 견딜 수 있으며, 빛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지 않고 지각에서 분출된 액체에서 녹은 기체로부터 에너지를 얻는다. 실제로 1970년 지질학자 잭 콜리스는 갈라파고스 중앙해령의 열수분출공에서 박테리아와 비슷한 고세균archaea을 발견했고, 고세균과 박테리아를 먹고사는 서관충tube worm도 발견했다. ii 그리하여 비로소 핵산이 단핵세포로, 이중나선의 핵산은 생명체의 구조와 기능을 결정하는 유전자로 진화하게 된다. 고분자 유기물질인 단백질을 만드는 정보는 DNA에 저장되어 있어서 DNA는 단백질이 없으면 만들 수 없고, 단백질 없이는 새로운 DNA를 만들 수 없으나 RNA가 단백질처럼 접힐 수 있고 반응을 촉매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면서 최초의 생명체는 RNA 분자로 구성되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데이비드 디머는 생명체가 연못이나 호수의 가장자리처럼 습한 곳과 건조한 곳의 경계에서 발생한다고 주장했으나, 다윈의 ‘따뜻한 작은 연못’ 가설을 토대로 화산 지대의 따뜻한 연못에서 실험해본 결과 검증에 실패했다. iv 한편 그의 연구팀은 주기적으로 습기가 변하는 지역의 지질이 세포벽 형성을 촉진함을 입증했다. iv 또한 그레이엄 케인스 스미스는 점토층의 결정이 원시적 형태의 복제이며, 여기서 발달한 분자가 생명체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화학적인 배열은 순전히 우연히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 배열에는 뚜렷한 패턴이 발견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유전 정보에 해당하는 DNA에도 특별한 패턴은 없다. 모두 무작위인 것처럼 보인다. 만일 물리학과 화학 법칙이 물질에서 생명이 탄생하는 기이한 일이 일어나도록 아주 잽싸게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 분자 구조가 최종 결과물로 나타나지는 않았으리라. 물리학과 화학 법칙은 DNA 염기쌍이나 아미노산 배열에는 전혀 무관심하며, 특정분자 배열을 선호하는 방향으로는 작용하지 않는다. iii” 자연 발생하는 아미노산의 대부분은 L형이며 당류는 D형이다. 그리고 L형 아미노산을 이용해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단백질을 왼손잡이성 단백질이라고 하고, D형 아미노산을 이용하는 단백질을 오른손잡이성 단백질이라고 한다. 그러나 생물의 몸에 존재하는 아미노산은 모두 L형으로 몸속의 효소는 L형과 D형의 아미노산 가운데 L형만을 사용한다. 과학자들은 탄소를 기반으로 하는 외계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카이랄성을 지닐 수 있다고 생각하여 1976년 화성 착륙선인 바이킹호에서 이 실험을 진행하려 했으나 비용 문제로 제외되고 말았다. 한편 바이킹호는 LR 실험에서 방사성 이산화탄소의 표식을 발견했으나 뚜렷한 결론없이 화성에서 생물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결말을 내리고 만다. [참고.인용: 「생명의 도약」, 닉 레인 i, 「거의 모든 것의 기원」, 그레이엄 로턴, 「모든 것의 기원」, 데이비드 버코비치 ii, 「침묵하는 우주」, 폴 데이비스 iii, 「단백질이란 무엇인가」, 후지모토 다이사부로, 「엔드 오브 타임」, 브라이언 그린 iv, 「미토콘드리아」, 닉 레인 v]

질소, 탄소, 산소, 수소가 결합하여 DNA와 RNA의 성분인 핵염기를 만든다. 생명체는 물, 포도당, 지방산, 아미노산, 뉴클레오티드로 이루어져 있다. 생명의 복잡한 메커니즘에 필요한 필수 10원소로는 탄소, 수소, 산소, 질소, 황, 인, 칼륨, 칼슘, 마그네슘, 철 등이 있다. 그리고 자연계의 동식물이 존재하는데 필수인 29원소는 수소, 리튬, 붕소, 탄소, 질소, 산소, 플루오린, 소듐, 마그네슘, 규소, 인, 황, 염소, 칼륨, 칼슘, 바나듐, 크로뮴, 망가니즈, 철, 코발트, 니켈, 구리, 아연, 비소, 셀레늄, 브로민, 스트론튬, 몰리브데넘, 아이오딘 등이다. 산소, 규소, 철과 같은 무거운 원소들은 초신성에서 만들어지는 데, 블랙홀의 활동이 적으면 초신성의 폭발이 너무 빈번하고 블랙홀의 활동이 너무 많으면 초신성의 출현이 드물기 때문에 적당한 블랙홀의 활동이 중요하다. iv 수소와 헬륨 다음으로 태양계에서 흔한 알파 입자로 이루어진 물질은 지구와 생명체를 구성하는 탄소, 산소, 실리콘, 마그네슘, 칼슘, 철 등으로, 탄소와 같은 경우 알파 입자 연쇄 반응에서 가장 먼저 생성되고 결합 능력도 뛰어나서 다양한 화합물을 조합할 수 있다. 인체의 18%는 탄소이며, 우리 몸에는 10²⁷개의 탄소 원자가 존재한다. i 따라서 외계생명체가 발견된다면 탄소에 기반을 둔 생명체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우리는 우주적인 진화적 수렴evolutionary convergence을 확인하는 행운을 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대는 유전자 변형으로 내장감각계통을 인지하거나 자율신경계통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i 그런데 생명체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요소인 대기와 물은 어디서 온 것인가. 모든 생물학자가 생명에 필수적이라고 동의한 것이 바로 물인데, 물은 분자들을 모아서 화학반응이 일어나도록 유도한다. 모든 물질의 74%를 차지하는 수소는 우주에서 매우 흔한 원소이며, 3번째로 흔한 산소는 모든 물질의 1% 가량을 차지한다. 2011년 7월 APM 08279+5255 은하에서 120억 년 동안 존재해온 지구 바닷물의 140조 배나 되는 양의 물이 발견되었다. 한편 태양계의 원시 행성들은 대기를 이룰 만한 재료가 없었으나 현재 지구를 포함, 금성과 화성은 얇기는 하지만 대기층을 확보하고 있다. 우주에서 떠돌던 미생물 포자가 지구에 전달되어 생명이 기원했다는 범종설panspermia은 후기 버니어 가설Late Veneer hypothesis에 속하는 데, 시생누대에 발생한 운석 융단폭격과 태양계 바깥에서 날아온 혜성이 지구에 물, 이산화탄소, 그리고 휘발성 물질을 보내주었다는 이론이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우주 환경에 노출된 박테리아가 15~45년을 존속하고 8년을 생존할 수 있었다는 실험을 보면 터무니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ii 후기 버니어 가설의 문제는 혜성의 정상적인 수소에 대한 중수소의 비율이 지구보다 더 커야하고 질소의 동위원소 함유량도 다르기 때문에 둘 사이 화학적 성분에 차이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i 또 다른 이론은 내생기원설Endogenous Origin로, 과거 지구를 구성했던 소행성과 미행성체들이 이미 물과 이산화탄소를 내부에 숨기고 있었다는 이론이다. 과거 마그마의 바다가 굳기 시작할 때 바위의 표면에서 수화된 미네랄의 형태인 물과 바위의 내부에 탄산염 형태로 존재하던 이산화탄소는 수증기와 같은 휘발성 기체로 맨틀에 갇혀있다가 압력이 낮아지면서 어느 순간 화산을 통해 지구 표면으로 방출되었다는 것이다. i 대기압이 60기압이였던 지구에서 이산화탄소는 물과 바위에 조금씩 스며들기 시작했고, 한때 300도였던 지구의 표면 온도가 조금씩 내려가면서 물의 양은 서서히 증가했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녹는 과정에서 온실효과는 점점 사라지고 지구의 온도는 점점 더 내려가 지질판의 운동이 활발해져 비로소 생명이 살수있는 조건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i 광자가 엽록소 같은 색소를 포함한 세포에 도달하여 물분자를 양성자와 산소로 분해하여 이를 화학 에너지로 사용하는 과정을 광합성이라고 하는데, 지표면에서 최초로 번성한 원핵생물인 남세균cyano-bacteria는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와 물을 포도당으로 변환하고, 부산물로 산소를 만드는 세균이다. 그리하여 균류, 아마바, 짚신벌레와 같이 파트너와 DNA를 섞었다가 나눠 갖는 감수분열로 번식하는 복잡한 진핵세포가 등장한 것은 20억 년 전이다. 모양을 자유로이 바꿀 수 있는 진핵세포는 다른 생명체를 잡아먹음으로써 영양분을 얻는데, 이같이 고세균과 박테리아가 서로를 흡수하는 공생관계를 세포낸공설endoymbiosis라고 한다. [참고.인용: 「모든 것의 기원」, 데이비드 버코비치 i, 「Frontiers in Microbiology」, Akihiko Yamagishi ii, 「과학오디세이 유니버스」, 안중호 iv, 「경이로운 우주」, 브라이언 콕스, 「인간의 우주」, 브라이언 콕스, 앤드루 코헨]

