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구의 약 30억 명이 공산주의 국가에 거주하고 있다. 그리고 상당수가 독재 정권, 또는 전제군주제 국가에 살고 있다. 그리고 얼마 안되는 나머지가 빅브라더와 자본의 통치아래 사회주의를 설득시키려는 민주주의 국가에 거주하고 있다. 물론 모두의 이론은 훌륭하다. 개혁주의 신학자이자 종교개혁가 장 칼뱅은 요한계시록을 해석하려고 했다가 너무도 어려워 중단하는 동시, 새로운 교리를 창시하여 요한계시록을 해석하는 자를 이단으로 몰았다. 또한 자신의 뜻을 거스르는 자는 여자와 아이들까지 용납하지 않았고, 예정설을 근거로 그들은 구원을 받지 못할 마녀로 몰아 버렸다. 이처럼 인간·자연·사회를 자신들의 입맛대로 규정하는 이데올로기가 인류에 가져온 폐해를 살펴보면 정말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감춰진 적폐에 대해서 모두 침묵하거나 선듯 목소리를 내지 않는 걸 보면 제각기 자신이 지켜내야 할 소중한 가족과 간절한 사유물이 존재하는 듯 싶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우리는 어느 한쪽에 구속되거나 단일한 체제를 절대적으로 옹호할 필요는 없으며, 지역과 기후에 따라 다른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을 바탕으로 소신껏 자신의 의견을 발언하면 된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민주주의의 해택은 분명 이루말할 수 없이 많다. 하지만 일을 위해 돈을 벌고 일을 위해 돈을 지출하며 오직 풍요로운 ‘향신료’에만 쫓겨 사는 우리는 황혼에 도달해서야 겨우 인생의 참 의미를 질문하고 있다. 분명 어떤 소견이나 견해에 대한 질문과 그에 따른 토론에서 비롯된 논쟁은 유익하나, 권력이 무작정 휘두르는 무력에 대해서 우리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 필시 자유를 획득하여 우리가 얻은 것은 쾌락과 방종이고, 잊은 것은 윤리와 박애 아닌가. “자기가 바라지 않는 것은 남에게도 행하지 말고, 항상 자신이 원하는 선사(善事)를 남에게 베풀어야 한다. 「1795년 인간과 시민의 권리와 의무선언」” 고로 이제 당신은 행복을 정의해야 할 시간이자 당신의 윤택하고 피상적인 ¨부¨가, 또 당신의 욕망이 한평생 추구하던 ¨아름다움¨이, 그리고 당신의 ¨삶¨이 그토록 추종했던 ¨앎¨이 정말로 당신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주었는가를 솔직하게 대답해야 할 시간이다.  

 

인류 역사속에는 수많은 혁명들이 존재한다. 예측 불가능하고 다이나믹한 혁명들 중 쿠바혁명은 당연히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여전히 자리한다. ‘다감하고 감정이 풍부한 얼굴과 활기찬 몸짓을 가진 사나이, 큰 목소리로 연설하고 논쟁하고 설득하면서 늘 무대의 중심에 있던’ 피델 카스트로와 아르헨티나 출신 혁명가 체 게바라의 역동적인 몸짓들은 몇백년간의 외세와 탐욕스러운 독재자들로부터 지친 순수한 사탕수수 노동자, 시거 마는 노동자, 그리고 학생들을 단숨에 열광시킨다. 그들의 열정은 어쩌면 자본주의 중심에 서있는 은행이 이자를 위해서라며, 또 침체해 있는 내수경기를 활성화하고자,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라며 통화량을 늘려 화폐가치를 하락시키고, 통화팽창으로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 물가는 오르고, 결국엔 그로인해 디플레이션이 찾아오면 돈의 가치상승이 뱅크런을 만들어 통화량이 수축되고 소비는 위축하게 되어, 상품이 넘쳐도 사용하지 못하며, 상품가치 하락으로 은행에 빛을 진 기업들이 파산하고, 생산과 고용은 줄어들어 이자를 갚지 못해 파산을 끝없이 반복하는 ‘콘드라티예프 파동’ 이 자신들의 삶을 지배하는 것을 진정 거부했던 것인지는 모른다. 어쩌면 자본가가 이윤을 위해 기계를 들여 노동생산을 높이고, 그러므로 늘어난 ‘상대적 잉여가치’가 노동력 착취로 이어져 임금하락과 실업자를 부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 였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자본주의의 치열한 경쟁을 거부했거나 월가시위가 없을 모두가 평등한 유토피아를 꿈꿔왔는지는 모른다. 어쩌면 그들은 ‘노인의 바다’가 만드는 파도로도 충분한 ‘파동’을 느꼈던 것은 아닐까. 거시경제학을 따른 ‘정부가 개입하는 뉴딜정책’이나, 그 후 주장되어온 ‘시장 스스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신자유주의’에서는 결코 명쾌한 해답을 찾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그들의 갈증을 담은 희망은 쿠바 해방 깃발이 ‘자유의 여신상’ 꼭대기에 휘날리는 동시, 힘차게 펄럭이게 만든다. 한편 소통의 중심에 자리한 쿠바 사진작가<혁명지>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이상을 위해 자신의 작품들을 프로파간다가 아닌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의 길잡이, 대다수 문맹이였던 대중의 교화의 도구로 사용하여 변화를 도모했다. (다른 신문들과 비교해 지면을 차지하는 사진의 분량이 유독 많았다.) ‘정부는 우리에게 무엇을 찍어라, 무엇을 하라 또는 하지 말라 같은 말을 하지 않았다. - 로베르트 살라스(카스트로의 역사적인 유엔 연설을 유일하게 촬영한 쿠바 사진기자)’

