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는 마오리어로 아오테아로아, 즉 “길고 흰 구름의 땅”이라는 뜻이다. 뉴질랜드는 남서태평양에 위치한 영연방 회원국으로, 수도는 웰링턴이며 주요 도시는 오클랜드, 크라이스트처치, 해밀턴, 더니든이다. 면적은 약 26만 8천㎢로 남한의 2.7배에 달한다. 북섬에는 타우포 호수를 비롯해 활화산 세 곳, 간헐천과 온천 지대, 와이포우아 숲이 있으며, 타우포 화산지대는 지난 160만 년간 활발한 화산 활동의 중심이었다. 연중 기후는 온화하고 강우량이 많으며, 여름은 12월~2월, 겨울은 6월~8월로 북반구 대부분 국가와 계절이 반대다. 인구는 약 522만 명으로 대다수가 북섬에 거주하며 공용어는 영어와 마오리어다. 마오리어를 모국어로 쓰는 인구는 약 15만 7천여 명으로, 법원 등 공식 절차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뉴질랜드는 세계에서 인류가 가장 늦게 정착한 주요 육지 중 하나로, 13세기경 동폴리네시아에서 온 마오리족이 처음 건너왔다. 유럽인과의 접촉은 1642년 네덜란드 탐험가 아벌 얀손 타스만이 이루었으며 네덜란드의 ‘질랜드’에서 국명이 유래했다. (새—질란드 新—西蘭: 네덜란드 남서부 해안에 있는 주, ‘질란드’란 ‘낮은 땅 혹 평지’) 지진은 매년 수천 차례 발생하지만 그중 200건 정도만 사람이 느낄 수 있다. 뉴질랜드의 인종 구성은 다문화적이며 2023년 기준 유럽계 67.8%(약 338만 명), 마오리Māori 17.8%(약 88만 명), 아시아계 17.3%(약 86만 명), 태평양계 8.9%(약 44만 명), 중동·라틴아메리카·아프리카계(MELAA) 1.9%(약 9만 3천 명)로 나타난다. 뉴질랜드 산업구조는 전통적으로 GDP의 7%를 차지하는 낙농업을 비롯한 농축산업이 1차 산업의 핵심을 이루며, GDP의 73%를 차지하는 3차 산업에서는 금융·관광·교육 서비스가 주요 비중을 차지한다. 관광 산업은 직접 GDP 기여가 4.4%로 고용과 외환 수입에 큰 역할을 하며, 수출은 유제품·육류·과일·와인 등 농축산물이 핵심이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잠시 호황을 누렸으나 1929년 세계 대공황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1930년대 노동당 집권으로 사회보장법 확대, 공공주택 정책, 보건 제도가 확립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도 영국과 연합해 참전했으며, 1931년 웨스트민스터 헌장으로 영국과의 동등한 자치령 지위를 확립했다. 농업은 여전히 국가 경제의 근간으로 한때 1인당 양 20마리가 있었으나 현재는 약 12마리 수준이다. 입헌군주제인 뉴질랜드의 국왕은 현재 찰스 3세이다. 군주가 뉴질랜드에 상주하지 않기 때문에 총독이 군주의 대표로서 상징적 권한을 행사한다. 현재 총독은 마오리 부족 출신인 ‘다임 신디 키로 Dame Cindy Kiro’이다. 엘리자베스 2세의 서거 이후 실시된 여론 조사에서는 50%가 군주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27%는 공화국으로 전환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2024년 12월 마오리 부족 지도자들은 영국 국왕 찰스 3세에게 뉴질랜드 정부의 정책에 대한 개입을 요청하는 공개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마오리 세계에서 막강한 권력이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힘을 ‘아키탕아(Akitanga)’라고 하는데, 아키탕아는 세 가지 관점에서 보는 경향이 있다. 즉 신(God)들이 가지는 힘, 가문에서 가지는 힘, 마지막으로 부족의 영토를 소유하거나 이익을 취하고 통제하는 힘 등을 일컫는다. 이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신들이 가지는 힘이지만, 이들 세 가지 모두를 가진 자를 마오리들은 ‘아리키(Ariki)’라고 부른다. 아리키는 ‘족장 중의 족장(chief of chiefs)’ 즉 ‘최고 권력자’를 지칭하는 말로서 영어로는 ‘패러마운트 치프(Paramount chief)’라고 한다. 아리키가 되면 부족 소속의 마오리들로부터 존경받음과 동시에, 부족을 리드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유럽의 귀족 계급과 같이 세습이 되는데, 뉴질랜드, 쿡(Cook) 제도, 이스터(Easter) 섬, 토켈라우(Tokelau), 투발루(Tuvalu), 사모아(Samoa), 하와이(Hawai), 소시에테(Society) 제도, 타히티(Tahiti), 통가(Tonga) 등 폴리네시아의 여러 지역에도 이름은 다르지만 아리키 제도가 있다. 