생명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산소가 있어야 하는데, 산소를 만드는 광합성은 시아노박테리아와 녹조류와 녹색식물에서만 일어난다. 그런데 고세균 중에서는 광합성을 하는 종류가 발견되지 않았고, 세균 중 광합성을 하는 것은 시아노박테리아 뿐이다. 화석증거를 토대로 생명의 기원은 38억 5000만 년 전인데 광합성이 시작된 시기는 35~27억 년 전 사이로, 발효와 광합성 사이에 중간단계는 발견되지 않았고 생명체가 에너지 공급원인 광합성없이 어떻게 10억 년을 살 수 있었는지 학자들은 가설을 세운다. 원시진핵생물가설은 톰캐벌리어-스미스가 내놓은 생물진화가설로, 고세균이 세포핵을 지닌 원시진핵생물로 진화한 후 세균을 잡아먹었으나 세균이 소화되지 않고 공생하며 에너지를 제공하여 미토콘드리아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수소가설은 월리엄 마틴과 미클로스 뭘러가 내놓은 생물진화가설로, 원시지구에는 산소가 희박했는데 메탄생성고세균이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제공하는 세균과 공생하여 미토콘드리아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최근 미토콘드리아가 없는 생물이 발견되었는데 하이드로게노솜과 비슷한 세포소기관이 들어있었고, 이는 산소가 희박한 환경이 조성되자 미토콘드리아가 하이드로게노솜으로 퇴화되었다고 보고 있다. 닉 레인은 산소호흡말고도 황산염이나 질산염, 또는 철을 이용하는 다른 형태의 호흡도 있다고 「산소: 세상을 만들어낸 분자」에서 밝히고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작은 세포기관으로 생명에게 필요한 에너지를 ATP형태로 생산한다. 이처럼 미토콘드리아의 진화는 딱 한 번의 우연한 사건, 즉 “한 단순한 세포가 또 다른 단순한 세포를 습득한 사건 i”에 의해 발생했다고 믿고 있다. 세포는 40억 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는데, 말하자면 단순한 생명체는 필연적이였으나, 복잡한 생명체, 즉 진핵생물의 진화는 놀랄만큼 희박하고 우연적이며 기적적인 사건이라는 것이다. 단순한 세포가 수억 년동안 복잡한 세포로 진화했다면 그 중간에 해당하는 여러 종류의 세포들이 존재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습격’ 외 다른 학설로는 ‘발효’가 있는데, 닉 레인은 파스퇴르의 ‘산소가 없는 생명현상’을 반대한다. 발효가 일어나기 위해 12개의 효소가 필요한데 세포에게 에너지 제공수단으로서 발효, 즉 원시 스프primordial soup는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irreducibly complexity을 갖추었다는 것이다.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이란 진화론을 반대하고 지적설계 ii를 주장하는 것이다. 세포의 습격사건은 우연이다. 하지만 미토콘드리아의 진화는 ¨이론¨을 위한 필연이다. 따라서 우연에서 비롯된 관찰자는 필연이다. [참고.인용: 「거의 모든 것의 기원」, 그레이엄 로턴 i, 「미토콘드리아」, 닉 레인, 나무위키 ii]

유럽우주기구ESA의 허셜 우주망원경이 오리온성운의 빛을 분석한 결과, 생명활동에 필수적인 물, 이산화황, 메탄올, 시안화수소, 포름알데히드, 디메틸에테르 등의 탄소 화학물이 발견됐다. 또한 1969년 오스트레일리아 빅토리아주에 45억 년이나 된 탄소질구립운석carbonaceous chondrite 하나가 떨어졌는데, 과학자들은 이 머치슨 운석에서 74종의 아미노산을 발견했다. 그 중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인 글리신, 알라닌, 글루탐산 등등을 발견했는데, 이는 우주에 유기화합물이 많다는 증거가 된다. 네이처 아스트로노미의 연구에 따르면 생명의 중요한 구성 요소 그리신과 비슷한 다른 아미노산들이 성간 구름interstellar clouds이 별이나 행성을 형성하기 전에 성간 구름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우주탐사선 로제타는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을 비행하던 중 혜성의 후광 영역에서 글리신과 인을 탐지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발견된 아미노산은 약 500개에 달한다. 그러나 인체에서 발견되는 단백질의 기본 단위인 아미노산은 20개에 불과하다. 생물의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의 기본 구성 단위인 아미노산으로는 발린, 류신, 이소류신, 리신, 트레오닌, 페닐알라닌, 메티오닌, 히스티딘, 트립토판, 글루타민, 아스 파르 테이트, 글루탐산 염, 아르기닌, 알라닌, 프롤린, 시스테인, 아스파라긴, 세린, 글리신, 티로신이 있다. 예를 들어 세포 하나가 100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20개의 아미노산이 조합해 하나의 세포를 만들 수 있는 경우의 수는 2¹⁰⁰⁰가 넘는다고 한다. 그리고 진화를 거치는 수많은 아미노산의 조합과 외향적인 생체 기관들은 생존을 위협하거나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 배제되었고, 생명의 현상은 물리법칙과 환경의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한마디로 생명의 가능성은 원숭이가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칠 확률과 같다. 허나 생명의 진화가 무작위적이며 우연히 발생했다고 믿는 진화론자들은 시간만 충분히 주어지면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생명 현상을 설명할 이론을 발견하지 못했다. 프레드 호일 경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눈을 가린 10⁵⁰ 명의 사람들(이것은 10만×10억×10억×10억×10억×10억 명의 사람들에 해당하는 숫자로, 이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서 있다면 지구를 가득 채우고도 남을 것이다)이 루빅 큐브Rubik cube를 하나씩 들고 그것들을 아무렇게나 돌리기 시작하여 우연히 모두 다 맞추었을 확률을 상상해 보자. 그러나 이 확률은 생명체를 구성하는 많은 고분자물질들biopolymers 중에 단지 하나가 우연히 생겨날 확률 정도와 같은 것이다. 이 지구의 원시 스프primordial soup에서 고분자물질들 뿐만이 아니라, 하나의 살아있는 세포를 작동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우연히 생겨났다는 개념은 명백하게 ‘고도의 난센스nonsense of a high order’ 이다.” 호일은 탄소가 별 속에서 만들어지려면 탄소의 에너지 준위인 약 7.68MeV가 있어야 한다고 예측했는데, 핵물리학자 윌리엄 파울러는 연구를 통해 그의 예측이 옳았음을 증명한다. i 그 후 호일은 한 강연에서 탄소와 산소의 에너지 준위가 서로 정밀하게 조정되지 않았다면 산소와 탄소는 생명의 출현에 필요한 비율을 갖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참고.인용: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윤성철, 「경이로운 우주」, 브라이언 콕스, 「유행, 신조 그리고 공상」, 로저 펜로즈]

