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이 구축한 체계 전반을 비판하는 사람은 자기의 체계를 대안으로 제시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그 체계에 들어 있는 원리는 설명되어야 할 전체 효과를 보다 잘 뒷받침해야 한다. 이런 의무를 다하기 위해 우리의 고찰을 더 넓게 확장해 나아가야 한다. 「새로운 학문La Scienza Nuova」, 지암바티스타 비코”

 

우리가 ‘세븐 시스터즈’와 ‘바나나 리퍼블릭’을 건설할 것인가. 당신이 존경하는 예수가 말했다. “가서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라.” 모두가 따르는 Guru, 싯다르타는 무소유를 실현했다. 이에 장 지글러가 회답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그리하여 피터 싱어는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에 나선다. 그러므로 제레미 시브룩이 설명한다. 「세계의 빈곤, 누구의 책임인가?」 따라서 제프리 삭스가 「빈곤의 종말」을 추가한다. 니콜라 테슬라를 무시한 토머스 에디슨의 죄는 헨리 포드이므로 자, 우리는 페어차일드라는 ‘8인의 배신자’가 될 그들에게 백년의 고독을 읽어줄 차례다. 

 

 

 

 

 

부유한 나라의 사람들은 대부분 출근할 직장이 있지만 빈민들은 하루하루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기업가적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렇게 엄청난 차이가 생기는 것은 빈국에서는 성공한 기업가가 될 기회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수요 부족, 공급 부족, 자본 부족, 상품 시장에서 나타나는 경쟁 유형 등의 여건이 빈국을 기업가로서 성공이 극도로 어려운 상황으로 꼼짝 못하게 몰아넣는 것이다.

 

빈국과 부국을 결정짓는 경제 활동에는 ‘완전 경쟁perfect competition’과 ‘불완전 경쟁imperfect competition’이 있다. ‘완전 경쟁’의 경우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제한받는 농토, 광산, 어장 등에서 자본과 노동의 투입량을 늘리면 생산은 증가하지만, 어느 시점을 넘으면 ‘수확 체감’을 동반해 산출량은 줄어들게 된다. 반대로 ‘불완전 경쟁’의 경우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같이 기계화된 생산의 산출물의 양이 늘어날수록 ‘수확 체증’으로 인해 생산비가 줄어들게 된다. 대부분의 빈국들이 1차 산업인 농업, 임업, 어업, 목축업을 통해 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면, 개도국은 2차 산업인 경공업, 중화학공업, 건설업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부국은 3차 산업인 교통, 상업, 국제무역, 관광업, 운수, 통신, 금융, 보험, 유통 등의 서비스 산업에 기반을 둔다. 나아가 부국은 4차 산업인 인공 지능(AI), 사물 인터넷(IoT), 빅 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 등으로 발 빠르게 경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가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술도가, 빵집 주인의 자비심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이익에 대한 그들의 관심 덕분이다. 우리는 그들의 인류애가 아니라 자기애에 호소하며, 그들에게 우리의 필요가 아니라 그들이 얻을 이익을 말해 줄 뿐이다. 「국부론」, 애덤 스미스”

 

수출의 이유는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높은 상대가격을 보상받기 때문이고, 반대로 수입의 이유는 국내보다 외국에게 더 저렴한 상대가격을 지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진국의 정책결정권자들은 데이비드 리카도(1772-1823)가 설명하는 「비교우위에 입각한 자유무역The Richardian Theory of Comparative Advantage」이 상호이득을 가져다 준다는 점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보호무역이나 유치산업보호론(e.g. China–United States Tariff War)을 꺼내들며, 반대로 경제학자들은 비교우위와 자유무역을 부정하는 정부의 정책에 내심 불편한 기색을 들어낸다. (그러나 미-중의 신냉전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중국이 미국 국채의 13%인 1074조 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미국 국채를 다량 매각하거나 중국 제품이 필요한 미국이 국가신용을 잃으면서까지 채무불이행을 실행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상사불망相思不忘하고 수족지애手足之愛하는 둘의 밀월蜜月을 구지 설명하자면 애정싸움과 필적할 애증이 가득한 외교전쟁’Gaslighting이라는 한 편의 거대한 쇼일 뿐이다. 한편으론 관계의 미학인 어린왕자와 여우의 서로를 길들이기와도 매우 흡사하다.)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경제회복을 위해 차관(워싱턴에 위치한 세계은행World Bank, 국제통화기금IMF, 국제결제은행BIS,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국제보험감독자협의회 IAIS)을 얻어내야 하는 개도국의 경우, 온실가스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라는 목줄의 압박 속에서 생산성이 높은 대기업의 2차 생산 상품과의 경쟁으로 인한 탈산업화의 과속화, 상품의 가치가 1차·2차 산업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3차·4차 산업과의 무역에서 비교우위와 자유무역을 실행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물질적 부의 대물림으로 탄생하여 부를 창출할 능력도 없어진 빈국에게 부를 재분배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공부하고 있는 모범생과 그렇지 못한 열등생이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을 비교우위의 단점이라고 주장한다면, 지정학적으로 절대우위에 속하게 된 국가들의 아량은 심기가 언짢았던 경제학자들이 꼽을 장점이라 볼 수 있다. 한편 프리드리히 리스트(1789-1846)는 영국의 스미스나 리카토의 자유무역을 비판하는 동시, 자유무역이 실현되려면 모든 나라가 산업화되기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이론을 주장했다. 한 국가는 먼저 산업화한 다음에 점진적으로 같은 발전 단계에 있는 국가들과 경제적으로 통합한다. 

