癸卯 - 大暑

2023. 7. 23. 06:59 from 六十干支

 

캐나다 산불 (Wildfire 2023), ©The Star

 

“그러나 그대는 여전히 빛을 비추고 있구나, 하늘의 태양이여! 그대는 여전히 푸르구나, 성스러운 대지여! 아직도 강물은 소리 내며 바다를 향해서 흐르고, 그늘 짓는 나무들은 한낮에 살랑거린다. 오 기쁨에 찬 자연이여! 내가 그대의 아름다움 앞에 눈을 들어올릴 때면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나는 알지 못하지만, 천국의 온갖 기쁨이 내가 그대 앞에서 흘리는 눈물 가운데, 연인이 연인 앞에서 흘리는 눈물 가운데 모두 들어 있다. 대기의 감미로운 물결이 내 가슴을 에워싸고 노닐 때면 나의 온 존재는 침묵하고 귀 기울인다. 먼 푸르름 안으로 마음을 빼앗긴 채 나는 자주 천공을 올려다보고 또 성스러운 바다를 들여다본다. 그러면 나는 친밀한 정령이 나를 향해 팔을 벌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고독의 고통이 신성의 생명 안으로 녹아들기라도 하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삼라만상과 하나가 되는 것, 그것은 신성의 삶이며 인간의 천국이다. 살아 있는 삼라만상과 하나가 되는 것, 행복한 자기 망각 가운데서 자연의 총체 안으로 되돌아가는 것, 그것은 사유와 환희의 정점이자 성스러운 산봉우리이며 영원한 휴식의 장소이다... 그곳에는 한낮이 그 무더위를, 그리고 천둥이 그 소리를 잃고, 끓어오르는 바다도 밀밭의 물결과 같아진다. 자연은 펼쳤던 팔을 거두고 나는 마치 이방인처럼 자연 앞에 서서 그 자연을 의아해하는 것이다. 나는 그대들 곁에서 진정 이성적인 인간이 되었고, 나를 에워싸고 있는 것들로부터 철저히 나를 구분해 내는 것을 배웠으나, 이제 나는 아름다운 세계 안에서 고립되고, 내가 성장하고 꽃피웠던 자연의 정원으로부터 내동댕이쳐져 한낮의 태양 볕에 시들고 있는 것이다. 「휘페리온」, 프리드리히 횔덜린”

 

 

이집트 크기의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 (Great Pacific Garbage Patch), Size of Egypt

 

 

“나는 얼마나 산들과 해변을 정처 없이 떠돌았던가! 아 나는 얼마나 자주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티나의 산정에 올라가 앉아서 매들과 학들을 바라다보고, 수평선으로 가라앉아 사라져버리는 그 용감하고도 즐거운 배들을 바라다보았던가! 저기 저 아래로!라고 나는 생각했었다. 그곳으로 그대도 언젠가는 방랑해 가리라... 내가 자주 꽃들 사이에 누워서 부드러운 봄볕을 쬐며 따뜻한 대지를 껴안고 있는 해맑은 창공을 올려다보았을 때, 생기를 돋워 주는 비가 내린 후 산의 품 안에서 느릅나무와 버드나무 아래 앉아 있었을 때, 하늘의 건드림으로 나무가지들이 떨고 이슬방울 짓는 숲 위로 황금빛 구름이 떠돌아 갈 때, 금성이 나이 든 젊은이들, 하늘의 다른 영웅들과 더불어 평화로운 정신으로 가득 차 떠오를 때, 그리하여 내가 그들 사이의 생명이 영원하고도 힘들지 않는 질서 가운데 천공을 지나 움직여 가는 것을 보고, 세계의 평온이 나를 에워싸고 기쁨을 주어서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지 못한 채 주목하고 귀를 기울여 듣고 있었을 때, 나는 그대 하늘에 계시는 선한 아버지시여, 저를 사랑하시는가,라고 나지막하게 묻고는 그의 대답을 내 가슴으로부터 그처럼 확실하고 행복하게 느꼈던 것이다. 「휘페리온」, 프리드리히 횔덜린”

 

 

뉴욕의 오후 (New York 2023), ©CNN
영화 인터스텔라 (Interstellar), Dusk Storm

 

 