지구의 나이는 약 45억 년이며, 생명은 이 기간 중 38억 년 동안 존재했다. 35억 년에서 38억 년 사이에 출현한 ‘현존하는 모든 생명의 공통 조상’을 LUCA라고 한다. 생명의 기원 후 수 억년이 흐른 38억 년 전 세균에서 광합성 반응이 일어났고, 25억 년 전부터 진핵생물이 등장했으며, 12억 년 전부터 유성 생식이 발생했고, 5억 년 전부터 유성생식이 시작됐으며, 6억 년 전부터 여러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다세포 생물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인류는 0.0003% 동안 지구를 차지했다. “20억 년 정도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생명은 지금과는 아주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다. 20억 년의 세월 대부분 동안 지구는 분명 살아있었지만, 생명체는 지극히 초기 수준으로 머물고 있었다. 세균, 그리고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주 다른 자매 영역domain인 고세균archaea밖에 없었다. 복잡한 생명체라고 해봐야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나 미생물 매트microbial mat 같은 미생물의 군체가 고작이었다. 식물도, 동물도 없이 그저 바위, 강, 바다만 황무지처럼 펼쳐져 있었다. ii” 지질학자는 화석 분석 결과와 접목된 암석의 방사성연대결정법로 지질학적 연대를 결정하기도 하고, 퇴적암과 화성암에서 들어난 지구 자기장의 기록을 사용하는 고지자기연대측정법으로 지질연대표를 작성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지질연대표를 사용하여 생명의 긴 역사를 4개의 누대로 구분하였는데, 지구의 생명이 진화하기 시작한 시기를 ‘하데스누대’라고 하고 최초의 광합성 생명이 출현한 것이 ‘시생누대’다. 태양계의 나이가 46억 년이라는 것은 40억 년 전 지구에 떨어진 운석, 즉 소행성이 지표면이나 바다에 떨어진 것을 분석하여 얻은 결과로, 이 시기를 시생대라고 한다. 대부분의 생명들은 바다에만 존재했고, 30억 년 이상 모든 생물은 바다에 살았다. 그리하여 원생생물이 빠르게 번성한 시기가 ‘원생누대’로 최초의 진핵생물이 등장하였다. 이 세 누대, 즉 순서대로 하데스누대, 시생누대, 원생누대를 합해 선캄브리아기precambrian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다세포성 진핵생물이 빠르게 번성한 시기를 선캄브리아기 뒤에 곧바로 등장하는 ‘현생누대’라고 부른다. 하데스누대에는 대기에 산소O2가 없고 지구에 운석이 지속적으로 쏟아졌으며, 생명은 아직 출현하지 않았다. 생명의 기원으로 원핵생물이 번창한 시기는 시생누대에 들어서면서다. 4번째 누대인 현생누대는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로 나뉘어진다. 고생대에 들어서 다세포동물이 급속하게 번성하고 최초의 어류, 곤충류, 양서류, 양치류, 그리고 파충류가 번생했다. 캄브리아기의 생물대폭발시기인 5억 4200만 년 전에까지는 단세포생물들이 주를 이루었으나, 곧 다세포생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다세포식물과 다세포동물은 세포집단cellular colony이 형성되던 무렵에 처음으로 탄생했다. 세포집단은 동일한 세포들이 여러 개 모인 단순 집합이고, 다세포생물은 각기 다른 임무를 수행하는 여러 개의 세포들로 이루어져 있다(우리 몸의 근육과 두뇌, 뼈, 눈 등도 다세포 유기체이다). 원핵생물이 모이면 기껏해야 사상체filament나 미생물 매트microbial mat밖에 만들 수 없지만, 단세포 진핵생물이 모이면 볼복스volvox(구형을 이룬 채 떠다니는 녹조류 집단)나 점규류lime mold와 같이 다양한 집단을 구성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단세포 진핵생물이 다세포 유기체로 업그레이드된 것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볼 때 당연한 수순이었다. iii” 세포들이 집단을 이루어 자신의 임무를 각자 따로 수행하는 것이 진화에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찾아온 것이 공룡이 살았던 중생대다. 인류가 진화하기 시작한 것은 현생누대의 마지막인 신생대인데, 이 당시 기후는 차갑고 건조했으며 빙하기가 반복됐다. 대기의 O2 농도는 생명의 진화에 강력한 영향을 주었다. 대기 중 O2가 증가하면서 최초의 광합성 세균, 최초의 호기성 세균, 최초의 진핵생물, 최초의 다세포 진핵생물, 최초의 척삭동물이 차례대로 등장했으며, 고생대 폐름기 말쯤 현재보다 거의 50%나 높은 O2 농도의 환경에서 거대 비행곤충류가 등장했다. 나무가 진화한지 얼마되지 않았을 시기에는 목질을 분해할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아 나무들은 장수할 수 있었고, 그리하여 산소 농도가 급속히 올라갔다. ii 고생대 폐름기 다음은 공룡이 등장한 중생대로 대기의 산소 농도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최초의 현화식물이 등장했다. [참고.인용: 「생명의 원리 2판」, Hill, Sadava, Hill, Price, 「거의 모든 것의 기원」, 그레이엄 로턴 ii, 「모든 것의 기원」, 데이비드 버코비치 iii, 「침묵하는 우주」, 폴 데이브스, 「인간의 우주」, 브라이언 콕스, 앤드루 코헨]

In Search of Lost Time, Part 2 中

 

 

The Tree of Life - Gustav Klimt

 

 “삶은 죽음에 저항하는 기능들의 총체이다. 「삶과 죽음에 대한 생리학적 연구」, 비샤”  

 

자크 모노의 주장처럼 생명의 체계는 순전히 우발적인 운명의 결과일까, 아니면 생명이 우주의 심오한 조화의 결과로 등장ii하였을까. 생명이 우주의 결과라면 생명의 기원은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을 것이 분명하고, 우리는 생명의 이론을 통해 삶 속 우연과 필연을 가늠할 수 있다.

 

“따라서 진화에는 우발성의 몫이 크다. 적응한, 또는 차라리 창안된 형태들은 대부분 우발적이다. 원초적 경향이 이러저러한 상보적 경향들로 분리되어 진화의 분기된 노선(계통)들을 창조하는 것도 우발적이고, 이러저러한 장소와 시기에 마주친 장애물에 대해서는 상대적이다. 정지와 후퇴 현상도 우발적이다. 적응들도 크게 보면 우발적이다. EC 255, 「창조적 진화」, 베르그손”  

 

과학자들이 보는 생명체란 7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₁우선 여러 가지 환경 변화에 맞춰 생명 현상을 유지하는 항상성을 가져야 하고, ₂생물체를 이루는 세포라는 기본 단위로 조직되어 있어야 하고, ₃대사 작용에 따라 섭취한 물질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활동과, ₄크기·무게·부피가 증가해야 하고, ₅변이와 같이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적응해야 하고, ₆어떠한 작용이나 자극에 반응하며, ₇디옥시리보 핵산이나 리보 핵산처럼 자신을 복제할 수 있는 생식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생명체를 구성하는 4가지 분자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질lipid, 핵산이 있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에 펩타이드 결합을 하여 생긴 여러 아미노산들을 말하고, 탄수화물은 탄소·수소·산소들로 이루어진 유기 화합물이며, 지질은 지방, 왁스, 스테롤 같은  물에 녹지 않고 유기 용매에 녹는 유기 화합물이고, 핵산이란 유전자 암호를 스스로 복제하거나 증식하는 고분자 물질이다.

 

생명이란 자율성(autonomy), 번식(reproduction), 대사(metabolism), 영양(nutrition), 복잡성(complexity), 조직화(organization), 성장과 발달(growth and development), 정보함량(information content),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뒤얽힘(hardware/software entanglement), 영구성과 변화(permanence and change)와 같은 조건들을 충족시켜주어야 한다. ii 생명은 운동(Movement), 호흡(Respiration), 감각(Sensitivity), 성장(Growth), 번식(Reproduction), 배설(Excretion), 영양(Nutrition)이라는 특징을 들어내고 있다. 생명의 기원에 있어 미토콘드리아는 ATP를 터득하여 일부는 다른 세포 안에 기생하는 세포로 발전했고, 그리하여 숙주 세포는 이 세균이 만드는 ATP를 주 에너지 원으로 활용하면서 미토콘드리아는 영구히 자리를 잡게 되었다. i

 

“생명은 마치 자기 자신이 일반관념이라도 한 것처럼, 유와 종의 관념이기라도 한 것처럼, 마치 자신이 유한수의 구조의 도면을 따르기라도 하는 것처럼, 마치 자신이 생명의 일반적 속성들을 만들어내기라도 한 것처럼 그렇게 작업하고 있다. PM 58, 「사유와 운동」, 베르그손”

 

생명의 가능성

 

• 목성의 위성 중 하나인 유로파는 얼음으로 덮여 있는데, 유로파가 목성을 돌면서 발생하는 조석 변형력으로 온도가 올라간 대양이 존재할 수 있다고 한다. 유로파의 얼음층을 깊기 때문에 매우 어둡고, 외부 유기물질로부터 격리되어 산소 또한 없다. iii “지구에는 태양광이 필요 없으며, 지표면 광합성 작용으로 생성되는 산소나 유기물과도 전혀 상관없는 미생물 생태계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만도 3개가 있다. 이런 혐기성 화학합성생태계 중 2개는 지표면 밑 화산암에서 일어나는 암석-물 반응에서 나오는 수소를 소비하는 메탄 생성 미생물을 기반으로 하며, 나머지 하나는 지하 심층부 방사능으로 만들어지는 화학 에너지를 사용하는 황 환원 박테리아를 기반으로 한다. iii” 

• “어떤 생명체는 강한 자외선과 우주방사선cosmic radiation을 견디기도 한다. 아타카마Atacama 사막의 극도로 건조한 지역의 암염 돔salt dome에서 발견되는 시아노박테리아 종은 물 부족 상태에서 강산화성 물질과 염분을 견디면서 자란다. 시아노박테리아는 지구의 극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는 대표적인 종이다. iii” 

• “타이탄의 환경에서 나타나는 물리적 작용과 화학적 작용에 대한 우리의 지식에 기초하면,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해도, 그 환경에서 이용 가능한 원소의 종류가 적어서 환경의 복잡성과 생태계가 제한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 제한은 액체 용액의 낮은 온도로 더 심해질 수 있으며, 이 액체 용액이 거의 용해할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런 한계를 고려하면, 타이탄 표면에서 액체 안에 사는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해도 그 생명체는 단순한 종속영양생물heterotroph(지구의 식물과는 달리 자신에 필요한 양분을 만들어낼 수 없는 생물)일 수 있으며, 대사 작용이 느리고, 유전적.대사적 복잡성이 제한돼 있어 적응도 느릴 수 있다. 또한 타이탄 표면에 액체 메탄과 에탄이 널리 퍼져 있어, 대사작용에 필요한 간단한 분자들도 타이탄 환경에 널리 퍼져 있을 수 있지만, 구조적.유전적 시스템에 필요한 복잡한 유기물질을 얻거나 합성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형성되는 생명체 군집도 생태적으로 단순할 수 있다. 극한 추위와 건조한 환경에서 발견되는 지구의 미생물 생태계와 아마 비슷할 수도 있다. 생명체 존재 면에서 타이탄 환경의 이점은, 유기물질 형태의 양분(주로 아세틸렌과 수소)이 하늘에 얼마든지 있고, 생체 분자 분해 측면에서 화학적으로 해를 끼치지 않는 (물과 대조되는) 비극성 용매가 있으며, 표면에 자외선이나 이온화 방사선이 없고, 낮은 온도로 열분해율이 낮다는 데 있다. 타이탄은 아마도 1차 생산자와 포식자가 없는 간단한 영양 시스템만을 가졌을 수 있다. 광합성은 원소가 다양하지 않고, 따라서 유전적으로도 다양하지 않다는 제한 하에서 나타나는 복잡성을 뛰어넘을 수도 있지만, 양분은 얼마든지 있다. 상상할 수 있는 간단한 저온 생명체 형태와 군집은 에너지를 매우 적게 필요로 하고 천천히 자랄 것이다. 타이탄의 생명체는 간단할 수도 있지만, 그 생명체가 유전 시스템을 가졌고 다윈 진화론을 따른다면, 또 다른 생명이 시작되는 분명하고 매력적인 예가 될 것이다. iii” 