 

 

오렌지: 일본 식민지, 출처: 월간중앙

 

첫 번째 세계화 기간 동안, 즉 1840년대 이후부터 제 1차 세계 대전이 터질 때까지 부국들은 점점 더 산업화되었고, 제3세계는 기술적으로 저개발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당시의 관행에 따라 식민 국가에 산업화를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빈국과 부국 사이의 격차를 크게 만든 것이 바로 세계화 물결이었다. 최근 세계화 물결이 첫 번째 세계화와 동일한 원리 위에 구축되는 한, 달리 표현하면 빈국들이 계속해서 원자재 생산에만 특화하는 한 오늘날의 세계화 물결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은 첫 번째 시기에서 이루었던 것을 넘어서지는 못한다. 새로운 나라가 부국에 편입될 수 있을지는 모르나 부국과 빈국 사이의 격차는 더 벌어지는 식으로 말이다.. 사회는 빈국과 부국 사이에서 양극화되었으며 중간 소득 국가는 사라지는 추세이다. 비록 한 나라의 산업이 아직 국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산업화를 통해 중간 소득 국가를 만들려는 195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의 시도는 너무나 갑작스러운 자유 무역이라는 충격 요법에 의해 헛일이 되었다.. 서구는 기업가 정신도, 정부 정책도, 산업 시스템도 전혀 없는 빈국에게도 자본을 투입하면 자본주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오느날 우리는 사실상 구조도 없는 나라의 목구멍에 돈을 털어 넣고 있다. 빈국에게는 현재의 부국들이 했던 산업화 전략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돈을 쓸모있게 투자하기 어렵다. 개발도상국이 유용하게 쓸 수도 없는 차관을 받게 되자 개발 금융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과정은 끝말잇기나 피라미드 게임과 비슷한 것이 되어 버린다. 머지않아 경졔 구조가 붕괴되면 문 가까이에 있던 경제 구조를 입안한 이들은 다들 몰려나갈 때 가장 먼저 나가서 상당한 금융 이익을 챙길 수 있다. 그동안 손해를 보는 것은 빈국이다. 이것이 부국에서 빈국으로 자금 이동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빈국에서 부국으로 자금 이동이 더 많아지게 되는 메커니즘의 일부이다. 바로 뮈르달이 빈곤의 전도된 후유증(perverse backwash)이라 부른 것 중 하나이다.

 

현시점에서 빈국이 접한 또 다른 문제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매일같이 상승하는 생활물가다. 연준Federal Reserve System이 15개월 동안 10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한 것은 인플레이션(Silent Tax: 인플레이션 조세)을 잡기 위해서 인데, 인플레이션의 주 원인은 팬데믹 부양정책으로 뿌려진 헬리콥터 머니Helicopter Money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이 6630조 원, 일본이 2600조 원, 중국이 1404조 원, 독일이 1030조 원, 영국이 680조 원, 인도가 320조 원, 그리고 캐나다가 270조 원을 뿌렸다. (2020년 집계로 세계 각국들은 10조 달러, 즉 일경 원을 부양정책에 쏟아 부었다. 10조 달러란 미국, 유럽 연합, 또는 중국의 GDP와 같다.  피같은 세금으로 이루어진 이 복지혜택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자세한 내막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은 분명 혀를 찰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도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 것은 헬리콥터 머니로 인한 막대한 통화공급으로 여전히 통장에 저축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경제를 진정시키기 위해 소비가 줄어야하는 상황에서 팬데믹 보복소비까지 겹쳐 시중에는 너무 많은 통화가 풀려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기업들이 원가 상승이라는 카드로 제품 가격을 너도 나도 계속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민들의 부담은 늘어나고 포플리즘으로 인해 상승한 물가 때문에 서민들은 임금상승을 기대하지만, 연준의 생각은 고용과 임금 상승 추세가 잦아들어야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비로소 금리가 내려 경기가 안정세에 들어선다는 것이다. 

