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나보고 싶은 100명

2022. 5. 24. 12:59 from 隨筆

 

1. 키팅 선생님
 
20년 간의 파란만장한 유랑을 마치고 이타카로 돌아온 율리시즈가 울부짖는다. “오오, 캡틴, 마이 캡틴! 끔찍한 항해가 끝났습니다. 배는 온갖 황폐를 견뎌냈고, 우리는 추구하던 목표를 성취했습니다. 항구가 가까워지며 종소리가 들려요, 사람들이 모두 환희에 차 있어요. 그들이 안정된 용골을, 굳세고 용감한 배를 바라보고 있어요.” 그가 회답했다. “소녀들이여, 시간을 헛되이 말라. 장미꽃 봉오리를 따려면 지금, 시간의 흐름은 이리도 빠르니, 오늘 피어 미소 짓는 이 장미도, 내일이면 시들어 지리니..... 장미꽃 봉오리를 따려면 지금. ......” 여기서 캡틴이 말한 라틴어 카르페 디엠이란 무슨 의미일까. 간단하다. 이 시가 말하고자하는 것은 ‘내일 따먹힐 토마토’다. 캡틴은 그 붉고 탐스러운 토마토가 오늘 저녁 올리브 오일로 목욕재계를 갖춘 라구 알라 볼로네제로 변신해 향긋하고 근사한 바롤로와 촛대를 사이에 두고 눈맞춤을 나누어야 한다고 토로한다. 다시 캡틴이 말했다. “언어가 만들어진 데에는 한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순진한 우리들은 언어가 의사소통을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곶잘 생각한다. 그렇지만 캡틴의 생각은 다르다. “아냐, 틀렸어. 바로 여자를 꼬시기 위해서다.” 그런데 캡틴, 사랑이 뭐죠? “사랑이란 느닷없이 다가와 아픔만 남기고 가는 거야.” 캡틴이 말하는 ‘언어’, 그것은 소년 바이런이 외치는 낭만주의라기 보다는, 청년 파블로 네루다가 바라보는 여인의 관능, 여자의 육체, 흰 언덕들, 흰 넓적 다리, 그러나 벗은 몸, 이끼의 갈망하는 단단한 밀크의 육체, 그리고 그 젖가슴 잔들, 또 방심으로 가득찬 그 눈, 그리고 그 치골의 장미들, 그의 갈증, 그의 욕망, 그리고 그의 동요하는 길이다. 우리는 트로이 전쟁과, 오귀기에 섬의 칼립소 여신과, 식인거인이 사는 라이스트리곤들의 섬과, 요정 세이렌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외눈박이 거인 키클롭스 동굴과, 키르케의 마법 때문에 돼지로 변한 친구들에 대해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캡틴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네가 어린애라는 거야. 넌 네가 뭘 지껄이는 건지도 모르고 있어. 내가 너에게 미술에 대해 물으면 넌 온갖 정보를 다 갖다댈껄? 미켈란 젤로를 예로 들어볼까? 그에 대해 잘 알거야. 그의 걸작품이나 정치적 야심, 교황과의 관계, 성적 본능까지도 알거야. 그치? 하지만 시스티나 성당의 내음이 어떤지는 모를껄? 한번도 그 성당의 아름다운 천정화를 본적이 없을테니까. 전쟁에 관해 묻는다면 세익스피어의 명언을 인용할 수도 있겠지. ‘다시 한번 돌진하세 친구들이여!’ 하면서.. 하지만 넌 상상도 못해. 전우가 도움의 눈빛으로 널 바라보며 마지막 숨을 거두는 걸 지켜보는게 어떤 건지.. 사랑에 관해 물으면 한 수 시까지 읊겠지만. 한 여인에게 완전히 포로가 되어본 적은 없을껄? 눈빛에 완전히 매료되어 신께서 너만을 위해 보내주신 천사로 착각하게 되지. 절망의 늪에서 널 구하라고 보내신 천사! 또한 한 여인의 천사가 되어 사랑을 지키는 것이 어떤 건지 넌 몰라. 그 사랑은 어떤 역경... 암조차 이겨내지. 죽어가는 아내의 손을 꼭 잡고 두달이나 병상을 지킬땐 더 이상 환자 면회 시간따위는 의미가 없어져. 진정한 상실감이 어떤 건지 넌 몰라. 타인을 내 자신보다 더 사랑할 때 느낄 수 있는 거니까. 누굴 그렇게 사랑한 적 없을껄?” 캡틴은 그렇게 말한 후 홀연히 자리를 비웠다. 그는 마지막으로 칠판에 이렇게 적었다. “나의 운명의 주인공은 나다. 나 스스로가 아니면 나를 조종할 수 없다.” 만약 우리가 너무 늦지않게 그를 찾아 버몬트 주의 웰튼 아카데미로 떠난다면 우리는 책상 위로 올라가 출구로 향하는 캡틴의 쓸쓸한 뒷모습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린 편견과 고정관념을 그 자리에서 훌훌 떨쳐버리고 이렇게 외칠 것이다. ‘카르페 디엠!’
 
 
2. Professor X
 
“나의 관심은 사물의 여러 현상들을 규명하는 것이 아니라, 신의 생각을 알아내는 것이다. 그 밖의 것은 부차적인 것이다.” 네덜란드 철학자 스피노자의 신은 아인슈타인이 바라보는 신과 같다. 그의 신은 인격적인 신이 아닌 모든 이론의 조화를 통해 스스로를 들어내는 ‘질서와 조화, 아름다움과 단순함, 그리고 고상함’의 신이다. 곧 ‘우주는 자연이자 신이다’라는 것이다. 그는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들의 많은 부분들이 사실일 수 없다고 확신하며 성경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데, 나는 그가 한 말을 떠올려 본다. “이 세상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말은 이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아직 우주의 모든 비밀을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조화를 통해 신의 본질적인 특성을 스스로 들어낼 것임은 추호의 의심도 없다. 그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는 오직 두가지 방법밖에 없다’고 하는데, ‘하나는 아무것도 기적이 아닌 것처럼, 다른 하나는 모든 것이 기적인 것처럼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신의 생각을 알아내고 싶은 그가 모든 것을 기적으로 여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우리가 이제야 겨우 이해하기 시작한 우주의 물질 분포가 겨우 4.84%이라는 점에서도 모든 것은 기적일 수 밖에 없다. 내가 그의 글들과 논문들을 읽으며 도달은 것이 있다. 바로 사랑은 에너지라는 것이다. 만물은 무엇을 알고자, 무엇이 되고자, 누군가에게 아름다워지고자, 그래서 사랑을 한다. Schrödingers Katze ? → BB, Kaboom ! → Therefore E M 299 792 458 ² m/s ! 
그의 말처럼 우리는 모두 초대장 없이 비자발적으로 지구에 온 방문객이다. “하지만 나에겐 이 비밀조차 감탄스러울 따름이다.” 신은 우리에게 무엇을 바라는가. 그것은 그의 아름다운 공식 E=mc²가 넌지시 설명해주고 있다.
 
 
3. 헨리 데이비드 소로
 
19세기 중엽에 일어난 관념론적 입장의 철학 운동을 초절주의라고 하는데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자신을 초절주의자이자 신비주의자, 또는 자연철학자로 묘사한다. 독서광이였던 그는 아마도 칸트나 셀링의 영향으로 범신론, 직관주의, 신비주의, 그리고 유니테어리언주의를 월든 호수에서 실천하지 않았을까도 싶다. “우리는 우리 발로 스스로 걸을 것이며; 우리는 우리 손으로 스스로 일을 할 것이다; 또한 신성한 영혼이 모든 이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다.” 청교도의 관념론적 초절주의란 인간은 도덕적 이성과 합리적인 감성을 소유하므로 스스로 긍지를 갖고 자극을 통해 모순에 순응하며 본능과 개성의 계발로 자립하는 자세, 그리고 자연과의 반복적인 교감을 통해 자신을 발전해 나가야한다는 것이다. 물질이란 결국 변하고 합리적인 감성은 학습으로 개몽과 개화를 거듭한다는 말이다. 나는 소로처럼 인생을 깊게 살고 싶고, 그가 말했듯이 인생의 모든 골수를 빼먹기 원하고, 또한 그처럼 ‘강인하고 스파르타인처럼 살아 삶이 아닌 것을 모두 때려 엎기’를 바란다. 월든 호수에 자리한 그의 길이 14피트(4.3미터), 폭 10피트(3미터), 높이 8피트(2.4미터)의 작은 오두막엔 침대, 탁자, 책상, 의자 셋, 3인치 거울, 부젓가락 한 벌, 장작받침쇠, 솥, 냄비, 프라이팬, 국자, 대야, 나이프, 포크 두 벌, 접시 셋, 컵, 스푼, 기름단지, 당밀단지, 그리고 램프가 전부였다. 과연 이것만으로 나는 자연과 더불어 얼마나 생존할 수 있을까. 우선 나는 그처럼 강남콩, 감자, 옥수수, 완두콩, 무 등을 농사지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딸기와 검은 딸기, 보릿대국화, 물레나물, 미역취, 떡갈나무의 관목, 샌드벚 나무, 월귤나무와 감자콩 등을 배워야 할 것이다. 또한 ‘산비둘기, 연못의 개구리, 개간지 위 매, 수면을 맴도는 밍크, 왕골과 쌀먹이새, 수많은 야생벌, 마루 밑 다람쥐, 마루 위 쏙독새, 창 밖 푸른어치, 숲속 산토끼와 우드척, 호수 위 기러기와 되강오리, 종달새와 꾀꼬리, 그리고 언덕 위 태평한 소’와 친해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혼자라면 무척 외로울 것이다. “목장에 핀 한 송이의 우단현삼이나 민들레꽃, 콩잎, 괭이밥, 등에, 그리고 뒤영벌이 외롭지 않듯이 나도 외롭지 않다. 밀부룩의 개천이나 지붕 위의 풍향기, 북극성, 남풍, 4월의 봄비, 정월의 해동, 그리고 새로 지은 집에 자리잡은 첫 번째 거미, 이런 모든 것들이 외롭지 않은 것처럼 나도 외롭지 않다.” 나는 소로처럼 ‘푸줏간 주인인 동시에 요리사이며, 설거지꾼인 동시에 밥상을 받는 신사’이고 싶다.
 
 
4. 체게바라
 
“ ㄴ ㄷ  ㅁ  ㅅ ㅇ ㅈ  ㅋ ㅌ ㅍ ㅎ ㄲ ㄸ ㅃ ㅆ ㅉ  ㅑ ㅓ ㅕ ㅗ ㅛ ㅜ ㅠ ㅡ ㅣ ㅐ ㅒ  ㅖ ㅘ ㅙ ㅚ ㅝ ㅞ ㅟ ㅢ, -체를 위한 비가”
 
별이 붙은 베로모를 쓴 영웅이자 혁명가였던 체 게바라, 그는 어릴적 심한 천식을 앓게되어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카자도레스’라는 싸구려 시가를 피웠다. 의학을 공부하던 그는 담배연기가 천식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릴적 천식때문에 결석이 잦았던 게바라는 집에서 문학을 즐기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의사가 되기 전 라틴아메리카 전역을 자주 여행하던 게바라는 자본주의와 제국주의 앞에 쓰러져 가는 수많은 인생들을 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하며 심한 충격을 받게된다. 그 후 억압받는 민중들을 위한 혁명을 실천하는 중 만난 동지들은 게바라가 말끝마다 아르헨티나 특유의 감탄사인 ‘che(hey, man)’를 다는 버릇을 그의 별명으로 붙여주었다. 그는 늘 혁명투쟁에 대한 생각에 빠져있었고, 세계 정세와 정치를 분석하는데 뛰어났다. 단지 인물을 알아보는 안목이 서툴렀고, 시대에 너무 앞선 신념과 사상을 갖고 있었다. 혁명 이후 그는 농업개혁을 담당하는 산업부흥부 장관과 쿠바 중앙은행 총재로 임명된다. 혁명 당시 게바라는 카스트로가 맑스레닌주의를 형성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게바라는 1965년 공직을 버리고 아프리카로 혁명투쟁을 떠나게 된다. 다시 볼리비아로 건너간 게바라와 게릴라들은 정부군과 CIA에 추적당하게 되고, 1967년 10월 볼리비아의 폐교 건물 마루에서 처형당하고 만다. 그 당시 게바라는 겨우 39세에 불과했다. 일주일 후 쿠바에서는 그를 애도하는 집회가 열렸고, 혁명광장에는 100만 명 이상의 군중들이 모였다. “저는 예수나 박애주의자가 아니에요, 어머니. 오히려 저는 예수 같은 인물의 반대이며, 박애주의는 나에게 (판독불가) 처럼 보여요. 그렇지만 저는 제가 믿는 바를 위해서 저의 손에 닿는 모든 무기를 가지고 투쟁하고 있습니다. 저의 계획은 망명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나라로 가는 겁니다. 그들이 저에게 떠맡긴 범아메리카적인 명성 때문에 어렵겠지만, 또 제 활동이 필요한 때를 대비해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다소 오랫동안 편지를 못 쓸 것 같아요. 진짜로 저를 괴롭게 하는 것은 어머니가 이 모든 것을 이해하시지 못한다는 것과 어머니가 충고하시는 온순함, 자기중심주의 등입니다. 달리 말하면 개인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형편없는 자질이지요. 저는 온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되려고 하지도 않을 겁니다. 그리고 언젠가 제 안의 성스러운 불꽃이 소심하고 조그만 봉헌 촛불로 바뀌는 것을 알게 된다면, 저는 메스꺼워서 제 똥 위에 토하게 될 겁니다. 위대한 발명이나 예술 작품들이 온순함 또는 적당한 자기중심주의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크게 잘못된 것입니다. 위대한 일에는 열정이 필요하며 그리고 대담성도 상당한 정도 필요합니다. 이런 자질은 인간으로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쿠바의 잘못들을 바로잡은 뒤에는 어디든지 갈 것입니다. 그리고 단언하건대 관료들의 사무실이나 알레르기나 치료하는 병원 같은 곳에 갇힌다면 저는 망가지고 말 거예요. 결론적으로 이 고통, 아들이 살아 있기를 바라는 늙어 가는 어머니의 고통은 이해할 만하며, 제가 반드시 마음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마음을 쓰려고 해요. 저도 어머니가 보고 싶어요. 어머니를 위로해 드리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때때로 일어나는 부끄러운 제 향수를 위로하기 위해서도요. 어머니에게 키스를 보내요. 그리고 아무 일도 없다면 찾아 뵐 것을 약속드릴게요. - 당신의 아들, 체” 만약 그를 만난다면 나는 그와 쿠바 해변이 바라보이는 테라스에 앉아 문학을 논하며 멋쩍은 미소를 머금고 시가 한점을 피워보고 싶다. 그의 육성을 통해 그의 중고 오토바이 ‘포테로사도스’(The powerful)에 대해 들을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


5. 아르튀르 랭보  

“여름의 상쾌한 저녁, 보리 이삭에 찔리우며 풀밭을 밝고 오솔길을 가리라. 꿈꾸듯 내딛는 발걸음, 한 발자욱마다 신선함을 느끼고, 모자는 없이,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카락을 날리는구나! 말도 하지 않으리, 생각도 하지 않으리, 그러나, 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사랑만이 솟아오르네. 나는 어디든지 멀리 떠나가리라, 마치 방량자처럼. 자연과 더불어, - 연인을 데리고 가는 것처럼 가슴 벅차게. 감각” 랭보의 미는 보를레르나 말라르메의 미와는 다른 감각적인 미를 전달한다. 나는 헤세의 골드문트처럼 랭보의 방랑 생활을 꿈꾼다. 그를 벗삼아 그와 두운을 띄우고 요운을 띄우며, 다시 각운을 띄워 하나의 시를 완성해 보겠다. 강압적인 분위기를 싫어하고 ‘빌어먹을 걸상에 앉아 바지가 닳도록 공부하는 것’을 못마땅해하는 그에게 방랑생활은 적성에 알맞았을 것이다. “난 쏘다녔지, 터진 주머니에 손 집어넣고 짤막한 외투는 관념적이게 되었지. 나는 하늘 아래 나아갔고, 시의 여신이여! 그대의 충복이었네. 오, 랄라! 난 얼마나 많은 사랑을 꿈꾸었는가! 내 단벌 바지에는 커다란 구멍이 났었지. -꿈꾸는 엄지동자인지라, 운행 중에 각운들을 하나씩 떨어뜨렸지. 주막은 큰곰자리에 있었고 -하늘에선 내 별들이 부드럽게 살랑거렸지. 하여 나는 길가에 앉아 별들의 살랑거림에 귀기울였지. 그 멋진 구월 저녁나절에, 이슬 방울을 원기 돋구는 술처럼 이마에 느끼면서, 환상적인 그림자들 사이에서 운을 맞추고, 한발을 가슴 가까이 올린채 터진 구두의 끈을 리라 타듯 잡아당기면서! 나의 방랑 생활” 


6. 김수환 신부 

인간 김수환은 결혼을 하고 싶었고, 그래서 어머니께 효도하고 싶었던 평범한 한 청년이였다. 하지만 그가 초등학교 3학년 때쯤 그의 어머니는 그가 신부로써 종신서약을 하기를 권했다. 어머니의 말씀을 거역할 수 없던 그는 신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김 추기경의 조부 김보현 공은 병인 대교난에 휘말려 순교한 분으로 알려져 있다. 충남 연산 광산 김 씨 집성촌에 살던 김 공 일가는 천주학을 했다고 해서 모두 관가에 잡혀갔지만, 부인 강 씨(추기경의 조모)는 마침 임신 중이어서 풀려났다. 후에 김 공은 교수형을 당했고, 부인은 거지가 돼서 문전걸식을 하다가,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 부락에서 주워 온 볏섬을 산비탈에 놓고 그 속에 들어가 아기를 낳으니, 그가 곧 영석 공으로 추기경의 선친이다. 강씨 부인은 고난 속에서도 신앙을 잃지 않고 있다가, 10여 년 뒤에 박해가 뜸해졌을 때 서울에 와서 활동하던 프랑스 외방 전교회 소속 뮈텔 민 신부와 로베르토 김 신부의 곁에서 살게 된다. 「김수환 추기경의 신앙과 사랑」, 천주교 서울대교구” 당시 그는 일본 문학을 닥치는 대로 읽으면서 이성과 종교학에 심취하게 된다. 돈 보스코 성인의 이야기와 소화 데레사 성녀의 이야기 등은 그가 이때 읽어본 서적이다. 그는 수많은 고민 끝에 프랑스 공벨 신부를 찾았고, 공벨 신부는 그에게 신부가 되기 싫다고, 혹 신부가 되고 싶다고 해서 신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단호한 조언을 그에게 건넨다. 한번은 학창시절 일본의 식민지 정책을 놓고 토론할 때 그가 존경하던 독일인 교수 게펠트 신부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 혁명가가 될래? 아니면 신부가 될래?” “민족이 나를 필요로 한다면 항일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너는 역시 신부가 돼야 해.” 그는 자신이 “신부로서는 부적당하다”는 고민을 이어가다가 그 고민을 알게된 장병화 신부는 그에게 다음과 같이 반응한다. “바로 그 점,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너는 신부 될 자격이 있는 것이고 꼭 신부가 돼야 한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준 그는, “참된 나눔은 내가 쓰고 남은 것을 내가 주고 싶을 때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것도 이웃이 필요할 때 나누는 것”이라고 말하며 독재정권의 폭압과 인권유린에 대해서도 서슴없이 발언해 왔다. 그가 전하는 잠언 10개를 잠시 묵상해본다. “1. 무엇이 될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꿈꿔라. 2. 머리와 입으로 하는 사랑에는 향기가 없다. 진정한 사랑은 이해, 관용, 포용, 동화, 자기를 낮춤이 선행된다. 나는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까지 내려오는데 70년이 걸렸다. 3. 화내는 사람이 언제나 손해를 본다. 화내는 사람은 자기를 죽이고 남을 죽이며 아무도 가깝게 오지 않아서 늘 외롭고 쓸쓸하다. 4. 말을 많이 하면 필요 없는 말이 나온다. 양 귀로 많이 들으며, 입은 세 번 생각하고 열라. 5. 수입의 1%를 책을 사는 데 투자하라. 옷은 헤지면 입을 수 없어 버리지만 책은 시간이 지나도 위대한 진가를 품고 있다. 6. 텔레비젼과 많은 시간 동거하지마라. 술에 취하면 정신을 잃고 마약에 취하면 이성을 잃지만 텔레비젼에 취하면 모든 게 마비된 바보가 된다. 7. 무슨 일이 있어도 이웃과 등지지 마라. 이웃은 나의 모습을 비추는 큰 거울과 같다. 이웃이 나를 마주할 때, 외면하거나 미소를 보내지 않으면 목욕하고 바로 앉아 스스로를 곰곰이 뒤돌아 봐라. 8. 노점상에서 물건 살 때 깎지 말라. 그냥 돈을 주면 나태함을 키우지만, 부르는 대로 주고 사면 희망과 건강을 선물 하는 것이다. 9. 주먹을 불끈 쥐기보다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자가 더 강하다. 10. 당신이 태어났을 땐 당신만이 울었고 당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미소를 지었다.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날 때엔 당신 혼자 미소 짓고, 당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울도록 그런 인생을 살라.” 그를 만난다면 막걸리 한잔을 나누며 신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고 싶다. 


7. 박찬호 

박찬호의 팬 서비스는 그 어떤 스타보다도 정성스럽다고 한다. “그 결혼식에서 가장 행복해 하는 사람이 누구였겠어요? 제 후배와 후배 와이프 아니었겠어요? 그 결혼식에서 별일 없었다면 제 후배와 후배 와이프만 행복했을지 몰라요. 하지만, 제 사인을 받은 열 명의 아이들로 인해 결혼식장에서 행복해하는 사람이 열두 명으로 늘지 않았을까 싶어요(웃음). 사인이란 건 그런 겁니다.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겁니다. 그런데 어떻게 귀찮을 수 있겠어요?(웃음)” 그는 사인 후에도 긴 덕담 역시 빼놓지 않는다고 전해진다. 한국이 IMF로 국가적 시련에 빠졌던 당시 유일하게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박찬호 선수를 보고 힘을 얻은 국민들이 상당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나 또한 그런 그의 눈부신 활약들을 지켜보며 그가 공을 던지는 날이면 잊지 않고 텔레비젼 앞에서 그가 선방하기를 간절히 바랬다. “시련이 많다는 것은 운이 좋은 일이다. 성장의 기회이며, 이 시련을 또 흘러간다.”