• “생명체 존재의 첫 번째 핵심적인 필요조건은 제대로 된 구성요소가 있어야 한다. 생명체를 이루는 요소는 수소, 일산화탄소, 암모니아 분자다. 이 요소들은 우주가 생성하는 과정에서는 양이 풍부했기 때문에, 행성이 형성될 때 그 행성 안에 분명히 존재했을 것이다. 두 번째 핵심적인 필요조건은 물 또는 특정 액체다. 이 액체들은 분자의 농축과 움직임을 위한 매질을 제공해 분자들이 서로 반응할 수 있게 해준다. 초기 화성에 물이 풍부했다는 증거는 엄청나게 많다. 인공위성이 찍은 지형 사진을 보면, 화성 표면에는 강, 시내, 호수, 삼각주, 내해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무늬들을 발견할 수 있다. 우주선들은 점토광물을 포함하는 암석 여러 세대가 화성 전체에 걸쳐 분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점토광물은 고여 있는 대량의 물이 침전시켰을 것이 확실한 물질이다. 화성 착륙선과 탐사치가 보내온 근접 촬영 사진을 보면, 사충리로 된 성충암, 물에 닳은 자갈과 조약돌이 있는 것을 반박하기 어렵다. 또한 이 하류 작용은 수백, 수천만 년 동안 화성 표면에 물이 안정적으로 존재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iii” 
• “‘극한을 좋아하는’ 생명체는 극한생물extremophile이라는 포괄적 용어로 표현할 수 있으며, 박테리아나 고세균 같은 단세포 유기체로 부터 펭권이나 완보동물tardigrade(물곰) 같은 다세포 유기체까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완보동물은 크기가 0.5mm도 안 되는 미세한 반투명 동물로, 다리가 8개가 달린 판다가 장갑을 두른 것처럼 생겼다. 지구 어디에서나 발견되며, 모두 5번의 집단 멸종에서 살아남았으며 방사선이 많은 우주의 진공 상태에서도 살아남은 유기체다. 외계 생명체 탐사에 유용한 특정 유형의 극한생물은 호열균thermophile(열을 좋아하는 생물), 호냉균psychrophile(추위를 좋아하는 생물), 호염균halophile(염분을 좋아하는 생물), 호압균barophile(높은 압력 아래에서 사는 생물), 호산균acidophile(낮은 pH, 즉 산성인 조건에서 사는 생물), 호염기균alkaliphile(높은 pH 범위에서 사는 생물), 무산소성균anaerobe(산소 없이 사는 생물)이 있으며, 그 외에 극한 방사선을 견딜 수 있는 생물들이 있다. 이런 유기체들은 모두 태양계 다른 행성의 가혹한 환경을 견딜 능력이 있다. 물론 이 유기체들이 실제로 견딜지 그렇지 않을지는 여전히 대답이 필요한 문제다. iii” 

• “방사능에 강한 돌연변이의 예로 마이크로코커스 라디오듀란스Micrococcus radiodurans 종을 들 수 있는데, 이 미생물은 핵발전소의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서 사용되는 냉각수 속에서 발견되었다. iv” 

 

A 2016 (metagenomic) representation of the tree of life using ribosomal protein sequences

 

[참고.인용: 「뉴 코스모스」, 데이비드 아이허, 「생명이란 무엇인가」, 폴 너스 i, 「생명의 기원」, 폴 데이비스 ii, 외계생명체에 관해 과학이 알아낼 것들」, 닉레인 iii, 「마이크로코스모스」, 린 마굴리스, 도리언 세이건 iv]

[추가 도서: 「생명과학 사전」, 오이시 마사미치, 「생명과학을 쉽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박종현, 「잔혹한 진화론」, 사라시나 이사오, 「바이텔 퀘스천 생명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닉 레인, 「동물철학」, 장 바티스트 드 라마르크, 「동물철학」, 한스 베르너 인겐시프, 「생성으로 생명을 사유하기」, 베르그손]

 

“한적한 밤 산책하다 보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얼굴. 반짝이는 별을 모아 그리는 그런 사람. 좁다란 길 향기를 채우는 가로등 빛 물든 진달래꽃. 이 향기를 그와 함께 맡으면 참 좋겠네. 보고 싶어라 그리운 그 얼굴 물로 그린 그림처럼 사라지네. 보고 싶어라 오늘도 그 사람을 떠올리려 산책을 하네. 대기는 차갑게 감싸고 생생하게 생각나는 그때. 안타까운 빛나던 시절 뒤로하고 가던. 보고 싶어라 그리운 그 얼굴 물로 그린 그림처럼 사라지네. 보고 싶어라 오늘도 그 사람을 떠올리려 산책을 하네. 따뜻한 손 그리고 그 감촉 내가 쏙 들어앉아 있던 그 눈동자. 그 마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사랑을 주던 그가 보고 싶어 지네. 그리운 그 얼굴 물로 그린 그림처럼 사라지네. 보고 싶어라 오늘도 그 사람을 떠올리려 산책을 하네. 오늘도 산책을 하네. 오늘도 산책을 하네. 산책” 

 

그대의 두 귀에 퐁롱거리는 새들의 노래소리가 울리고, 그윽한 그대의 두 눈에 나린 별들이 총총히 빛나며, 그대의 하얀빛을 띤 엷고도 붉은 두 입술은 으레 천사의 말을 속삭이고, 다소곳한 그대의 두 손은 조용히 푸른 희망을 나누며, 가벼운 그대의 두 다리가 자유롭게 세상의 중심을 찾아갈 때, 비누 향 그대의 순백한 피부는 붉은 태양아래 찬연히 빛나고, 여린 그대의 어깨에 사나래가 자라고, 어린 그대는 라온하제를 꿈꾸며, 갓 그대로부터 자라난 아련나래는 하늬와 여우별을 지나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펼 것입니다. - for my valentine

 

순수 한국말 

 

포롱거리다: 작은 새가 가볍게 날아오르는 소리 
나린: 하늘이 내린
사나래: 천사의 날개
라온하제: 즐거운 내일 
아련나래: 예쁘고 아름다운 날개 
하늬: 서쪽에서 부는 바람 
여우별: 궃은 날 잠깐 났다가 숨는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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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 - 10 - 2

 

뇌를 순환하는 신경물질들로는 무엇이 있고 무슨 역할들을 하고 있나. 신경전달물질은 라틴어로 modulare로 ‘조절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전자공학에서 사용하는 진폭변조, 또는 주파수 변조라는 용어에서 파생하는 것으로, 한 개의 파장을 합성하거나 신호를 다른 것으로 합성한 것으로, 교감과 부교감의 신경종말을 말한다. 예를 들어 에피네프린이 수용체를 통해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과 아세티콜린을 유도하여 방출하는 것이다. 우리는 다양한 필수 아미노산을 음식을 통해 섭취하고 어떤 아미노산은 단백질을 합성할 때 사용하기도 하지만, 일부는 신경세포에 흡수되어 곧바로 신경전달물질로 사용되기도 하거나 화학변형을 통해 신경전달물질로 사용되기도 한다. 

 

전달물질과 조절물질의 주된 유형으로는 글루탐산염이 있는데, 글루탐산염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감칠맛으로 글루탐민산염의 조미료인 글루탐산나트륨으로 향미 증진제로서의 MSG 작용을 하는 아미노산이자 신진대사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시, 맛의 우마미うま味(감칠맛C5H9NO4, 이케다 기쿠나에)를 부여하는 물질이다.

 

감마아미노부티르산, 또는 GABA라고 불리는 물질이 있는데 다른 신경전달물질에 의해 활성화되는 수용체의 형태로 신경계에서 신경의 흥분을 조절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근육의 상태를 직접 조절한다. i 케톤은 지방을 분해하면 나오는 부산물로 명상은 케톤의 생산을 증가시키고, 이에 따른 케톤화는 글루타메이트의 선구 물질에서 GABA의 양을 증가시킨다. 