 

「춘하추동, 그리고 쿠바 中」

 

 

신 향신료 전쟁

 

시진핑 주석은 남중국해 섬들이 ‘고대부터’ 중국 영토였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면서도 인공섬을 군사화하지는 않겠다고 약속했다. 중국이 난사(스프래틀리) 군도에서 벌이는 건설 활동은 어느 나라도 겨냥하지 않고 어느 나라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중국은 이곳을 군사화할 생각이 없습니다. 이 약속은 거짓이었다. 인공섬을 건설하기 시작한 지 2년이 채 안 된 2015년 10월까지 중국이 매립한 면적은 13km²로 추정된다. 중국은 암초와 산호초 지역에 활주로와 해군기지를 건설하고 대공포와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해 요새로 바꾸었다. 필리핀 신문 <인콰이어러>가 확보한 항공사진을 보면 등대, 레이돔, 통신시설, 격납고, 다층 건물이 들어서 있다. <인콰이어러>는 지하 저장고, 미사일 발사대, 고주파 레이더도 설치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은 인공섬 건설과 광범위한 주권 행사를 계속 밀고 나갔고, 이의를 제기하는 상대를 서슴없이 위협하고 괴롭혔다. 2019년 7월 발간한 <국방백서>에서도 남중국해는 누구에게도 ‘양도할 수 없는’ 중국 영토이고 중국은 국가 주권을 행사해 남중국해섬들과 암초에 기반시설을 건설하고 필요한 방어력을 배치하는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중국은 남중국해를 국가의 ‘핵심 이익’으로 지정했다. 중국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보는 사안에 ‘핵심 이익’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인민해방군 북해함대 사령관 위안위바이도 한 회의에서 이를 못 박았다. 이름 그대로 남중국해는 중국에 속하는 해역입니다. 오래전 한나라 때부터 중화민족이 생업을 이어온 바다입니다. 중국에 남중국해는 전략적, 경제적 요충지다. 중국은 여전히 중동산 석유에 깊이 의존하는데, 수입량 80%가 인도양을 거쳐 믈라카해협을 통과한 뒤 남중국해를 가로지른다. 애외 교역량도 약40%가 남중국해를 지난다.

 

 

남중국해에는 세계의 어선 절반 이상이 조업하고 있는데, 이 외에도 해저에는 가스·석유 등의 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다. 중국에 따르면 남중국해에는 25조~60조 달러어치의 자원이 매장되어 있다고 추정되고, 미국은 약 3조~8조 가치가 지하에 매장되어 있다고 본다.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들은 유럽의 식민지배 이후 식민지 종속경제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지주 계급으로 인해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고, 부의 불평등으로 인해 혼랍스럽던 사회는 서구의 종교적 영향으로 종교적 갈등까지 겪게된다. 민족주의를 이용해 식민지로부터 독립한 이후 서구의 정치체제를 그대로 답습한 국가들은 대부분 민주주의(필리핀·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동티모르·싱가포르)를 채택하지만, 싱가포르, 캄보디아, 미얀마는 준민주주의를, 반면 베트남, 라오스, 브루나이는 권위주의를 선택한다. 한편 제국주의와 신민지배가 본격화된 18세기 말~19세기부터 상권을 형성하고 유럽 식민지배자의 중간관리자 역할로 그들 위에 군림하며 토착사회를 경원시하던 중국인들은 그들로부터 적으로 간주되기 시작한다.  