8. 레이처 칼슨 

“자연은 소름이 끼칠정도로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그처럼 즐겁게 재잘거리며 날던 새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봄은 왔는데 침묵만이 감돌았다.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World Fossil Fuel Consumption, ourworldindata.org

1960 31,011 terawatt-hours, Silent Spring 
1985 74,036 terawatt-hours, Vienna Convention
1988 80,757 terawatt-hours, UN IPCC
1989 82.382 terawatt-hours, Montreal Protocol 
1992 83,961 terawatt-hours, Rio de Janeiro Earth Summit
2005 110,459 terawatt-hours, Kyoto Protocol
2015 129,517 terawatt-hours, Paris Agreement
2019 136,761 terawatt-hours, 85% of World Energy

World Beef & Buffalo Production, ourworldindata.org

1961 28.76 million tonnes, Silent Spring 
1985 51.3 million tonnes, Vienna Convention
1988 53.54 million tonnes, UN IPCC
1989 53.05 million tonnes, Montreal Protocol 
1992 55.1 million tonnes, Rio de Janeiro Earth Summit
2005 62.42 million tonnes, Kyoto Protocol
2015 67.98 million tonnes, Paris Agreement
2018 71.61 million tonnes, Livestock produces 18% of Greenhouse-Gases 

봄에 꽃이 너무 일찍 피거나 너무 늦게 피면 생태계는 균형을 잃게 된다. 1960년 레이처 칼슨은 「침묵의 봄」을 통해 지성에 경종을 울리며 사라지는 봄을 후세에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직속후손인 우리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봄이 사라지는 것을 손놓고 지켜만 보고있다. 조류에게 먹이를 공급하고 전 세계 해양 생물의 1/4이 서식하는 산호초는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 온도의 급격한 상승과 오염으로 인해 백화현상이 발생하여 해양 생태계를 파괴시키고 있다.  30년 후에는 70~90%의 산호초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가운데,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바다의 열대우림’ 산호초가 사라질 경우 쓰나미나 폭풍해일로부터 해안을 지켜주는 방파제 역시 사라지게 된다. 이미 손쓸수 없는 기후변화로 인해 같은 하늘 아래 어떤 도시는 화염기둥으로, 어떤 도시는 때 아닌 폭설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동물들은 몇백년만에 새로운 서식지를 향해 정처없이 이동하며 생존할 곳을 찾아 헤매이며, 남미나 인도와 같은 ‘온대 하후 기후’ 도시들은 이미 봄부터 시작된 가뭄과 줄어든 강우량으로 새로운 문제에 직면해 있다. 폭염이 쏟아진 도시들은 역대급 가뭄과 펄펄 끊어 오르는 기온때문에 삶의 터전을 제공하는 강과 호수가 이미 바닦을 들어냈고, 추운 지방에서는 눈이 녹아내리며 동토가 들어나 수천년동안 갖혀있던 박테리아가 출현하는 새로운 코로나가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기아 또한 외면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커다란 과제이다. 현재와 같이 전쟁, 코로나, 그리고 기후 변화가 삼박자로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 그리고 디플레이션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우리의 현실일 수 밖에 없고, 세계의 곡식창고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빗장을 걸어잠그고 ‘식량보호주의’ 선택할 것임이 자명하고 세계속 빈부의 격차는 더욱 더 늘어나 현재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혹독한 기아와 아사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인류는 (38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되어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풍요로운 먹거리로 인해 신체와 체중은 그 어느 세대보다 확연히 증가했고, 인구 조절을 위해 물가가 오르는 것은 범지구적인 현상에서는 바람직한 일일지 몰라도 기아와 아사로 인해 이유도 모른채 죽어가는 수많은 아이들을 눈뜨고 지켜보아야 한다는 점은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임이 분명하다.

 

그를 만나게 된다면 메인 숲을 찾아 숲속의 봄꽃들이 아네모네, 별꽃, 변치베리, 황린, 초롱꽃, 야생딸기, 그리고 헐떡이 풀을 살펴볼 것이고, 꿀벌들을 유혹하는 노루발풀이나 티부리를찾아볼 것이다. 가막살나무, 가문비나무, 기시나무, 개망초, 개암나무, 고사리, 끈끈이주걱, 납작머리미역취, 너도밤나무, 네군도단풍나무, 노루귀, 노루발품, 느릅나무, 단풍나무, 둥굴레, 디지털리스, 딸기, 라일락, 래즈베리, 로부쉬 블루베리, 로즈마리, 루바브, 루브라참나무, 마가목나무, 미시워트, 메일베리, 모스밀리언즈, 물옥잠화, 물이끼, 물풀레나무, 미국꽃단풍나무, 미국물푸레나무, 미역취, 바이올렛, 백산차, 버드나무, 버터컵 호박, 버터컵 호박, 버턴부쉬, 번치베리, 벌레잡이풀, 별꽃, 보그 로럴, 보그베리, 분홍바늘꽃, 붉은 가문비나무, 붉은강낭콩, 붓꽃, 블랙베리, 블랙체리, 불루베리, 빅투스 사시나무, 빌베리, 사과나무, 사시나무, 사우어베리, 사초, 사탕단풍나무, 산단풍나무, 산크랜베리, 산호랑가시나무, 삼나무, 서어나무, 석송, 석이버섯, 소나무, 소베리, 솔송나무, 수련, 수정란풀, 스웜프레드베리, 스트로부스소나무, 아네모네, 아메리카낙엽송, 아스파라거스, 야생 벚나무, 야생 산딸기, 양미역취, 엘더베리, 연령초, 오리나무, 우엉, 윈터베리, 은단풍나무, 이끼, 자작나무, 전나무, 조팝나무, 조팝나물, 줄무늬단풍나무, 지의류, 진퍼리꽃나무, 참취, 참피나무, 철쭉, 체커베리, 초크체리, 칼미아 앙구스티폴리아, 캐나다 덩굴광대수염, 크랜베리, 크램베리, 크로베리, 큰두루미꽃, 클레이토니아, 키닉키닉, 털말채나무, 털모자이끼, 티베리, 팬지, 페인트브러쉬, 펜베리, 편백나무, 포플러, 허클베리, 헐떡이풀, 혈근초, 화살잎, 황련, 흰자작나무, 그리고 히스베리 등등의 식물들을 확인하며 생명의 경의로운을 새삼 확인해 볼 것이다. 

 


9. 니체 

“모든 신은 죽었다. 이제 우리는 초인이 등장하기를 바란다. 이것이 언젠가 찾아올 위대한 정오에 우리의 마지막 의지가 되기를!” 신은 왜 죽어야 하는가. 신이 죽지 않으면 ¨앎¨은 ¨삶¨의 관계는 성립될 수 없다. ¨삶¨은 ¨앎¨을 향해 스스로를 복제한다. 각은 다시 “현상”되고 의식과 무의식의 과정으로부터 “형상”을 얻는다. ¨앎¨, ¨아름다움¨으로 도약한 ¨삶¨의 운명, ¨삶¨을 위해 존재하는 ¨앎¨, ¨아름다움¨을 욕구하는 즉자는 마침내 수선화를 피워낸다. ¨삶¨은 ¨앎¨을 향하고, ¨앎¨은 다시 ¨삶¨으로 이어진다. 신(진리)은 죽었고, ‘삶은 존재하고 고로 삶은 생각한다’(존재론). 삶은 아름답고(방법론), ‘앎은 생각하고 고로 앎은 존재한다’(인식론). 영혼의 아름다움이란 ‘지혜에 대한 사랑philosophia’, 철학으로 현실을 사랑하고Actuality, 과학으로 운동의 가능성을 보고Possibility, 예술로 아름다움의 필연성을 깨닮는 것Necessity이다. 알고 싶은 것, 아름다움을 알고 싶은 것, 아름다워지고 싶은 것, 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삶, (원인되는) 삶이 아름다운 것은 노동이 ¨미¨에 값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철학은 생성의 현실성에 닻을 내린다. 과학은 가능성에 닻을 내린다. 예술은 필연성에 닻을 내리는 장치다. 「생명이론」, 군지 페기오” 무엇을 함으로써 어떤 상태가 되는 것, 무엇을 함으로써 열이나고 어떤 상태가 되는 것, 무엇을 알고 빛이있어 열이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 무엇이 지나치고 빛이있고 열이나고 살아가며, 무엇이 모자라고 빛이있고 열이나고 목마름에 살아가고, 무엇을 사랑하고 빛이있고 열이나고 목마르고(nektar) 살아가고, 너를 사랑하고 빛이있고 열이나고 목마르고 희로애락을 살아가고...... 봄의 지나침pleonexia은 여름이고, 가을의 모자람endeia은 겨울이다. (너는 나의 가능성이다), 겨울에서 나는 너의 여름이고 싶다. 내가 아는 그는 철학자가 아닌 시인이다. “춤추는 자, 차라투스트라. 날개로 신호하는 가벼운 자 차라투스트라, 모든 새들에게 신호를 보내면서 날아오를 준비가 되어 있는 자, 준비가 끝난자, 축복받은 자.”

 


10. 테레사 수녀 


결코 무리를 보고 행동에 나서지 않고 한 사람을 보고 기꺼이 행동에 나설거라던 태레사 수녀를 떠올려 본다. “사람들은 불합리하고 비논리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다. 그래도 사랑하라. 당신이 선한 일을 하면 이기적인 동기에서 하는 거라고 비난받을 것이다. 그래도 좋은 일을 하라. 당신이 성실하면 거짓된 친구들과 참된 적을 만날 것이다. 그래도 사랑하라. 당신이 선한 일을 하면 내 일은 잊혀질 것이다. 그래도 선을 행하라. 당신이 정적하고 솔직하면 상처를 받을 것이다. 그래도 정직하고 솔직하라. 당신이 여러해 동안 만든 것이 하룻밤만에 무너질지 모른다. 그래도 만들라. 사람들은 도움이 필요하면서도 도와주면 공격할지 모른다. 그래도 도와 줘라.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을 주면 당신은 발로 차일 것이다. 그래도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주라.” 나는 이제 곧 생애 처음으로 고해성사를 할 예정이다. 나는 지금껏 미워하던 그 누구도 용서해 줄 의향이 있다. 그 이유는 테레사 엄마 때문이다. 엄마는 그 누구라도 용서하라고, 그리고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 마져도 다시 용서하고 사랑해주라고 가르치고 있다. 나는 엄마의 책을 몇권 읽어봤다. 엄마의 마음은 진실이였다. 엄마를 만난다면 나는 그녀와 함께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일생을 바칠 준비가 되어있다.  

 

 

11. 레프 톨스토이

톨스토이 작품 중에 내가 가장 좋하는 것은 「전쟁과 평화」, 「부활」, 「안나 카레니나」, 그리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이다. 그는 백작의 지위를 가진 귀족출신이였지만 부의 상당량이 귀족에게 쏠려 있다는 점을 문학 활동을 통해 비판하여 여러차례 러시아 귀족들의 압력으로 인해 출판을 거부당하게 된다. 그는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는 지식인으로써 학교를 세워 농민의 자식들에게 글을 가르치기도 했다. 하지만 귀족들의 거센 반발로 인해 많은 시련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삶은 전체다. 모든 것은 변하고 운동한다. 삶이 있는 한 기쁨이 있다. 행복은 고통 가운데서도 이 삶을 사랑하는 것이다. 「전쟁과 평화」” 전쟁으로 인해 공황상태의 빠진 사람들에게 삶은 매우 혹독했을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톨스토이는 고통 가운데서도 삶을 사랑하는 것이 바로 행복이라고 우리에게 일러준다. 또한 그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고, 우리는 가장 중요한 일을 지금 하고 있는 것이며, 우리는 가장 중요한 사람을 지금 만나고 있다고 알려준다. “현재의 삶만이 진정한 삶이다. 과거는 이미 지나가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오직 현재의 순간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이 순간을 잘 사는 것에만 온 정신을 쏟아 노력하라. 내세를 위해 현세를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도 믿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삶, 실제로 살고 있는 삶은 현재의 이 삶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이 삶을, 이 삶의 한순간 한순간을 가능한 잘사는 것에 온힘을 기울여야 한다.” 그는 모두가 세상을 바꾸겠다고 외치지만, 그 누구도 스스로 변하겠다고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없다고 토로한다. 그래서 그는 모든 것은 변하고 운동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지도 모르겠다.

 

 

12. 마르크 샤갈

러시아 태생의 프랑스 화가인 마르크 샤갈은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화가로 손 꼽힌다. 그는 인상주의, 표현주의, 야수파, 초현실주의, 다다이즘이 등장하는 동시대의 수많은 미술 사조들과 경쟁하였는데, 그의 작품은 어느 하나로 분류할 수 없을 정도로 여러 유파들의 영향을 골고루 받았다. 그는 인상주의와는 다르게 정확한 묘사를 기피하며 비현실성을 추구하여 강한 색상들로 자신의 독특한 미술세계를 그려낸다. 큰 꽃다발과 우울한 어릿광대, 날아다니는 연인들, 환상적인 동물들, 성서의 예언자들, 지붕 위의 바이올린 연주자, 에펠탑의 신랑신부, 거꾸로 그린 건축물, 서커스 등등, 그는 화려한 색상을 구사하며 보이지 않은 명암을 망설임없이 포기한 채 초현실주의에 입각하는 작가에 속한다. 

 

 

13. 주윤발

주윤발은 수많은 도박물, 멜로, 휴먼 드리마, 로맨틱 코미디, 그리고 무술 영화에 출현하면서 전세계에 자신의 존재를 알려온 배우이다. 홍콩 라마섬에서 출생한 그는 어려운 가정 환경으로 인하여 중학교를 중퇴하게 된다. 그가 출연한 영화들은 헤아릴 수 없게 많은데, 그 중에서도 그의 전성기 때 찍은 도신 시리즈와 영웅본색은 당대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힌다. 그는 자신의 전 재산인 56억 홍콩달러(8,100억원 상당)를 사회에 기부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그의 삶 자체가 영웅본색인 셈이다. 박찬호 선수와도 마찬가지로 그의 팬서비스는 각별하다. 만약 그를 식당에서 만났다면 그는 팬이 자기 자리로 찾아와 사진을 찍도록 하지 않고 팬의 자리로 이동해 함께 셀카를 찍어준다고 한다. 영웅호걸에 걸맞지 않게 그는 외출시 슬리퍼를 신고 밖을 돌아다니는 사람으로, 사회와 하나가 되어 이웃과 더불어 사는 평범한 시민이라고 한다. 

 

 

14.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서시」”

 

조선의 마지막 선비이자 시인 윤동주의 자취를 조금 적고자 한다. “이런 친구도 친구들에게 거부하는 일이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동주 자네, 시 여기를 고치면 어떤가’ 하면 그는 응해 주는 때가 없어요. 조용히 열흘이고 한 달이고 두 달이고 곰곰이 생각해 한 편의 시를 탄생시키죠. 그때까지는 누구에게도 그 시를 보이질 않지요. 또 하나 그는 한 여성을 사랑하되 이 사랑을 그 여성에게도 친구들에게도 끝내 고백하지 않았어요. 그런 사랑을 제 홀로 간직한 채 고민도 하면서 희망도 하면서...... 쑥스럽다 할까요? 어리석다 할까요? 그는 간도에서 나고 이국 하늘 후쿠오카의 감옥에서 꽃잎처럼 져 갔습니다. 「윤동주, 상처 입은 혼」” 피아니스트 브와디스와프 슈필만이 연주한 「쇼팽의 발라드 1번 G 마이너」에 취한 빌헬름 호젠펠트 대위가 있었고, 후카다 쿠미는 하늘과 바람과 별의 시인 윤동주의「사랑스런 추억」에 빠졌다. “봄이 오는 아침, 서울 어느 조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 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 동경 어느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언덕에서 서성거릴게다. -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15. 킵손

킵 스티븐 손은 미국의 이론 물리학자이며 2017년 LIGO를 통해 중력파가 존재한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입증하여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그가 자문으로 참여한 영화 인터스텔라는 흥행은 둘째치고 무척이나 흥미로운 내용인데, 영화가 너무 재미있어서 「인터스텔라 과학」을 사보게 되었다. 「블랙홀과 시간여행」은 정말이지 너무 달달하다. 한 찹터스가 넘어갈 때마다 어려운 이론들이 수없이 쏟아지는 데, 그의 눈부신 필력을 따라 사건의 지평선에서 헤매이던 나는 그 어떤 내용도 지루하지 않았으며 하루를 꼬박새서 읽을 만큼 너무도 즐거운 독서였다. 맛있는 과학책을 추천하라면 나는 서슴없이 그가 적은 「블랙홀과 시간여행」을 추천할 것이다. 단, 「인터스텔라 과학」을 이해한 후에 이 책을 접하면 내용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나는 내가 쓴 논문 Elephant (후편 포함)에서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과연 그가 맞추었을까. 문제는 내가 낸 문제를 현재 내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16. 백종원 

그는 어렸을 적부터 음식을 좋아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인지 그는 한번 맛본 음식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고 정확히 기억해낸다고 한다. 어릴적 그의 아버지는 출장에서 돌아오시는 길에 늘 자식들을 위해 간식거리를 사가지고 귀가하시곤 했는데, 그는 아버지가 사오신 간식들을 맛본 후 아버지가 어디에 출장다녀 오셨는지, 그리고 어느 고속도로를 이용했는지까지 맞추었다고 한다. 그리고 포병장교로 군대를 갔던 그는 뛰고 이동하는 것이 정말 싫어서 차라리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다루는 취사병이 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쉬는 시간을 이용해 몇일간 양파썰기에 몰입하여 화려한 칼솜씨를 간부들에게 증명해 보이면서 취사병으로 보직이 변경되기도 했다. 그가 “오 독특한데요?”라고 하면 맛이 없다는 뜻이다. 그것을 조금 부드럽고 유쾌하게 만들기 위해 그가 사용하는 것은 “야, 이거 웃긴다”다. 그가 “이거 참 묘한 맛이네요”라고 하면 맛이 없다는 뜻이다. 그가 “희한한 맛이네요”라고 하면 맛이 없다는 뜻이다. 그가 “맛있네요”라고 하면 보통이라는 뜻이다. 그가 평가 없이 음식 설명만 하면 보통이라는 뜻이다. 그가 “정말 맛있네요”라고 하면 먹을 만하다는 뜻이다. 그가 “매력 있구나”라고 하면 먹을 만하다는 뜻이다. 그가 살짝 미소를 짓으면 애매한 맛이다. 그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맛있다고 하면 맛은 있지만 자기 취향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가 크게 웃으며 좋아하면 맛있다는 뜻이다. 그가 “내가 먹어본 것 중 1등”이라고 하면 맛집이라는 뜻이다. 그가 “흐음흠~”(콧소리)를 내면 맛집이라는 뜻이다. 그가 “아 하나 더 시킬걸”라고 하면 맛집이라는 뜻이다. 그가 “아 곱배기 시킬걸”라고 하면 맛집이라는 뜻이다. 그가 맥주를 하나 더 시키면 맛집이라는 뜻이다. 그가 “내가 하면 왜 이 맛이 안 나지?”라고 하면 진짜 맛있는 집이라는 뜻이다. 그가 “거짓말 안하고 맛있다”라고 하면 꼭 가봐야 할 맛집이다. 그가 주인장을 불러서 인터뷰를 하면 꼭 가봐야 할 집이다. 그가 “천상의 맛이다”라고 하면 무조건 가봐야 할 맛집이다. 

아내와 15살 차이가나는 그는 아내 소유진과 마찬가지로 많은 액수를 꾸준히 사회에 기부해 오고 있다. 아무리 그가 부자라 하여도 그와 같은 부자들이 모두 그처럼 꾸준히 기부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짐작건데 그와 그의 아내 소유진은 아마도 이미 몇십억을 사회에 기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17. 라이너 마리아 릴케

장미가시에 찔려 패혈증으로 사망한 릴케. 그의 묘지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적혀있다. “장미, 오, 순수한 모순, 그렇게 많은 눈꺼풀 아래 누구의 잠도 되지 않는 기쁨.” 릴케는 “두 사람의 것이라고 보이는 그것은 사실 홀로 따로따로 있어야만 비로소 충분히 전개되어 마침내는 완성될 수 있는 것이기에” 사랑에 빠질수록 오로지 혼자가 되라고 조언한다. 그래서 장미에게 가시가 있던 것인가. 그러나 루살로메(작가)는 철학자(작품에 나타난 니체, 1894년), 시인(하얀 길 위에 릴케, 1928년), 과학자(프로이트에 대한 나의 감사, 1931년) 모두에게 자신의 향기를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 “어디에 이런 내부를 감싸는 외부가 있을까. 어떤 상처에 이 보드라운 아마포를 올려놓는 것일까. 이 근심 모르는 활짝 핀 장미꽃의 내부 호수에는 어느 곳의 하늘이 비쳐 있을까. 보라, 장미는 이제라도 누군가의 떨리는 손이 자기를 무너뜨리리라는 것을 모르는 양, 꽃이파리와 꽃이파리를 서로 맞대고 있다. 장미는 이제 자기 자신을 지탱할 수가 없다. 많은 꽃들은 너무나 충일하여 내부에서 넘쳐나와 끝없는 여름의 나날 속으로 흘러들어 간다. 점점 풍요해지는 그 나날들이 문을 닫고, 마침내 여름 전체가 하나의 방, 꿈속의 방이 될 때까지. 「장미의 내부」” 그의 말대로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오직 타버린다는 것이고, 사랑한다는 것은, 기나긴 밤을 새운 아름다운 불빛’이다. 고로 ‘사랑받는다는 것은 스러지는 것이고, 사랑하는 것은 영원한 지속’인 셈이다. 다음은 살로마에게 바치는 시다. “내 눈을 감기세요. 그래도 나는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내 귀를 막으세요. 그래도 나는 당신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발이 없어도 당신에게 갈 수 있고, 입이 없어도 당신의 이름을 부를 수 있습니다. 내 팔을 꺾으세요. 나는 당신을 가슴으로 잡을 것입니다. 심장을 멎게 하세요. 그럼 나의 뇌가 심장으로 고동칠 것입니다. 당신이 나의 뇌에 불을 지르면, 그 때는 당신을 핏속에 실어 나르렵니다.”

 

 

18. 톰 행크스

그를 만날 수 있다면 나는 꼭 그와 함께 조깅을 한 후 내 나이키 운동화에 싸인을 받고 싶다. 내 나이키 운동화는 사연이 꽤 많은 신발이다. 빨간 로고가 그려진 나이키 운동화를 몇년간 벼르고 있다가 산 동기는 간단하다. 바로 마티가 백투더퓨처에서 신고 나왔기 때문이다. 내 인터넷 아이디가 trefresher인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t = 시간이고, refresher = 회복 또는 정화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내가 쓴 Elephant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종횡하는 시놉시스가 있다고 보면 된다. 두번째 이유는 당연히 톰 행스가 포레스트 검프에서 신고 나왔기 때문이다. “엄마는 신발을 보면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고 했어요.” 그리고 몇 년전 이 신발을 신고 일년간 암에 걸리신 이해인 수녀를 생각하며 테리 팍스를 준비했다. 또한 이 신발을 신고 토론토 밤거리를 헤매이며 알 수 없는 존재들과 동이틀 때까지 infinate loop를 걷기도 했다. 톰 행크스는 위의 내용말고도 내가 좋아하는 배우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아폴로 13, 토이스토리, 라이언 일병 구하기, 유브 갓 메일, 나의 그리스식 웨딩, 터미널,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 인페르노 등등을 손꼽아 볼 수 있겠다. 