 

글리신과 같은 경우 생리대사를 위해 꼭 필요한 영양소, 예를 들어 글루타티온과 콜라겐의 합성을 위한 중요한 재료가 되고 뇌와 신경계의 원활한 작동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콜라겐은 관절을 건강하게 해주고, 탄력있고 윤기 있는 피부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며, 지방 분해를 촉진하며 숙면에 도움을 준다. 조울증이나 양극성 장애, 혹은 간질 예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저 분자량의 유기 염기는 생체아민은 미생물이나 식물성 및 동물 대사에 의해 합성되는데, 아세틸콜린, 카테콜아민,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노르아드레날린, 에피네프린, 아드레날린, 히스타민, 모노아민, 그리고 세로토닌 그 예다. 생체아민은 아미노산의 탈카르복실화 또는 알데히드 및 케톤의 아미노화 및 아미노화에 의해 생성되는 질소 화합물이다. 흥분성 전달물질이자 행복 호르몬에 속하는 생체아민은 ¨망각¨과 반대되는 ¨각성¨이다. ‘삶은 무질서하지만 신적인 앎은 망각과 각성에서 질서를 다룬다. 왜냐하면 플라톤의 티마이오스에서 신은 언제나 모든 것을 측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Elephant 中’ 고뇌·흥분·불안·강한 스트레스를 받게 만드는 파장은 감마파 30~50Hz로, 깊은 숙면 0.2-0.3.99Hz, 반수면·졸음 4-7.99Hz, 이완·휴식·명상  8~12.99Hz, 그리고 활동·집중에 13~30Hz 비해 주파수가 월등히 높다.

 

⑤신경펩티드는 중추나 말초 신경세포체에서 생합성되고, 수용체에 작용하여 정보를 전달하여 생체의 생리기능을 조절한다. 신경호르몬처럼 신경세포에서 직접 혈액으로 방출되는 신경펩티드도 있지만 뇌에서 직접 생산된 사례도 흔하다. 엔도르핀이 그 예이며, 엔켈팔린, P물질, 혈관작용장펩티트, 뉴로텐신, 옥시토신, 혈관수축호르몬, 소마토스타틴, 콜레시스토키닌, VIP, 갈라닌, CGRP, 뉴로키닌류, 뉴로메딘류, 그리고 DSIP가 있다.

 

시냅스 개울

 

①맛, ②근육조절, ③피부/관절/정신건강, ④생체아민, 그리고 ⑤신경펩티드와 아데노신 기체형은 모두 ¨앎¨이다. 우리의 매일은 한마디로 늘 새로운 신경물질의 화학작용을 바라는, 즉 늘 새로운 ¨앎¨을 원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그 ¨앎¨의 과정에는 생각나기와 생각하기가 있다. 상상이 생각나기고, 회상이 생각하기다. ¨앎¨은 무엇인가. 결국 ¨아름다움¨이다. 우리는 새로운 ¨아름다움¨을 매순간 숨가쁘게 바라고 원하는 것이다. 상상이 발달한 것도 회상을 통해 더 많은 ¨앎¨을, 더 많은 ¨아름다움¨을 축척하기 위함이다. 빛, 분자 농도, 공기 밀도, 온도, 압력으로 얻는 오감을 완전히 구사하기 위한 ¨삶¨의 ¨앎¨을 향한 열정은 결코 시들지 않는다. ¨삶¨은 결국 ¨앎¨을 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외적인 ¨아름다움¨에 집착하고 있지는 않는가. (매력을 통한 종족번식 때문인가.) 우리는 내적인 ¨아름다움¨에 치중해야 옮지만 정작 너무 오감에만 민감하다. 육체적 중독은 독성 물질에 의해 신체에 무리가 가는 병리 상태를 말하고, 정신적 중독은 향정신성 화학물질이나 알코올, 니코틴, 카페인 같은 망각과 각성을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것이며, 또한 도박, 섹스, 사상에 빠져 거기에 의존하는 뇌기능 장애를 말한다. 여기에 따라오는 오감, 즉 쾌감이나 고양감을 즐기고 싶은 욕망과 갈망 때문이다. 도파민은 쾌락의 신경전달물질인데, 망각과 각성을 통해 중독을 부르는 물질이나 행위 또한 도파민과 같은 변연계 부위 중 쾌락중추 혹은 대뇌 보상회로를 똑같이 자극한다. 단기간의 과도한 자극은 미래를 계획하는 고등사고의 뇌 영역인 mPFC에서 도파민 조절을 어렵게 한다. 도파민의 분비량을 조절하지 못하면 우리는 중독과 금단 현상에 빠지게 된다. 자네는 잘못 관리된 사회에서의 피로와 권태를 대항하기 위해서 칵테일이 필요한 걸세. 여기서는 그 어떤 해독제나 각성제도 사용할 필요가 없지. 자, 그 밖에 달리 자네가 술을 마실 이유라도 있는가? 다른 사람이라 하더라도 별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지 않은데? 이건 자네가 술 마시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경우가 아니니까 하는 말이네만. 왜 마시다니? 자신의 번민을 잊기 위해서 마시는 거지. 월든 투

 

 

 

‘사람의 마음은 세 가지 신경전달물질에 의해 형성된다고 하는데, 그것을 도파민, 옥시도파민(노르아드레날린), 세로토닌(빛의 세로토닌은 운동하게 만들고, 어둠의 멜라토닌은 수면을 유도; 세타파에 빠져 델타파로 렘수면Rem하려면 렘온세포Rem-On가 켜져 노르아드레날린이 줄어들어야 한다. 렘온세포Rem-Off는 노르아드레날린을 만든다.)이라고 한다. 주위를 집중하고 각성할 때 뇌에 노르에피네피린이 분비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거의 분비되지 않아 꿈은 기억되기 힘들다. 도파민(쾌락, 긍정, 성욕, 식욕)에서 옥시도파민(노르아드레날린: 흥분과 불안, 부정, 스트레스)이 만들어지고, 옥시도파민에서 매틸옥시도파민(아드레날린: 흥분과 분노)이 생성된다. 반대로 메틸옥시도파민에서 생성효소인 단백질의 작용으로 도파민과 옥시(산소)도파민이 생성된다. ii 옥시토신은 혈류를 통해 자궁으로 이동하여 출산 과정을 돕고 젖 분비를 유발한다. 대체적으로 젖을 먹이거나, 사람과 접촉하거나,혹은 애무나 섹스를 할 때 분비된다. 옥시토신을 주사하면 타인에 대한 신뢰와 친화적 행동이 강화되고 공감 능력 또한 향상되는데, 성별에 따라 여성에게는 이타적인 행동을 강화하는 반면, 남성에게는 이기적인 행동을 강화한다.  Elephant 中’

 

