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辰 - 大暑⸻VII

2024. 7. 17. 08:31 from 六十干支

 

大暑의 日常

 

안개의 기습에 얼룩진 새벽은 혼조에 빠지고 아침을 표류하는 루시다의 여명으로 노곤한 삶은 비몽사몽간 깨어났으며, 하늘을 관통하는 권운과 일조에 출영나온 고적운이 색다른 새날을 기약한다. 계절의 혈관에 여름이 채워지고, 온아우미하던 한나절 뒤 새파란 무더위가 한 여름밤의 환상을 기대한다. 그리도 격한 날숨을 토해내는 태양은 뜨거운 열기로 대지를 끌어 당기고, 그러한 야생은 짙은 녹음으로 무성하기만 한 하오下午. 질서 있는 평화에 다시금 들썩이는 혼돈이 스며들고, 헝크러진 무상한 일상에 삶은 또 한 번 곧게 뻗은 희열과 환희를 거칠게 쫓아간다. 혼란조차 사치스런 덧없음에 틈바귀로 비춰오는 볕뉘로 생기 없는 시선은 미혹되고, 쇼윈도에 투영되는 겸연쩍은 초라함에 삶은 살아 있음을 그토록 조롱한다. 그리고 우린 쏘다녔지, 터진 주머니에 손 집어넣고 짤막한 티는 관념적이게 되었지. 우리의 단벌 바지에는 커다란 구멍이 났었지, 한발을 가슴 가까이 올린 채 터진 운동화의 끈을 가야금 타듯 잡아당기면서! 나의 방랑 생활 오마주 

 

사슬 맬 수 없는 영원한 정신, 자유여! 너는 지하 감옥에서도 환히 밝도다. 그곳에서 네가 머물 곳은 뜨거운 열정, 사랑만이 속박할 수 있는 열정이어라. 시온⸻너의 감옥은 성스러운 곳. 너의 슬픈 바닥은 제단. 바로 그이의 발자국이 닳아 너의 찬 포석이 잔디인 양 자국이 날 때까지. 보니바루가 밟았다. 누구도 이 흔적을 지우지 말라. 그것들은 폭군으로부터 신에게까지 호소하나니. 바이런

 

“인생은 빈 술잔, 카펫 깔지 않은 층계, 사월은 천치와 같이 중얼거리고 꽃 뿌리며 온다. 피천득

↘ 봄이 언제나 한결같이 아름답다고? 확실해? 

아침에 눈을 뜨면 세상은 나비 한 마리로 내게 날아온다. 내가 삶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너에 대한 그리움 때문. 지구가 나비 한 마리를 감추고 있듯이 세상이 내게서 너를 감추고 있기 때문. 류시화

↘ 그리도 추앙하던 지나간 봄날에게 미련보다는 환멸을 느낀다면?

내가 인제 나비같이 죽겠기로 나비같이 날라 왔다. 검정 비단 네 옷 가에 앉았다가 창窓 훤 하니 날라 간다. 정지용

가을에는 겸허한 모국어로 기도하라는 말이야?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김현승

휴가로부터의 피서가 끝나면 자유로이 바캉스vacancy를 떠날 수 있다는 거지? 

“글쎄요. 정말 사랑한다면 그런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외형적인 집은 문제가 안된다고 봐요.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서로의 마음이 제일 좋은 집이 잖아요. 겨울연가

↘ 말복末伏같은 너의 일구一句에 구씨는 이열치열以熱治熱로 굴복된다. 확실히, 伏날이 왔다. 

눈이 날린다, 눈이 날린다, 온 누리에 끝없이 눈이 내린다. 촛불이 타오른다. 책상 위에서 촛불이 타오른다. 눈보라가 유리창에 부딪쳐 활과 화살 무늬를 새긴다. 닥터 지바고

가난한 네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겨울밤에 푹♪ 푹♪ 눈雪이 나리겠군. 사랑할 수 없는 이유가 있을까, 이렇게 눈目앞에 있는데도. 확실히 눈은 푹♪ 푹♪ 날리고 너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나 마시겠지. 눈淚이 푹 푹 쌓이는 밤, 은빛 당나귀 플라테로와 너산골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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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efresh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