 

세계 정치 체제에는 민주제, 독재제, 입헌제, 전제정체, 연방제, 단일제 등이 있는데, 공화제의 이상이 군주제에 동화되려면 절대군주제에서 입헌군주제로 이동해야 한다. 마지막 12대 황제 아이신 교로 푸이는 퇴위 후 일본으로 망명하려다 소련군에게 사로잡혀 포로로 수감된다. 그 후 푸이는 모범수로 사면되었으나 1966년 문화대혁명 시절에 청조 황제라는 반혁명적 출신으로 지목받아 홍위병에게 탄압받고, 1967년 신장암과 심장병으로 베이징에서 외롭게 사망한다. 왕이나 황제가 사라지고 민주제, 입헌제, 혹은 전제정체(국가의 권력을 개인이 장악하여 통치하는 정부 형태)를 채택한 지역은 오스만제국이나 대영제국처럼 본토에서 분리된 지역들이 하나의 국가로 독립하게 된 경우가 흔하다. 여기서 전체주의와 권위주의 통치의 문제점은 문화와 사상이 다른 지역이 느끼는 오감의 온도를 관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은 대국이고 다른 나라는 소국입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 부장, 아세안지역안보포럼 2010. 7.

중국은 자국의 이익을 고려해주기를 바라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아세안 회원국이 중국의 이익에 복종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내면화하기를 바라죠. 싱가포르 전직 고위 외교관 빌라하리 카우시칸

메콩강과 살윈강, 브라마푸트라강을 포함한 아시아 주요 강들의 발원지가 중국에 있다. 중국은 하류 쪽 국가들에 미칠 영향은 고려하지 않은 채 대형 댐 건설에 착수했다. 메콩강 상류에 건설한 초대형 댐만도 무려 11개다. 중국은 메콩강을 공유하는 국가의 경제와 생태계, 그리고 메콩강에 기대 살아가는 수백만명의 생계를 좌지우지할 엄청난 힘을 손에 쥐었다. 메콩강이 타이,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의 생명줄인데도 중국은 댐 건설 및 관리를 논의하자는 하류 국가들의 요청을 모두 거부했다. 메콩강을 공유해서는 안 되는 독점 자원으로 보기 때문이다. 위싱턴 D.C.의 싱크탱크 스팀슨센터Stimson Center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이전보다 훨씬 많은 물을 저수하는 탓에 하류 쪽 수위가 들쑥날쑥 바뀌어 엄청난 파괴를 일으키고 있다.그 결과 건기에 메콩강의 물 흐름이 마치 고점과 저점이 제멋대로 요동치는 주식 차트처럼 바뀐다.

 

 

 

친중 성향이 강한 파키스탄 역시 과다르항에서 중국과 불협화음의 소리를 내고 있으며, 58년간 이어져온 중국과 인도의 국경 분쟁으로 인도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개최식과 폐막식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다.  2021년 말 몇 주 동안 파키스탄 과다르항의 거리를 가득 채운 시위대가 Gwadar ko haq do!(과다르에 권리를!) 외쳤다. 시위대는 도로를 가로막고 타이어를 불태웠다. 점점 더 요새화 단지가 되어가는 중국 소유의 과다르항을 봉쇄하겠다고 위협도 했고, 현지 어업을 파괴하는 중국의 불법 저인망 조업을 완전히 중단하라고도 촉구했다. 중국이 약속했던 물과 전력, 생필품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며, 일상을 방해하는 수많은 검문소를 포함해 엄격한 보안 조치를 폐기하라고도 요구했다.