[참고.인용: 「의식은 언제 탄생하는가」, 마르첼로 마시미니, 줄리오 토노니, 「Fitzgerald's 임상 신경해부학.신경과학」, Estomih Mtui, Gregory Gruener, Peter Dockery, 역자 고석신 외, 「독서신문」 신경전달물질, 「뇌 우주 탐험」, 노성열, 「선과 뇌의 향연」, 제임스 H. 오스틴 i, 「세계를 창조하는 뇌, 뇌를 창조하는 세계」 - 디크 스왑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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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가 되어버린 ‘문학’천재는 소원한 아내와의 절름발이 관계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자신에게 ‘철학’적인 요구를 한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그러나 네루다의 ‘향기 가득한 젖가슴’이나 그의 희열을 부르는 ‘여인의 살구 입술’, ‘피부의 육체, 이끼의, 단호한 육체와 갈증나는 밀크, 그리고 여인의 둔덕의 장미들’ 따위를 모르는 아르튀르 랭보는 전통적인 연애관계에 일침을 가하며 “알다시피 사랑은 재발명되어야만 한다”고 비판한다. (Paul-Marie Verlaine) 그가 재고하는 바는 꽃향기가 전하는 낭만 한 조각과 언덕기슭에 살며시 피어난 몽환적인 안개마냥 출렁이는 꽃가루의 화사함을 말하는 것인가. 당신이 모르는 것, 알 수 없는 것 또는 사람 수가 많든 적든 그들에게 머리를 숙여라. 학교, 교회, 책에서 배운 모든 것을 의심하라. 월트 휘트먼 풀잎 서문비록 그것은 모피를 입은 비너스의 아폴론과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와 사드의 소돔의 120일이 알리는 마조히즘이나 사디즘, 혹 궁극적인 기쁨을 해석하는 카마수트라는 아닐 것이다. 분명 정신적인 교감이 부재한 코케트리coquetterie(교태)와 갈랑트리galanterie(성적 환심)의 결론은 욕망에 이끌리는 교미일 뿐이다. 우리는 나이차를 뛰어넘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을 부러워하거나, 사악하고 교활한 뚜쟁이 라 셀레스티나가 잘못됐다거나, 데이지를 어여뻐하는 위대한 개츠비가 멋있다거나, 인형의 집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는 순종적인 노라가 불쌍하다거나, 더버빌가의 데스의 운명이 슬프다고 젖은 눈가를 쓸어내며 울분을 토로하지만 틀에 박힌 성性을 조롱하며 조지 버나드 쇼의 이상적인 피그말리온을 꿈꾼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감성적이며 정신적인 것6·7을 추구한다면, 남성은 이성적이며 물질적인 것1·2·3·4·5(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들을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여성은 문학에 가까울 것이고, 남성은 철학에 가까울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외모상 남성이나 스스로 여성성이 강하다고 여기며 물질보다 정신이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 혹 외모상 여성이나 스스로 남성성이 강하다고 여기며 정신보다 물질이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에게 종족보존을 강요하며 신의 섭리를 가르치려 한다. 한편 약사는 ‘콘돔’, 질에 삽입하여 정자를 죽이는 ‘살정제’, 배란을 억제하는 ‘경구 피임약’, 그리고 화이자의 ‘비아그라’를 팔고, 의사는 정욕에 물들고 쾌락주의에 찌든 인류에게 ‘낙태’, 수란관 절제 후 클램프로 죄어 난자가 자궁에 이르지 못하게 하는 ‘난관결찰술’, 팔에 삽입하는 임플란트 피임기구 넥스플라논’, 그리고 정관 절제 봉합 후 정자가 요도로 사정할 수 없게 하는 ‘정관절제수술’을 서슴없이 권한다. 그리고 성性을 육체적인 관능으로만 여기어 철학적인 여자와 문학적인 여자의 만남을 페미니스트나 아마존 여전사로 치부하고, 철학적인 남자와 문학적인 남자의 만남을 그리스 철학자와 제자 사이에서나 가능한 전설로 여긴다. 그렇다면 형제는 어울려 축구나 럭비를 할 수 없고 존경하는 분을 사모할 수도 없으며, 자매는 고부간의 갈등과 출산 후 우울증을 누구와도 풀 수 없을 것이다. 라캉의 “자기의 욕망을 양보하지 말라”는 권고를 관능적 즐거움으로만 여기는 포유류, 그러나 그것이 의무인 어류(문어 일부 종과 어류, 많은 곤충, 그리고 다수의 해양벌레는 평생 물리적으로 단 한번의 생식, 즉 단 한번의 사랑을 한다. i)와 지적인 유희를 즐기는 조류, 꽃향기를 쫓는 나비, 또는 자가 수정을 하거나 자웅동체인 무성생식 생명체도 있다는 것을 인류는 인지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미겔 데 우나무노가 적은 사랑과 교육에서처럼 인 성분을 뇌에 촉진하기 위해 더 많은 강남콩을 섭취하고, 공격적인 본성의 자극을 피하기 위해 임신기간 육식을 삼가하며, 태아를 위해 그림을 그리고 오페라를 강요하여야만 하는가. 아니면 콤플렉스에 빠져 에밀Émile, ou De l'éducation을 적은 루소처럼 자식들을 모두 고아원으로 보내야 하는가. 릴케는 “두 사람의 것이라고 보이는 그것은 사실 홀로 따로따로 있어야만 비로소 충분히 전개되어 마침내는 완성될 수 있는 것이기에” 사랑에 빠질수록 오로지 혼자가 되라고 조언한다. 그래서 장미에게 가시가 있던 것인가. 그러나 루살로메(작가)는 철학자(작품에 나타난 니체, 1894년), 시인(하얀 길 위에 릴케, 1928년), 과학자(프로이트에 대한 나의 감사, 1931년) 모두에게 자신의 향기를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 그렇다면 친형 리카르도와 자신의 애인 알렉산드라의 정사를 바라보는 파리넬리와 꽃잎이 휘날리는 무대 위에서 ‘울게하소서’를 부르는 카스트라토를 측은하게 바라보는 알렉산드라의 관계를 계약결혼에 동의하는 보부아르(작가)는 과연 질투했을까. “이미 말했듯이 사람들에 대한 당신의 감정은 질투하지 않아요. 하지만 당신에 대한 사람들의 감정은 질투가 나요. 사실 반다는 신경 쓰이지 않아요. 그녀의 작은 정신 속에서 당신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는 아주 다른, 특이한 존재일 뿐이니까요. 하지만 비넨펠트는 나를 초조하게 만들어요. 그녀는 당신에 대해 더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고, 너무 불안한데다 자만해 하면서 당신에 대한 사랑을 이론화하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그 사랑은 자체로 확실한 폭력성을 갖고 있어요. 당신이 곁에 있을 때는 우리의 사랑이 가장 진실하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지요. 하지만 멀리서 당신이 다른 마음을 좇는 것을 보는 것은 괴로워요. 사르트르(철학자)에게 쓴 편지” 여자의 일생은 결국 모파상의 잔느에 불과한가. 민주주의가 말했다, 우리는 벌과 개미의 전제군주제 생태계에서 정의(just: 간신히·가까스로, -ify: 하게 하다, -ice: 상태·성질·행위)를 발견하지 못했다. [참고.인용: 생명의 원리」 i, 여성에 대하여, 그리고 성, 사랑, 결혼에 관한 3부작」, 드니 디느로, 사랑의 급진성 - 스레츠코 호르바트, 성 생명 우주」, 조현수]

 

철학 + 문학 → 플라토닉 

철학 + 철학 → 테스토스테론 문제? 

문학 + 문학 → 에스트론 문제? 

철학 : 문학 + 문학 : 철학 → 현 인류의 정석, 그레고어 멘델의 법칙

철학 + 섹스 → 소크라테스

문학 + 섹스 → 톨스토이 

섹스 + 섹스 → 정념에 사로잡힌 퇴폐 향락적 소돔과 고모라

 

Marc Chagall - Romeo et Juliette 1964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디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생물심리학

 

• 남자와 여자의 마음은 다르게 작용하기 때문에 남자는 부정기분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대신 긍정기분을 잘 기억하고, 여자는 부정감정을 잘 기억하지만 긍정감정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i 
• 여자는 외부정보에 대한 인식심리로 발생하는 감각정보의 기분보다는 감정이 중요하고, 남자는 감각정보의 기분이 감정보다 중요하게 작용한다. i

• 남자는 기분이 작용하기 때문에 현재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미래의 행복감정을 추구하지만, 여자는 감정이 작용하기 때문에 현재의 행복감정을 추구한다. 여자는 현재에서 의미를 갖고 행복을 느껴야만 미래행복인 가치를 추구하게 된다. 하지만 여자는 대부분 현재가 행복하면 굳이 미래의 행복을 추구하지 않고 현재의 행복과 편안함을 유지한다. i
• 남자는 경제적 가치, 관계적 가치, 사회적 가치에 열정을 가지고 미래행복을 추구하며 인생의 행복을 목표로 살지만, 여자는 사랑의 감정으로 현재행복을 추구하며 삶의 의미를 갖는다. i  
• 남자는 기분의 마음에너지가 작용하여 스트레스를 제거하려 하고 (부정기분), 여자는 감정의 마음에너지가 작용하여 스트레스로 인한 상처를 치료하려 한다 (부정감정). i

• 남자는 건강하면 존재의 가치를 추구하며, 나는 누구인가와 같은 존재의 의미인 마음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남자는 지적욕구가 생기면 경험을 많이 쌓거나 공부를 하지만 지적욕구에 의해 생긴 기억이 마음이라 생각하고 마음에서 느끼는 존재의 의미가 무엇인지 모른다. 그리하여 경제적 가치, 관계적 가치, 사회적 가치 등과 같은 목표들을 이루고 나서야 삶의 의미나 존재의 의미를 찾으려고 하지만 감정은 기억하지 않고 사실만 기억하기 때문에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존재의 의미를 찾지 못한다. 한편 여자는 건강해지고 난 후에야 마음의 의미를 추구하며 마음이 중요하기 때문에 행복한 감정을 만들려고 한다. 여자는 존재의 의미를 만들지 않으면 지적욕구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마음이 안정되고 행복의 감정을 느낀 후에야 지적욕구가 생긴다. 남자는 존재의 의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존재의 가치를 추구하고, 여자는 존재의 의미를 느껴야 존재의 가치를 추구할 수 있다. 그래서 남자는 인생의 가치를 추구하고, 여자는 삶의 의미를 갖고 인생의 가치를 추구한다. 따라서 의미와 가치를 모두 추구하는 여자가 중요하고, 보호되어야 한다. 남자는 가치밖에 모르지만 여자는 의미와 가치를 모두 알기 때문이다. 또한, 여자는 의미가 붕괴되면 가치도 함께 붕괴되기 때문에 여자의 마음에 문제가 발생하면 남자의 가치도 문제가 발생한다. i

•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을 만들어내는 감각기관이 받아들이는 정보를 감각정보라고 하는데, 남자는 감각정보가 미래행복을 추구하고 재미와 즐거움같은 긍정기분을 유발하는 것을 선호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 느낌정보로 전환하는 것을 제거한다. 반면 여자는 느낌정보가 현재행복과 맞는 것이 중요하고, 유입된 감각정보가 마음유전자에 의해 무의식인 습관으로 처리된다. 그리고 여자는 이 느낌정보가 현재행복을 추구하는 동시 긍정감정을 유발하여 부정감정을 치료하여 무감정으로 전환되는 것을 선호한다. 따라서 남자가 커피를 마시는 이유가 단순히 커피향과 카페인 섭취라면, 여자가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커피를 마시므로써 현재의 행복을 바라고 대인관계에서 얻은 상처를 치료하여 무감정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남녀 간의 스킨쉽도 남성과 여성은 서로 다른 것을 선호한다. 감정정보로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여자에게 발생하고, 감각정보를 만드는 것은 남자에게 발생한다. 남자는 감정정보보다는 감각정보에 의하여 열정의 마음에너지가 발생하고, 여자는 감각정보보다는 감정정보에 의하여 사랑의 마음에너지가 발생한다. 다만 여자는 감각정보가 없다거나, 남자는 감정정보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비교되지 않을 만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서 없다고 하는 것이다.” i