아리키에서 파생된 것 중에 ‘카우마투아(Kaumatua)’와 ‘테 쿠이아(Te Kuia)’가 있다. 카우마투아는 ‘존경하는 어른’이라는 뜻으로, 전통 문중의 부족 또는 새로 생긴 하위 부족의 어른 중에서 덕망이 있고 지식을 겸비한 자를 일컫는다. 선정된 카우마투아는 마오리 족의 신성한 모임인 ‘마라에(Marae)’에서 스피치할 수 있으며, 마오리들은 카우마투아도 아리키처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자기들을 돌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테 쿠이아(Te Kuia)는 전통 문중의 부족이나 하위 부족을 대표하는 여자로서 그 의미는 ‘나이 든 여자 어른’이다. 이들은 마라에에서 방문객들을 접대하는 등 행사 진행의 업무를 맡게 된다. 카우마투아와 테 쿠이아 같은 마오리 전통문화를 알지 못하면 마오리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마오리들은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마오리 문화를 일반적으로 이해해 주기를 바라고 있기도 하다. 「대단한 뉴질랜드」”

뉴질랜드는 ‘반지의 제왕 The Lord of the Rings’과 ‘호빗 Hobbit’ 시리즈 촬영지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촬영지는 북섬과 남섬 전역에 걸쳐 있으며, 방문객들은 실제 영화 속 장면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북섬에서는 ‘마타마타 Matamata’의 ‘호비튼 Hobbiton’ 마을 세트가 유명하며, 남섬에서는 마운트 쿡 국립공원의 설원과 산악 풍경이 모리아 광산 장면으로 활용되었다. 또한 ‘와이타키 호수 Wakatipu’와 ‘퀸스타운 Queenstown’에서는 호빗 여정과 로한 평원, 아이젠가드 전투 등 넓은 평야 장면이 촬영되었다.

얼마 전 북극항로를 조사하다가 칠레와 아르헨티나에서 연구선이나 극지 탐험가들이 남극으로 떠난다는 사실이 떠올랐고, 북극과 가까운 뉴질랜드에서도 사람들이 남극으로 출발하지 않을까 궁금해 알아보았다. 실제로 남섬의 인버카길Invercargill이나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에서 출발해 남극 로스해Ross Sea로 향하는 경우가 많으며, 주로 연구선, 과학자, 극지 탐험, 일부 고급 관광 크루즈 중심이라고 한다. 뉴질랜드에서 남극으로의 여행은 여름인 11월~2월에만 운항 가능해 계절적 제한이 있으며, 상업적 활용보다는 연구와 과학적 목적이 중심이다. 뉴질랜드는 남극 로스해 지역에 연구기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구 온난화 영향, 빙하 조사, 미지 생물, 우주·대기 연구 등 과학적 연구가 활발하고 북극에 비해 미개척 영역이 많다. 특히 극한 환경에 적응한 미생물, 조류, 극지 생물의 절반 이상은 아직 미발견 상태이며, 남극 주변 심해에는 심해 어류, 갑각류, 해양 곰팡이류 등 알려지지 않은 종이 많다. 또한 레이크 보스토크와 레이크 엠퍼러 등 빙하 아래 숨겨진 호수는 외부와 단절되어 있어 고대 미생물과 환경을 연구할 수 있는 보물창고로 불리며, 오염이 적은 남극은 대기 오염, 오존층 변화, 우주선 관측 연구에도 최적의 장소로 알려져 있다. 남극 조사는 여러 나라가 남극조약(Antarctic Treaty, 1961년 발효)에 따라 과학적 목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연구기지와 탐사 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상시 연구기지를 운영하는 주요 국가는 칠레(1947년 프로몬토리오·팔머 기지), 아르헨티나(1951년 우수아이아 인근 기지), 미국(1956년 맥머도·아문센-스콧 기지), 러시아(1956년 노보라포노프·벨링스하우젠 기지), 영국(1956년 롤라·하리슨 기지), 프랑스(1956년 뒤모니 기지), 뉴질랜드(1957년 스콧 베이스), 호주(1957년 케이시·데이비스·마우리 기지), 노르웨이(1957년 톰마 기지), 일본(1957년 쇼와 기지), 독일(1981년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 중국(1985년 창청·쳉샤오 기지), 한국(1988년 세종기지·2014년 장보고 기지) 등이 있으며, 이 외에도 벨기에,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이탈리아, 스웨덴, 폴란드 등 여러 나라가 계절별 또는 소규모 연구기지를 운영하며 남극 과학 조사에 참여하고 있다.