 

 

19. 마르셀 프루스트


Questionnaire de Marcel Proust

A. 당신의 성격중 가장 대표적인 성격은?
망각과 각성 사이에서 의미(희로애락)를 찾는 것이다.
B. 남성의 최대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타적) 혁명은 먼저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자존감)이다.
C. 여성의 최대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여성은 남성스러움을 추구하지만 여성스러움을 발산하는 것이 최대 자질이다. 여성이 여성에게 여성스러움은 친근감(친구)으로 발전한다.
D. 대표적인 나의 인품은?
주어진 현재에 만족(감사)하는 것이다.
E. 당신의 친구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가장 가치있는 점은 무엇인가?
거기 그대로 있어 주는 것, 존재해 주는 것이다. 나는 생각했고, 나는 나를 의심하였고, 나는 거기 너를 바라보았고, 고로 너는 나의 존재를 설명해 주었다. 무엇을 떠나 보낸다는 것(상실), 실존에 금이 가는 것이고, 나는 내 자신에 의문을 갖게 된다. Inspired by 「When breath becomes air」
F. 당신의 결정적인 단점은 무엇인가?
푸쉬킨이 말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마라. 힘든 날들을 참고 견뎌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G. 당신이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가?
나는 적는다.
H. 당신이 꿈꾸는 행복은 무엇인가?
정신의 부에는 모순이 없다. 단지 상상이라는 노동이 부과된다. 상상은 도덕이란 의무를 지나 형태(idea, eidos)를 갖춘다. 형태는 잉여라는 그림자를 남긴다.
I. 당신에게 가장 큰 불행은 무엇인가?
나에게 없는 것을 소유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부자가 되고 싶다. 하지만 부는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불행한 일이기도 하다. 다시 문제는 노동이다. (오늘도 부로 향하는 나는 여전히 허전하다. 언제나 가난한 나의 매력은 노동이다.)
J. 뭐가 되고 싶은가요?
나는 왜 그것이 되고 싶은가. 거울을 통해 잠재된 가능성을 가늠한다. 나는 내가 되고 싶다.
K. 내가 살고 싶은 나라는?
내가 살고 싶은 나라는 유토피아가 아니다. 시간이 존재하는 나라다. (완전은 無다)
L. 가장 좋아하는 색깔은?
검은 색이다. 시작은 無에서, 빛은  색을 창조한다.
M. 가장 좋아하는 새는?
파랑새
N. 가장 좋아하는 산문 작가는?
푸르스트 질문의 의도를 알 수 없다.
O. 가장 좋아하는 시인은?
호메로스 때문에 율리시스를 읽고 있다. 가장 추천하고 싶지않은, 가장 추천해주고 싶은, 비명을 지르도록 만드는 경이로운 책이다. 작은 활자에 수많은 주석들을 포함, 꽤 두툼해서 구입시 심리적 보상감이 들게 만든다. 
P. 가장 좋아하는 소설의 여자 주인공은?
빨간 머리 앤 (Anne of Green Gables)
Q. 좋아하는 음악가는?
Hilary Hahn
R. 좋아하는 화가는?
빈센트 반 고흐
S. 현실속에서 나의 영웅은?
내 이웃이다. (이웃은 나의 거울이다)
T. 역사속에서 가장 좋아하는 여 주인공은?
어머니, 바로 모성애다.
U. 좋아하는 음식과 마실 것은?
커피, 콜라, 위스키, 피자
V. 좋아하는 이름들은?
자연 (하늘, 바다, 강, 산, 초원, 언덕, 구름, 바람, 노을, 여우비, 초신성)
W. 당신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책읽기다. 시간이 너무 빨리간다. 독서광 소로우는 인생이 무척 짧다는 것을 깨닮고 슬그머니 자연으로 도망쳤다. 하지만 그는 도리어 형언할 수 없는 자연에 빠지고 말았다.
X. 역사상 가장 싫어하는 인물들은?
모두의 소유물인 땅에 울타리를 치고 이 땅이 내 땅이다라고 처음 주장한 사람들이다.
Y. 역사상 가장 경멸하는 인물상은?
아름다움에 기준을 제시한 (정의) 모나리자다.
Z. 가장 소유하고 싶은 천부적인 재능은?
상상의 날개다.
AA. 전쟁사중 가장 경탄하는 사건은?
트로이 목마
AB. 가장 경탄하는 혁신은?
나짐 히크메트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이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러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가장 경탄할 혁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AC. 어떻게 죽고 싶은가?
내일을 소망하는 (앎을 향한) 행복한 죽음이다. (행복은 목표를 향한 과정에 담겨져 있다)
AD. 현재 당신의 정신 상태는?
좋아지고 있다.
AE. 가장 용서하고 싶은 나의 과오는?
탄생이다.
AF. 나의 신조는?
E=mc², 사랑은 에너지다.

 

 

20. 짐 케리 

기회가 된다면 나는 그와 낚시를 즐기며 터키행진곡을 듣고 싶다. 맥주는 내가 사가지고 가야하니 신중하게 골라야겠다. 그는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잘 알 것이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낚시를 굉장히 좋아해서 카필라노 강에서 연어낚시를 즐기곤 했는데, 이제는 낚시대를 어떻게 던지는지도 가물가물하다. 그는 성격이 참 유쾌하다. 같이 있으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가 출현한 덤 앤 덤머도 좋아하는 데, 둘이 하는 짓을 보면 영락없이 비비스와 버트헤드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괴로울 때가 정말 많다. 그는 아마도 이런 나를 이해해줄 유일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21. 미셸 오바마

몇년 만에 자신이 직접 커피를 내리고 토스트도 아닌 전자렌즈에서 구워내는 브런치용 식빵은 도데체 무슨 맛일까? 요즘 머리가 혼란스러워 구입해놓은 「약속의 땅」은 아직 한장도 펼쳐보지 못했다. 「비커밍」은 구입하자마자 순십간에 읽어보았는데, 정말 미셸은 긍정적인 퍼스트 레이디가 분명하다. 하와이가 고향인데다가 「모비딕」 같은 문학을 좋아하는 버락도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임은 분명하지만, (버락은 하와이 해변에서 돌고래 감상하는 것을 즐긴다) 미셸은 그보다 더 한술 더 떠서 천성이 낙천적임은 물론이거니와 언제나 희망적인 메시지를 대중에게 퍼다 나르는 최고의 셀럽임은 입증된 기정사실이다. 둘은 변호사 시절에 만나서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는 데, 둘 다 연애와 변호사일 중 어떤 한가지를 택일하여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고, 두가지 모두를 동등하게 병행하여 일과 여가시간 모두를 즐기는 모습을 주위에 보여왔다. 버락이 정치에 입문하고 상원의원에 당선되어서도 그들은 정치때문에 자신들의 사생활에 심한 무리수를 두지 않았으며, 그래서 그런지 그들의 사소한 몸짓이나 표정, 혹 무의식적으로 들어나는 작은 행동하나 하나 조차 언제나 활달하고 선한 기운, 그리고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아마도 그들은 자신들을 예의주시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들과 같은 일상의 행복과 축복을 누리도록 리더로써 대중을 긍정으로 이끌어낸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미셸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아낌없은 미소를 건네주었고, 또 농담이나 장난도 수준급이여서 그의 주위에 모여든 사람들은 항상 밝은 표정으로 그녀의 행동하나 하나를 유심히 살펴본다. 그래서 나는 미셸의 소소한 일상생활 하나 하나가 버락의 파워풀한 메시지 만큼이나 대중에게 울림과 떨림을 전달하고 있다고 믿는다. 만약 미셸을 만나가 된다면 무었을 할까? 시카고에 가서 시카고 피자를 먹나. 아니다.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미셸이 다시 김장을 담근다면 함께 백김치와 동치미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하고 싶다.


22. 헤르만 헤세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abraxas: 닭의 머리에 뱀의 꼬리를 하고 있는 신 - 아브라카다브라: abracadabra: 신비의 주문)다...... 우리는 우리의 개성의 경계를 늘 너무나도 좁게 긋고 있어! 우리는 늘, 우리가 개인적인 것이라고 구분해 놓은 것, 상이하다고 인식하는 것만 개성이라고 생각해.” 

헤세는 내가 무척 존경하는 작가다. 나는 철학이 묻어나는 그의 미사어구를 즐기고, 그의 필력에 이끌려 그와 함께 어디라도 떠나게 된다. 그가 작품에서 표현하는 불타오르는 사랑의 관능미는 독자의 마음을 불끈거리게 만들고, 또 혹자에게 사랑의 환희와 분노, 그리고 모두에게 마술과도 같은 절제된 지와 사랑이 이끄는 플라토닉의 신세계로 인도한다. 그의 빛나는 문장들이 나를 자조의 빛으로 물들일 때, 어느덧 열정으로 번져가는 이성을 발견하고 지성의 나약함을 탓하며 간신히 토해내는 날숨으로 책장을 넘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며 하루를 마감하는 노을을 바라볼 때면 일상이 어느세 유리알 유희같기도 하여 오늘의 장인은 바로 내 자신이라는 뿌듯한 마음으로 더없는 위안을 얻기도 한다.


23. 법정 스님

“지난해 여름 장마가 개인 어느 날, 봉선사로 운허 노사를 뵈러 간 일이 있었다. 한낮이 되자 장마에 갇혔던 햇볕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고 앞 개울물 소리에 어울려 숲속에서는 매미들이 있는 대로 목청을 돋구었다. 아차! 이때에야 문득 생각이 난 것이다. 난초를 뜰에 내놓은 채 온 것이다. 모처럼 보인 찬란한 햇볕이 돌연 원망스러워졌다. 뜨거운 햇볕에 늘어져 있을 난초잎이 눈에 아른거려 더 지체할 수가 없었다. 허둥지둥 그 길로 돌아왔다. 아니나다를까, 잎은 축 늘어져 있었다. 안타까워하며 샘물을 길어다 축여주고 했더니 겨우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어딘지 생생한 기운이 빠져버린 것 같았다. 나는 이 때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속으로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그렇다, 나는 난초에게 너무 집착해버린 것이다. 이 집착에서 벗어나야겠다고 결심했다. 난을 가꾸면서는 산철-승가의 유행기에도 나그네길을 떠나지 못한 채 꼼짝 못 하고 말았다. 밖에 볼일이 있어 잠시 방을 비울 때면 환기가 되도록 들창문을 조금 열어놓아야 했고, 분을 내놓은 채 나가다가 뒤 미처 생각하고는 되돌아와 들여놓고 나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말 지독한 집착이었다. 며칠 후, 난초처럼 말이 없는 친구가 놀러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분을 안겨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날을 듯 홀가분한 해방감. 3년 가까이 함께 지낸 유정을 떠나 보냈는데도 서울하고 허전함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앞섰다. 이때부터 나는 하루 한 가지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난초를 통해 무소유의 의미 같은 걸 터득하게 됐다고나 할까.” 무소유, 아무 것도 소유하고 있지 않을 때 진정 무엇인가를 소유하게 된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나도 몇 년전 수집하던 동전들을 몰래 호텔방에 두고나와 버렸다. 처음에는 너무도 마음이 안타깝다가도 그것을 발견한 사람이 그것으로 인해 행복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진정시켰다. 하지만 그 쓰라림은 몇 주고 지속되었다. 그리고 무소유에 대한 시험은 이어졌다. 얼마동안 나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며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버릴 준비가 과연 되어 있는가를 머리속에서 되내이며 스스로를 책망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완전히 버릴 수 있는 용기, 그것이 무소유를 실천하려는 내게 필요했던 것이다. 소유라는 것이 반드시 물질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마지막 자존심, 빈손으로 온 인생의 첫 순간처럼 몸에 걸친 나머지 실 한올까지도 모두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진정 무소유가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24. 이해인 수녀

“잔디밭에 쓰러진 분홍색 상사화를 보며 혼자서 울었어요. 쓰러진 꽃들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라 하늘을 봅니다. 비에 젖은 꽃들도 위로해주시구요, 아름다운 죄가 많아 가엾은 사람들도 더 많이 사랑해주세요. 보고 싶은 하느님. 오늘은 하루 종일 꼼짝 못 하겠으니 어서 저를 일으켜주십시오. 지혜의 웃음으로 저를 적셔주십시오. 「작은 위로」” 아픈 사랑을 상징하는 상사화, 모두의 마음 속에는 상사화가 피어있고 그 상사화는 활짝 피어있거나 혹 시들어 있거나 또는 쓰러져 있는지도 모른다. 시인이 말하는 아름다운 죄란 무엇일까. 우리에게 아름다운 죄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을 간절히 사랑한 것이 아닐까. 사랑이란 알고 싶고 소유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아름다운 죄가 있다면 하느님의 사과를 함부로 배어먹은 것이 아닐까. 아담에게는 삶이 존재하지 않았는지 모른다, 앎도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25. 반 고흐

10년 동안 900여 점의 그림들과 1100여 점의 습작들을 남긴 후 37살에 자의적으로 인생을 마감한 빈센트 반 고흐. 그가 끄적인 시를 한 편을 읽어본다. “지도에서 도시나 마을을 가리키는 검은 점을 보면 꿈을 꾸게 되는 것처럼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늘 나를 꿈꾸게 한다. 그럴 때 묻곤 하지. 프랑스 지도 위에 표시된 검은 점에게 가듯 왜 나는 창공에서 반짝이는 저 별에게 갈 수 없는 것일까? 타라스콩이나 루앙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하는 것처럼, 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죽으면 기차를 탈 수 없듯, 살아있는 동안에는 별에 갈 수 없다. 증기선이나 합승 마차, 철도 등이 지상의 운송수단이라면 콜레라, 결석, 결핵, 암 등은 천상의 운송수단인지도 모른다.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 건 별까지 걸어간다는 뜻이지.” 어린왕자와 고흐의 별로 가기 위해서 우리는 콜레라나 결석이나 결핵이나 암이라는 운송수단을 (혹 뱀의 독)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신의 축복이 당신에게 내린다면 당신은 축복받은 일생을 자연사로 마감하고 자유롭게 그들의 별로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저 멀리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에는 누가 먼저 가있는 걸까. 언제고 빛나는 별들 헤는 밤이면 나는 어김없이 당신을 떠올리며 미소를 짓는다.  


26. 장 폴 사르트르

“생각, 이것보다 더 맛없는 것은 없다. 육체보다 더욱 맛이 없는 것이다. 생각은 더 이상 늘려질 수 없을 만큼 늘려진다. 그리고 이상한 맛을 남겨 놓는다.” 자기 외 누군가, 나와는 다른 것, 흔히 말하는 ‘너’, 내가 아닌 타인(他人) , 자기 외 무엇인 타자(他者)를 말하려 한다. 사르트르, 카뮈, 보부아르가 말하는 존재론(ontologie), 너와 나의 존재가 있으므로 우리는 즉자(卽自)를 세상에 내보낸다. 결국 자신의 독립성을 소유하려는 즉자(卽自)에게 자유가 주어지고, 잠재적인 존재 즉자를 인식하는 타자와 대자(對自)의 그림자가 대립한다. 그런데 사물은 의식하지 않는다, 의식할 수 있는 존재는 인간 뿐이다. “의식을 가지지 못한 존재인 사물, 곧 즉자존재는 자기 충족적이며, 자기 이외의 다른 존재와 어떤 관계도 맺을 수가 없다. 반대로 대자존재인 인간은 의식을 통해 다른 존재와 관계를 맺게 된다.” 존재론은 결국 타자와의 관계속에서 갈등과 투쟁을 반복하므로 비극적인 상황에 놓인다. 여기서 자신을 꾸미는 상황 연출이 바로 ‘유희와 희극’이다. 망각에 빠지게 만드는 ‘거울의 방’ 안에서 ‘나를 바라보는 자’ 타자를 통해 쉽게 이 사실을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타자에게 실체로 거듭나고픈 자신의 모습이 바로 타자에게 존재된 자신의 신분적 희극이다. 간혹 ‘순수’라는 퇴폐적 본능이 들어나는데, 이것은 존재론이 부정하는 자아의 이상(理想)일지도 모른다. 여기서 말하는 유희란 시인의 언어다. ‘감사합니다’라는 짧은 문장을 통해 모두는 순수와 희극을 쉽게 구분해 볼 수 있다. 진정성이 희박해져 의심이 발동하면 결국 믿음은 사라지고, 곧이어 신뢰는 산산히 부서져 버리고 마는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다. “누군가가 나를 본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On me voit donc je suis)”

그가 말했다. “신은 죽었다. 그러므로 인간의 운명은 인간의 손 안에 있다.” 또 다른 그가 말했다. “신은 죽었다. 신은 죽은 채로 있다. 그리고 우리가 그를 죽여버렸다.” 그리고 나는 말한다. “신은 죽었다. 삶은 앎을 향하므로.”


27. 마하뜨마 간디

간디는 1930년 4월 6일 6시 30분에 간염법을 어기고 영국의 소금 법에 대한 대규모반대 시위를 갖는다. 이것이 그 유명한 소금행진이다. 그리고 그는 1931년 9월 런던에서 열린 제2차 원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마르세유 세관원에게 자신의 소지품을 확인시켜 준다. “나는 가난한 탁발승이오. 내가 가진 거라고는 물레와 교도소에서 쓰던 밥그릇과 염소젖 한 깡통, 허름한 요포 여섯 장, 수건, 그리고 대단치도 않은 평판 이것뿐이요. 간디 어록” 1893년 그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변호사를 개업하고 인도인들이 받고 있는 차별 대우에 항의해 인종 차별 반대 투쟁 단체를 만들었으나 여러 번 투옥되었고, 1894년 정치운동가로 변신해 영국 정부에 탄원서를 보내어 인도인 차별법의 입법을 막으려 했으나 끝내 성공하지 못한다. 그리고 제1차 대전이 끝나자 인도를 독립시켜 주겠다던 영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민중운동을 일으키지만 다시 투옥되고 만다. 1925년 그는 국민 회의파 의장이 되었으나 영국에 대하여 인도 철퇴의 요구과 불복종 운동을 일으키다가 또 다시 투옥되고 만다.  

그는 다음 일곱가지를 죄악으로 본다. 노동없는 부의 축척, 양심없는 쾌락의 추구, 인류애를 감안하지 않은 과학, 인격없는 지식, 원칙없는 정치, 도덕성 없는 상업, 그리고 희생이 없는 숭배다. 생각과 언행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너무나 당연한 말이기에 특별한 설명이 필요없을 듯 하다. 그는 우리가 내일 죽을 것이라는 각오로 삶을 살아야 하고, 영원히 살 것이라는 각오로 지식을 습득하고 배우라고 가르치고 있다. 


28. 존 레논

그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싱어송라이터이자 비틀즈의 맴버이기도 하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도 한 때 비틀즈 음악을 무척 즐겨 들으며 런던의 횡단보도 ‘애비 로드’를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해왔다. 반전을 외치는 평화운동가에 걸맞게 그는 ‘상상’을 적으며 평화만이 존재하는 유토피아를 그렸다. 이제 우리는 유토피아가 몽상가들이 그려낸 불가능한 사회라는 것을 깨닮았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몽상가들의 상상을 관철하며 유토피아보다 앞선 전설의 제국 아틀란티스를 희망할 수는 있을 것이다.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봐요. 한번 해보면 쉬울 거에요. 우리 발아래 지옥도 없고요. 위에는 오직 하늘뿐인이에요. 상상해봐요 모든 사람들이 오늘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면, 아하-아...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상상해봐요.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살인도, 희생도 없는 종교조차 없는 그런 곳이요. 상상해봐요 모든 사람들이 평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면... 유후-흐. 나를 몽상가라고 말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혼자가 아니에요. 당신도 언젠가 우리와 함께하길 바래요. 그러면 세상은 하나가 될 거에요. 소유물이 없는 삶을 상상해봐요. 잘 그려질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탐욕과 굶주림이 필요치 않고 오직 인류애만이 존재하는 세상을 상상해봐요. 모든 사람들이 온 세상을 공유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면... 유후-우. 나를 몽상가라고 말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혼자가 아니에요. 당신도 언젠가 우리와 함께하길 바래요. 그러면 세상은 하나가 될 거에요.”



29. 찰리 채플린

그의 마지막 연설을 들어보자. “우리 인생은 충분히 자유롭고 아름다울 수 있는데 우리는 그 방법을 잃고 말았습니다. 탐욕이 인간의 영혼을 중독시키고, 이 세상을 증오의 장벽으로 가로막고, 우리에게 불행과 죽음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급속도로 발전을 이뤘지만 우리 자신은 갇혀버리고 말았습니다.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만든 기계문명은 우리에게 오히려 결핍을 가져다 주었고, 지식은 우리를 냉소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생각은 많이 하지만 가슴으론 느끼는 게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기계보다 인류애가 더욱 절실하고, 지식보다는 친절과 관용이 더욱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인생은 비참해지고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입니다. (중략) 모두에게 일할 기회를, 젊은이들에게 미래를, 노인들에게는 안정을 보장하는 훌륭한 세계를 함께 만들어갑시다. 극악무도한 자들은 이것들을 약속하며 권력을 키웠지만 그들의 약속은 실행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절대 지켜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그 약속을 이루기 위해서 함께 싸웁시다. 세계를 자유롭게 하고, 국경을 없애기 위해, 탐욕과 증오와 배척을 버리도록 투쟁합시다. 이성이 살아있는 세상을 위해 싸웁시다. 과학의 발전이 전 인류를 행복으로 이끌 수 있는 세계를 만듭시다.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모두 하나로 단결합시다!” 우리는 무성 코메디 영화 모던 타임스를 보며 그가 비판하던 산업혁명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기후 변화의 주된 원인이 바로 산업혁명이기 때문이다. 만약 에디슨이 테슬라의 재능을 일찍이 알아봤다면 아마도 에디슨은 휘발유 동력으로 움직이는 내연기관보다는 전기로 운영되는 새로운 기계들을 발명했을지는 모른다. 그럼 포드가 대량생산을 자신의 일생일대의 목표로 정했어도 지금과 같은 기후 재앙은 손쉽게 피했을지 모른다. 뒤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인류는 위험을 무릅쓰고 다시 원자력 에너지로 회귀했다. 하지만 우리는 자연 방파제 산호초가 사라져가는 것을 손놓고 지켜보며 갈수록 거세지는 바다와 그에 따라 발생하는 쓰나미와 싸워야 한다. (구식 원자력은 보통 바닷물을 냉각수로 사용) 그의 말대로 자본주의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나 전세계 0.9%의 부유층이 세계 부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간 세계 기아 인구가 1억3천만명이고 아사 위기에 처한 인구가 3400만명이라면 우리가 추앙하는 자본주의의 이데올로기가 한참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쉽게 깨닮을 수 있을 것이다. (80억 인구 중 고작 7백 2십만이 전세계 부의 절반을 소유)


30. 존 윌리엄스

150편의 영화음악들을 작곡해온 거장 존 윌리엄스는 우리에게도 아주 친숙한 스타워즈 시리즈, 슈퍼맨 실사영화 시리즈, E.T., 죠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나 홀로 집에 시리즈, 쉰들러 리스트, 라이언 일병 구하기, 쥬라기 공원 및 잃어버린 세계, 해리 포터 실사영화 시리즈 등등으로 유명하다. 그와 비교할 만한 대상은 아마도 에니오 모리코네나 한스 짐머 정도가 고작일 것이다.  간절히 바라는 것이 하나 있다면 그가 라이브로 지휘하는 관현악단 공연에 참석하여 위에 언급한 음악들을 직접 내 두 귀로 들어봤으면 좋겠다. 


31. 테리 폭스

케나다 밴쿠버 출신인 그는 유망한 장거리 주자이자 농구 선수로 활약했으나 오른쪽 다리가 골육종을 앓은 바람에 수술로 다리를 절단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포기하지 않고 인공 다리로 계속 운동을 병행하였고 휠체어 농구 선수로도 활약하여 국가 경기에서 3번이나 우승을 하였다. 1980년 그는 자선을 목적으로 캐나다 전국을 횡단하는 ‘희망의 마라톤’을 시작하게 되는데 얼마가지 못해서 그는 암이 폐까지 전이되어 선더베이 근처에서 마라톤을 중단하고 만다. 그리고 9개월 뒤 그는 세상을 떠나지만 그가 이루지 못한 ‘희망의 마라톤’은 그의 업적을 기리는 많은 사람들의 참여로 전국적인 행사로 발전한다. 나도 매년 그의 업적을 기리며 테리 폭스 달리기에 참여하고 있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걷기나 달리기로 캐나다 대륙횡단을 해보는 것이다. 


32. 프리다 칼로

6살 때 소아마비로 다리를 절게된 프리다는 다시 18세 때 교통사고로 척추와 오른쪽다리, 그리고 자궁을 크게 다쳤다. 그의 작품 ‘헨리 포드 병원’을 보면 자전적인 슬픔과 고통이 담겨져 있다. 디에고 리베라와 21세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결혼한 그는 여러번의 유산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임신을 포기하지 않았다. 공산주의자였던 그는 디에고와 결혼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의 평생소원은 단 세 가지, 디에고와 함께 사는 것, 그림을 계속 그리는 것, 혁명가가 되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초현실이라 불르는 것을 거부했다. “나는 결코 꿈을 그리는 것이 아니다. 나의 현실을 그릴 뿐이다.” 6살에 소아마비, 18살에 교통사고, 30여 차례의 수술, 끝없는 병마, 남편의 수많은 여성편력, 3차례의 유산, 그리고 계속되는 불임으로 인해 그녀는 고통과 절망에 빠져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작품의 오브제로 사용하게 된다. 그는 20세기 페미니즘의 아이콘으로 불리우고 있다.   