 

중국은 희토류 시장의 지배자다. 비용과 오염 부담이 큰 희토류 채굴 시장과 가공 시장을 무려 80%와 90%씩 차지하고, 갈수록 그 힘을 더 서슴없이 사용하고 있다. 2010년에는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제한했다. 동중국해의 영토분쟁 지역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해상보안청 순찰선이 충돌하자 나온 조처였다. 2019년에는 미국과 벌인 무역전쟁에서 희토류를 무기로 삼겠다고 위협했다. 2021년 초에는 국가안보 보호를 위한 수출 규제 대상에 희토류를 추가할지 검토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관료들이 업계 관계자들에게 수출 금지가 미국의 국방산업, 특히 F-35 전투기 사업에 얼마나 충격을 안길지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중국은 막대한 보조금과 보호정책으로 자국의 관련 기업을 지원하고 화학약품으로 희토류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독성물질의 환경오염을 용인했다. 알려진 바로는 중국, 브라질, 오스트레일리아, 베트남, 인도, 미국에 상당히 많은 희토류가 묻혀 있다. 그린란드도 빼놓을 수 없는데, 한 추산에 따르면 세계 가채광량 4분의 1이 그린란드에 매장되어 있다.” 더군다나 새로운 실크로드를 꿈꾸는 중국은 그린란드 개발을 자처했고, 미국은 신제국주의로 인해 불안해진 나토국들의 찬성을 등에 업고 그린란드를 매입하려고 한다. 한편 중국은 아프리카연합AU에 수많은 의회 건물과 공공건물들을 기증하는 동시 화웨이 통신 기반 시설을 구축하고, 미국은 군사동맹 성격이 강한 쿼드Quad(미국·일본·인도·호주의 안보 대화)와 AUKUS 협정(미국·영국·호주 3개국이 결성한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파트너쉽이자 군사동맹)에 주력하고 있다. 

 

화웨이가 5G 통신망에서 배제되었다고는 해도 여전히 기존 통신망에 깊이 퍼져 있고 영국 학계와 광범위한 연구 협약을 맺고 있다. 여러 중국 IT 기업이 영국 경제의 예민한 분야에서 별다른 제재 없이 환영받고 있다. 하이크비전Hikvision이 그 예다. 하이크비전은 세계 최대 감시 장비 제조업체로 누구보다 앞서 얼굴 인식과 걸음걸이 인식을 포함한 인공기능 기술을 감시 장비와 결합했고, 감정을 읽을 줄 아는 감시 장비까지 개발했다. 중국공산당과 밀접한 관계인 하이크비전은 시진핑이 건설 중인 디스토피아 같은 감시 국가를 가능케 한다. 미국은 신장에서 일어난 탄압을 도왔다는 이유로 하이크비전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는 영국에서 하이크비전을 퇴출하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영국 공항, 자치구, 병원은 물론 버스와 학교에서 하이크비전의 감시 카메라를 무려 120만 대나 사용한 것으로 추산된다. 런던 자치구 가운데 절반 넘는 곳이 중국산 감시 카메라를 사용한다. 정부 부처도 중국산 감시 장비를 광범위하게 사용한다. 중국의 투자를 눈먼 돈으로 여긴 영국 대학들은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앞다퉈 중국과의 연구 협력에 나섰다. 2021년까지 중국공산당과 관련한 기업들이 영국 대학 곳곳을 깊이 파고들었다. 영국 싱크탱크 시비타스Civitas의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최상위 연구기관으로 평가받는 러셀그룹 소속 대학 24곳 가운데 절반이 인민해방군과 연관된 대학이나 기업과 관계가 있었다. 2022년 2월 <타임스>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 대학들은 중국 기관으로부터 2억 4,000만 파운드를 제공받았고, 이 중 상당수의 기관이 군과 관련이 있었다. 이는 영국 과학자들과, 인민해방군과 관계된 중국 기관 사이의 연구 협력 사례가 6년 동안 1,000건 이상으로 증가했음을 시사한다. 화웨이 한 곳만해도 케임브리지대, 에든버러대, 서리대, 임페리얼칼리지런던에 첨단시설을 지원하는 등 영국 대학 및 연구기관 35곳과 협력한다. 화웨이는 옥스퍼드대의 연구를 상업화하는 벤처 투자사 옥스퍼드 사이언스 이노베이션의 지분 0.7%를 사들여 영국 학계에서 개발한 유망한 초기 단계 기술에 접근할 길을 열었다.” 