참고·인용: 동화일보 신비월드

 

맹자가 개나 돼지가 사람의 양식을 먹는데도 단속할 줄 모르고, 길에 굶어 죽은 시체가 널렸는데도 창고를 열줄 모른다고 말했는데, 이는 풍년에 예비하지 않고 흉년에 진휼하지 않는 것은 그 죄가 칼로 찔러 사람을 죽이는 것과 다름이 없음을 말한 것이다. 예비는 모든 나라에서 항상 힘써야 할 일이니 예비하지 않는 나라는 정치가 없는 나라이다. 「목민심서, 정약용

 

“오늘날 시카고 학파 경제학자들(Chicago economists)―현재의 세계화 물결 및 워싱턴 기관들의 이론적 기반을 대변하는 학파의 경제학자들―은 세계를 향해 국가와 자치정부는 경제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선포한다.. 워싱턴 DC에 있는 미국 소기업관리국(US Small Business Administration)은 매년 미국의 개인 회사를 지원하는 대출금과 보증금으로 200억 달러가 넘는 연방 기금을 사용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불과 몇 블록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세계은행, IMF 등의 워싱턴 기관들은 제3세계에서 그와 유사한 기관을 세우지 못하도록 빈국에게 ‘조건부 조항’을 부과하는 전통적인 정책을 고수한다. 몇 년 전 앨라배마 주는 메르세데스 벤츠 공장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데 2억 5300만 달러를 썼다. 그러면서 앨라배마 공무원들은 벤츠 같은 회사가 존재하기 때문에 5년 안에 비용을 회수할 만큼 수익을 창출했고, 그런 대우를 해주는 대가로 다른 자동차 회사 네 곳을 추가로 유치했다고 주장한다. 이는 역사적으로 빈국들이 산업화할 때 채택한 논리와 동일하다. 다만 빈국들은 일반적으로 직접 보조금보다는 관세를 활용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뉴스위크Newsweek」는 앨라배마 주가 실천한 기업가적 진취성은 찬양하지만 빈국이 똑같은 메커니즘을 사용하려 들면 대개는 비난한다. 물론 전통적인 경제학자라면 미국 소기업관리국의 존재와 앨라배마 주의 산업 정책을 모두 비난할 것임에 분명하지만 말이다. 여기서의 요점은 추상적인 고매한 이론에만 기반하여 빈곤 세계에 대한 정책을 집행하는 미국조차 그런 이론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2차 세계 대전 후 독일은 탈산업화되어 농업 국가로 전환되었는데, 제조업이 사라지자 시너지를 잃으키던 농업 생산성이 곤두박질쳤고 이것으로 고민하던 허버트 후버는 모겐소 플랜Morgenthau Plan을 폐지하고 마셜 플랜Marshall Plan을 유럽과 독일에 도입한다. 이를테면 한 나라가 원자재 생산에서 수확 체감이 발생한다면 제조업이 수확 체증으로 균형을 맞추어 주어야 하는데, 원자재 생산에 특화된 빈국의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분명 리스트의 원칙처럼 한 국가는 ‘수확 체증’에 속하는 다양한 제조업을 골고루 육성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부국이 빈국에게 너도 우등생이 될 수 있어라고 말하는 것은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는 망언과 다름없다. 부국이 해야할 일은 부질없는 이데올로기로 신냉전 구도를 펼치는 것이 아니라 빈국에 제조업의 기회와 인프라를 위한 전문기술을 심어주는 일이다. ¨삶¨은 ¨앎¨을 추구한다. 여기서 ¨앎¨, 즉 ¨부¨는 우리가 보기에 ¨아름답게¨ 피어나 또 하나의 사과를 자라나게 하여 향신료가 절실한 우리의 고해를 받아줄 제 2의 그레고어 멘델을 배출할 것이다. 분명코 ¨아름답게¨ 뻗어가는 ¨¨화사하게 피어난 꽃처럼 우리의 일상을 즐겁게 만들 것이다.  

 

100 명의 직원이 있다. 51명은 자유무역이라는 케익을 좋아한다. 49명은 나름 보호무역이라는 케익을 좋아하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회사가 지출할 수 있는 금액은 하나의 케익값이다. 18세기에는 300개의 정치체political entity로, 19세기에는 수십 개로 갈라져 있던 독일에는 현재 12개의 정당이 있다. 만약 100명 모두 각기 좋아하는 자신만의 케익이 있다면 과연 우리는 멸종위기종을 보호할 수 있을까. 

Posted by trefresh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