33. 백석

오산학교 재학 중 6년 선배인 김소월을 동경하던 그는 1930년 조선일보 신년현상문예에서 단편소설 「그 모(母)와 아들」로 당선되었고, 춘해장학회의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일본 도쿄의 아오야마 학원 영어사범과에 입학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여러 시집을 발표하면서 함경남도 함흥 영생고보의 영어교사로 부임하여 나중에 「테스」를 번역하기도 한다. 교직을 그만두고 경성으로 돌아온 그는 「산중음」, 「석양」, 「고향」, 「절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물닭의 소리」 등 22편의 시 발표한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디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34.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라빈드라나드 타고르는 인도 뱅골주 켈커다의 브라만 가문에서 태어났다. 영국의 유니버시티 칼러지 런던에서 법을 전공했으나 중퇴하고 8살 때부터 뱅골어로 시를 썼다. 그가 쓴 시집 「기탄잘리」, 즉 ‘신께 바치는 노래’로 1913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는데, 이것은 아시아 인으로써는 처음이다. 그는 방글라데시의 국가와 인도의 국가를 작사 작곡하였고, 간디에게 ‘마하트마’(위대한 영혼)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기도 했다. “당신은 나를 영원하게 하셨으니, 그것이 당신의 기쁨입니다. 이 연약한 배를 당신은 끊임없이 비우시고 신선한 생명으로 영원히 채우고 있습니다. 이 가냘픈 갈대의 피리를 당신은 언덕과 골짜기 너머로 지니고 다니셨으며, 이 피리로 영원히 새로운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당신의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손길에 나의 작은 가슴은 즐거움에 젖어 들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소리를 외칩니다. 그칠 줄 모르는 당신의 선물을, 나는 이처럼 작은 두 손으로 받아들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은 지나가도 당신은 여전히 채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채울 수 있는 자리는 나에게 남아 있습니다. 온갖 기쁨의 곡조로 하여금 내 마지막 노래 속으로 섞여들게 하소서 -”


35. 이태석 신부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을 나와 1987년 의사 면허를 취득한 그는 육군 12사단에서 군의관으로 복무하면서 신부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지게 된다. 전역 후 그는 살레시오 수도회에 입회하고 광주카톨릭대학교에서 학사를 받아 2001년 사제서품을 받게된다. 놀랍게도 그의 서품식을 집전한 이는 김수환 추기경이였다. 사제서품을 받은 직후 아프리카 케냐로 건너가 봉사활동을 하던 그는, 다시 내전이 지속되던 수단으로 건너가 의료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고 그들의 발에 맞춰 특수 제작한 신발을 선물하기도 했던 그는 일주일에 한 번씩 오지 마을 돌아다니며 이동진료를 하기도 했으며, 마침내 학교와 기숙사를 짓고 직접 수학을 가르치게 된다. 그리고 여가시간에 아이들을 모아 악단을 만들기도 했다. 영화 ‘울지마 톤즈’를 보면 그가 얼마나 헌신적으로 수단의 가난하고 헐벗은 이들을 섬겼는지 알 수 있다. 그의 좌우명은 마태오 복음서 25장 40절이다. “너희가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2008년 10월 그는 잠시 한국으로 귀국하여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대장암 4기라는 판정을 받았다. 결국 그는 암이 간으로 전이되어 2010년 1월 14일 선종하고 만다. 2020년 ‘울지마 톤즈 2’가 영화로 나왔는데, 그가 가르치던 제자 70명이 어떻게 의사, 약사, 공무원, 언론인이 되어 그의 발자취를 따라 살아가고 있는지를 그렸다. 결국 수단의 슈바이처로 불리던 그는 자신이 가르치던 아이들 중 40명을 의사로 배출하는 기적을 이루어냈다.


36. 알베르 카뮈

프랑스의 철학자, 작가, 신문기자 였던 카뮈는 부조리 문학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시지프가 산꼭대기를 향한 투쟁만으로도 인간의 마음을 채우기에 충분하고, 그런 그가 행복하다고 상상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윤리란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며, 절대 타협하지 않고 부조리에 저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토로한다. 그는 자살과 죽음 또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무언가 다른 생명의 연장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어릴 때의 나와 지금의 나, 그리고 앞으로의 나는 다르다. 지금 이 순간도 나의 세포는 죽어가고 있고, 새로 태어나고 있다. 죽어가는 세포는 그저 죽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포의 원인으로서 작동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죽음이라는 것도 그렇게 슬퍼하거나 억울해 할 게 아니다. 매일 죽던 것의 또한번의 반복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죽음은 죽음이 아니다. 그것은 새로운 생명의 창조라는 결실을 낳는 원인이다. 따라서 나의 죽음은 내 시체를 뜯어먹는 벌레, 날짐승, 들짐승... 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생명의 창조 과정의 일부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죽음을 그토록 두려워할까? 그건 한마디로 자기의 유일성, 동일성에 대한 집착에서 나오는 것이다. 죽음이란 이렇게 생명의 영원한 순환 과정 속에서 나 역시 그것에 동참하는 것일 따름이라는 생각을 갖고 편안하게 맞이하는 게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한 조건 아닐까? 뫼르소의 행위는 타자의 행위, 사회적 의미를 헤아려 행동하는 부자연스러움을 뛰어넘는 가장 자연스러운 행위다. 죽음을 직시하는 자만이 이렇게 할 수 있다. 자연스러움, 거리낌없음, 자유로움, 이런 것들은 죽음을 하찮게 여기는 자만이 누리는 특권이다. 영생을 아는 자의 행위를 아둥바둥 매달려 사는 자들이 어찌 알겠는가...”


37. 그레고어 멘델 신부

멘델은 오스트리아 제국 메렌 지방 하인젠도르프에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자연과학자가 되고 싶었지만 아버지가 일하던 중 크게 부상을 입어 학업에 매진할 수 없었다. 나중에 여동생이 그의 학비를 대주어 전문대에 입학하게 된다. 하지만 학비를 감당할 수 없었던 그는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에 입회하여 사제서품을 받고 수사신부가 된다. 그는 대학 청강 도중 찰스 다원의 진화론을 접하게 되어 수도원에서 진화론을 증명하기 위해 완두를 심게된다. 그는 8년 동안 완두를 심고 실험을 하며 식물잡종에 관한 연구 논문을 학계에 발표하지만 학자들은 그의 연구를 그저 유사과학쯤으로 치부하며 아무도 관심을 갖어주지 않는다. 이후 그는 수도원장이 되었으나 여러 스트레스를 받으며 줄담배를 피워 61세의 나이에 신장염으로 쓰러져 선종한다. 그리고 사후 16년 만에 그의 연구는 재평가 받게 된다. 네덜란드의 식물학자 휴고 드 브리스가 멘델과 비슷한 주제를 연구하던 중 멘델의 논문을 접하게 된 것이다. 결국 논문은 세상에 알려지게 되고 그의 이론은 정설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38. 프란츠 카프카

카프카의 소설 중 좋아하는 것은 「성城」과 「변신」이다. 그는 「변신」에서 무엇을 우리에게 설명하려고 했던 것일까. 아마도 현대문명이 가져온 인간성의 상실, 불안, 소외감, 그리고 그런 현대인이 깨닮아야 하는 인간의 실존이 아닐까 싶다.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어수선한 잠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흉측한 한 마리 해충으로 변해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도 그의 침대 위에서. 그는 무장한 것 같은 등을 대고 누워있었다. 만약 그가 약간만 자신의 머리를 들었어도, 그는 불룩하게 부풀어 오른 자신의 갈색 배를 볼 수 있었을 텐데. 그 배는 약간의 돔형이었고, 딱딱한 마디들로 이어진 아치형구조를 이루고 있었다. 괴상했다. 그의 이불로는 그 흉측한 배를 모두 덮을 수 없이 밝혀졌다. 이불이 어느 순간 그의 배 위에서 스르륵 미끄러져 내렸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미끄러져 내릴 준비를 한 것처럼. 아, 그의 수많은 발이라니! 비참하게 얇은 발들은 그 수가 너무 많았다. 그의 몸뚱이에 비해 발이 너무 많고 너무 작았다. 그가 그 발을 보려고 할 때마다 발들은 요갈 때 없는 것처럼 요동치고 있었다. ‘뭐야! 무슨 일이 나한테 벌어진 거지?’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꿈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방에 누워있었다. 그 방이 아무리 작을지라도 그것은 영락없는 인간의 방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신의 방이었다. 그는 친숙한 네 방향의 벽들 사이에서 조용히 다시 누웠다. 「변신」”  「성城」에 비해 쉬운 이 글은 물질주의에 빠진 현사회가 이해타산(利害打算)속 약자에게 행하는 부조리 또한 비판하고 있다. 혹시 사회는 그들에게 자살까지 부축이진 않고 있나. 

 


39. 파블로 피카소

“피카소의 후기 작품가운데 ‘황소머리’는 조형에 근거한 실재 물건들의 결합을 보여주고 있다.” 녹슨 자전거 핸들과 상한 자국들로 가득한 안장에서 예술이 창조될 수 있다면, 루이스 스자란 Luis Szarán 역시 카테우라 관현악단 ‘The Cateura Recycled Orchestra directed by Favio Chavez’으로 오브제 Objet의 조합을 이룩해 낼 수 있다. “진실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피카소” 실재의 진실은 개념의 향방에 맞춰 변하기 마련인가. 그렇다면 일상적이던 사물이 갑자기 예술적인 면모를 갖게된 상황을 진실의 기교이자 평범의 ‘조형적인 조화’로 보아야 옳지 않을까. “녹슨 상태로 위로 솟은 자전거 핸들이 뿔처럼 보이게, 동시에 가죽으로 만들어진 자전거 안장은 머리처럼 보이게하는 환영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피카소는 빠리와의 우연, 작업실과의 우연, 그리고 소재들의 우연을 말했지만, 그와 그 상상의 이질적 우연은 가히 정해진 필연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팽창우주 Big Bang가 ‘완전한’ 우연이라면 주위 모든 사물들엔 주체가 없고 목적을 요하는 생존 의식은 구차하며, 이는 실존적 범주에도 속하지 못한다. 그러나 ‘우연’을 프리츠 마우트너의 ‘인위적인 계념’에서 설명한다면 아침이 오고 저녁이 찾는 것은 우연에 속하는 극히 필연적인 선택이자 목적을 지향하는 자연현상이다. 창조된 우주안에서 성립된 우연한 질서에서 말이다. ‘우연히 마주쳤다’는 사실은 과거 습득한 학습 의식의 인지 가능성이 포함되므로 인식은 우연이라는 질서의 계념을 떠받치게 된다. 결국 서로와의 이해와 적합한 조화가 없이는 우연의 탄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연의 형성’은 예술가의 관찰에 의한 시각적인 이미지이며 의도가 분명한 계획”이므로 우연 역시 무엇에 목적을 둔 결과물인 셈이다. 길을 가다가 번쩍이는 돌멩이를 보고도 모른척 지나친다면 돌멩이는 그저 독립적인 즉자에 불과하다. 반면 자유의지의 도출과 그에 따른 감정적 상황 대처는 ‘반복된 실패 속 계획된 발명’이며 연출된 우연에 속한다. 그럼 빅뱅은 선이 추구하는 연출된 우연이며, 적자생존은 부정을 담은 삶의 필연일 뿐인가. “동물들이 먹이를 추적하듯이 피카소는 물건들을 추적한다. 그는 그 물건들을 그가 의도하는 곳으로 나르며, 자신이 왕인 전제적인 통치를 하는 국가로 나른다. 그러나 그 물건들은 또한 그를 따른다. 항상 눈에 띄지 않은 상태에서 머물러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어떤 상태에서도 항상 피카소의 머리속에 들어있는 중요한 생각을 빼앗아 가지 않기 때문이다. Dore Ashoton, Picasso on art, London 1972, S.90” 브르통은 억압된 무의식이 자유로이 들어나는 상태에서 ‘우연한 예술적 결과’, 즉 문학의 ‘자동기술법’ 오토마티즘 Automatism같은 우연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초현실주의에서의 '우연’은 내적인 초자아를 외적인 현실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현실의 억압되어진 모순들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하나의 과정인 것이다.” 피카소는 “심리적이거나 이론적인 예속보다는 미적인 예속”의 오브제 objet를 추구했다. 평소처럼 사물을 바라보고 이 과정에서 우연히 감수성이 자극되는 상황을 뜻한다. “물건을 하나의 새로운 방법으로 복잡하게 만드는 사람들은 초현실주의자들이고 그와 반대로 물건을 하나의 새로운 방법으로 바라보는 사람은 피카소이다. 게트루트 슈타인” 따라서 ‘라만차의 풍차’는 감수성이 풍부한 기사의 무의식이 작동해 시적인 예속의 오브제 objet 형태를 구축한 앙상블 Ensemble이 되는 것인가. (현대 조형예술에 나타난 '우연’에 관한 연구 - 피카소의 황소머리를 중심으로, 김향숙)


40. 잭 니콜슨

“당신은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도록 만들었소..... 당신이 이 지구상에서 제일 가는 여자란 걸 아는 사람은 이 지구상에서 나 한 사람뿐일 수도 있죠. 당신이 하는 일 모두, 그리고 스펜서를 키우는 일이, 얼마나 놀라운지 아는 사람도 나 혼자일지 몰라요. 당신이 갖고 있는 모든 생각도 놀랍고 생각하는 바를 솔직히 말하고, 그리고 어떤 말이든 당신이 얘기하는 것은 거의 언제나 올바르고 선한 것이죠. 그런데 거의 모든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그런 점을 모르고 지나치는 것 같아요. 사람들은 당신이 음식을 가져오고 식탁을 치우는 걸 보지만, 아무도 가장 훌륭한 여자를 만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거에요. 그리고 난 그 사실을 알고 있기에 늘... 흐뭇했어요. -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멜빈 유달”

“아주 기분이 묘해요... 항상 내 안에 있던 바보같은 긴장감도 아니에요. 내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는데, 그런게 누군가를 만나게 해 주진 못하잖아요? 오늘, 버스를 탔는데 정말 아름다운 부부를 보았어요. 하지만 난 그들을... 시기하는 눈으로 바라보았죠. 난 아무것도 모르고 있어요. 무엇인가를 같이 하는... 남자가 있었을 적을 생각해 보면 그때부터 모든 것이 시종일관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었다구요. 껴안고, 사랑하고... 서로 손도 맞잡고요...... 난 내가 원하는 것이 되지 않을 때 그렇게 잘못 되는 것이 어떤 다른 목적이 있지 않을까 하고 바라죠. -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캐럴 코널리”

잭 니컬슨은 명배우다. 그가 출연한 작품들과 수상경력은 너무나도 길어서 여기에 다 쓰지 않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의 영화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그리고 ‘버킷 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이다. 그를 만나게 된다면 내가 아직 이루지 못한 버킷 리스트 중 하나를 골라 그와 함께 실천에 옮기고 싶다. 

 

 

41. 칼 세이건

우주 과학의 대중화를 견인한 칼 세이건 하면 모두가 1980년 방영된 ‘코스모스’를 떠올린다. 그는 우주에 우리 밖에 없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라고 말했다. 나는 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공간의 낭비는 물론이거니와 아직도 풀리지 않는 거대한 초힘, 즉 수많은 과학 이론들이 기후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인류만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지구는 우주에 떠 있는 창백한 푸른 점 하나라고 말했다. “저 점이 바로 우리의 집이자, 우리 자신입니다. 우리의 모든 기쁨과 고통이 저 점 속에서 존재했고, 인류의 역사 속에 존재한 자신만만했던 수천 개의 종교와 이념들, 경제 체제가, 수렵과 채집을 했던 모든 인류가, 역사 속 모든 위대한 영웅과 비겁자들이 (중략) 저 티끌 같은 작은 점 속에서 살았습니다.” 달에서 보면 더 없이 아름다운 별 지구를 사랑한 그는 더 이상 우리 곁에 없다. 하지만 그가 남기고 간 수없이 많은 연구자료와 발견들은 아직까지 우리 곁을 지키고 있다. “헤아릴 수 없이 넓은 공간과 셀수 없이 긴 시간 속에서 지구라는 작은 행성과 찰나의 순간을 그대와 함께 보낼 수 있음은 나에겐 큰 기쁨이었다.”  


4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괴테하면 떠오르는 것은 바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다. 그 외에도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빌헬름 마이스터 편력시대」, 「이탈리아 기행」, 「파우스트」, 그리고 「서동시집」이 유명하지만, 수많은 젊은이들을 울리고 그들이 자발적으로 권총까지 사게 만들었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다른 작품들과 비교될 수 없을 만큼 당대 최고의 걸작이다. 기회가 된다면 아직 정리하지 못한 일마레를 적어내고 싶다. 내 젊은 시절 베르테르가 느꼈던 슬픔의 시절을 목격하고 싶다면 아마도 일마레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작가가 제 삼자의 시선으로 써주었으면 하지만 너무나 정리가 엉망진창으로 잘못되었거나 누순된 부분들이 상당해서 섵불리 누구에게 부탁드리기도 그렇다.  


43. 크리스 헤드필

그는 케나다 출생 우주인으로 유명하다. 내가 그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그가 우주에서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불렀기 때문이다. 그는 케나다인으로써 처음으로 우주정거장 미션을 성공했으며, 우주정거장용 캐나다의 팔을 조종하며 케나다인으로써는 처음으로 스페이스 워크에 성공한 인물이기도 하다. “진정으로 당신을 흥분시키고 도전케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마음 속으로 결정한 후, 그 방향으로 인생을 움직이기 시작하면 됩니다. 당장 무엇을 먹느냐부터, 또 오늘 저녁에는 무엇을 하느냐에 이르기까지 당신이 내리는 모든 결정은 당신의 내일과 모레를 결정합니다. 당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심사숙고한 후 자신이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를 차근차근 조각해 나가보십시오. 열심히 한 후라도 당신이 바라던 미래에 도달하지 못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당신은 당신이 믿는 직업에서 당신에게 맞는 일을 찾게 될 것입니다. 삶이 당신을 무작위로 원하지 않는 길에 몰아넣지 못하도록 늘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기회가 되면 그와 마주 앉아 통기타를 치며 한량없이 노래를 부르고 싶다.  


44. 파블로 네루다

다음은 노벨문학상을 탄 네루다가 10대 때 쓴 시다. 당시 그가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를 담은 시집을 냈는데, 이것은 첫 번째 시다. “한 여자의 육체, 흰 언덕들, 흰 넓적다리, 네가 내맡길 때, 너는 세계처럼 벌렁 눕는다. 내 거칠고 농부 같은 몸은 너를 파 들어가고 땅 밑에서 아들 하나 뛰어오르게 한다. ‌나는 터널처럼 외로웠다. 새들은 나한테서 날아갔고, ‌밤은 그 강력한 침입으로 나를 엄습했다. ‌살아남으려고 나는 너를 무기처럼 벼리고 내 화살의 활처럼, 내 투석기의 돌처럼 벼렸다. ‌그러나 이제 복수의 시간이 왔고, 나는 너를 사랑한다. 피부의 육체, 이끼의, 단호한 육체와 갈증나는 밀크! ‌그리고 네 젖가슴의 잔들! 또 방심으로 가득찬 네 눈! 그리고 네 둔덕의 장미들! 또 느리고 슬픈 네 목소리! 내 여자의 육체, 나는 네 경이로움을 통해 살아가리. ‌내 갈증, 끝없는 내 욕망, 내 동요하는 길! 영원한 갈증이 흐르는 검은 하상이 흘러내리고, ‌피로가 흐르며, 그리고 가없는 슬픔이 흐른다. 한 여자의 육체” 마지막 절망의 시는 한 부분을 적어본다. “이별의 시간이다, 오, 버려진 자! 그건 공격과 키스의 행복한 시간이었다. 등대처럼 반짝인 마법의 시간이었다. 조타수의 두려움, 눈먼 잠수부의 격렬함, 사랑의 광포한 취기, 네 속에 모든 게 ‌침몰했다!”


45. 프리드리히 횔덜린

독일을 대표하는 낭만파 시인 횔덜린은 괴테와 실러 그리고 여러 낭만주의자들과 넓은 교류를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유일한 소설 「휘페리온」에서 그의 시적인 감상들을 찾아볼 수 있다. “오, 우리 내면에 불길 같은 힘으로 지배하며 생동하는 정신의 자매, 성스러운 대기여! 그대 내 방랑하는 곳마다 나를 동반함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도처에 존재하는 자여, 불멸하는 그대여!”

“그러나 그대는 여전히 빛을 비추고 있구나, 하늘의 태양이여! 그대는 여전히 푸르구나, 성스로운 대지여! 아직도 강물은 소리 내며 바다를 향해서 흐르고, 그늘 짓는 나무들은 한낮에 살랑거린다. 봄의 환희의 합창은 나의 덧없는 생각을 노래 불러 잠들게 한다. 생기발랄한 세계의 충만은 나의 굶주린 존재를 도취에 살찌우고 배부르게 한다. - 오 기쁨에 찬 자연이여! 내가 그대의 아름다움 앞에 눈을 들어올릴 때면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나는 알지 못하지만, 천국의 온갖 기쁨이 내가 그대 앞에서 흘리는 눈물 가운데, 연인이 연인 앞에서 흘리는 눈물 가운데 모두 들어 있다. - 대기의 감미로운 물결이 내 가슴을 에워싸고 노닐 때면 나의 온 존재는 침묵하고 귀 기울인다. 먼 푸르름 안으로 마음을 빼앗긴 채 나는 자주 천공을 올려다보고 또 성스러운 바다를 들여다본다. 그러면 나는 친밀한 정령이 나를 향해 팔을 벌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고독의 고통이 신성의 생명 안으로 녹아들기라도 하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 삼라만상과 하나가 되는 것, 그것은 신성의 삶이며 인간의 천국이다. 살아 있는 삼라만상과 하나가 되는 것, 행복한 자기 망각 가운데서 자연의 총체 안으로 되돌아가는 것, 그것은 사유와 환희의 정점이자 성스러운 산봉우리이며 영원한 휴식의 장소이다. 그곳에는 한낮이 그 무더위를, 그리고 천둥이 그 소리를 잃고, 끓어오르는 바다도 밀밭의 물결과 같아진다.”


46. 헬렌 켈러

헬렌 켈러는 청각과 시각을 사용할 수 없는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모든 것을 후각과 촉각으로 판단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청각과 시각 장애인이였던 것은 아닌데, 생후 19개월 후에 성홍열과 뇌막염에 걸려 위와 뇌에 급성 출혈이 있은 후로부터 평생 청각과 시각장애인으로 살아가게 된다. 남부동맹국의 대위였던 아버지 아서 H. 켈러와 어머니 케이트 애덤스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남북전쟁이 끝나자 테네시주 멤피스로 이사하여 잉글리시아이비로 뒤덮인 별채인 초록넝쿨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다. 그는 냄새의 근원지를 따라 바이올렛과 백합을 찾아내고, 손에 전해지는 감각으로 나비 모양의 나비백합이나 정원을 수놓은 재스민 등을 구분할 수 있었다. 그런 그는 주위의 권유로 겨우 23살에 자서전을 쓰기 시작했는데, 23살이란 그리 많지도 적지도 않은 나이가 아닐까 싶다. 요즘 같으면 막 사회에 진출해서 인생을 시작할 나이에 자서전을 쓰게 된 것이다.