북극 연구는 여러 나라가 공동으로 수행되고 있으며, 특히 노르웨이령 스발바드 군도 스피츠베르겐 섬의 니알슨(Ny-Ålesund) 과학기지촌을 중심으로 다양한 국가의 연구기지가 운영되고 있다. 노르웨이(1960년대)는 이 기지촌을 다수 국가의 공동 연구기지로 운영하고 있으며, 독일(1960년대), 영국(1960년대), 중국(2003년 이후) 등도 자체 연구시설을 갖추고 있다. 한국은 2002년 북극다산과학기지를 설립해 하계 비상주 연구기지 형태로 운영하며, 최대 12명의 연구진이 기후변화, 대기 관측, 해양 및 육상 생태계 모니터링, 극한 환경 생물 자원 연구 등 다양한 과학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캐나다 등 여러 나라가 북극 지역에서 계절별 또는 소규모 연구기지를 운영하며 극지 과학 조사에 참여하고 있다. 한편 현재 달에도 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여러 나라가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달 착륙을 성공시킨 나라는 소수에 불과하다. 어느 나라가 먼저 어디에 기지를 건설하는가는 달 탐사와 자원 개발, 장기적 우주 과학 및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우주탐사선이 언제 몇 시에 정확히 도착할지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를테면 화성과 지구의 궤도 위치가 계속 변하기 때문에 발사 시점에는 대략적인 도착 시점만 계획할 수 있다. 보통 약 2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화성—지구 최적 발사 창을 이용하고, 대부분의 탐사선은 ‘호만 전이 궤도Hohmann transfer orbit’를 따라 발사된다. 이 궤도를 계산하면 도착 날짜를 대략 ±1~2일 정도까지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비행 중에는 작은 방향 조정을 통해 궤도를 미세하게 보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일정 수준의 오차는 존재한다. 다음 내용은 내가 오래전 글에서 다룬 바 있지만, 외계인이나 신의 존재에 대해 단순히 의문을 가지는 수준이 아니라, 강한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다시 한 번 정리해 올린다.
전 세계 화성 탐사선의 도착 성공률은 약 42%로, 2021년 화성 도착을 목표로 한 발사체는 단 3개에 불과했다. 2000년부터 2019년 사이에는 약 13~14개의 탐사선이 발사되었으며, 이들의 도착 성공률은 약 70~75%였다. 그런데 2020년에는 처음으로 거의 같은 시기에, 각기 다른 국가의 국기를 단 3개의 탐사선이 발사되어 2021년 2월 화성에 모두 예정 범위에 속하는 날짜에 도착하는 기록을 세웠다.
UAE 아말 발사일 2020년 7월 19일, 화성 도착 2021년 2월 9일
중국 티엔원 발사일 2020년 7월 23일, 화성 도착 2021년 2월 10일
미국 퍼서비어런스 발사일 2020년 7월 30일, 화성 도착 2021년 2월 18일
2021년 3대 주요뉴스: 〚코로나19 팬데믹〛 , 〚기후 변화와 이상기후〛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재점화〛
아말(مسبار الأمل)이란 “희망”, 티엔원(天問)이란 “하늘에게 묻는다”,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란 “인내”다.
