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辰 - 大暑⸻X

2024. 7. 25. 08:12 from 六十干支

 

「느리게 산다는 것 Du bon usage de la lenteur」, 서두르지 않는 삶이란 무엇인가. 슬로우 푸드와 패스트 푸드의 차이점은 우리가 음식을 대하는 태도다. 인류의 첫 패스트 푸드가 금단의 열매 善惡果였다는 사실 따위는 거두절미하고, 우리의 식습관에 대해 생각해 본다. 분주한 도시의 거리를 잠깐동안 걷는 사이 우리는 몇개의 식당을 발견할까. 소크라테스는 사람은 먹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먹는 것이라 주장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 아니 우리가 살아야 하는 이유란. 슬로우 푸드 운동을 주장한 사바란은 “사람은 기뻐할 권리가 있다”,라고 말한다. 감각의 1%에 불과한 미각을 만족시키려는 셰프 主將가 만드는 Gourmet Food란 ‘맛있는 음식’이다. 미 美는 아름다울 미이자 맛있다 미 혹은 뛰어나다 미이기도 하다. 식객, 혹 미식가는 뛰어난 음식 전문가로 미각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는 자다. ‘나는 과학·의학·법학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싶다’,라고 말하는가. 음식으로 못고친 병은 의사도 못고친다고 하는데, 우리의 목표가 ¨아름다움¨이라면 인생이라는 긴 여정을 느리게 즐기면서 ¨아름답고¨ 뛰어난 음식, 즉 좋은 식습관을 ¨아름답게¨ 유지해야 할 것이다. 초조반, 조반(수라상), 낮것상, 석반(수라상), 그리고 야참, “대궐에서 왕족의 식사는 고래로 하루 다섯 번이다. 「영조실록」” 향신료, 측우기, 혼천의, 수표, 그리고 종묘제례악.

 

「이삭 줍는 여인들」, 장프랑수아 밀레, 1857, 유화, 오르세 미술관

 

“우리에게는 매 순간 우주의 상태를 계산해내는 전자기계보다 율리시스나 몽테뉴 혹은 라블레의 탁월함, 즉 ‘칼로스카가토스(아름다움과 선함을 갖춘 성숙한 인격체)’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느리게 산다는 것」”  
↘ 칼로스카가토스, 그러니까 남자다운 행동의 최고 이상형은 뭘까. 
“네 멋대로 해라. 「가르강튀아」, 라블레” 
運勢 7.25. 복지부동 伏地不動이라는데, 노동은 힘들어 이제는 ‘땅에 엎드려 움직이지 아니하고’ 팀쉘 Timshel을 외치련다.

잉여가치 Mehrwert냐, 사보타주 Sabotage냐, 그것이 문제로다. 격노한 큐피드의 납-화살과 물맷돌을 마음 속으로 견뎌내는 것이 더 고귀한가, 아니면 무기 食刀를 들고 곤경의 바다에 맞서, 끝을 내느 것이 더 고귀한가. 「햄릿」” 

¨알아가고¨, ¨아름다울¨, 우리 생애의 목표는 죽음이다. 수상록」, 몽테뉴

죽는 것은, 잠드는 것. 잠이 들면 꿈을 꾼다. 그것이 곤란하구나! 죽음의 잠에서, 어떤 꿈이 올지 모르기에. 「햄릿」”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 노랑나비, 흰나비, 춤을 추며 오너라, 봄바람에.”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J'ai mal à l'autre.사랑의 단상」, 롤랑 바르트”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공무도하가 公無渡河歌” , 여름이 되어 강물이 범람해 버렸오. 인투 더 와일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는 건 기적이야. 어린왕자

네가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할 거야. 어린왕자

“글쎄, 나비들과 친해지려면 두세마리의 애벌레는 견뎌야 해. 「어린왕자」”
 “봄에 성실하게 씨를 뿌리고 가을에 추수를 못하는 것은 오직 알렉산더 슈퍼트램프뿐이다. 버티 찰스 포브스”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내게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줬어.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 거라고. 아무도 못 봤지만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 소리 따라서. @」”

무사무려 無思無慮, 고로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Cogito, ergo sum 

May I do the thinking, please? 나홀로 집에서

 

“분별하지 말라. 내가 살아온 것이 그것이니라. 간다, 봐라. 法頂

 

2001년 7월 20일 (金) 비오다 개이고, 양철 지붕에 비가 내리는 소리에 잠을 깊이 잘 수 없어 자는 둥 마는 둥. 비가 제법 내린다. 예불 마치고 해인명에게 답장 쓰다. 사대四大로 이루어진 이 몸이니 때로 앓기도 해야 합니다. 그래야 면역이 생겨 오래 버틸 수 있지요.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지병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것으로 넘치지 않게 살아가라는 교훈이겠지요.’ ⸻ 법정이 해인명에게 수류산방에서
2024년 7월 26일 (金) 그대같은 비와 낡은 비, 중복 中伏이던 어제는 여우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또박또박 나린다. 제주의 수채화도 나름 아름다운 여름을 표현해내고 있다. 계절의 지병같은 무더위가 씻겨내리자 표정들이 맑아지고 있다. 모두 소나기를 기다리고 있나. 