“다시 어둠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할지라도 사흘 동안 세상을 볼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난다면, 나는 그 시간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사용하겠습니다. 첫째 날에는 다정함과 친절함과 우정으로 내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준 사람들을 볼 겁니다... 첫째 날은 아주 바쁠 겁니다. 나는 소중한 친구들을 모두 불러서 그들의 얼굴을 오래도록 들여다보며 그들 내면에 깃든 아름다움의 외적 증거를 마음에 각인시켜야 할 테니까요... 첫날 오후 나는 숲으로 긴 산책을 나갈 겁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내 눈을 취하게 하고,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눈앞에 항상 펼쳐져 있을 장대한 광경을 짧은 시간 동안이나마 필사적으로 빨아들이고자 할 것입니다... 첫째 날에 이어 맞은 둘째 날 나는 여명과 함께 일어나 밤이 낮으로 변하는 황홀한 기적을 목도할 것입니다. 잠든 지구를 깨우는 태양의 활약, 그 빛의 장관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겠습니다... 둘째 날에는 예술을 통해 인간의 영혼을 탐구하고자 합니다... 둘째 날 저녁에는 극장이나 영화관에 찾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둘째 날 밤에는 희곡 작품 속 위대한 인물들이 눈에 어른거려 나는 또 잠을 이루지 못할 겁니다... 셋째 날 나는 가장 높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꼭대기로 서둘러 올라가려 합니다... 이제 5번가에서 출발하여 파크애비뉴로, 슬럼으로, 공장지대로, 아이들이 뛰노는 공원으로 쏘다니며 도시를 구경할 겁니다. 외국인들이 모여 사는 지역을 방문해 이국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습니다... 셋째 날도 이제 끝나갑니다. 자정이 되면 잠시 뜨였던 내눈은 다시 감기고 영원한 밤이 찾아오겠지요. 고작 사흘 동안 보고 싶은 것을 다 볼 수는 없었겠지요. 어둠이 다시 내려앉은 뒤에야 얼마나 많은 것을 보지 못했는지 비로소 깨달을 겁니다. 하지만 멋진 기억이 가득하니 후회하지 않겠습니다. 이제 무언가를 만질 때마다 사흘간의 기억이 반짝이며 되살아나 그것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려주겠지요... 눈이 보이지 않는 내가 눈이 보이는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하나뿐입니다. 시각이라는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드리는 충고입니다. 내일이면 더는 보지 못할 사람처럼 그렇게, 눈을 사용하십시오. 「사흘만 볼 수 있다면」”


47. 제임스 조이스

그가 결혼을 하기 위해 시청으로 데려간 사람은 단 두 명. 자신의 미래 아내인 노라와 친구이자 혼인의 증인인 변호사 한명, 그게 전부다. 나는 그의 이 같은 발상에 상당히 신선한 충격을 받았는데, 만약 내가 지금 내 나이에도 결혼을 할 수 있다면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은 결혼식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미래의 아내가 될 와이프의 손을 잡고 당당히 시청으로 향하는 모습, 정말 남자의 로망이 아닐까 싶다. 그의 베스트셀러를 꼽으라고 하면 당연히 읽을 시 엄청난 인내가 필요한 「피네간의 경야」다.   

 


48. 로맹 롤랑

로맹 롤랑은 1915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의 문학가이자 사상가이다. 그는 위인전 비슷한 글을 쓰며 유명한 세기의 천재들을 소설로 담아내는데 탁월하다. 나 또한 그와 비슷한 글 「바이올리니스트」를 쓰게 되었는데, 필력이 약하고 구성이 엉성하여 미완성 글로 남아 버렸다. 그가 쓴 「장 크리스토프」는 베토벤을 모델로 했으며, 그 외에도 미켈란젤로나 헨델을 모델로 삼기도 했다. 현재 나는 첼리스트를 구상하고 있는데, 아직 뚜렷한 내용이 준비되지는 않았다. 


49. 롤랑 바르트

“사진의 기술적인 기원 때문에 그것을 어두운 통로 (암실/어두운 방: camera obscura)의 관념과 연결시키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우리는 밝은 방(camera lucida)을 언급해야 한다. 왜냐하면 시선의 관점에서 보면 ‘이미지의 본질은 내밀함 없이 전적으로 바깥에 있으나 내면의 사유보다 더 접근할 수 없고 더 신비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명시적인 의미는 없지만 가능한 모든 의미의 깊이를 부른다. 그것은 세이렌(반인반어의 요정)의 매력과 매혹을 만들어 주는 그 존재-부재를 지니고 있음으로써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뚜렷하다. 블량쇼’ 「밝은 방」”

삶을 ‘의미하는 것’(기표, signifiant)은 삶이 ‘의미되어진 것’(기의, signfie)으로 나와 너의 외시적denotation 기호를 만든다. (삶이 의미하는 것이 분명 생이라 믿지만, 삶이 내포하고 있는 것은 객관적이다.) 낯설은 나를 의심하는 나는 자신을 안심시키기 위해 거울을 통해 자신을 수시로 확인한다. (내가 변하지 않았나), 나의 현재가 과거의 나와 무엇이 다른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거울에 비춰진 나의 오른손은 나의 왼손이다. 나는 왼손을 보고, 타자는 오른손을 본다. 만족할 수 없는 나는 타자의 시선을 쫓는다. 타자의 시선은 미를 요구한다. 너의 시선, (빛이 있으므로), 곧 앎은 공시적connotation 기표가 된다. (코끼리를 보고 느끼는 것은 데노따시옹이고, 코끼리를 이해하는 것은 꼬노따시옹이다.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르네 마그리트의 「이미지의 배반」” 이것은 모자가 아니다.) 공시적 앎이 의미하는 것과 공시적 앎이 의미되어진 것은 다시 하나의 공시적 “기호”가 된다. 이것이 바로 정신이다. (기호 참고: 롤랑바르트의 의미작용단계, 거울 참고: 강신주)

‘행복은 슬픔의 공간을 채웠다’, “슬픔”은, (“우렛소리 희미하고, 만요슈” “슬픈 너, 비 위로 내리는 비의 슬픈 소리, 밀로즈의 시”, “음악은 음표 안에 있지 않고 음표와 음표 사이에 존재하는 침묵 안에, 모차르트” 있고, “언어”langue는, word, 여백 안에 있다. “가능성”, 진리는 침묵parole과 침묵 사이에 존재한다. (“아름다움”을 위한) 질서는 필연성과 우연성으로 시작되어 앎 속 미적 여백을 배치한다. “{공간 두기, ま[‘공간적인’ 사이, 間, 간격], 사이의 범주, 공간과 시간을 관통하는} 물질 사이에 공간이 없다면 모든 인간은 골무(비좁은 공간) 안에서 지내는 것입니다. 롤랑바르트” 괴테의 짧은 ‘시와 진실’은 롤랑바르트의 ‘진리의 유도체’다. 블량쇼는 침묵과 침묵 사이의 “존재”langue를, 롤랑바르트가 말하는 언어의 공’, “부분에서 부분으로 넘어가는, {언어란,} 아무런 혼란도 없이 전체적이고, 조용하고, 은밀한, 결국 통일된 빛{앎}, 그리고 그 어떤 특수한 것도 무한을 파괴하지 못하는 공간의 창조, 모든 것이 소위 허무 속에서 현전하는 공백의 공간의 창조, 즉 장소 외에 그 무엇도 발생하지 않게 하는 장소의 창조”라고 했다. “소를 싣고, 조그마한 배가 강을 건너네, 저녁 비를 맞으며, 쉬키(하이쿠)” 하이쿠(일본 정형시)란 우연성의 예술contingere이다. 우연이란, 아름다워서 “우렛소리 희미하고”,【아름다움은 うつろい퇴색된.한창때가 지난, “활짝 핀 벚꽃이 아니라, 만개한 벚꽃이 시들어 가는 순간, 롤랑바르트”, 행복은 슬픔을】, (빛이 있으라, 기압이 내려가고, 공기가 팽창하고, 수증기가 상승하고) 필연이란, “더럭더럭 운다, 8月 소나기. 늙은 부처가 낮잠을 깬다, 김명배”, 비가 내린다.


50. 에드문트 후설

그는 현대철학의 주요 사상 가운데 하나인 현상학의 체계를 놓은 철학자이자 하이데거의 스승이기도 하다. 하이데거의 유명한 말, 세계-내-존재는 한마디로 후설이 시간과 존재에 대해서 「사물과 공간」에서 정리해 놓은 것을 하이데거가 「존재와 시간」에서 다시 정립한 것에 불과하다. 「존재와 시간」과 「사물과 공간」은 같은 맥략으로 흐르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두 책 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너무 어렵기 때문에 해설서를 참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보기에 다른 학문들에 비해 철학책은 어려울 수 밖에 없으며, 중요한 것은 끝까지 한 문장도 빼먹고 읽었느냐가 아니라 그 철학서를 적은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과 진리를 이해했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만약 우리가 세계-내-존재를 이해했다면 우리는 그들이 그린 큰 그림을 어느정도 파악한 셈이다.  

 

 

51. 다산 정약용 

다산 정약용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 저술가, 시인, 철학자, 과학자, 그리고 공학자다. 호는 다산으로 2012년 그의 탄생 250주년을 맞이하여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되었다. 그는 천주교를 받아들여 신해박해, 을묘박해, 그리고 신유박해를 겪는다. 귀양살이를 떠난 그는 경상도 장기, 전라도 강진 등지에서 유배생활을 하며 관리의 올바른 마음가짐 및 몸가짐에 대해 적은 「목민심서」, 국정에 관한 일체의 제도 법규의 개혁을 논한 「경세유표」 등을 남긴다. 마키아벨리 「군주론」이 있다면 조선에는 「목민심서」가 있고, 플라톤의 「법률」이 있다면 조선에는 「경세유표」가 있다. 그의 형도 자산어보라는 명저를 남겼다. 

그의 형 정약진은 바오로, 그의 둘째형 정약종은 아우구스티노, 그리고 다산 자신은 세례요한을 영세명으로 받았다. 그 당시 한국 천주교는 한국최초의 신학생 3명을 배출하는 데, 그들이 바로 김대건 안드레아, 최양업 토마스, 그리고 최방제 프란치스코 사베리오다. 정약종의 제자로 황사영 알렉시오가 있고, 아들 정철상 가를로와 다른 아들 정하상 바오로가, 그리고 딸은 성녀 정정혜 엘리사벳이다. 성호 이익의 사위 이승훈의 계보에서 이수광 마태오리치의 천주실의 연구가 나오고, 정약현의 계보에서 광암 이벽 세례 요한이 배출된다. 


52. 넬슨 만델라

넬슨 만델라는 1994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평등 선거 실시 후 흑인 최초로 대통령이 되었다. 그는 아프리카 민족회의의 지도자로써 백인 정권의 인종차별에 맞서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채 받치며 인종차별이라는 부당함에 투쟁한 인물이다. 그는 케이프주 트란스케이를 통치한 템부 부족의 분파에 속하며 익시바 씨족의 왕의 하나 밖에 없는 부인에게서 태어난 독자이자 세습이 가능한 왕손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1944년 아프리카 민족회의에 들어가 청년동맹을 설립하고 1950년 의장으로 취임한다. 그 후 그는 요하네스버그에서 올리버 탐보와 변호사 사무소를 개업하게 된다. 그 후 아프리카 민족회의에서 부의장으로 취임한 그는 움콘트 웨 시즈웨, 즉 ‘민족의 창’이라는 군사 조직을 만들어 결국 많은 이들의 눈에 가시가 되어 체포되고 만다. 8년 간의 형을 마친 그는 1989년 민족 화해의 상징으로 석방되고, 드디어 민족회의에서 의장으로 취임된 그는 199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포르투갈 탐험대에 의해 발견되어 네덜란드 식민화를 거쳐 영국 식민화가 되는데, 1-2차 보어전쟁을 통해 엄청난 피해를 입고 결국 남아프리카 연방을 만들어 독립을 선언하게 된다. 넬슨 만델라가 아프리카 민족회의에 들어가기 전까지 원주민 토지법과 흑인들의 토지 소유권은 크게 제한되었고, 민주적으로 투표 역시 할 수 없었다. 제국주의 뿌리가 깊이 남아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그가 흑인으로써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1441 - 최초의 근대 노예 교역 
1492 - 콜럼버스, 북미 대륙에 도착  
1804 - 아이티 독립 
1808 - 미국에서 노예 매매 금지 
1853 - 고비노, <인종 불평등론> 출간 
1865 - 다원, <종의 기원> 출간 
1865 - 링컨, 노예해방선언 
1890 - 운디드니 학살  
1915~1916 - 터키의 아르메니아인 학살  
1931 - 반화교 폭동  
1933~1945 -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1937 - 난징 대학살 
1948 - <세계인권선언> 채택 
1948 -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체제 출범 
1955~1968 - 미국의 민권 운동 
1960 -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샤퍼빌 학살 사건 
1966 - 인종차별철폐협약 
1968 -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1971 - 캐나다, 다문화주의 선포 
1972 - 부룬디 학살   
1975~1999 - 동티모르 학살 
1978 - 에드워드 사이드, <오리엔탈리즘> 출간 
1991~1999 - 보스니아와 코소보의 인종 학살 
1992 - LA 폭동  
1994 - 헤른슈타인과 머레이, <벨 커브> 출간 
1994 - 남아프리카 공화국 만델라 대통령 취임  

 


53. 레비 스트로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여행담에 대한 사람들의 정열.열기, 그리고 기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여행담이란, 지금은 없어져 존재하지는 않지만 마땅히 계속 존재해주기를 우리가 바라는 그런 것의 환영을 우리에게 갖다주는 것이니까. 그리고 또한 그것은 이미 실연된, 우리가 어찌할 수도 없는 2만 년의 엄연한 사실에서부터 우리를 도피하게 해주기도 한다. 이제는 더 이상 별도리가 없게 되었다. 문명이라는 것은 이제 토종이 풍부한 지역의 잘 보호된 구석에서, 사람이 노력하여 가꾼 저 약하디약한 꽃이 아니다. 토종은 그 왕성한 활력 때문에 위협적이긴 해도, 그 반면에 변화무쌍한 강한 모종을 새로 만들어낼 능력도 갖고 있다. 인류는 이제 단일재배를 개시하려 하고 있다. 인류는 마치 사탕무를 재배해내듯 문명을 대량생산해낼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 인류의 식탁에는 오직 그 요리뿐이리라. 「슬픈 열대」” 

“지나치게 순진하거나 위선적 억지가 아니고서는 인간이 자기의 생활 조건과 무관하게 자기의 신조를 선택한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정치 조직이 사회의 생존 형태를 결정하기는커녕 생존 형태가 그 자체의 표현인 이데올로기에 의미를 부여한다. 이들 기호(즉 이데올로기-옮긴이)는 그것이 지적하는 대상체가 현존하는 경우에만 언어로서 의 기능을 다할 수 있다. 현재의 서양과 동양 간의 오해는 우선 의미론적인 것에서 비롯된다. 동양에서 우리(서양인)가 선전하는 개념의 형식(여기서 이 개념을 ‘시니피앙’으로 간주해서 생각하는 것이 좋다-옮긴이)은, 그곳에서는 의미(시니피에, signifie : 구조주의 언어학의 용어로 기호(signe)가 갖고 있는 두 가지 측면 가운데 ‘기호의 의미’를 나타낸다. 기의 또는 소기로 번역된다. 참고로 다른 또 화나의 측면은 시니피아(signifiant)이며, 기표 또는 능기로 번역된다-옮긴이)가 존재하지 않거나, 아니면 의미가 다른 것이다. 반면에 만의 하나 여건이 전혀 달라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도저히 우리가 견뎌낼 수 없다고 판단하는 범위 내의 변화인지 아닌지는, 이런 사태의 희생자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슬픈 열대」” 

인류학자 레비 스트로스가 말한바와 같이 인간이 거주하는 지역에는 반드시 전쟁, 가난, 영양실조, 대기오염, 수질오염, 그리고 자원과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소유욕이 자리한다. 철학자 오귀스토 콩트는 인간 진화에 세 단계가 있다고 하는데, 첫째로 농경사회의 기우제에서 비롯된 종교적 단계, 두번째는 르네상스, 메너리즘, 바로끄, 로꼬꼬, 고전주의, 낭만주의, 자연주의, 인상주의 정신에서 불거진 형이상학 단계, 그리고 세번째는 산업혁명 이후 현세대를 대표하는 실증적이고 과학적인 단계다. “오스트레일리아, 남아메리카, 멜라네시아와 아프리카 등에 대한 세세한 연구가 보여주고 있지만, 일을 할 수 있는 인원이 하루에 2~4시간만 노동을 해도 생산 활동에 아직 참여하지 않았거나 더는 참여할 수 없는 어린아이와 노인을 포함한 모든 가족의 생존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공장이나 사무실에서 길고 긴 시간을 보내는 우리 현대인과는 얼마나 다른지요! 「레비 스트로스의 인류학 강의」” 그럼 「슬픈 열대」의 수렵채집인과 철학이나 과학을 쫓는 현대인들 사이에는 무슨 격차가 있는가. 그가 지적한바와 같이 우리가 원시인이라고 부르는 민족들은 농업이나 목축을 거의 하지 않고 사냥과 낚시와 야생식물을 채집한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보다 천연자원에 대한 지식이 넓다. 다시말해 자연에 훨씬 더 잘 적응된 것이다. “농업은 섭취하는 음식의 질을 떨어뜨렸습니다. 즉 음식이 칼로리는 풍부하지만 영양소는 상대적으로 빈약한 몇 가지 산물로 제한되었다는 겁니다. 흉작이 한 번만 들어도 기근이 옵니다. 게다가 농업은 더 많은 노동을 요구합니다. 전염병의 전파에도 책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볼 수 있듯이, 시간과 공간의 측변에서 농업의 분포와 말라리아의 분포는 놀랍게도 일치합니다. 「레비 스트로스의 인류학 강의」” 그가 지적하듯이 숲을 없애고 농업을 시작한 곳은 말라리아의 원인인 얼룩날개모기들이 번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형성했고, 먹이사슬에 얽혀있는 수많은 야생 동식물을 파괴하였다. 또한 이미 면역체가 있는 야생으로부터 옮겨온 AIDS나 COVID19을 보면 인류가 주어진 환경으로부터 얼마나 취약한지 알 수 있다. 우리가 자연인인 그들보다 나은 점은 고작 긴 수명일 뿐이다. 과연 루시는 우리보다 못한 ¨부¨를 누렸는가. 양에서 비롯된 우리의 ¨부¨는 질5로 심하게 기울어져가고 있다. 한편 드라마와 영화는 여전히 새롭고 다양한 문화들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고유한 속성을 보기 위해서는 우선 차이를 관찰해야 합니다. 장-자크 루소” 레비 스트로스는 원시사회를 역학적 기계로, 현대사회를 열역학적 기계로 비유하고 있다. 역학적 기계란 정밀한 시계처럼 차가운 사회이지만 “무질서”(엔트로피)를 거의 생산하지 않는 사회를 말한다. 결국 열역학적 기계를 사용해 “질서”를 만드는 현대사회는 더 많은 엔트로피(무질서)를 만들고, 이에 따른 불균형은 오늘날 「침묵의 봄」을 가져온 것이다. 반면 질서(essential business)를 가로막은 COVID19은 또 다른 「침묵의 봄」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이 “침묵”은 시대정신을 담을 수 있는 한 문화의 성숙기인가, 아니면 이기적인 「확장된 표현형」의 짓궃은 장난인가. 


54. 밥 말리 

밥 말리는 자메이카의 싱어송라이터이자 기타리스트이다. 그의 유명한 곡을 들어보자. “여기 내가 쓴 노래가 한 곡 있어. 당신은 노래 가락 하나하나 부르고 싶어할지도 모르지. 걱정하지마, 즐겁게 살아야지. 하루하루 살다 보면 문제가 있기 마련이야. 그럴 때 걱정하면 문제가 더 커질 뿐이야. 걱정하지 말고 즐겁게 살아야지. 오~오~호~호~오, 호~호~오~오~오~오~오. 걱정하지마. 우~오~우~오~우~오~오. 즐겁게 살아야지. 우~오~오~오~오. 걱정하지마. 즐겁게 살아야지.”

하지만 우리는 지난 4년간 그들을 위해 (장애인 올림픽) 밥 말리의 노래를 듣지 못했다. 그런 우리는 장님이자 벙어리인가. 왜 많은 기자들은 그들을 위해 지난 4년동안 펜을 들지 못했는가. 무척 부끄러운 일이다. 

 


55. 토마스 켈러

미국 최대 와인 생산지 나파벨리에 있는 그의 레스토랑은 2,004년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1위로 선정되었다. 그는 1,996년 켈리포니아 베스트 셰프로 선정되고, 1,997년에는 미국 전역의 베스트 셰프로 선정된다. 그리고 그는 2,005년 미슐랭 가이드 3스타를 받게된다. 현재 미슐랭 가이드 3 스타를 받은 셰프는 전세계 7명 뿐이다. 나는 그에게 마들렌 틀을 선물해주고 싶은데, 이유는 과연 그가 프랑스 문학을 정말로 요리해낼 수 있느냐다. 요리 과정은 달라도 나와 같은 기구들로 과연 그가 어떤 맛을 창조해낼 수 있을지 너무 궁금하기 때문이다. 


56. 강신주

함께 소주잔 기울이고 싶은 철학자 강신주 형. 그가 플라톤 전집을 집필할 당시 생겨난 사소한 이야기들을 들어보고, 또 그의 칸트철학 강의를 들어보고, 또 그와 함께 브런치로 소주 한잔을 기울이며 안주로 국밥과 곱창전골을 나누어 먹고 싶다. 내가 철학을 깊게 파고 들어가게 된 계기가 바로 강신주 형 때문인데, 그는 대학 전공이 화학공학과로써 철학과는 아주 멀다. 하지만 내가 늘 얘기했다시피 철학과 과학은 하나의 쌍으로 보는 것이 옳다. 지금은 교수이신 그에게도 배고플 시기가 있었는데, 그의 어머니는 그가 집에서 미친듯이 책만 읽고 있어서 걱정이 남다르셨다고 한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그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인문학 책들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마침 그 시기에 나 또한 문자중독 지경에 이르러 그의 책들을 바로바로 접하게 된다. 그의 「철학 vs. 철학」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그가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마지막 액기스까지 짜낸 저서임은 분명하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모두에게 권하고 싶지만, 1,500쪽의 엄청난 분량이 담겨져있기에 정말로 그의 철학을 확인해보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는 절대 권하고 싶지 않다. 역사적 사실과 일반지식면에서도 풍성하기 이를데없는 이 책은 그가 지금껏 적어온 다른 저서들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욕망의 대상이나 헌신의 대상으로 상정되는 타자는 주체 외부에 존재합니다. 그러나 육체적 욕망과 숭고한 헌신의 사례에서 흔히 타자는 자유를 가진 존재, 다시 말해 타자성(누구도 어찌할 수 없는 자유)을 가진 존재로 사유되고 있지 않습니다. 두 경우의 타자가 나의 사랑행위에 대해 긍정할 수도 있고 아니면 거부할 수도 있는 자유를 가진 존재로 그려지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다만 사랑하는 주체가 얻게 될 육체적 만족 혹은 정신적 만족만이 부각될 뿐입니다. (...) 타자를 노예처럼 만들어 나를 사랑하도록 강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강제된 타자의 사랑은 결코 나를 행복하게 만들지 못합니다. 그것은 결국 거짓사랑이기 때문이지요. 이 때문에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타자의 자유라는 치명적인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일과 같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에 빠질 때 고독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불행한 것은 우리가 자신만의 힘으로는 이 고독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점입니다. 오직 사랑하는 타자가 그에게 손을 내밀 때에만 우리는 고독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사랑은 행복으로도 아니면 비극으로도 끝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사랑하는 타자가 우리를 영원한 고독 속에 방치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57. 한병철

한병철은 독일 문화비평가로 하이데거 입문(Martin Heidegger), 죽음의 종류-죽음에 대한 철학적 연구(Todesarten, Philosophische Untersuchungen zum Tod), 죽음과 타자성(Tod und Alteritat), 그리고 폭력의 위상학(Topologies der Gewalt) 등을 저술하였다.   