 

“러시아 극동은 광활하고 자원은 풍부하면서도 인구밀도는 낮은 러시아가 자원에 굶주리고 사람이 넘쳐나는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는 곳이다. 두 나라는 무려 4,200km에 걸쳐 국경을 맞대는데, 그 가운데 1,600km가 아무르강을 따라 펼쳐진다. 1969년 가장 난폭한 국경 충돌이 일어나 전면전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공포를 불러일으켰던 곳이 바로 러시아 극동이다. 아무르강을 따라 펼쳐진 국경은 1858년 러시아제국과 청나라가 맺은 아이훈 조약에 따라 설정되었다. 이 조약에 따라 중국은 아무르강 북쪽 땅 60만km²를 양도했다. 그리고 2년 뒤 베이징 조약으로 일본해에 접한, 오늘날 블라디보스토크 주변의 연해주까지 러시아에 양도했다.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분쟁이 해결되어 확정된 국경이지만, 중국은 이런 조약들을 여전히 ‘불평등’ 조약으로 여긴다.” 편의적 동반자 외교를 펼치는 두 나라가 어느 순간에 다시 민족주의를 내세워 국경 충돌을 일으킬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자연에는 애벌레 시기에 개미의 돌봄을 받는 나비가 있는가 하면, 개미 군락에서 알만 낳는 여왕개미와 여왕을 위해 종일 노동만 하는 일개미들이 존재하며, 페로몬 냄새가 다른 개미집단과의 싸움을 즐기는 붉은불개미도 있고, 일벌들에 의해 여왕벌이 교체되거나 성숙한 여왕벌이 자신의 벌집을 짓기 위해 집단과 분리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탁란을 할 다른 새의 둥지를 알아보는 뻐꾸기가 있는가 하면, 얼핏보면 모르나 여러 마리의 성인 코끼리 무리는 아기 코끼리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언제나 주위를 경계하며, 암컷 사자에게 신임을 얻지 못한 수컷 사자는 무리에서 벗어나 사냥에도 참여하지 못한채 외롭게 말라 죽어가기도 한다. 또한 한쌍의 논병아리는 수면 위에서 멋있는 탱고를 추는 것으로 유명하며, 화려하고 아름다운 새들은 대부분 수컷으로, 암컷의 환심을 사기위해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기도 한다. 그렇다면 자연에는 왜 이같은 다양성이 존재하는 것인가. 

 

온 세상이 같은 말을 하고 같은 낱말들을 쓰고 있었다. 사람들이 동쪽에서 이주해 오다가 신아르 지방에서 한 벌판을 만나 거기에 자리 잡고 살았다.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자,벽돌을 빚어 단단히 구워 내자. 그리하여 그들은 돌 대신 벽돌을 쓰고, 진흙 대신 역청을 쓰게 되었다. 그들은 또 말하였다. 자, 성읍을 세우고 꼭대기가 하늘까지 닿는 탑을 세워 이름을 날리자. 그렇게 해서 우리가 온 땅으로 흩어지지 않게 하자. 그러자 주님께서 내려오시어 사람들이 세운 성읍과 탑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보라, 저들은 한 겨레이고 모두 같은 말을 쓰고 있다. 이것은 그들이 하려는 일의 시작일 뿐, 이제 그들이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든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자, 우리가 내려가서 그들의 말을 뒤섞어 놓아, 서로 남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게 만들어 버리자. 주님께서는 그들을 거기에서 온 땅으로 흩어 버리셨다. 그래서 그들은 그 성읍을 세우는 일을 그만두었다. 그리하여 그곳의 이름을 바벨이라 하였다. 주님께서 거기에서 온 땅의 말을 뒤섞어 놓으시고, 사람들을 온 땅으로 흩어 버리셨기 때문이다. 「창세기 11장」

 

누가 ‘한 겨레’가 되고자 바벨(히브리어 ‘혼돈’)을 세우는가. “춤추는 별을 낳으려면 자신의 내면에 아직 혼돈을 지니고 있어야” 하는가. 선악과善惡果, 그리고 주어진 ¨삶¨이라는 고해, 그리고 ¨아름다운¨ 향신료라는 ¨앎¨. 공복과 포만이라는 ¨¨의 갈등을 넘어 심미적 미각을 찾아 방황하는 당신은 황금사과, 이브의 사과, 뉴턴의 사과, 세잔의 사과, 빌헬름 텔의 사과, 그리고 백설공주의 사과 중 무엇을 고를 것인가. 

 

Posted by trefresh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