우리가 지난 시대의 망령들처럼 긍지와 환희, 분노와 비통함을 안은 채 아토스 산을 거쳐 위쪽으로 올라가 거기서부터 배를 타고 헬레스폰트 해협으로 들어서고, 이어서 로토스 섬의 해안과 테나룸의 협곡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 고요한 섬을 모두 거쳐 갔을 때, 동경이 해안을 넘어 옛 펠로폰네소스의 황폐한 심장부 안으로 우리를 몰아가 에우로타스 강의 고독한 강변과 아! 엘리스와 네메아와 올림피아의 생기 잃어버린 계곡으로 데리고 갔을 때, 우리는 거기 잊혀진 주피터의 사당 기둥에 기대어 서서 들장미와 상록수에 둘러싸여 알페이오스 강의 거친 바닥을 내려다보았으며, 봄의 생명과 영원한 젊은 태양이 우리에게도 인간 역시 한때 존재했으나 이제는 사라져 버렸으며 인간의 찬란한 천성이 이제는 사당의 파편처럼 겨우 남아있거나 죽은 자의 영상처럼 기억 속에 겨우 남아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을 때, 그때 나는 그와 나 자신을 절실하게 느꼈던 것이다. 「휘페리온」, 프리드리히 횔덜린”

 

 

 

Dry River, ©BBC

 

“물과 피를 받고 태어나 대도시의 원시림 속에서 길들여졌다네. 정글은 문명의 칼에 동강나서 또다른 정글과 경계를 이루었다네. 빛의 꼭대기에서 날아다니다가 독약 섞인 강물 속에서 헤엄치는 마지막 어머니여, 공기여, 우리는 공기를 살해한다네. 「마지막 어머니」, 로제 아우스랜더”

 

 

세계 4대 호수 아랄해의 비극 (Aral Sea Tragedy)

 

 

“한밤중에 뜨거운 가슴이 나를 뜰로 끌어내려 이슬 맺은 나무들 아래로 몰고 갔을 때, 샘물의 자장가와 다정한 대기와 달빛이 나의 감각을 달래어 주었을 때, 그처럼 자유롭고도 평화스럽게 나의 머리 위에 은빛 구름이 떠가고 먼 곳으로부터는 바다 물결의 메아리치는 소리가 나에게 울려 왔을 때, 가슴속 사랑의 거대한 환상은 얼마나 다정하게 나의 마음과 함께 어울려 유희했던가! 「휘페리온」, 프리드리히 횔덜린”

 

 

 

Before and After Corona - Italy, ©Skynews
Before and After Corona - India, ©The Guardian
Before and After Corona - Hong Kong
Before and After Corona - Venice

 

 

“왼쪽에서는 거인처럼 물줄기가 내 머리 위에 있는 대리석 바위로부터 숲 속으로 떨어져 내리며 환호했다. 그 대리석 바위 위에는 독수리가 새끼들과 함께 노닐고 있었으며, 그 눈 덮인 산정은 푸르른 대기 가운데로 빛을 뿜고 있었다. 오른쪽에서는 시피러스 산맥의 숲 너머로 먹구름이 우르르 몰려오고 있었다. 나는 구름을 몰고 오는 폭풍우를 느끼지는 않았다. 나는 오로지 내 머리채 사이로 미풍을 느꼈을 뿐이다. 그러나 나는 우리가 미래의 목소리를 듣듯이 천둥소리를 들었고, 예감된 신성의 먼 빛을 보듯이 그 불길을 보았던 것이다. 나는 남쪽으로 방향을 잡아 계속 걸었다. 거기에는 진정 낙원과 같은 대지가 활짝 펼쳐져 있었다. 카이스트로스 강이 그 대지를 꿰뚫고 흘렀는데, 자기를 에워싼 풍요로움과 사랑스러움 가운데에서 아무리 머물러도 충분하지 않기하도 하다는 듯이 매혹적인 우회로를 거쳐 흘렀다. 마치 미풍처럼 나의 영혼은 이 아래 산자락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낯설지만 평화로운 마을로부터 메소기스 산맥의 연속된 산이 가물거리는 저 안쪽까지 이 아름다움에서 저 아름다움으로 행복하게 헤맸다. 「휘페리온」, 프리드리히 횔덜린”

 

 

휘페리온의 배경이 된 그리스 (Greece in July 2023, which served as the backdrop for Hyperion), ©AP Photo/Petros Giannakouris

 

산호 백화현상 (Coral Bleaching), ©Brett Monroe Garner / Greenpeace via Reuters file

 

 

헤세가 사랑한 알프스 (Bloody Alps by microalgae), ©BBC

 

 

과도한 지하수 채취로 인한 싱크홀 발생 (Sinkhole was caused by excessive groundwater withdrawal), ©AFP, "만약 우리가 오늘과 같이 지하수를 과도하게 사용한다면, 2040년 쯤에는 사용할 물이 고갈될 것입니다. (There will be no water by 2040 if we keep doing what we're doing today.) Professor Benjamin Sovacool, Aarhus University, Denmark"

 

호주 캔버라, 2주 간격으로 찍은 사진 (Australia Canberra two weeks apart)

 

