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에는 6가지 물질이 존재한다. 우리에게 물질이란 무엇인가. 이 중 소금은 이미 청자가 충분히 인지하였으리라 믿는다. 나머지는 모래, 철, 구리, 석유, 그리고 리튬이다. 우리는 모래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렇다. 우리는 “한 알의 모래 속에서 우주를 본다.” 모래 속에는 실리카와 석회가 들어있어 나트론을 더하면 소다석회유리를 만들 수 있다. 유리의 구조는 다채로워서 분자 수준에서의 원자들은 비결정 고체이자 과냉각 액체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주를,하고 누군가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바로 허블과 제임스 웹에 유리를 탑제해 우리는 머나먼 우주를 관찰한다. 소금과 향신료로 끼니를 때운 우리는 몰려오는 식곤증을 달래기 위해 87%에 달하는 시각을 충족시키고자 한다. 직장인들에게는 ‘Glass floor’가 NGC6302 나비성운보다 더 중요하겠지만, 우리의 선조들을 포함해 대부분의 지성들은 두 눈 앞에 존재하지만 쉽게 다가갈 수 없은 소행성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기울인다. 그럼 혹자는 설탕유리는 유리가 아니란 말인가, 1000도 이상의 고열로 가열해야 하는 유리가 과연 투명한 플라스틱보다 더 가성비가 좋을까하고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설탕의 다양한 용도에도 불구하고 유리를 사용해 빠른 인터넷을 제공하는 광섬유 또한 지적하지 않을 수 없겠다. IDM의 경우 웨이퍼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선 초순수 실리콘이 필요한데, 세계에서 유일하게 순도가 높은 석영암을 채굴할 수 있는 곳이 노스캐롤라이나 스프루스파인이다. 따라서 기술력과 노동력을 모두 갖춘다 하여도, 반드시 축복받은 모래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이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제2의 향신료 전쟁을 설명하기도 한다. TSMC나 삼성이 제아무리 반도체를 만들고 싶어도 ASML의 극자외선 기계가 없으면 아무 소용없고, 아무리 ASML이 기계를 만들고 싶어도 Ziess가 특수렌즈를 특별한 모래로 가공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일상에 사용하는 거의 모든 기계장치에 필수인 15개의 희토류 원소를 품은 모래알은 말할 것도 없다. 희귀 원소라는 의미의 희토류는 중국이 가장 많고, 최근 노르웨이와 미국에서 대량 발견됐다. 석유는 말할 것도 없이 ‘Seven Sisters’와 신화를 공유해 왔고, 철과 구리는 산업혁명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단골 메뉴다. 모두는 우리가 뽑은 리더가 국내정세에 더 많은 관심을 갖여주길 바라지만, 국민에게 합리적인 생필품을 제공하기 위해선 국제적인 치킨게임이 불가피하다. 리튬같은 경우 우리가 사용하는 다양한 베터리에 사용된다. 이온과 리튬을 같이 사용하는 경우, 우리는 베터리를 재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탐욕스러운 추구에 시간과 공간은 사라진다. “그것은 이렇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모두가 우주에서 물질이 사라지면 오로지 시간과 공간만 남으리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시간과 공간도 물질과 함께 사라져버립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지난 세기동안 인류가 퍼올린 물질은 6조 7429억톤으로 그 중 인류가 만들어낸 모든 사물은 1조 1100억톤이다. 따라서 우리는 필요 이상의 흙, 모래, 암석을 채굴해 아무렇게나 방치하고 있다는 말이다. 예를들어 우리가 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남은 음식을 포함하지 않은 쓰레기로 전체의 5/6 정도를 버린다는 뜻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활발한 퇴적물 생태계에서 모래를 퍼올릴 경우 야생동물이나 미생물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은 물론, 강이나 해안가 주위에 침식을 유도한다. 만약 우리가 중요한 설계나 자원을 위해 모래를 파헤쳐야 한다면 아마도 화석 퇴적층이 답이 아닐까 싶다. 그러므로 우리는 유명한 해변을 위해 수천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모래를 퍼나르는 것과 퇴적층에서 퍼올린 석유로 이동하는 비행기를 타고 그곳으로 여행하는 것 중 무엇이 더 가성비가 좋고 환경에 기여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또한 공실률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대도시의 건출물들에 사용되는 시멘트는 항공업과 산림파괴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인지해야 한다. 좋다. ‘창조주, 혹은 설계자가 주신 물질을 왜 마음 편히 쓰지 못하게 하나. 설마 창조주가 그것까지 계산하지 않았을까’,라고 묻는가. 그렇다면 윌리엄 브레이크는 19세기를 살았던 사람인데 과연 우리는 지난 200년 동안 무엇을 했나. 문제는 재료의 용도를 현명하게 사용하는 것일까. 당신이 100만불을 가지고 라스베가스에 가서 한판에 50만불을 잃었다고 가정하자. 당신은 자신의 남은 전재산을 곧바로 다음판에 모두 걸겠는가. 만약 당신이 그것을 실행에 옮긴다하여도 아마 주위 친구들 모두 당신을 정신없이 뜯어 말릴 것이다. 그게 바로 지금 인류에 주어진 숙제다.





Posted by trefresh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