처음으로 그의 논문을 접한 것은, ‘좋아요’가 주는 「피로사회」다. “활동사회라고도 할 수 있는 성과사회는 서서히 도핑사회로 발전해간다. 만일 스포츠에서도 도핑이 허용된다면 경기는 약학적 경쟁의 장으로 변질되고 말 것이다. 「피로사회」” 성과를 내기위해 기능만 향상시킬 뿐, ‘신경향상’은 형이상학적 존재에게 사색을 통한 창의를 향유시키지 못한다. “피로는 폭력이다. 그것은 모든 공동체, 모든 공동의 삶, 모든 친밀함을, 심지어 언어 자체마저 파괴하기 때문이다. 이상적 가치 상실 이후에 남은 것은 자아의 전시가치와 더불어 건강가치뿐이다.” 부정의 결핍으로 각자의 피로만 존재할 뿐, 유대감을 나누는 ‘공동체의 피로’는 어느 순간에 영기처럼 증발해 버린 것이다. 이질성이 사라져 버린 거울과 같은 존재들만이 긍정, 즉 ‘보상의 위기’ 속에서 진정한 피로가 무엇인지 모른채 만성적인 피로만을 쌓아가고 있다. 그래서 피로를 모르고 보상만을 향하는 존재는 의문을 알수없는 신경성 질병을 앓게 되는 것이다. 결국 존재는 자아를 보호하고 부정성으로 피로를 회복해야 하는 점이 핵심으로 떠오른다. 무절제한 신경 향상으로 인한 경의로움에 젖어 휴식이 사라지고 피로를 잊게되면 지속적인 ‘목적 지향’ 활동의 반복만이 남게된다. “탈진의 피로는 긍정적 힘의 피로다. 그것은 무언가를 행할 수 있는 능력을 빼앗아간다. 영감을 주는 피로는 부정적 힘의 피로, 즉 무위의 피로다.” 안식이 ‘영감의 피로’이고, 평화가 ‘무위의 피로’라고 본문은 서술한다. ‘부정적 힘의 피로’라는 징후에는 이권에 개입될 타자에 대한 올바른 해석과 분석이 불가피하다. 만약 저항할 자아가 남았다면 부정체제가 부식되지 않았기를 바래본다. “신들은 지쳤고 독수리도 지쳤으며 상처도 지쳐서 저절로 아물었다. 프로메테우스”

 


58. 임마누엘 칸트

저자(한국철학사상연구회)는 칸트를 “평범한 삶에서 인간의 아름다움을 갈고닦은 철학자”라고 말한다. 다른 학자들에 비해 그의 집안 재력과 교육수준은 보잘 것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인 한가지는 그가 어린시절 한 성직자의 눈에 띄어 8년 6개월 동안이나 라틴어 경건주의학교를 다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는 13살에 어머니를 잃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가정교사, 사강사, 그리고 왕립 도서관 사서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원외 교수직으로 정년을 보장받지 못하던 칸트는 46세가 되서야 ‘천계(天界)의 일반자연사와 이론(Allgemeine Naturgeschichte und Theorie des Himmels)’을 통해 비로소 쾨니히스베르크 대학 논리학 및 형이상학 교수가 되었다. 칸트는 정해진 틀에서 절제된 생활을 유지하는 학자였다. 그의 일과는 새벽 5시에 시작되었다. 7시까지 차 두 잔과 담배 한 대로 아침을 때우며 연구에 몰두한 뒤 9시까지 강의를 하고 오후 1시까지 다시 연구에 전념했다. 점심 후 그는 초청된 사람들과 여러 학문들에 대한 토론을 즐겼다. 그는 토론 후 늘 같은 시간에 산책을 즐겼는데, 칸트의 철저한 시간 관념 때문에 시민들은 그가 산책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시계를 맞췄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다. 그의 차분한 성격 때문인지 그는 평생 쾨니히스베르크에 머물렀다. 칸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지금까지도 무척 유명하다. “그것으로 좋다! (Es ist gut!)”

「진(순수이성비판)이란 자연법Natural law이고, 선(실천이성비판)이란 정의Just-ice고, 실천적 쾌적은 기호(즐길 기嗜 좋을 호好)이지만, 미(판단력비판)는 ‘비행위적이고 지성적인 쾌’를 바탕으로 한 관조적 판단이며 ‘아무런 관심도 포함하지 않은 만족Wohlgefallen ohne alles Interesse’이자 은총이다.」

세 권의 비판서를 출간하고 삶 전체를 자신이 계획한 바에 맞춰 살아간 칸트는 흄과 루소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 루소는 「사회계약론」을 통해 인간의 자유와 불평등을 논했고, 흄은 「인성론」을 저술해 인간의 오성과 도덕을 세간에 알렸다. 그들에게 사상을 전개받은 칸트는 그 후 「도덕의 형이상학」으로 평등과 “자신의 이성을 스스로 사용하는 능력”인 계몽을 정의하게 된다. 그는 이성의 공적 사용을 부추겼으며, 현재에 비춰볼 때 이것을 대의제(代議制)를 바라는 민주시위, 언론의 자유 사상, 그리고 출판의 자유 등으로 볼 수 있다. 그가 말하는 계몽이란 불평등과 불합리에 투쟁.반항하는 ‘세계시민적 자유’였다. 이것은 민족과 국적을 벗어나 인격과 이성으로 사유하는 것을 뜻한다. 칸트는 이성적인 원리로 인간의 행위들을 설명하는 역사의 목적(도덕) 실현을 ‘세계시민적 관점’으로 풀이한다. 그가 설명한 ‘반사회적인 사회성(ungesellige Geselligkeit)’은 헤겔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칸트는 자유를 위한 투쟁과 열망을 환영했으나 이성의 원칙에서 벗어난 감성은 불협화음(不協和音)만을 만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가의 법과 질서가 공화주의에 기반해야 한다고 믿었으며, 국가들 간에 경쟁을 권장했고, ‘보편적인 권리’를 내세우며 반인권적인 행위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59. 황병기

그는 국악 작곡자이자 가야금 연주가이다. 나는 그의 ‘침향무’를 듣다가 그의 연주에 반해 현재 가야금을 구입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가야금의 명인으로써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한 후 1963년까지 서울대학교 음대 국악과에서 가야금을 가르쳤다. 80년대에는 하버드 대학교 객원교수를 지내다가 뉴욕 카네기홀에서 가야금 독주회를 열기도 했다. 2001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겸임교수로 활동하다가 2018년 폐렴으로 별세했다. 한번이라도 그의 라이브 무대를 관람하고 싶었지만 이제는 불가능하고, 그가 남긴 연주들은 아직도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종종 그의 눈부신 가야금 연주에 빠져 소주나 위스키를 한잔하며 명상에 빠지고는 한다. 


60. 이상

“거울속에는소리가없오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오 내말을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오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요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잽이요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으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오 나는지금거울을안가져오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오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께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또꽤닮았오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거울」” 왜 거울속의 나는 왼손잡일까. 자연 발생하는 아미노산의 대부분은 L형이며 당류는 D형이다. 그리고 L형 아미노산을 이용해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단백질을 왼손잡이성 단백질이라고 하고, D형 아미노산을 이용하는 단백질을 오른손잡이성 단백질이라고 한다. 그러나 생물의 몸에 존재하는 아미노산은 모두 L형으로 몸속의 효소는 L형과 D형의 아미노산 가운데 L형만을 사용한다. 과학자들은 탄소를 기반으로 하는 외계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카이랄성을 지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까. 거울속 나는 악수를 받을 줄 모르는 악수를 모르는 왼손잽이다. 

 


61. 이순신

이순신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을 통솔했던 제독이다. 그는 침략군과 교전하여 놀라운 활약을 펼쳐 지금까지도 그의 책략과 술수는 세간에 회자되고 있다. 임진왜란 때 삼도수군통제사로 수군을 이끌어 매 해전마다 승리를 거두었던 그는 무려 23전 23승이라는 완승을 기록하며 한산도대첩, 노량대첩, 그리고 명량대첩 등을 통해 우리에게 아직까지 기억되고 있다. 또한 1598년 11월 18일 노량대첩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신하들에게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마라”고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혹시라도 자신의 죽음이 적장의 귀에 들어가 승패를 좌지우지되지는 않을까하는 염려때문이 아닐까도 싶다. 그리고 그 유명한 조선 시대의 군함 거북선은 적병이 못 뛰어오르도록 무수한 송곳과 칼을 갑판 위에 꽂았고, 선수부에는 용머리 모양의 포문을 만들어 화포를 쏘게 했다. 거북선은 정말 당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킬만한 최고의 군함이라 칭하여도 손색이 없겠다.


62. 클린트 이스우드

“그날 밤의 침묵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다. 사랑은 예정된 것이 아니고 알 수 없으며 그에 따른 신비함은 순수하고 절대적이란 것을 깨달았다. 로버트와의 사랑은 우리가 함께 떠나면 계속될 수 없었지만, 남편과의 사랑은 내가 떠나면 사라질 것이라는 걸. 하지만 간절히 그와 함께하고 싶었다. 그와 떠났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처럼 아름다운 사랑이 또 있었을까?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 유명한 클린트 이스우드. 내가 추천하고 싶은 그의 영화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다. 누군가 정말 플라토닉한 사랑이 있냐고 묻는다면 우선 이 영화를 본 후 대화를 나누어 보자고 말하고 싶다. 플라토닉이란 순수하고 강한 형태의 비성적인 사랑을 말하는데, 영화 속 주인공들은 몇일 간의 매우 짧은 시간동안 사랑에 빠져 평생 서로를 잊지못한채 죽을 때까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63. 맑스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구 유럽의 모든 세력들, 즉 교황과 짜르, 메테르니히와 기조, 프랑스의 급진파와 독일의 비밀경찰이 이 유령을 사냥하기 위해 신성 동맹을 맺었다. 반정부당치고, 정권을 잡고 있는 자신의 적들로부터 공산당이라는 비난을 받지 않은 경우가 어디 있는가? 또 반정부당치고, 더 진보적인 반정부당이나 반동적인 적들에 대해 거꾸로 공산주의라고 낙인 찍으며 비난하지 않는 경우가 어디 있는가?공산당 선언”

노동자의 노동에는 사용가치와 생산가치라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자본가는 노동자에게 생산가치와 동일한 노동력에 대한 사용가치를 지불할 수 있지만 이윤을 목적으로 노동이 만든 생산가치보다 적은 사용가치를 임금으로 지불해 잉여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상품 교환의 법칙에 어긋나지 않으므로 자본가의 잉여가치는 정당성을 갖는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노동력의 사용을 이윤과 가치를 증식하기 위한 자본주의적 생산 과정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적 생산 방법의 모순은 노동자가 더 이상 생산기관과 생산물의 소유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마르크스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생산기관과 생산물의 소유가 비노동자 소유가 아닌 사회적 소유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르크스는 자본가 없이 노동협동조합만이 존재하는 사회가 분명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그 전에 풀려야 할 문제는 게으르고 유약한 무산계급 일꾼이 빼앗긴 한 달란트 ‘자본주의’와, 다른 분량의 노동 후 똑같이 한 데나리온을 받은 무산계급 일꾼들의 ‘사회주의’ 사이의 차이점을 알아내는 것이고, 그것으로 상대적 높은 지위에 있는 갑에 굴복하지 않는 을이 늘어나 부의 소유가 비노동자에게 지나치게 기울지 못하도록 막는 일이 분명하다.


64. 안성기

30년간 선행과 성실이 몸에 밴 국민배우 안성기는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친선대사다. 70세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매년 꾸준히 영화를 찍는 그는 현재까지 112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그는 청룡영화제와 대종상의 단골이며, 수많은 각종 영화제에서 여러차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성우같은 그의 특유의 목소리가 그의 영화들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지는 모르겠다. 한편 그는 가요계를 평정한 국민가수 조용필과 경동중학교 동창이다. 

“정치가는 정치를 잘 하고 군인은 국인의 몫을 해내고 각자 맡은 바 임무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지면 그렇게 하면, 나라는 저절로 잘 되는 거 안 닙니까. 실미도”


65. 움베르토 에코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70년짜리 인생을 한 번 살고, 책 읽는 사람은 5,000년을 살 것이다. 책읽기는 그 뒤에도 죽지 않는다.” 

“진짜 좋은 책은 두 번, 세 번 읽어도 새로운 해석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이 말은 그에게 정말 어울리는 말이다. 

“소설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 호흡의 리듬을 배우고 속도를 맞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즉시 그만두는 게 낫다. (...) 모든 시인은 나쁜 시를 쓴다. 나쁜 시인은 그것을 출판하고 좋은 시인은 그것을 불태운다. (...)  나는 아침에 책의 인쇄잉크 냄새를 맡는 것을 사랑한다. (...) 책은 믿기 위해서가 아니라 질문의 대상이 되기 위해 만들어진다. 우리는 이 책이 무엇을 말하는지가 아니라 이 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장미의이름」”

그는 「중세」를 집필하였는데, 페이지 수만 4,000쪽이다. 내용 면에서도 매우 훌륭했는데, 그 방대한 지식의 양 때문에 왠만한 노력이 아니면 끝까지 읽기가 무척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난쟁이지만,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다. 우리는 작지만, 때론 거인보다 먼 곳을 내다보기도 한다.”


66. D. L. 무디

드와이트 라이먼 무디는 미국 복음주의 운동을 펼친 설교자다. 몇년 전 한 친구가 신에 대해서 질문을 해 왔다. 나는 대답대신 그에게 D. L. 무디가 쓴 「비밀의 힘 Secret Power」을 선물했다. 연락이 끊긴 친구가 그 책을 다 보고 비밀의 힘을 찾아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그 친구를 다시 만나면 대답해줄 것이다. 이제야 갈증을 느낀다고, 목마르다고...

“성경이 성령의 영감으로 기록된 것임을 나는 안다. 왜냐하면 성경을 통해 성령이 나를 감동시키기 때문이다.”

“성경은 정보를 위한 책이 아니라, 변화를 위한 책이다.”


67. 앙드레 지드

앙드레 지드는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비평가로 194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아프리카 여행을 통해 지식을 넓혀간 앙드레 지드. 독일시인 하인리히 하이네를 좋아한 그는 카뮈, 그리고 사르트르와 함께 사회에 대립되는 모순들에 비판을 서슴치 않던, 프랑스 근대문학을 꽃피운 지성인 중 한 명이다. 
내가 좋아하는 그의 작품은 「좁은 문」과 「지상의 양식」이다. “저녁을 바라볼 때는 마치 하루가 거기서 죽어가듯이 바라보라. 그리고 아침을 바라볼 때는 마치 만물이 거기서 태어나듯이 바라보라. 그대의 눈에 비치는 것이 순간마다 새롭기를. 현자(賢者)란 모든 것에 경탄하는 자이다. 「지상의 양식」”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작고 협착하여 찾는 이가 드무니라.”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것을 성경은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가는 것으로 비유하였다. 많은 것을 소유하고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것은 힘드나, 소유한 것들을 모두 내려 놓을 때 좁은 문을 들어가기 좀 더 수월할 것이다.  


68. 아리스토텔레스

“질료는 잠재태이며, 형상은 현실태다. 아리스토텔레스” 질료(앎)가 잠재태(씨앗)이며 형상(삶)은 현실태(열매)일 때 “신체는 영혼의 현실태(열매)가 아니며, {오히려} 영혼이 어떤 신체의 현실태(열매)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원인은 영혼이고 목적은 아름다움(앎)이며, 생물(삶)을 구성하는 ‘영혼과 신체’의 결과는 고통스러운 즐거움Jouissance(죽음)이다. 아리스트텔레스는 (헤겔 역시 「자연철학」에서) 영양섭취능력, 감각능력, 욕구능력, 장소이동능력, 사유능력 등의 “감각”이 영혼의 능력이라고 보았다. 영혼이 만드는 아름다움의 크기는 나를 이루는 ‘세계-내-존재’, 원소들로 구성되어 있다. 질료는 형상의, 앎은 기억의 소산이다. 다시 (인중무과설에서의 인중유과론) 아름다움이 실현되었을 때 목적은 달성된다. 《몸과 마음의 기능이 경지에 도달하여 완벽하게 발휘된 상태가 덕virtus이고, 이것은 영혼의 힘이라는 뜻을 지닌다. 신기(귀신 神 기운 氣)를 몸을 돌아다니면서 작용하는 양기(볕 陽 기운 氣) 혼(넋 魂)이라하고, 정기(정할 精, 기운 氣)를 농축된 음기(그늘 陰 기운 氣) 백(넋 魄)이라고 하면, 신체를 살아 있게 만들어 주는 혼백, ‘이성’적 정신(정할 精 귀신 神)은 신체의 변화에 결부되어 있는 ‘욕망’적 감각(느낄 感 깨달을 覺; sensation)과 ‘감성’적 지각(알 知 깨달을 覺; perception)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인간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망각(잊을 忘 깨달을 覺)하고 인식(알 認 알 識; cognition)하고 각성(깨달을 覺 깰 醒)한다. 


69. 스칼렛 요한슨 

처음 그를 본 것은 ‘나 홀로 집에 3’ 이였다. 그리고 얼마 후 피터 웨버가 감독한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보았다. 요한슨은 1660년대 네덜란드에 살고 있는 16세 소녀의 역할을 맡았는데, 소녀는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집에 하녀로 들어간다. 미술에 대한 관심을 들어낸 소녀는 페르메이르의 물감을 섞거나 그의 그림 작업을 돕게 된다. 작업을 하는 가운데 페르메이르와 가까워진 소녀는 화가에게 영감을 주기도 했는데, 화가는 그런 소녀에게 점차 연정을 느끼게 된다. 결국 페르메이트는 소녀의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아내의 진주 목걸이를 소녀에게 걸어주게 된다. 그 뒤의 작품들 중 내가 좋아하는 것은 ‘어벤져스’, ‘그녀’, 그리고 ‘루시’다. ‘그녀’에서 요한슨은 컴퓨터 OS인 자신이 평범한 인간과 사랑을 나누는 내용을 다룬 사이언스 픽션 영화다. 특히 뤼크 베송의 연출 작품 ‘루시’에서 요한슨의 연기는 뛰어나다.   

 

 

70. 예수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 빌리 2:6

 

예수, 그 이름 나는 말할 수 없네. 그 이름 속에 있는 비밀을, 그이름 속에 있는 사랑을. 그 사랑을 말할 수 없어서, 그 풍부함 표현 못해서 비밀이 되었네, 그 이름. 비밀이 되었네. 사람들 그 이름 건축자의 버린 돌처럼 버렸지만, 내 마음에 새겨진 이름은 아름다운 보석. 내게 있는 귀한 비밀이라, 내 마음에 숨겨진 기쁨. 예수 오 그 이름, 나는 말할 수 없네. 그 이름의 비밀을, 그 이름의 사랑을, 그 이름의 비밀을, 그 이름의 사랑을. 그 이름

 

사후세계가 있다면 예수형이랑 우주를 여행해보고 싶다.

 

 

71. 앙리 베르그손

“설탕물 한 잔 마시고 싶을 때 내가 서둘러봤자 소용없다. 설탕이 녹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조그만 사실은 큰 교훈을 준다. 왜냐하면 내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은 마음대로 늘릴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창조적 신화」”

진화를 ‘창조자체를 위한 창조’로 표현한 베르그송은 생명의 본질적인 자발성을 거부하고 삶에는 목적이 없으며, “진화란 어떤 목적인이나 작용인도 갖지 않으며, 결코 인간을 목적{아름다움, 앎이란 필연적인 이유}으로 지향하여 이뤄지지 않았다. 「우연과 필연」”고 덧붙인다. 

베르그송의 공간에서 물질, 즉 종Species은 기하학적 질서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시간의 다양한 순간들” 위에서 각 종들은 완벽하게 유사하지 않다. 베르그송의 지속적인 시간은 공간에 담기는 것이고, 아인슈타인의 시간은 움직이는 공간 속 상대적인 시간이다. 아인슈타인은 베르그송과 시간의 개념에 대한 논쟁 후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과학자의 시간과 철학자의 시간은 서로 다른 모양이다.” 원자 시간 vs. 플랑크 시간, 하나의 운동을 설명하는 같은 공간의 두 관찰자가 만났다. 마침맞게 하나의 운동을 관찰하는 다른 공간의 두 관찰자에게 시간은 다르게 흘렀다. 그리고 열역학적 평형을 위한 나의 가능성과 모든 가능성이 남았다.


72. 소크라테스

악법도 법이라며 자신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던 그가 한 말 한마디, nosce te ipsum, 즉 ‘너 자신을 알라’. 그는 법이란 정의 그 자체이므로 반드시 따라야만 하는 것이라 말했다. 내가 보기에는 법은 다수가 정의하는 것으므로 상대보다 더 강한, 즉 다수의 힘이 정의를 만드는 것이라고 믿기에 정의는 선이 되기도 때론 악이 되기도 한다.  