 

8월 25일 (日) 수류산방, 좋은 아침. 맑고 투명하고 충만한 아침. 어제 밤과 오늘 아침 같은 날씨는 한 해를 두고도 결코 흔치 않다. 이런 자연 앞에 나는 그저 고마워할 따름이다. 사람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 것인지 거듭 생각게 하는 그런 아침이다. 마음에 담아두었던 <금강경>을 소리통 꺼내어 녹음하다. 오늘이 처서處暑, 여름 더위를 쉬어간다는 날. 선들 가을바람 불어오고 햇살도 투명해졌다. 올 여름 들어 처음 맞이하는 산뜻한 날씨. 해발 8백 고지인 오두막 둘레에는 가을바람이 불어온다. 그새 산새도 많이 바래지다. 초록이 짙던 숲은 어느새 성글어졌다.
 8월 10일 @Soul, 소울Seoul을 위한 삼계탕 蔘鷄湯에는 아마도 칠성7星사이다 일까. 복날 三伏은 간다.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한밤 중 자다가 깨어 미처 못 한 일들 주섬주섬 챙기고 나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내 속 얼굴과 마주앉다. 이토록 맑고 투명한 영혼의 시간에 나는 밤하늘을 지키는 별이 된다. 영혼의 시간

 

그렇게 대단한 운명까진 바란 적 없다 생각했는데, 그대 하나 떠나간 내 하루는 이제 운명이 아님 채울 수 없소. 그렇게 어른이 되었다고 자신한 내가 어제 같은데, 그대라는 인연 因緣을 놓지 못하는 내 모습 어린아이가 됐소. 나를 꽃처럼 불러주던 그대 입술에 핀 내 이름, 이제 수많은 이름들 그중에 하나 되고. 오, 그대의 이유였던 나의 모든 것도 그저 그렇게.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그중에 서로를 만나 사랑하고 다시 멀어지고, 억겁의 시간이 지나도 어쩌면 또다시 만나. 우리 사랑 운명이었다면, 내가 너의 기적이었다면. 그 중에 그대를 만나
 헤아려볼수록 아슬아슬한 인연 因緣. 너와 나는 몇 억만 대 일이라는, 그래서 이제는 단 하나뿐인 존재, 생명을 지닌 조촐한 우주. 나는 또 너로 하여 상심하리라. 지난 밤 비로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해 앓아누운 꽃잎에서처럼, 지켜보는 이 인연 때문에. 法頂

 

“힌두교 경전에 의하면 하품이란 피로한 사람이 우주에 가득한 가상의 에너지인 샥티shakhti를 받아들여 원기를 회복하기 위한 것. 「식물의 정신세계」, 法頂”
↘ 장미도 하품을 할까. 우리가 하품을 하면 피곤해진 장미도 산소 C.A.M.를 내뱉으며 하품을 하는거야. 
“네 장미가 그렇게 소중해진 건 네가 장미에게 바친 하품 때문이야. 「어린왕자」”
난 내 (거울상 이성질성) 따라쟁이 (거울신경세포) 장미에 대한 책임이 없어. 「어린왕자」 이런 말이 있지. “남자에게 거친 돌만 가득한 곳을 물려주라. 그러면 그는 그것을 정원으로 바꿀 것이다. 남자에게 정원을 9년 동안 빌려주라. 그러면 그것을 사막으로 바꿔버릴 것이다. 「여행」, 농학자 아서 영”
“사막은 정말 아름다워. 「어린왕자」”

사막의 고독에는 찰나의 영원함이 존재하지.

이제 불도 꺼지고 너무나 추워요... 동굴 밖에는 따뜻한 태양이 있겠죠... 우린 죽어요... 많은 연인들과 사람들이... 우리가 맛 본 쾌락들이... 우리가 흘러가는 강물처럼... 잉글리쉬 페이션트」”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그림자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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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efresh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