멕시코의 여름 (Mexico Summer Hail Storm), ©Extra.ie

 

이탈리아 베네토에서 발생한 때 아닌 여름 우박 (Unseasonal summer hail in Italy Veneto July 2023), ©LetItShine69

 

야훼의 10가지 재앙 中 (Fish raining from the sky, much like the ten plagues of Yahweh in Honduras)

 

죽은 물고기가 흐르는 브라질 아티바이아의 호수 (A lake flowing with dead fish in Brazil Atibaia), ©Ana Perugini

 

노르웨이 트롬소 청어때의 죽음 (Mass mortality of herring in Norway Tromso), ©Jan Peter Jorgensen

 

뉴질랜드에 위치한 477 마리의 고래 무덤 (Graveyard of 477 whales in New Zealand), ©Tamzin Henderson AP

 

인도에서 발생한 메뚜기 재앙의 역습 (Counterattack of the locust plague in India), ©PTI

 

케냐에서 촬영된 사막 메뚜기 떼 (Desert locust swarm filmed in Kenya), ©FAO

 

쇼핑을 하면서도 플로리다 러브-벅스의 사랑스러운 매력에 매료되시나요? (Do you find yourself captivated by the allure of the Florida Love-Bug while you indulge in your shopping endeavors?)

 

 

“네가 태어난 하늘을 기억하라. 밤하늘의 별들, 그 각각의 이야기를 알라. 달을 기억하라. 그녀가 누구인지 알라. 새벽의 먼동을 기억하라. 그때가 하루 중 가장 신성한 시간임을 알라. 해가 서녘으로 지는 순간을 기억하라. 해가 밤에게 자리를 내어 주는 그 순간을 기억하라. 대지를 기억하라. 그 피부가 바로 너임을 기억하라. 붉은 흙, 검은 흙, 노란 흙, 흰 흙, 갈색의 흙 우리는 대지이며 흙이다. 식물들, 나무들, 그리고 동물들을 기억하라. 그들 또한 그들의 가족과 부족과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들에게 말을 걸어라. 그들은 살아 있는 시이다. 바람을 기억하라. 그녀의 목소리를 기억하라. 그녀는 이 우주의 기원을 알고 있다. 우주의 네 방향과 중심에서 부르는 춤의 노래를 너는 모든 사람들이며 모든 사람들이 너라는 것을 기억하라. 너는 이 우주이며 이 우주가 너라는 것을 기억하라. 움직이고 있는 모든 것이 바로 너라는 것을 기억하라. 언어가 그들로부터 온다는 것을 기억하라. 그 언어는 춤이며, 생명이라는 것을 기억하라. 「기억하라」, 조이 하르요”

 

 

지구온난화로 녹아내린 빙하가 아닌, 절벽을 오르던 멸종 위기에 처한 바다코끼리들이 동료들에게서 밀려나 낭떨어지로 떨어지게 됩니다. (Instead of melting glaciers, endangered sea elephants plunge and tumble off cliffs to their deaths)

 

더 무슨 말이 필요합니까? 이 생명에게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위로가 있습니까? (What more words are needed? Can there be comfort we can offer to this life?)

 

“생명의 하느님, 다른 피조물에 대한 사랑을 깨우쳐 주소서. 그들이 숲 속에서 겪는 어려움을 기억하겠나이다. 그들이 도시에서 겪는 푸대접을 기억하겠나이다. 당신이 우리에게 보여 주신 보호자, 섭리자의 역할을 우리가 그들에게 보여 주게 하소서. 우리가 들짐승을 잔인하게 대하지 않도록 금지하소서. 존경심에서 나오는 부드러움을 우리에게 주소서. 나보다 약한 피조물을 경애하도록 가르쳐 주소서. 모든 생명의 물줄기는 당신의 생명에서 흘러나오는 것. 생명이란 지금도 우리에게는 신비일 뿐, 우리가 짐승과 새와 친하도록 도와주소서. 그들의 배고픔과 목마름, 피곤함과 추위, 집을 잃고 헤매는 고통에 공감하도록 도우소서. 우리의 기도 속에 그들의 어려움도 끼워 넣도록 도우소서. 「자연을 위한 기도」, 조지 마테슨”

 

 

이 비참한 재앙이 어떻게 발생되었을까요? (What brought forth this tragic calamity amidst the fires of California?)

 

여기는 세계의 정상입니다 (This is the pinnacle of the world), ©Impactscool Magazine

 

그 많던 오물은 누가 다 먹었을까? (Who takes care of the garbage on Everest Mountain?) ©Martin Edstrom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떠러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끝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처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뿌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구비구비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같은 발꿈치로 갓이 없는 바다를 밟고 옥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떠러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詩)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알 수 없어요」, 한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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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efresher :