남자의 심리치료는 여자와 다르다. 상처받은 남자에게는 존재의 이유를 알려주고 인생의 새로운 이유와 새목표를 알려주어야 한다. 하지만 여자의 경우는 매우 복잡하다. “여자는 특정한 사실과 함께 상처의 감정을 기억하고 있다. 기억하고 있는 사실은 여자가 살아왔던 삶과 인생이다. 그런데 태어나서 현재까지 삶과 인생의 사실별로 상처를 기억하고 살아간다. 그런데 남자는 사실만 기억하고 있다. 따라서 여자는 심리치료보다는 상처치료를 먼저 해야 한다. 상처치료를 하는 의미는 아프고 고통스러운 상처의 감정을 무감정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시점에 편안해지면 사실을 기억하더라도 기분은 나쁘지만 아프고 힘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상처치료이다. 상처치료를 하고 난 후에는 심리치료를 해야 한다. 무감정인 상태에서 사실이 기억났는데 기분이 나빠지는 것은 스트레스이다. 여자는 스트레스를 상처로 만들어서 기억한다. 그래서 심리치료를 하는 동안 상처치료는 지속해야 한다. 심리치료를 하는 동안에 무감정인 상태를 계속 유지하면서 무의식에서 스트레스를 제거하여 상처를 만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심리치료이다. 상처치료를 지속하면서 심리치료를 지속하면 일정 기간이 지나면서 행복감정으로 기억하게 된다. 상처의 감정 대신 행복감정이 형성되면 태어나서 현재까지의 모든 사실과 연결된 감정이 행복감정으로 변화하게 된다. 이것이 만들어지면 앞으로는 상처치료와 심리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그래서 여자에게는 상처치료와 심리치료의 과정을 한번 하고 나면, 그 기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태어나서부터 현재 또는 미래의 삶과 인생이 모두 행복감정으로 변화한다.” i

스킨쉽을 통해 남녀가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은 행복이지만, 남자는 기분이 목적이라면 여자는 감정이 목적이다. 여자의 리비도libido는 행복의 감정 또는 사랑의 감정을 회복하려는 욕구이지만, 남자의 리비도는 성정보를 통해 오직 기분을 자각하기 위한 욕구다. 남성사회는 모두 서열로 이루어져 있고, 대부분의 남성은 물질보다는 성욕을 서로에게 과시하고 경쟁하며 이것을 인생의 최고 가치로 여긴다. 하지만 여성은 마음의 욕구에 의해 마음을 치료하기 위해 스킨쉽을 이용한다. 남자에게 인생의 목적은 오감을 통한 ¨아름다움¨이고, 오감에 의해 확인된 ¨아름다움¨은 남성사회에서 최고로 여기는 성정보다. 하지만 남성의 오감은 반복되는 동일한 정보에 피로를 느끼며 식상하기 마련이고, 남성은 새로운 성정보를 얻기 위해 다시 노력philandering한다. 여성은 익숙한 성정보, 편안한 성정보, 아는 성정보 등만 받아들이는 반면, 남성은 자신에게 이미 있는 성정보는 받아들이지 않고 언제나 새로운 성정보를 원한다. 이것을 쿨리지 효과Coolidge effect라고 한다. 여기서 남성이 간과한 것은 사회적 약속monogamy인 도덕과 계율이다. 이같은 남성의 태도때문에 여성은 상처를 받는다. 궁극적인 상처의 원인은 의식주 불안이다. i

 여성에게 사랑의 감정이 생기면 상처가 치료되므로 육체적 사랑은 불필요하다. 사랑을 확인하고 사랑의 감정을 얻어야하는 육체적 사랑의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은 육체적 사랑이 가끔 한번이면 충분하다고 느끼거나 평생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여성이 육체적 사랑과 초콜릿에서 느끼는 행복은 동일하다고 한다.  i

 

 [참고.인용: 「성 마음 이론, 김범영 i] 

 

Birth of Venus - Sandro Botticelli 1483, "거대한 우라노스가 밤을 끌어올리며 다가와 사랑을 바라고 사방으로 뻗으며 가이아 위에 자신을 펼치자, 그의 아들이 매복처에서 왼손을 내밀며 오른손에 쥐고 있던 길고 이빨이 날카로운 거대한 낫으로 친아버지의 남근을 재빨리 자르더니 아무 데나 날아가라고 등 뒤로 던져버렸다. 그러나 그것이 무익하게 그의 손을 떠난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거기서 떨어지는 핏방울들을 가이아가 모두 받아 해가 다 차자 강력한 복수의 여신들과, 무구들을 번쩍이며 손에 긴 창을 든 거대한 기가스들과, 끝없는 대지 위에서 멜리아들이라고 불리는 요정들을 낳았기 때문이다. 한편 남근은 처음에 크로노스가 아다마스의 낫으로 잘라 그것을 육지에서 파도치는 바닷속으로 던지자 오랫동안 그렇게 파도 위를 떠다녔다. 그러다가 그 주위로 불사의 살점에서 흰 거품이 일더니 그 안에서 한 소녀가 자라났다. 그녀는 처음에 신성한 퀴테라로 다가갔다가 그 뒤 그곳으로부터 바닷물로 둘러싸인 퀴프로스로 갔다. 그리하여 존경스럽고 아리따운 한 여신이 밖으로 걸어 나오니, 그녀의 날씬한 발밑에서는 사방으로 풀이 자라기 시작했다. 그녀를 신들과 인간들이 아프로디테Venus(거품에서 생겨난 여신이자 고운 화관의 퀴테레이아)라고 부르는 것은 그녀가 거품에서 자랐기 때문이고, 퀴테레이아라고 부르는 것은 그녀가 퀴테라로 다가갔기 때문이며, 퀴프로스 출신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녀가 파도에 둘러싸인 퀴프로스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며, 남근을 좋아한다고 부르는 것은 그녀가 남근에서 출현했기 때문이다. 에로스와 아름다운 애욕이 그녀가 태어날 때 배석했고, 그녀가 신들의 종족에게 갈 때 배행했다. 그리고 이것이 인간들과 불사신들 사이에서 처음부터 그녀의 몫으로 정해진 명예였으니, 소녀들의 밀어, 미소, 속임수, 달콤한 쾌락, 애정, 상냥함이 그것이다. 신들의 계보"

그리스적인 청명한 관능성이야말로 내게 있어서 어떠한 고통도 없는 완전한 기쁨, 내 삶을 통해 내가 실현하고픈 이상이에요. 기독교가 설교하는 사랑 같은 건 난 믿지 않아요. 나를 봐요. 이단보다도 더 지독한 존재인 이 이교도를... 모피를 입은 비너스

 

제1의 성 ∧ 제 2의 성 ∩ Le Premier Sexe ∨ Le Deuxième Sexe

 

• 에이섹슈얼: 성적 끌림이나 성적 행위를 느끼지 못하는 무성애자. 칸트
• 그레이에이섹슈얼/그레이섹슈얼: 성적 끌림을 거의 경험하는 않는 경우.
• 콰(이)섹슈얼/WTF섹슈얼: 플라토닉 끌림과 섹슈얼 끌림을 구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
• 데미섹슈얼: 강한 감정적 친밀감을 느껴야 성적으로 끌리는 경우.
• 헤테로섹슈얼: 이성에게 성적으로 끌리는 경우. 
• 호모섹슈얼: 동성에게만 성적으로 끌리는 경우.
• 프레이섹슈얼: 낮선사람에게 성적으로 끌리고 그 대상을 알고난 후에는 관심이 없어지는 경우.
• 리시프로섹슈얼: 상대가 자신에게 성적 끌림을 느낄 때만 성적 끌림이 생기는 경우.
• 아코이섹슈얼/리쓰섹슈얼: 성적으로 끌리지만 상대와 소통하지 않는 경우.
• 쿠피오섹슈얼: 성적으로 끌리지 않지만 성관계를 맺고 싶은 경우.
• 오토코리섹슈얼: 대상에 의해 성적으로 흥분할 때가 있으나 성적 끌림은 느끼지 않는 경우.
• 오토모노섹슈얼: 자기 자신에게 성적끌림을 느끼는 경우. 나르키소스

 

• ♂ 전희와 ‘기분’에 의해 음경 안쪽의 음경해면체에 혈액이 모이고 혈액을 배출하는 정맥이 조절되어 내부압이 상승하면서 음경이 팽창한다. ♀ ‘감정’에 의해 질액이 분비되고 동맥에 혈액이 몰려 클리토리스가 단단해지며, 자궁경부는 크게 부풀어 오르며 맥동이 요동친다. → 합일시 질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음경의 사정을 유도한다. i 

• ♂♀, ♂♂, ♀♀ 모두 ¨쾌¨快다. 사정과 오르가즘시 도파민과 베타 엔돌핀이 대량으로 분비되고, 자율신경계가 활성화되어 핼액순환과 호르몬 분비와 내장의 활동이 활발新陳代謝해지며, 엔돌핀은 인체를 쇼크로부터 보호한다. 하지만 ♀♀, ♂♂는 생식과 해부학적 진화를 거스르며 종교와 문화에 의의를 제기한다.