“신에게 맹세코, 나는 ‘정신적 사랑’이 ‘육체의 사랑’보다 훨씬 우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품을 존경하는 사람들의 애정은 즐겁고 자발적인 복종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와 반대로 육체적 욕망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의 행동 방식을 비난하고 미워하기 쉽습니다. 그렇다면 만일 어떤 사람이 육체적인 매력과 정신적인 매력 모두를 중시여기고 있다면 다음의 상황을 한 번 생각해봅시다. 외적인 미의 꽃은 금방 시들어 버리고 이것이 사라지면 필연적으로 친밀감이나 사랑도 사라져 버립니다. 반면에 영혼의 미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점점 더 중요성이 커지게 됩니다. 또한, 외면적 아름다움의 향유에 있어서는 언제나 과도함이 존재합니다. 마치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가득 채운 사람이 음식에 대해 느끼는 것과 똑같은 감정을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반면, 영혼과 정신의 친밀감은 순수하고 변함이 없기에 질리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사람이 자신의 좋은 성격 때문에 사랑을 받게 될 경우 우리는 그것을 순수한 사랑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겉모습에 정신이 팔린 사람은 땅을 빌린 사람과 흡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그의 관심은 어떻게 해서 그 땅의 가치를 높일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그곳에서 최대한의 수확을 얻을 수 있을까에 가 있습니다. 반면, 정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주인과 같습니다. 즉 그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땅)을 전 보다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한편, 육체적 아름다움만으로 애인을 설득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다른 일들에 있어서는 필시 소홀하게 행동할 것입니다. 반면, 정신적 사랑에 있어서는 자신의 선함과 훌륭함에 주의를 기울일 것입니다. 그래야만 그 사랑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상대방을 좋은 사람으로 만들고자 열망하는 사람들은 그 자신의 정신과 덕을 갈고 닦아야 한다는 것은 필연입니다. 그 자신이 먼저 선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무절제한 사람이 어찌 다른 사람을 건강하고 자제력이 있는 사람으로 만들 수 있겠습니까. 「크세노폰의 향연」”

 


73. 헤겔

존재에게 시간이 주어지는 것을 현실성(실현될 수 있는 성질)이라하고 이어 현존재는 어떠한 개념(사물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을 지닌다. 예컨데 장미의 개념은 꽃을 피우는 것이다. 「미학, 헤겔」에서 미는 자체 안에서 무한하고 자유로우며, 장미의 개념은 독자적인 법칙을 내세우지 않고 미와 조화를 이루며 이념의 통일성, “자연”을 이루는 것이다. 이념Idea이란 개념있는 존재가 “영혼을 스스로에서서 드러내는 것”, 형상을 ‘의미 심장하게sinnvoll’ 보고 현상하는 것(“미는 이데아 그 자체가 아닌 이데아적 감성적 현상”)이다. 요컨데 이념이 감각적으로 표현된 것을 헤겔의 뜻대로 미적이라 말하자면, 하르트만은 아라베스크는 “선의 유희를 들어내고 완결성과 기하학적 도형과 균정”에 있어 그림과도 동일한 “미적 자주성”을 띤다고 설명한다. 3%.. 요컨데 장미의 (의미 심장한) 언어는 가시다. 「미학」은 존재가 자신das Ich 스스로를 위해 이념적인 성격을 밖으로 표출하는 것을 예술이라고 말한다. 장미의 의미 심장한 발언이 즉자적인 행위였다면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념은 현실성으로 이행해 나가야 하며, 그 개념에 맞는 현실적인 주관성을 띠고 이념적으로 스스로를 위해 존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현실성을 획득한다. 「미학」” 시클리드의 습성은 무척이나 흥미로우며, 생리활성물질Biological Response Modifiers대한 깊은 이해는 불가피하다. 【헤겔의 예술은 무한한 현존성, 자유로운 한계성, 그리고 독자성을 지닌 이상Ideal의 피규정성Bestimmtheit(적극성)으로 예술을 관조하는 관객들과의 향유, 즉 파토스(공감, 감성)를 형성해야 한다. 따라서 시인은 작품을 관찰하는 관객의 “교양”을 이해해야 한다. 이상을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예술이고, 외적으로 들어난 현상의 내적인 의미가 헤겔의 이상, 즉 절대이념die absolute Idee이다. 예술 형식에 결함이 있다는 것은 이념에 결함이 있음을 뜻한다. “예술은 다름 아닌 이상理想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것은.. 예술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예술작품을 관조하고 향유하는 우리들을 위해서, 즉 관객을 위해서 존재한다.. 이상적인 예술작품은 내적인 정신이 외적인 형상들을 지닌 실제성으로 드러내야 할 뿐더러, 절대적(즉자대자적)으로 존재하는 진리와 현실의 합리성도 외적으로 현상하도록 해야 한다.「예술미의 이념 또는 이상, 미학」” (곧 호메로스의 격동적인 신들과도 같이) 미의 외적인 형상을 쫓는 윤리와 정의는 동시대에 맞서 개성있고 주관적이여야 하며, 정신의 찰라를 현상하는 예술은 반드시 자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으므로 절대정신(예술)으로의 이상은 그 무엇에도 구속되지 않는 사상을 그려낸다. “예술작품은 정신적인 것을 눈으로 보고 들을 수 있도록 집적 현존재로 만들어져 나온 것이다. 「예술미의 이념 또는 이상, 미학」”】


74. 손흥민 

대한민국의 축구 선수이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홋스퍼 소속으로, 그는 얼마 전 대한민국 선수로써는 최초로 FIFA 푸스카스를 수상했다. 프리미어리그는 최고의 축구클럽들이 모인 리그로써, 선발선수들은 엄청난 몸값을 받으며 클럽에서 뛰고 있다. 손흥민 선수은 현재 주급으로 3억원 정도를 받고 있는데, 앞으로는 몇배가 넘는 금액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흥민 선수는 언제나 예의바르고 긍정적이고 겸손하다고 하는데, 그가 앞으로도 열심히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75. 루이 18세

베르사유궁전은 태양왕이라는 별명이 있는데 루이 18세는 “짐이 곧 국가”라는 호언으로 엄청난 대규모 궁전 건설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그가 이 궁전에 사용한 돈과 사치는 이후 프랑스 재정을 심각하고 위태롭게 하여 부르봉 왕가에 치명적인 결정타를 가하게 만든다. 18세기 심각한 경제불황은 인구의 89%, 즉 절대다수를 차지하던 평민들의 불만을 가증시켰고, 흉작이 발생한 1,789년에는 민중혁명이 봉기하게 되어 3년간에 걸쳐 모든 사회 체제를 전복시킨다. 당시 혁명을 통해 피지배 민족이 자유와 독립 쟁취 의식에 고취되어 이것을 가깝고도 멀리서 바라보는 다른 여러 유럽 군주들은 불안감에 떨어야 했다. 프랑스 혁명의 시작으로 유럽 민족주의와 자유주의가 부상하고, 유럽은 새로운 시기에 접하게 된다. 그리하여 혁명은 삼부회 소집을 시작으로 하여, 테니스 코트 서약, 바스티유 습격, 농민반란, 봉건제 폐지와 인권선언, 베르사유 행진, 사회 개혁 작업, 바렌 사건, 입법 의회, 장교들의 반발, 그리고 가톨릭의 저항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루이 16세는 시민 루이 카페 신분으로 재판을 받고 반역죄단두대에서 마리 앙투아네트와 함께 처형된다. 그가 마지막으로 한 말은 “짐이 죄 없이 죽는다”였다. 

루이 18세는 독일에서 망명생활을 하다가 혹시나 나폴레옹이 왕당파일 것이라 확신하고 1800년 그에게 거만한 내용의 편지를 보내며 왕정복고를 요구한다. “내게 왕위를 돌려주는 데 꽤나 뜸을 들이는군요. 그러다가는 기회를 놓칠 위험이 있소. 내가 없다면 당신은 프랑스를 행복하게 만들 수 없고 반면 그대 없이 나는 프랑스를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소. 그러니 서두르시오. 그리고 어떤 지위와 명예가 그대와 그대의 친구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알려주시오.”

 


76. 톰 크루즈

그는 팬서비스 좋기로 유명하다. 자신의 일정을 미루고 몇 시간동안이나 인사를 나누며 싸인을 해주는 그는 약자에게도 무척 관대하고 한다. 그의 히트작은 너무 많아서 거론조차 힘들다. 곧 미션임파시블 7이 공개된다고 하니 반드시 관람해야 겠다. 그리고 그가 신자로 있는 사이언톨로지교는 상당히 흥미롭다. 사이언톨로지교는 인간은 영적 존재라고 믿으며, 과학기술을 통한 정신치료와 윤회를 믿고 있는 종교이기 때문이다. 현재 160국의 8백만 명 정도의 신자가 있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한번 그곳을 방문해보고 싶다.  

제리 맥과이어에서 그의 명대사를 들어보자. “당신이 나를 완성시켜, 당신 없는 나는 내가 아니야.(...) 성공은, 단순히 넘어지는 것 보다 넘어지더라도 한 번 더 일어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 하지만, 만약 누군가 나와 함께하길 원한다면, 이 순간은 이 거지같은 직장에서 진정으로 재미있고, 영감을 주는 시작점이 될 것이며, 우리는 이 모든 걸 함께 할테지. 자, 나랑 같이 갈 사람 있나? (...) 이봐, 내가 모든 정답을 갖고 있지는 않아 솔직히 말하자면, 난 살면서 성공한 만큼 실패도 겪어봤어. 하지만 내 아내를 사랑하고 내 삶을 사랑하지. 너가 내 성공에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어.”

 

 

77. 엘리자베스 여왕

엘리자베스 2세는 캐나다의 군주다. 명목상의 국가 원수이고 연방정부는 여왕을 대표하는 총독을 선출한다. 영연방에 속한 54개국들 가운데 14국이 영국과 동군연합 상태다. 캐나다 시민으로써 군주를 만나 알현을 하고 싶은 것은 아마도 당연한 일이 아닐까. 군주의 성에 초대받아서 궁전을 둘러보며 역사를 확인하고 그에 따른 여러 가지 이야기와 의견을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다. 



78. 니콜 키드먼

니콜 키드먼은 톰 크루즈와 두 아이를 입양했다. 그의 국적은 2중 국적으로 호주와 미국이다. 호주에서 연극학교를 졸업한 후 연기생활을 시작해 ‘죽음의 항해’로 데뷔하게 되는데, 이 영화에서 톰 크루즈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크루즈는 영화 촬영 내내 그녀의 연기를 모니터링 해준 것으로 유명하다. 결국 그들은 1990년에 결혼하고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 커플로 거듭나지만 10년이 조금 넘는 결혼 생활을 정리하고 각자의 삶을 찾아 갈라선다. 두 사람의 문제는 두 사람만이 알 것이지만 10년 동안 2번의 임신과 이어지는 유산 때문에 관계를 지속하고 서로를 연결해줄 매개가 없었음은 분명하다. 아직도 왕성한 배우 활동을 하는 그는 연기할 시 매우 차분해서 종종 깊은 사색에 빠지게 만든다.  

 


79. 레오나르도 다빈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 조각가, 발명가, 건축가, 해부학자, 지리학자, 음악가이다. 그는 창의적인 인재로써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천재임이 분명하다.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은 얼마 전 케익 테러를 당한 ‘모나리자’다. 그리고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의 수도원 식당에 있는 ‘최후의 만찬’ 또한 그의 걸작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그리스도의 세례’, ‘수태고지’, ‘동굴의 성모’, ‘흰 족제비를 안은 여인’, ‘음악가의 초상’, ‘리타의 성모’, ‘암굴의 성모’, ‘세례자 요한’ 등등 수없이 많은 예술작품을 남겼다. 그 밖에 업적으로 비행기 원리를 연구하고 조류의 비행 등등, 그의 노트에는 낙하산과 헬리콥터 등이 기록되어 있기도 하다. 


80. 미켈란젤로 

미켈란젤로는 이탈리아의 조각가, 화가, 건축가, 그리고 시인이다. 그는 13세 때 아버지의 허락으로 당시 유명했던 도메니코 기를란다요의 제자가 되지만 1년 만에 그만두게 된다. 이유는 스승이 제자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후 그의 재능을 알아본 메디치 가문에서 그를 가문의 수장 로렌초 데 메디치의 초빙에 의해 메디치에서 공부를 시작하게 도와준다. 그는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수많은 걸작을 남긴 최고의 예술가로 손꼽힌다. 시스티나 경당의 천장화와 대벽화는 눈을 의심케할 정도로 웅장하며 거대한 서사적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그는 천장화를 위촉받아 허리가 꺾이는 듯한 4년 간의 고통을 이겨냈던 노력가이자 천재였다. 미켈란젤로는 성 베드로 대성전의 돔, 성 베드로 대성전의 ‘피에타’, 팔레스티나의 ‘피에타’, ‘론다니니’ 등을 미완성으로 남으나 그가 조각한 작품들은 그 외에도 수없이 많다. 시스타나 경당의 ‘최후의 심판’은 6년에 걸쳐 완성하였는데, 놀라운 색채의 어울림과 수많은 이야기가 그림 속에 상세히 담겨져 있다. 

 

 

81. 세종대왕


세계에서 유일한 과학적인 문자를 발명한 세종대왕. 한글, 즉 훈민정음은 1443년 조선의 네 번째 임금인 세종이 문자가 없어 우리말을 어려운 한자로 쓰는 백성들을 위해 발음소리와 일치하는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문자로 만든 것이다. 그 외에도 세종대왕은 혼천의, 앙부일구, 자격루, 측우기 등을 과학 기계를 발명하는데 지원했고, 예술, 문화, 국방 등 많은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절대음감의 가진 그는 편종과 편경을 만들고 정간보를 통해 이 음악들을 기록하였다. 그가 그의 아내인 소헌왕후의 공덕을 빌기 위하여 직접 지은 찬불가 「월인천강지곡」은 지금도 유명하다. 

“높고 큰 석가모니 부처의 끝없는 공덕을 이 세상 다하도록 어찌 말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이 하신 일을 말씀드릴 것이니, 만 리나 떨어진 곳의 일이지만 눈에 보는 듯이 여기소서. 부처님의 하신 말씀을 사뢰리니, 천 년 전의 말씀이시나 귀에 듣는 듯이 여기소서. 먼먼 전 세상에 (전생의 석가모니가) 임금 자리를 버리고 (도를 닦기 위하여) 정사 앞에 앉아 계시더니, 오백 명의 전 세상 원수가 나라의 공물을 훔쳐 가지고 지나갔습니다. (왕은 정사에 앉아 있는 보살이) 형님인 줄 모르므로 (도둑의) 발자취를 밣아가서 (보살을 잡아다가) 나무에 몸을 꿰어 (화살로 쏘아) 목숨을 마치게 하시니, (보살 소구담이) 자식이 없으므로 (대구담이 보살이) 피를 모아 그릇에 담아서 남녀를 태어나게 하셨다.”

 

 

82. 마라도나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축구선수 디에고 마라도나는 뛰어난 축구 기술들을 뽐내며 80년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로 기억된다. 현역을 마치고 2 차례의 감독직을 맡은 그는 2010년 FIFA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준준결승까지 진출하게 이끌었지만 전술상의 문제를 노출하여 끝내 결승에 진출하지는 못한다. 그리고 그의 화려한 삶은 심장마비로 항년 60세의 나이에 마감하게 된다. 그는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스피드와 현란한 드리블, 그리고 정교한 킥까지 포함해 최고의 선수에게 필요한 모든 장점을 지닌 선수로 평가 받았다. 프로에 데뷔한 뒤 보카 주니어스를 거쳐 유럽에 간 그는, FC바르셀로나, 나폴리 등에서 뛰어난 활약으로 전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았다. 또 그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자신의 조국 아른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수많은 아이들에게 축구의 신이자 영웅으로 존재하던 그는 더 이상 그들 곁에 없지만, 그들은 그의 전설을 기억하며 자신의 꿈을 열심히 키워나갈 것이다.  

 

 

83. 요요마 

첼리스트하면 빼놓을 수 없는 거장이 있는데 그게 바로 중국계 미국인 요요마다.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학교생활을 한 그는 줄리어드 음악원과 컬럼비아 대학교를 다니다가 중퇴한 후, 하버드 대학교에 들어가 인문학 학사학위를 받았다. 4살 때부터 음악을 하던 그는 현재까지 90개가 넘는 앨범을 녹음하고 18개의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나는 그가 세계적인 탱고 연주자인 아스트로 피아졸라와 협연한 음반을 즐겨 듣는다. 그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감상을 하며 눈을 지긋히 감으면 그의 음악이 인도하는 새로운 세계로 이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자클린 뒤 프레가 사용하던 스트라디바리우스의 디비도프를 소유하고 있고, 그가 사용하고 있는 첼로가 몇백만불을 호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파기니니의 스트라디바리우스 연주처럼 명장에 손에 들린 악기가 진짜인지 아니면 가짜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가 만든 현악기를 지칭하는데, 과르네리, 아마티와 함께 바이올린계의 3대 명기로 알려져 있다. 그럴리는 없지만 가능하다면 몇분만이라도 그의 사사를 받아 첼로를 연주해보고 싶다. 

 

 

84. 평유란

펑유란은 중국의 철학자로 ‘중국철학사’, ‘중국철학 약사’, ‘중국철학사 신편’ 등등을 썼다. 그는 1919년 컬럼비아 대학에 유학가서 존 듀이와 버트런드 러셀의 영향을 받아 신유학 이론을 제시하여 자신만의 독자적인 관념론 철학을 전개했다. 1920년 컬럼비아 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 입학한 그는 존 듀이로부터 교육을 받았고, 유학시기 앙리 베르그송의 철학방법과 심력을 집필하여 중국 철학계에 그가 「마음의 소리」 잡지에서 밝힌 자신의 취지를 알렸다. “잡지의 취지는 외국의 사상을 흡수하고 양심적 주장을 펴는 것. 그리고 사회, 교육상의 낡은 틀을 깨고 진    보의 길을 재촉하는 것이다.” 그는 소학교 시절 이미 시경, 논어, 맹자, 대학, 중용, 상서, 춘추좌씨전을 읽었을 만큼 철학에 관심이 많았다. 만약 당신이 중국 철학에 관심이 있다면 당연히 그가 저술한 책들을 읽어보기 바란다. 체계적으로 잘 정리된 그의 중국 철학사는 누구나 손쉽게 읽을 수 있도록 쉬운 철학 언어로 적혀져 있다. 

“중국의 전통은 인간의 품성과 수양을 중시하고 지식과 권력을 중시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 철학은 내면을 추구하고 인간의 본성에 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반면 서양 철학은 자연을 인식해 세계를 정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중, 서 철학의 서로 다른 이상과 추구가 중, 서 문화의 차이를 야기하고, 중국 근대 과학의 낙후된 상황을 야기했다.”

 

 

85. 갈릴레오 갈릴레이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사람이 바로 갈릴레오 갈릴레이다. 그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지지하다가 결국 종교재판에 회부되어 유죄판결을 받게 된다. 한마디로 그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 지구는 그저 태양 주위를 도는 별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하지만 로마 교황청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부분을 문제 삼았고, 그는 지동설의 포기를 명령받았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지동설을 고집하여 「천문학 대화」를 출판까지 했으나 로마에서 감금되고 다시 가택에서 구류된다. 그의 다른 업적으로는 망원경을 개량하여 관찰한 것과 운동 법칙을 확립한 것 등이 있다. 

 

 

86. 잔 다르크 

 

잔 다르크는 아르크의 성녀 요안나이자 프랑스의 국민 영웅이다. 그는 농부의 딸로 태어나 프랑스를 구하라는 천사의 계시를 받은 후 백년 전쟁에 참여해 여러차례 프랑스군을 승리로 이끌었다. 하지만 부르고뉴 군대에 사로잡혀 잉글랜드에서 종교 재판을 통해 반역과 이단 혐의로 화형에 처해진다. 25년이 지난 후에야 종교재판소가 잔 다르크에 대한 심사를 다시 재개하여 무죄라는 판결을 내리고 그녀를 순교자이자 성인으로 시성시킨다. 나는 그녀에게 정말로 천사가 (혹은 어떤 특별한 존재가) 나타났다고 믿는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13세 때 동레미에 있는 아버지 집 정원에서 나는 어떤 목소리를 들었다. 그것은 성당이 있는 오른쪽에서 굉장한 광휘에 휩싸여 내 쪽으로 오고 있었다. 맨 처음에는 겁을 먹었으나, 나는 곧 그것이 여태껏 내 주위에서 나를 따라다니며 지시를 내려주던 천사의 목소리임을 깨달았다. 그는 성 미카엘이었다. 나는 성녀 가타리나와 성녀 마르가리타 역시 보았는데, 그들은 나에게 말을 걸고 훈계하며 내가 취할 행동을 알려주었다. 나는 어느 것이 어떤 성인의 말인지 쉽사리 분간해낼 수 있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대개의 경우 그들은 광휘를 동반하고 있었다. 그들의 목소리는 친절하고 다정했다. 그들은 사람의 모습으로 내 눈앞에 나타났다. 나는 그들을 눈으로 똑똑히 보았고, 지금도 그들을 보고 있다.” 

 

 

87. 에이브러햄 링컨

링컨은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이다. 그는 미국이 남북전쟁의 참화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노력했고, 노예제를 폐지한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미국 북서부 변방에서 자랐기 때문에 학교에서 공부하기 보다는 독학으로 학업을 마쳤다. 그는 그 후 변호사가 되었고, 일리노이주 하원의원에도 당선되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가면 링컨을 기념하는 건물을 볼 수 있다. 그리스 아테네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을 모델로 지은 기념관은 내셔널 몰의 서쪽 끝에 있으며, 길이 57m, 너비 36m, 높이 30m에 달하는 규모다. 건물을 두른 도리스식 기둥 36개는 링컨 사망 당시 연방을 구성한 주의 숫자를 상징한다. 링컨 기념관 앞은 미국 인권운동의 성지로  베트남전 반전 시위, 인종차별 반대 집회 등의 행사들이 많이 열렸다. 그리고 거기서 링컨 석상을 볼 수 있는데, 그의 석상 위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이 성전에는 그로부터 연방을 구원받은 사람들의 마음에서와 같이 에이브러햄 링컨에 대한 기억이 영원토록 고이 간직될 것이다”  

“국가는 거기에 거주하는 국민의 것이다. 국민이 현정부에 염증을 느끼게 되면 그들은 언제든지 그것을 개선할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행사하거나 분할 내지 전복시킬 수 있는 혁명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나는 어릴 때, 가난 속에서 자랐기 때문에 온갖 고생을 참으며 살았다. 겨울이 되어도 팔굽이 노출되는 헌 옷을 입었고, 발가락이 나오는 헌 구두를 신었다. 그러나 소년시절의 고생은 용기와 희망과 근면을 배우는 하늘의 은총이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영웅과 위인은 모두 가난 속에 태어났다. 성실 근면하며,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정신만 있으면, 가난한 집 아이들은 반드시 큰 꿈을 이룰 수 있다. 헛되이 빈고(貧苦)를 슬퍼하고 역경을 맞아 울기만 하지 말고, 미래의 밝은 빛을 향해 분투 노력하며 성공을 쟁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   

 

 

88. 스티븐 호킹

스티븐 호킹은 영국의 물리학자 로저 펜로즈와 함께 ‘특이점 정리’Singularity Theorem라는 이론을 증명한다. 그리고 그는 ‘우주의 기원과 같은 크기가 매우 작은 우주를 생각하면, 일반상대성이론은 쓸모가 없어진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 과정에서 그는 우주의 기원 때는 허수의 시간이 존재하다가 다시 실수의 시간으로 바뀌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그래서 그는 허수 시간을 가정하면 우주의 기원을 정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무 → 허수시간 → 드 지터 우주 → 빅뱅 → 프리드만 우주가 된다. 무에서는 공간이 없는 상태이지만 허수시간을 지나면 공간이 있는 상태가 된다. 상온 20도의 얼음이나 영하 20도의 물은 ‘별난 있는 상태’i로, 시간이 지나면 ‘진짜 있는 상태’i가 된다. 무엇의 ‘별난 없는 상태’i도 마찬가지로 무에서 많은 입자들이 생성되어 입자들은 ‘별난 있는 상태’가 된다. 그런데 ‘별난 없는 상태’에서는 우주항이 ‘0’이 될 필요가 없고, 그것은 급격히 팽창하는 드 지터 우주다. 이 ‘별난 상태’에서 인플레이션을 거쳐 많은 입자가 생성된 것이 바로 빅뱅이다. 그러나 ‘별난 상태’는 다시 ‘진짜 상태’i로 변화하려고 하는데, 공간이 팽창하면서 다시 ‘별난 상태’가 만들어져 ‘진짜 상태’로 돌아가려는 핵융합Big Bang nucleosynthesis이 전개된다. 그리고 그것은 우주항이 ‘0’인 프리드만 우주로 이어진다. 

 

 

89. 윈스턴 처칠

윈스턴 레오너드 스펜서 처칠 경은 영국의 총리로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견인했던 인물이다. 그는 1943년 11월부터 1945년 7월까지 카이로 선언, 테헤란 회담, 얄타 회담, 포츠담 선언 등을 통해 연합군과 여러차례 회담을 열어 전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연합군을 승리로 이끌어 전쟁을 종식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그는 1차대전과 2차대전의 전시내각에 모두 참여한 영국 유일의 정치인이며,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위해 과감한 행동도 서슴치 않았다. 한 예로 독일국의 공습이 가해지는 와중에도 그는 끝까지 런던에 머물면서 “만약 내가 죽는다면 독일군은 내 시체를 집무실의 의자에서 끌어내려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이미 정부 관료들에게 말하였듯이, 의원 여러분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여러분께 드릴 수 있는 것은 피와, 수고와, 눈물, 그리고 땀 뿐이라고. 우리의 앞에는 가장 고통스러운 시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앞에는 투쟁과 고통으로 점철될 수많은 세월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정책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이와 같이 답변하겠습니다 : 육, 해, 공을 가리지 않고, 하느님께서 주신 모든 힘을 가지고, 이제껏 인류가 저질러 온 수많은 범죄 목록 속에서도 유례없었던 극악무도한 폭정에 맞써 싸우는 것이라고. 그것이 우리의 정책입니다. 우리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한 단어로 대답하겠습니다. 그것은 승리입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승리. 어떠한 공포가 닥쳐와도, 승리. 갈 길이 아무리 멀고 험해도, 승리. 승리 없이는 생존도 없기 때문입니다.”  

뒹케르크 철수작전 성공 직후에 그는 다음과 같이 연설했다. “영국은 약해지거나 실패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프랑스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연안과 대양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감과 힘을 길러 하늘에서 싸울 것입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영국을 지켜 낼 것입니다. 우리는 해변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상륙지점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들판과 거리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언덕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절대로 항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90. 단테 알리기에리

14세기에 이탈리아 인문주의 문학 중심에 서있던 단테, 페트라르카, 보카치오. 그들은 르네상스 때 이탈리아 문학의 꽃을 피웠다. 그들 중 베아트라체를 위해 신곡을 적었던 단테의 본명은 두란테 델리 알리기에리인데, 두란테 알리기에리의 이름은 장수하는 날개가 달린 자라는 뜻이다. 피렌체에 가면 베아트라체가 다니던 아담하고 작은 성당이 있는데, 그곳에 가면 베아트라체가 면사포를 쓴채 걸어 나오는 모습을 숨죽여 한쪽구석에서 지켜봤을 단테를 떠올려 볼 수 있다. 단테가 9살이 되었을 때 폴코 포르티나리의 딸 동갑내기 베아트리체를 보고 첫눈에 반한 그는 늘 멀리서 베아트라체를 지켜보았지만, 베아트리체는 결국 젬마 도나티와 결혼하게 된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문학과 학문으로 명성과 지위를 얻었으나 정치적 분쟁에 휘말려 장년의 나이에 망명길에 나서 결국 타향에서 죽고 만다. 