“외국인이 뉴질랜드인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뉴질랜드를 칭찬하면 효과적일 것이다. 뉴질랜드는 자연환경이 아름답고 매력이 넘치는 나라이기 때문에 칭찬거리가 많다. 뉴질랜드인들은 세계의 일원으로 대접받고 싶어 한다. 지금까지 너무 오랫동안 변방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뉴질랜드의 여러 도시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갈색 송어의 고향’, ‘ ⋯ 초대형 생선튀김과 감자튀김 가게’, ‘ ⋯ 최고의 아이스크림’ 같은 문구의 표지판을 흔히 볼 수 있다. 뉴질랜드인들은 버터와 설탕으로 만든 사탕이 들어간 호키포키 아이스크림도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들은 이 아이스크림을 뉴질랜드 고유의 발명품으로 여긴다. 상점과 회사는 음식이나 스포츠, 또는 어떤 전문적인 활동을 가리킬 때 ‘키위’라는 접두사를 붙여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리고 ‘NZ’가 특정 단어의 철자법과 절묘하게 결합되는 경우가 있다. 일례로 뉴질랜드인들을 가리키는 단어 뉴질랜더스New Zealanders 대신에 엔져스EnZers가 쓰이기도 한다. 회사명을 적절히 변경함으로써 애국심을 보여주는 기업(펀즈Fernz, 뉴즈텔Newztel, 키즈 퍼스트Kidz First, 케이제드 크루즈Kay-Zed Cruises)도 많다. 심지어 스플릿 엔즈Split Enz라는 이름의 록그룹도 있다. 「뉴질랜드」”
20세기 중후반 미국·영국·프랑스는 태평양 각지에서 핵실험을 실시했다. 프랑스는 폴리네시아의 무루로아와 팡가타우파 환초에서, 미국은 마셜제도의 비키니·에네웨타크 환초에서, 영국은 크리스마스섬과 오스트레일리아 인근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뉴질랜드는 이러한 핵실험에 꾸준히 반대했고, 1980년대 초 ‘핵무기 반입 금지법’을 제정해 핵추진·핵무장 선박의 자국 입항을 전면 금지했다. 이에 미국은 1986년 ANZUS 동맹에서 뉴질랜드를 사실상 제외하고 호주와 양자 군사협력을 강화했으며,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정보공유 체제에서도 군사 정보 제공 범위를 축소했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로 구성된 영어권 5개국의 비밀 정보 동맹으로, 1946년 미국·영국 간 UKUSA 협정에서 출발해 냉전기에는 소련·동구권 감시와 ECHELON 감청망 운영, 21세기 이후에는 대테러·사이버 보안·중국·러시아 감시에 주력하고 있다. 주로 군사·외교·안보 분야의 신호정보SIGINT를 공유하며, 각국의 법률과 역량을 결합해 전 세계 감시·정보망을 유지한다. 그러나 2013년 스노든 폭로로 민간인 통신 대규모 감시와 법적 회피 구조가 드러나며 논란이 되었고, 현재는 일본·한국 등과의 제한적 협력도 진행 중이다. 이후 뉴질랜드는 대외정책에서 독자 노선을 유지하며 미국·호주의 대중 무역압력에 동참하지 않고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이어갔고, 러시아 제재와 같은 미국 주도의 외교·안보 압박에도 제한적으로만 참여했다. 한편 호주와는 ‘트랜스태스먼 여행협정Trans-Tasman Travel Arrangement’을 통해 서로의 국민이 비자 없이 자유롭게 거주·취업·유학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한때 뉴질랜드의 종속 지역이었거나 사실상 보호령이었던 쿡 제도와 니우에에는 뉴질랜드 시민권을 부여하고 재정 지원을 제공한다. 또한 핏케언 제도처럼 영국령이지만 뉴질랜드가 행정·외교·물류에서 협력하는 사례도 있다.

키위새는 뉴질랜드에만 서식하는 날지 못하는 조류로 날개가 퇴화해 길이가 약 5cm에 불과하고 부드럽고 털 같은 깃털, 끝에 콧구멍이 있는 긴 부리를 지니며 주로 밤에 활동해 곤충·지렁이 등을 찾아먹고 낮에는 굴 속에서 쉰다. 몸집에 비해 알이 매우 커 무게가 몸무게의 약 20%에 이르며, 굵고 튼튼한 다리로 달리기에 적합하고 평균 수명은 25~50년으로 길다. ‘키위’라는 이름은 마오리Māori족 언어에서 유래했는데, 수컷의 울음소리가 “키-위!”처럼 들린다 하여 붙여졌으며, 마오리족 신화에서는 숲의 신 타네Tāne의 부탁을 받아 날개를 포기하고 땅에 내려와 벌레를 잡아 숲을 지킨 축복받은 새로 묘사된다. 이러한 상징성으로 키위새는 뉴질랜드의 국가적 정체성을 대표하게 되었고, 뉴질랜드 사람들도 ‘키위’라 불린다. 한편, 원래 ‘중국 서양다래Chinese gooseberry’라 불리던 과일이 뉴질랜드에서 수출될 때 색과 털 모양이 키위새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키위’로 개명되면서, ‘키위’는 새·과일·사람을 모두 가리키는 말로 자리 잡았으며, ‘키위푸드’, ‘키위달러’, ‘키위영어’처럼 뉴질랜드를 상징하는 다양한 표현에도 쓰인다.