 정신분석학에서는 동성애가 진화론적으로 비정상적인 학습의 결과이며, 아동기의 발달장애인 유치증(phychosexual infantism) 때문에 성인이 동성애자가 되었다고 본다. 프로이트 학파들은 유치증 경험을 흔히 구순기나 남근기의 고착으로 설명한다. 구순기에 고착된 남성 동성애자가 다른 남성에게 끌리는 이유는 그의 남근이 여성의 유방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 반면 남근이 없는 여성 생식기를 볼 때마다 거세불안이 심해진다. 그러므로 그는 거세불안을 생각나지 않게 하는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가져야만 한다.” ii

•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Human Immunodeficiency Virus)란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 Acquired immunodeficiency syndrome)을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를 말하며, AIDS는 HIV가 침입하여 면역기능이 저하되어 여러 가지 감염증이나 질환에 걸린 것을 말한다. AIDS는 성행위 중 혈액, 정액, 그리고 질액을 통해 감염되며, 침팬지를 통해 인간에게 옮겨지게 되었다. 

• 성폭행의 근본적인 원인은 남성에게 ‘기분’이 중요하기 때문이고, 근저에 깔려 있는 마초문화의 이유도 있다. 사디즘의 원조인 사드가 말했듯 ‘약자에게 힘을 남용할 때 맛보는 전제와 지배라는 무상의 기쁨’, 즉 ¨쾌¨ 때문일 것이다. 또한 성적 행동에 대한 지나친 탐닉인 ‘성 의존증’과 같은 정신 질환의 문제도 있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만 분비되는 호르몬이 아니며, 에스트로겐이나 프로게스테론도 여성만 분비하는 호르몬이 아니다. 또 이들이 고환이나 난소에서만 분비되는 것도 아니다. 흔히 호르몬 생성의 상대적 비율 때문에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여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을 남성 호르몬이라고 부르지만, 남녀 모두 이들을 생성한다. 고환은 에스트로겐보다 테스토스테론, 난소는 테스토스테론보다 에스트로겐을 더 많이 생성할 뿐이다.” ii
남성 호르몬은 대부분 테스토스테론이지만, 안드로스테론(androsteron)도 있다. 또 남성 호르몬들을 안드로겐으로 통칭한다. 남성은 대부분의 안드로겐을 고환에서 생성하며, 전체의 약 5%는 부신에서 생성한다. 남성은 보통 하루에 6~8mg 정도, 여성은 난소와 부신에서 소량(하루 0.5mg 정도)의 안드로겐을 생성한다. 사람의 경우 성욕은 사회문화 및 심리적 환경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안드로겐은 남녀 모두에게 성욕을 결정하는 주요한 인자로 작용한다. 즉 안드로겐 수준 고저에 따라 성적 관심의 고저도 달라지는데, 남성의 경우 그 양이 너무 적으면 발기가 어려워진다. 또 폐경을 겪고 있는 여성에게 안드로겐을 주입하면 성적 환상이나 흥분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나타난다.” ii
에스트로겐은 난소, 고환, 태반, 부신에서 분비된다. 사람에게서 분비되는 세 종류의 에스트로겐 중에서 에스트라디올(estradiol)이 가장 양이 많고 영향력이 크다. 에스트로겐의 역할로 여성은 출생 당시 약 40만 개의 난자세포가 들어 있는 난소에서 평생 400개 정도의 난자 세포를 성숙시킨다. 또 에스트로겐은 여성의 질이나 피부의 탄력성과 윤활 작용 및 유방의 조직과 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ii
또 프로게스틴(progestins)은 자궁 환경을 임신에 대비시키는 호르몬의 통칭이다. 프로게스틴의 대부분은 난소의 황체(corpus luteum)에서 생성되는 프로게스테론이다. 일반적으로 프로게스틴의 효과는 에스트로겐의 활동에 달려 있기 때문에 여성에게서 결정적이다. 프로게스테론은 배란 이후 경부점액(cervical mucus)을 감소시키며, 임신이 가능한 자궁 환경을 만들기 위해 자궁 내막을 두껍게 한다. 에스트로겐처럼 프로게스테론도 과다 분비되면 성욕이 억제된다. 그 외 성호르몬으로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프로락틴(prolactin)과 옥시토신(oxytocin)이 있다. 프로락틴은 기본적으로 유방에서의 젖 생산을 자극하지만, 그 수준이 너무 높으면 성기능을 저하시킨다. 생리 현상이 불규칙적이거나 불임 여성 또는 발기부전을 보이는 남성에게서 프로락틴 수준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편이다. 또 옥시토신은 아이가 젖을 빨 때 유방에서 유두로 젖을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하며, 역시 출산 과정에서 자궁의 강한 수축 반응을 유도한다.” ii

 척수는 목 부위(경추, cervical), 몸통 부위(흉추, thoracic), 허리 부위(요추, lumbar) 및 바닥 부위(천추, sacral)로 구분해 부른다. 남성의 성 반응에서 성기로부터 척수 부위까지 전달되는 두 가지 신경이 중요한다. 하나는 외음부신경(pudendal nerve)으로, 성기 외부로부터의 감각을 천추의 둘째에서 넷째 신경 부위(S2~S4)까지 전달하는 신경이다. 다른 하나는 골반신경(pelvic nerve)으로, 성기 내부의 성적 긴장을 중계하는 부교감신경이다. 성기를 자극하면 S2에서 S4 부위로부터 부교감신경계에 의하여 전해진 반사 반응, 곧 발기가 나타난다. 발기는 역시 흉추의 첫째 신경(T1)에서 요추의 둘째 신경(L2)까지의 교감신경계의 영향을 받는다. 물론 척수 내에 존재하는 반사중추가 이러한 성 반응을 두뇌까지 중계하고 전달하므로 불수의적 반사는 특정한 경험이나 정서 상태에 의해 수정될 수 있다. 정액 사출에 수반되는 반응도 역시 척수의 두 곳에 있다. 사정의 첫 단계로 정소에서의 정액 방출(seminal emission)은 척수의 교감신경계 영역, 즉 T1부터 L2까지 영향을 받는다. 둘째 단계는 정소에서 이미 방출된 정액을 성기 밖으로 내보는 일(expulsion)인데, 이는 S2부터 S4까지의 영역에서 관장한다. 척수 하단에 위치한 발기 및 사정반사의 중추가 손상되면 흔히 허리 하단 부위가 마비된 자나 목의 하단 부위가 마비된 자처럼 발기, 사정이나 오르가슴의 경험이 불가능해진다.” ii

 

[참고.인용: 「인간의 사랑과 성」, 에릭 번 i, 「성과 윤리」, 우도 슈클렝크, 성 생명 우주」, 조현수,  성 문화와 심리」, 윤가현, 양동옥 ii, 위키백과]

 

월하정인 - 신윤복 1793, 월침침야삼경 양인심사양인지(月沈沈夜三更 兩人心事兩人知), '달빛이 침침한 한밤중에, 두 사람의 마음은 두 사람만이 안다.'

오, 귀족 집 따님이여 샌들 속의 그대의 발은 어여쁘기도 하구려. 그대의 둥근 허벅지는 목걸이처럼 예술가의 작품이라오. 그대의 배꼽은 동그란 잔 향긋한 술이 떨어지지 않으리라. 그대의 배는 나리꽃으로 들린 밀 더미. 그대의 두 젖가슴은 한 쌍의 젊은 사슴, 쌍둥이 노루 같다오. 그대의 목은 상아 탑, 그대의 두 눈은 헤스본의 밧 라삠 성문 가에 있는 못, 그대의 코는 다마스쿠스 쪽을 살피는 레바논 탑과 같구려. 그대의 머리는 카르멜산 같고 그대의 드리워진 머리채는 자홍 실 같아 임금이 그 머리 단에 사로잡히고 말았다오. 정녕 아름답고 사랑스럽구려. 오, 사랑, 환희의 여인이여! 그대의 키는 야자나무 같고 그대의 젖가슴은 야자송이 같구려. 그래서 나는 말하였다오. ‘나 야자나무에 올라 그 꽃송이를 붙잡으리라. 그대의 젖가슴은 포도송이. 그대 코의 숨결은 사과, 그대의 입은 좋은 포도주 같아라.’ / 그래요, 나는 나의 여인에게 곧바로 흘러가는, 잠자는 이들의 입술로 흘러드는 포도주랍니다. 나는 내 연인의 것 그이는 나를 원한답니다. 오셔요, 나의 여인이여 우리 함께 들로 나가요. 시골에서 밤을 지내요. 아침 일찍 포도밭으로 나가 포도나무 꽃이 피었는 지 꽃망울이 열렸는지 석류나무 꽃이 망울졌는지 우리 보아요. 거기에서 나의 사랑을 당신에게 바치겠어요. 합환채는 향기를 내뿜고 우리 문간에는 온갖 맞깔스러운 과일들이 있는데 햇것도 있고 묵은 것도 있어요. 나의 연인이여 이 모두 내가 당신을 위하여 간직해온 것이랍니다. 아가서 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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