“아무런 걸림도 없는데 그대가 아래에 앉아 있다면, 생생한 불꽃이 땅에서 잠잠한 것처럼 놀라운 일일 것이오. 신곡 천국편 제1곡”  

“내가 가는 바다는 아무도 가본 적이 없으니, 미네르바가 바람을 일으키고 아폴론이 이끌며, 아홉 무사이가 큰곰자리를 보여 준다오. 신곡 천국편 제2곡” 

“그대들은 여기에서 행복한데 더 많이 보고 더 가까이 있기 위해 더 높은 장소를 열망하는지요?"…."형제여, 사랑의 힘은 우리의 의지를 평온하게 하니, 단지 우리가 가진 것만 원하고 다른 것에 목말라 하지 않습니다. 신곡 천국편 제3곡” 

 

 

91. 스티브 잡스

“상상만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

그는 불과 20대의 나이에 개인용 컴퓨터 애플 I를 그의 부모님의 차고에서 만들었다. 모니터도 제대로 가춰지지 않은 그의 컴퓨터가 시장에 공개되자 그 반응은 엄청나게 뜨거웠다. 그는 젊었고 탄탄대로를 달려온 듯해 보였지만 그는 사생아로 태어나 출생 후 바로 입양되었으며, 대학은 중퇴하고 말았다. 그는 애플로 백만장자가 되었지만 자신이 영입한 경영진이 그의 독주를 두려워해 그를 회사에서 쫓아내고 만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애플에서 쫓겨난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사건이었다. 애플에서 나오면서 성공에 대한 중압감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가벼움으로 대체할 수 있었다. 그것은 나를 내 인생에서 가장 창조적인 시간으로 밀어 넣었다. 애플에서 쫓겨난 경험은 매우 쓴 약이었지만 환자였던 내게는 정말로 필요한 약이었다.” 그러나 그는 픽사를 인수해 ‘토이 스토리’를 성공시키고 적자에 허덕이는 애플에 복귀해 다시 흑자를 기록하게 만든다. 그렇지만 다시한번 그에게 장애물이 찾아온다. 그것은 바로 췌장암으로 그가 몇 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병마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인물이다. “어느 누구도 죽음을 원하지 않는다. 심지어 천국에 가기를 원하는 사람도 그곳에 죽어서 가는 걸 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죽음이란 모든 사람의 공통적인 종착지다.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으며,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 죽음은 우리 삶에서 유일한 최고의 발명품일 수 있기 때문이다. 죽음은 인생을 변화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다.”  

“남은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다른 사람이 당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잠식하도록 두지 마라.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가슴과 직관을 따를 수 있는 용기를 지니는 것이다. 당신이 정말로 무엇이 되고 싶어하는지는 당신의 가슴과 직관이 이미 알고 있다.”

 

 

92. 줄리아 로버츠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대명사 줄리아 로버츠. ‘귀여운 여인’,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노팅힐’, ‘런어웨이 브라이드’, ‘오션스 일레븐’,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등등 수많은 영화에서 우리에게 웃음과 눈물을 선사한 그녀는 여전히 스크린을 통해 자신의 팬들을 만난다. 조지아 주에서 태어난 그는 수의사가 꿈이였으나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그리고 뉴욕으로 가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녀의 영화는 ‘노팅힐’과 ‘적과의 동침’이다. 배우도 그들이 자주 선택하는 배역에서 그들의 성격이 들어나기 마련인데, 줄리아는 약간 어리버리하면서도 귀엽고 긍정적인 캐릭터를 많이 선택하는 것 같다. 

“그녀의 얼굴은 잊을 수가 없어요. 기쁨이나 후회의 흔적은. 어쩌면 나의 보물이거나 내가 치뤄야 할 사랑의 대가일지도 모르죠. 그녀는 아마 여름이 부르는 노래일거에요. 아마도 가을이 가져오는 서늘함일수도.  또 하루 안에 일어나는 수백가지의 어떤 것들일지도 모르죠. 그녀는 미녀일 수도 야수일 수도 있겠죠. 혹은 빈곤하거나 풍성함 일수도. 하루하루를 천국이나 지옥으로 바꿀 수도 있죠. 그녀는 아마 내 꿈을 비추는 거울일 지도 몰라요. 시냇물에 비치는 그녀의 미소. 그녀의 마음 속 숨겨진 모습은 겉보기와 다를지도 몰라요.. 그녀는 자기 관객들 속에 있을 때 항상 행복해 보여요. 그녀의 눈빛에 많은 사람들이 따르고 자부심도 넘치죠. 그 눈에 눈물이 흐르는 모습은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아요. 그녀는 아마 계속되기를 바랄 수 없는 사랑인가 봐요. 과거의 그림자로부터 찾아온 소중한 사랑일지도 모르죠. 내가 죽는 날까지 그녀를 기억할게요. 그녀는 아마도 내가 살아있는 이유. 내가 살아있는 이유와 내가 이곳에 있는 것은. 거칠고 험난한 긴 세월동안 내가 지켜야 하는 사람. 난 그녀의 웃음과 눈물을 모두 받아줄게요. 그녀가 어딜 가든지 나도 따라갈거에요. 내 삶의 의미는 그녀니까 ..그녀”

 

 

93. E.H. 카

E.H. 카는 「역사란 무엇인가」를 썼다. 역사란 그 범위가 매우 광대하기 때문에 그 누구도 완벽한 역사를 서술할 수는 없다. 또한 역사란 각자의 위치와 관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지므로 ‘객관적인 역사’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역사에 대한 해석에 앞서 ‘현재 우리가 속해있는 사회가 어느 위치에 와있으며 무엇에 관심을 두고 있느냐’에 의해 우리의 견해가 조금씩 달라진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여기엔 역사를 관찰하고 수집하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역사에 대한 새로운 각도가 제시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포함되기도 한다. 역사란 개인들의 공통분모를 찾아 논쟁의 여지가 없는 다수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자료여야 한다고 믿는다. 그럼 ‘역사적 사실’과 ‘과거의 사실’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예를들어 콜롬부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한 사실은 ‘역사적 사실’에 속하지만, 과거 원주민이 아메리카를 발견했던 사실은 ‘과거의 사실’로 간주된다. 그것은 현재를 살고있는 역사가들이 원주민보다는 미국의 지위와 국제적 위상을 높이 평가해 ‘콜롬부스의 발견’을 좀 더 역사적인 사건으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만약 현재의 아메리카가 원주민에게 남겨져 있다면 역사는 다른 시각을 제시했을 것이 분명하다. 어떤 단순한 사건이 역사적 사건으로 거듭나는 것은 그것이 다수가 기억할만한 가치가 있느냐, 그 사건이 어떤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느냐에 따라서 구분되는 것이다.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많은 역사는 세대를 걸친 연대기 편찬자들의 의해서 다듬어지고 골라졌다. 문제는 그것들이 과연 편향적이지 않은 진실인지 우리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중세사 연구자 배레클러프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가 배우는 역사는, 비록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고 해도, 엄격히 말하면 결코 사실 그것이 아니라 널리 승인된 일련의 판단들이다.”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역사가 크로체는 이렇게 말했다. “역사란 본질적으로 현재의 눈을 통해서 그리고 현재의 문제들에 비추어 과거를 바라보는 것이며, 역사가의 주요한 임무는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평가하는 것임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만일 역사가가 평가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그는 무엇이 기록될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옥스퍼드 대학교의 철학자이자 역사가인 콜링우드의 말처럼 역사는 사유의 역사이자 역사가가 그 사유를 자신의 정신속에 재현하여 평가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역사는 역사가가 무엇을 관점으로 어디서 어떤 자료들을 수집했는지, 그리고 그것들을 어떻게 분석하고 해석했는지에 따라 이해가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역사에는 사건과 그 사건을 해석하는 객관적인 견해가 자리한다. 그러므로 역사가의 의무는 사실의 정확성과 해석에 연관된 모든 사실들을 반드시 입증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의견이 오류이므로 우리가 그것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것이 어느 정도까지 생을 고취하고, 생을 유지하며, 종을 보존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종을 창조하는가에 있다.”

 

 

94. 지그문트 프로이트

프로이트는 빈 의과대학을 졸업해 신경정신과 의사가 되지만 히스테리 환자의 몸이 마비되는 증상의 의혹을 쉽게 풀어낼 수 없었다. 결국 신경과 의사 샤르코(Charcot)에게 최면술을 배워 환자에게 써보았으나 아무런 해답도 얻지 못한다. 우연히 환자에게 고통받는 이유와 억압을 설명하게 한 계기를 시작으로, 환자 스스로 억압된 감정을 움직여 의식하는 방식이 병과 그 증상을 치료하는데 큰 효과를 거두게 만든다. 이것을 정신분석에서는 ‘역동 정신치료’라고 일컫는다. ‘거북하고 고통스러운 것들’을 연구하고 탐구하는 방법에는 자유연상 말고도 전이, 역전이, 그리고 꿈의 해석 등이 있다. 그는 환자를 보다가 그들의 꿈, 환상, 공상, 말실수와 같은 현상에서 무의식이 작용한다는 것을 알게된다. 프로이트는 마음을 의식과 전의식, 그리고 무의식으로 나누고 이것을 지형이론라고 설명했다. 의식의 세계는 현실원칙에 의해 움직이는데, 이것은 논리적인 사고를 통한 생각이기 때문에 순수한 아이들이 생각하는 쾌락원칙과는 사뭇 다르다. 가령 학창시절 추억을 떠올리는 일은 전의식에 속한다. 무의식이란 억압된 생각이나 느낌, 그리고 충동과 기억 깊숙한 장소에 자리하기 때문에 마음대로 쉽게 떠올릴 수가 없으며, 간혹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강박적 반복’을 해온다. 하지만 무의식은 쾌락원칙을 사용해 욕망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술의 힘을 빌리라는 말은 결국 술로 논리의 장벽과 방어기제들을 허물어 억압된 ‘무의식’, 즉 ‘불쾌, 공포, 분노, 슬픔, 불안’ 등을 ‘격리, 퇴행, 투사, 허세, 부정, 분리, 왜곡, 전치, 해리, 반동형성’들로 풀어내라는 의미인 것이다. 그러나 융통성이 없고 고집이 너무 쎄거나 과도한 지적행위로 인한 자기 합리화가 가속되면 현실성이 결려된 방어기제들로 인해 대인관계와 일상에 큰 문제가 발생한다. 반대로 방어기제를 잘 사용하면 이것을 예술과도 같은 특정한 분야로 ‘승화’시킬 수 있다. 예로 초현실주의 작가 살바도르 달리의 ‘기억의 고집’을 보면 흐물흐물한 시계들이 마치 무의식 세계의 시간을 설명하는 것으로도 어림잡아 추측할 수 있다. 에스파냐의 화가 후안 미로 역시 무의식의 세계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작가로 호평이 나있다. 프로이트는 인간 마음속에 ‘욕망의 대변자 이드’(id), ‘양심의 대변자 초자아’(superego), 그리고 ‘중재자인 자아’(ego)가 산다고 말했다. 이드는 이성을 버리고 욕망을 따르는 ‘미지의 힘’이며, 초자아는 양심(conscience)을 기준으로 하는 체계를 갖춘 도덕률(道德律)이다. 자아는 이드와 초자아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감당하며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시스템인 셈이다.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본능을 따르는 기본적인 욕구 외에도 인간은 생존을 위해 소속감, 자존심, 그리고 자기실현을 이루려고 노력한다. 공동체의 기류를 배우고 그들과 똑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바로 소속감인데, 이것의 강도가 쎄지면 이타주의적인 면을 보이게 된다. 자존심이란 자기를 사랑하고 자신만의 가치를 존중하는 일이다. 반면 자기실현이란 칼 융의 설명처럼 소유한 잠재력들을 최대한 실현하는 일이다. “자기실현이 제대로 되고 있다면 나는 내 삶의 진실을 정직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를 움직이는 두 가지 욕동이 존재한다. 하나는 성 에너지인 리비도(Libido)이고, 다음은 공격적인 죽음의 욕동 타나토스(Thanatos)다. 메슬로우의 5단계 욕구들을 보면 알 수 있드시, 인간의 1차적인 ‘생리적 욕구’는 식욕, 수면, 배설, 활동 이외에도 좋은 유전자를 찾도록 만드는 욕망이 존재한다. 이것이 리비도다. 2차적 욕구에 속하는 ‘안전의 욕구’는 위험과 고통으로부터 회피하거나 안정을 위해 공격적인 타나토스를 움직이는 힘이다. 공격적인 행동의 원인은 업악받은 욕망 때문이다. 이때 공격성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해학이다. 익살과 해학은 상대의 공격가능성을 줄이고 업악된 자신의 공격성을 즐겁게 표출하는 방법인 것이다. “농담은 아슬아슬한 곡예와 같아 실패와 성공 사이의 간격이 좁습니다.” 누구나 동일화를 통해 어떠한 대상을 역할모델(role-model)로 삼고 그의 언행을 따라하기도 한다. 누군가를 따라한다는 사실은 무의식이 이루어낸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이것을 동일화나 이상화(idealization)라고 하는데, 역할모델(idol)로부터 인간적인 약점이 보여지기 시작할 때 자아가 성장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95. 찰스 다윈

진화론으로 유명한 찰스 다윈은 영국의 생물학자이자 지질학자이다. 그는 생물의 모든 종이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이어졌다고 본다. 그의 진화론적인 자연선택이란 환경에 따라 생존경쟁을 거쳐 그 변화에 적응하여 살아남은 종을 말한다. 살아남은 종은 강한 종이 아니고 똑똑한 종도 아니다. 변화에 적응하는 종이다. 그리고 그는 외부에서 들어온 극소수의 새로운 종도 생태계 전체에 큰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마치 나비효과처럼 말이다. 

나는 기회가 되면 그의 탐험 항로를 따라 여행을 해보고 싶다. 영국 플리머스 항에서 출항 → 브라질 사우바도르 항 → 리우데자네이루 →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 포클랜드 섬 → 남아메리카 남단을 돌아서 → 칠레 발파라이소 → 에콰도르 갈라파고스섬→ 태평양 횡단 → 뉴질랜드 →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서 → 대서양의 어센션섬 → 다시 브라질 살바도르 항구 → 영국 팔머스 항 도착

 

 

96. 코미디언 유느님

그가 돈이 많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가 그만큼 기부도 많이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지금까지 알려진 기부금액이 적어도 30억 원 이상이라고 하니, 그가 아무도 몰래 한 숨겨진 기부 내역들도 상당할 것 같다. 그가 갖은 재산에 비해 30억 원은 별로 큰 돈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그도 남들과 똑같이 공평한 기회를 얻어 자본주의 경쟁을 시작했으며, 누구보다 열심히 일해서 쌓아올린 부일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도 눈물나는 무명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의 선행들 때문인지 나는 그가 마냥 좋다. 그와 함께 무한도전을 해보고 싶다. (화춘화 200억 원, 장나라 130억 원, 조용필 88억 원, 션 정혜영 부부 55억 원, 아이유 35억 원, 신민아 26억 원)

 

 

97. 말괄량이 삐삐

어릴적에 누나와 나는 매주마다 3개의 비디오 테이프를 빌려 볼 수 있었는데, 연년생인 누나가 원하는 것 한 개, 내가 원하는 것 한 개 (로보트 영화), 그리고 둘이 동의하는 또 하나를 빌려볼 수 있었다. (텔레비젼 시청은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여서, 우리는 이것들을 시청하는 시간을 늘 기다렸다.) 누나와 내가 동의한 것이 바로 말괄량이 삐삐였다. 주인공의 이름은 삐삐로타 델리카테사 윈도셰이드 맥크렐민트 에프레임즈 도우터 롱스타킹이다. 그는 빨간머리에 주근깨가 얼굴에 가득했고, 이름처럼 무릎을 넘는 긴 양말과 구두를 신었다. 그의 어머니는 이미 천국에 계셨고, 아버지는 해적 선장이였다. 그는 커다란 빌레쿨라 빌라에서 원숭이 한 마리와 꼬마 아저씨라고 부르는 말 한 마리와 함께 지내며, 종종 친구 두 명을 초대해 즐거운 놀이를 한다. 우리는 쇼가 시작되기 전에 삐삐를 부르는 노래를 함께 불렀다. 

삐삐 삐삐 삐삐~ 삐삐를 부르는 산울림 소리. 삐삐를 부르는 산울림 소리. 삐삐를 부르는 환한 목소리. 삐삐를 부르는 상냥한 소리. 들쑥날쑥 오르락내리락. 요리조리 팔딱팔딱. 산장을 뒤흔드는 개구장이들. 귀여운 말괄량이 삐삐. 날쌔고 재치있는 삐삐. 어제도 말썽 그제도 말썽. 오늘은 어떤 일을 할까요. 귀여운 말괄량이 삐삐. 귀여운 말괄량이 삐삐 삐삐.

 

 

98. 까비르 

인도 베나레스에서 베를 짜던 직공이었던 까비르는 15세기 인도의 영적인 시인이자 인도 신비주의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자신이 손수 시를 쓰지 않았지만 그가 남긴 영혼을 울리는 아름다운 시들은 제자들에 의해서 우리에게로 전해진다. 그는 시를 손님이라 부르며 기탄잘리를 지은 타고르에게 영감을 주기도 했다. 까비르의 신은 기독교의 초월신도 범신론도 아니며, 결코 맹목적이지도 않은 자연의 조화를 가져다주는 영적인 신이다.  

“친구여 어디 가서 나를 찾느냐? 보라. 나는 그대 옆에 있다. 나는 사원에도 없고 우주에도 없다. 나는 히말리아 산정에도 없고 카바 신전에도 없다. 저 거룩한 의식 속에도 요가의 수련 속에도 그리고 출가 수도의 길에도 나는 없다. 그대 진정한 구도자라면 지금 여기에서 나를 보리라. 지금 바로 이 순간에 나 까르비는 말한다. 찾는 자여. 神은 모든 존재의 호흡 속에 있다. 그 호흡속의 호흡이다. 「그대 옆에 있다」”

“해가 뜨고 달이 비치고 별이 빛난다. 사랑의 음율이 울린다. 사랑의 음율이 시간을 친다. 밤낮으로 음악이 하늘을 채운다. 나, 까비르는 말한다. 그(神)는 섬광이다. 하늘을 가르는 섬광이다. 보라. 숭배의 긴 등불 행렬이 지나가고 있다. 우주는 밤낮으로 노래하고 있다. 그의 영광을 저기 보이지 않는 깃발 무수히 펄럭인다. 보이지 않는 악기의 음이 울리고 있다. 나, 까비르는 말한다. 여기 숭배는 영원히 이어진다. 그(神)는 그의 자리에 앉아 있다. 보라. 물이 없는 곳에서 연꽃이 피고 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연꽃이 피고 있다. 그대 가슴 속에서 삶과 죽음의 음이 울리고 있다. 삶과 죽음은 그대의 왼손과 오른손이다. 나, 까비르는 말한다. 현명한 이는 말하지 않는다. 이 진리는 이 세상 어느 책에도 쓰여 있지 않다. 이를 깨달으라. 무지한 자는 현명해질 것이요. 현명한 이는 침묵을 지키게 될 것이다. 하늘은 음(音)으로 가득한다. 음악을 켜는 손도 없이 줄도 없이 음악이 연주된다. 거기 기쁨과 고통의 게임은 계속된다. 나, 까비르는 말한다. 삶의 바다 속에 그대 삶을 던져 넣어라. 그(神)의 축복으로 그대의 삶은 가득하리라. 「하늘의 음(音)」”

 

 

99. 유리 가가린 

우주에 나간 그는 이렇게 말했다. “지구는 푸른빛이었다.”

인류 최초로 지구 궤도를 돌며 우주 비행을 한 유리 알렉세예비치 가가린. 그는 1934년 3월 9일 소비에트 연방 스몰렌스크주의 크루시노 마을에서 3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났으며, 그의 부모님은 낙농업자였다. 나치는 식량을 보충하기 위해 마을 주민들에게 농장일을 강요했고, 가가린은 집까지 독일 장교에게 빼앗겨서 2년동안 진흙으로 오두막을 지어 생활했다. 하지만 그는 그에 굴복하지 않고 철강 공장에서 주물공으로 견습생활을 시작한 후 사라토프 기술학교의 항공 클럽에 들어가 비행 기술을 익혔다. 그리하여 우수한 성적으로 학업을 끝내어 공군 사관생도로 자원할 수 있었다. 그 후 그는 우주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게 되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우주에 발을 딛게 된다. 하지만 최초의 우주인이 되기 위한 길은 쉽지 않았다. 

“어떤 때는 몇 날 며칠을 계속하여 비좁은 장소에서, 그것도 격리된 상태로 놓여졌다. 이러한 독방생활은 우주비행사의 신경이나 심리적 강인함을 길러 줄 것이다. 외부세계와는 물론 완전히 단절됐다. 일체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공기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다. 말 상대도 없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예정표에 따라서 무선연락을 해야 한다. 연락 또한 일방적이다. 한 마디의 응답도 없다. 만일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누구 하나 도와주러 오지 않을 것이다. 혼자만의 완전한 고독. 의지할 곳은 나 하나뿐. ‘독방’은 괴롭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그곳에 발을 디딘 순간 도대체 몇 시간이나 있게 될는지, 오로지 혼자서, 내 자신을 마주보며 언제까지 앉아 있어야 할지 도무지 알 도리가 없다는 점이었다. (……) 완전한 고독에 접어들면 인간이란 자신의 과거를 생각하고, 지난 인생을 다시 돌이켜보게 된다. 그러나 나는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려 했고, 주변의 신뢰를 한 몸에 받으며 우주로 날아가는 날만을 생각했다.”

 

 

100. 

 

「널 위해 내가 얘기 하나 해 줄까? 잠깐 앉아서 쉬자. 비극 중의 비극이지. 아주 옛날에 국왕이 연회를 열었는데 국내의 미인들은 전부 초대를 받았지. 그런데 국왕의 호위병사가 공주가 지나가는 걸 보았어. 미인 중 공주가 제일 예뻤고 병사는 사랑에 빠지고 말았지. 하지만 공주와 일개 병사의 신분 차이는 엄청났지. 어느 날 드디어 병사는 공주에게 말을 걸었어. 공주없는 삶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야. 공주는 병사의 말에 깊은 감동을 받았어. 공주는 병사에게 말했지. 그대가 100일 밤낮을 내 발코니 밑에서 기다린다면 기꺼이 그대에게 시집을 가겠어요. 병사는 쏜살같이 공주의 발코니 밑으로 달려갔어. 하루, 이틀, 10일, 20일이 지났지. 공주는 창문으로 줄곧 봤는데 병사는 꿈쩍도 안 했어.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눈이 오나 변함이 없었지. 새가 똥을 싸도 벌한테 쏘여도 움직이지 않았어. 그리고... 90일이 지나자 병사는 전신이 마비되고 탈진상태에 이르렀어. 눈물만 흘릴 뿐이었지. 눈물을 억제할 힘도 잠을 잘 힘도 없었던 거야. 공주는 줄곧 지켜보았어. 드디어 99일째 밤 병사는 일어서서 의자를 들고 가버렸어.」 「마지막 밤에요?」 「그래, 마지막 밤에. 이유는 나도 모르니 묻지 마라. 네가 이유를 알게 되면 가르쳐 주렴.」 - 시네마 천국 中

 

https://www.youtube.com/watch?v=wUu3lcIo21o 

 

참고: 위키피디아, 나무 위키, 다음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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