쉬어가기
블랙핑크 멤버인 로제Rosé는 뉴질랜드 오클랜드 출신이다. 개인적으로 그녀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차분하며 다소 내성적인 면도 있는 아티스트라고 느낀다. 그러나 성실한 노력파이자 자신만의 독립적 감각을 가진 인물로, 솔로 싱글 앨범을 통해 독특하고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로제의 자작곡 Number One Girl과 Stay a Little Longer는 체임버 팝적인 섬세한 분위기를 지니면서도 일부 요소에서는 얼터너티브 록에 가까운 느낌을 주는데, 이러한 다채로운 음악적 색채는 그녀의 독특한 영어 발음과 억양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뉴질랜드식 영어 특유의 Kiwi 발음과 호주식 영어 특유의 Aussie 억양이 섞여 있어 로제만의 개성이 드러난다. 전 직장 거래처들과의 수년간 반복된 미팅을 통해 미국식, 영국식, 필리핀식, 인도식 영어에 익숙해진 나에게도 로제의 Kiwi 발음과 Aussie 억양은 여전히 신선하게 다가온다. 한 TV쇼에서 본 이야기인데, 미국인이 “It's not that bad”라고 대답하면 영국인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인다고 한다. 일상적인 가벼운 일에서는 그냥 “괜찮아, 심각하지 않아” 혹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 정도로 자연스럽게 들리지만, 심각한 문제에 쓰이면 다소 무심하거나 감정을 무시하는 듯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한다. 이는 미국식 표현이 직설적이고 낙관적인 반면, 영국인은 감정을 절제하고 상황을 살짝 과소평가하는 understatement 스타일을 선호하는 문화적 차이 때문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 누군가 자신의 파이 맛을 물으면 그냥 “It's good”라고 심플하게 답하지만, 미국인은 표정을 심오하게 지으며 “It's not that bad” 혹은 “Pretty good”라고 말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왠지 더 깊은 의미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냥 긍정의 다른 방식일 뿐인 것이다.

미국이나 캐나다뿐 아니라 뉴질랜드에서도 살아남으려면 사실상 ‘만물박사’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 이는 단순히 절약 정신 때문만은 아니고, 아마도 인건비가 높기 때문일 것이다. 서양에는 이를 표현하는 말로 “Jack of All Trades”가 있는데, 직역하면 ‘모든 기술을 조금씩 아는 사람’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일에 능숙하고 여러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만능형 인재를 가리킨다. 즉, 한 분야에만 전문성을 가진 사람보다 여러 분야를 두루 다룰 줄 아는 사람이 경제적·사회적 생존에 훨씬 유리한 환경인 셈이다. 뉴질랜드에서도 이런 다재다능함이 요구되는 이유는 인구가 적고 일자리 기회가 제한적이면서도 생활비와 인건비가 높은 현실과 맞닿아 있다. 따라서 현지에서는 한 가지 기술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고, 다양한 기술과 지식을 갖춘 사람이야말로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셈이다. 그래서 미국과 캐나다 등에는 Home Depot 매장이 많으며, 저렴한 노동력을 제공하기 위해 일부 3D 직종 노동자나 불법 이민자들이 주로 Home Depot 주차장을 찾는다. 그러나 최근 행정명령에 따라 미국 이민국은 Home Depot에서 무작위로 불법 이민자를 단속하고 있다.
'書評'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시빌라이제이션 XV: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1 (9) | 2025.08.20 |
|---|---|
| 시빌라이제이션 XIV: 플라스틱, 자연이 거부한 불멸의 파편 (11) | 2025.08.18 |
| 시빌라이제이션 XII : 에스파냐 왕국 (12) | 2025.08.13 |
| 시빌라이제이션 XI : 도이칠란트 Deutschland (21) | 2025.08.10 |
| 시빌라이제이션 X : 결코 잠들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 (15) | 2025.08.0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